같고도 다른: 치바이스와 대화

같고도 다른: 치바이스와 대화

$60.00
Description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ㆍ중국국가미술관 소장 걸작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似?不似:???白石)〉
2019년 12월 5일부터 2019년 2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전시 했던 도록이다.

이번 전시는 ‘사여불사(似與不似; 같고도 다른)’를 화두로 사의(寫意)그림의 역사전통과 창신의 맥을 ‘치바이스와 대화 형식’으로 보여준다. 사의그림은 동양화에서 화가의 생각이나 의중을 표현한 그림을 뜻한다.

치바이스(齊白石, 1860~1957) 위로는 팔대산인 주탑(八大山人 朱?, 1626~1705)과 오창석(吳昌碩, 1844~1927), 아래로는 우쭈어런(吳作人, 1908~1997), 리후(李斛, 1919~1975), 진상이(??誼, 1934), 장구이밍(張桂銘, 1939~2014), 우웨이산(吳?山, 1962) 등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다섯 거장의 유화, 조소, 중국화와 창작 초안, 스케치 등이 한자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 치바이스 ‘모란, 51×43.5cm, 1919, 중국국가미술관’

치바이스의 ‘모란, 51×43.5cm, 1919, 중국국가미술관’은 종이에 수묵으로 그린 작품이다. 그림 속 모란이 영위하는 영역과 글자가 채우고 있는 영역은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고, 모란의 영역에는 여백이 많기 때문에 그림보다 글자가 더 많은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

치바이스의 생각과 의중은 모란과 글자를 통해 모두 표현되고 있을 것인데, 글자가 전달하는 뜻을 알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느낌을 공유하며 관람하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품 속 글자는 지식과 정보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글자 자체의 모습으로 정서와 감정을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자를 모두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모란을 표현한 기법과 글자를 표현한 서체는 일맥상통한다고 느껴진다. 글의 의미를 파악함으로써 치바이스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받을 수도 있지만, 연구하고 학자나 공부하는 학생이 아닌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그림 자체의 정서를 느끼며 치바이스와 대화를 하는 게 더욱 행복한 관람이 될 것이다.

◇ 치바이스 ‘물고기떼, 136.2×41.1cm, 1917, 중국국가미술관’

치바이스의 ‘물고기떼, 136.2×41.1cm, 1917, 중국국가미술관’에는 열일곱 마리의 물고기가 등장한다. 크고 작은 물고기, 가늘고 긴 물고기가 등장하는데, 가장 큰 두 마리의 물고기를 제외하고는 겹쳐서 그려진 물고기가 없다.

각자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물고기떼의 표정은 온화하게 보인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좌측 하단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가늘고 긴 세 마리의 물고기는 한 점에 초점을 맞춰 머리를 맞대고 있고, 그림의 가장 좌측 하단에 있는 물고기는 대부분의 물고기들과 반대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 마리의 물고기는 그림과 관람객의 시야가 좌측 하단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시각적인 측면에서 머물지 않고 정서적인 면, 사고의 면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있는 가늘고 긴 세 마리의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들과는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데, 바로 위쪽에 있는 글자에서 파생된 물고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림 속 글자와 그림 속 다른 물고기들을 시각적으로 정서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 치바이스 ‘방倣팔대산인, 80.5×24.7cm, 1936, 중국국가미술관’

치바이스의 ‘방倣팔대산인, 80.5×24.7cm, 1936, 중국국가미술관’은 여행 중 팔대산인의 진본은 봤는데 30여 년이 흐른 뒤에도 잊을 수가 없어서 그린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팔대산인과 치바이스의 교감이 내재돼 있고, 팔대산인의 정서와 치바이스의 감정이 같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의 눈에서 글자를 잠시 지우고 보면 그림은 불안정한 구도로 위태로움이 느껴지는데, 다시 글자를 인식하고 보면 무척 안정적으로 보인다. 이 작품에서 글자는 여백을 채우는 역할뿐만 아니라, 전체가 하나의 안정적인 구조물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치바이스는 글이 주는 메시지를 더욱 중요하게 여겼을까, 아니면 그림처럼 표현된 글자가 주는 예술성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을까? 서예 작품을 관람할 때도 마찬가지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데, 글자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자체로의 미적 감동을 받겠다고 할 때 더욱 행복한 관람이 될 수 있다. 치바이스도 관객이 자신의 작품을 어렵게 여겨 힘들어하기보다는, 각자 느끼고 이해한대로 향유하면서 행복해하기를 바랄 것이다.
저자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은매년천건이넘는공연과전시회가개최되며연간500만명이찾는대한민국대표복합아트센터이다.오페라,발레,연극등공연예술에최적화된오페라하우스와클래식음악의메카로손꼽히는음악당,그리고국내최고의미술관으로손꼽히는한가람미술관,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울서예박물관등으로이루어져있다.뿐만아니라잠재관객개발을위해아카데미강좌사업과우수공연을영상화하여문화소외계층에무료로상영하는영상화사업‘SAConScreen’등국민문화향유기회확대를위한노력을활발히펼치고있다.1988년에개관한이래누적관람객5천만명을돌파하기도했다.

목차

인사말
06고학찬-예술의전당사장
08우웨이산-중국미술관관장
16축사-추궈홍주대한민국중화인민공화국특명전권대사

기획취지
18이동국-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수석큐레이터
필묵사의의역사전통과한국적상황
50덩펑-중국미술관부연구원
‘동간담’과‘피모류’-계승과변화에내가있다:
치바이스의팔대산인,오창석학습약론

도판
64SECTIONⅠ형신을다시빚다:조형속에서의대화
94SECTIONⅡ옛것을배워통달하다:사의전통을마주하다
208SECTIONⅢ나의그림을그린다:닮음과닮지않음사이의혼

322작가소개

326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