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은 치료했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당신의 몸과 마음이 아플 때,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것들)

아픔은 치료했지만 흉터는 남았습니다 (당신의 몸과 마음이 아플 때,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것들)

$18.61
Description
불통의 의학, 차별의 의학에서
공정의 의학, 행복의 의학으로
“나는 ‘환자’로서 처음으로 의학이라는 존재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김원영 변호사 추천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볼 것인가?

의사의 눈으로, 아니면 환자의 눈으로,
뉴스가 필요한 언론의 눈으로, 사회를 우선 생각하는 의료 정책가의 눈으로,
개인의 의료 정보를 연구 대상이나 비즈니스 수단으로 보는 병원과 기업의 눈으로,

왜 나는 나의 아픔과 치료를 먼저 생각하면 안 되는가?

이 책은 현대 의학에 여러 영향을 미쳤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일으켜 온 사건으로 우리가 ‘현대 의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흉터와 균열을 보여줬고, 현대 의학은 그걸 치료하고 재건하며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름이 낯설어, 우리는 현대 의학과 이들을 연결 짓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의사의 눈으로, 의료 정책가의 눈으로, 언론의 눈으로 의료를 보는 데 익숙합니다. 이것은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정신질환자와 감염병 환자가 각자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서로가 다른 이의 몸과 마음을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을 겁니다. 특히 나의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더욱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단면들을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는 창을 열어줍니다.
저자

김준혁

연세대학교치과대학교수로,의료윤리와의료인문학을가르치며실천하고있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을졸업하고,같은대학의치과대학병원에서소아치과수련을받아전문의가되었다.미국펜실베이니아대의과대학의료윤리및건강정책교실에서생명윤리학전공으로석사학위를,부산대치의학전문대학원의료인문학교실에서의료인문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한겨레〉등여러매체에각종의료이슈에대한칼럼을연재하고있다.저서로『누구를어떻게살릴것인가』,역서로『의료윤리』,『의료인문학과의학교육』,『전문직치과의사로의긴여정:치의학역사』(공역),『치의학의이저린역사』가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의사는왜소통하지못하는가
-의사는왜소통에실패할까
-의사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의사의실력은누가평가하는가
-의사는누구를먼저치료할까
-의사는남의아픔을잘느낄까
-의사는왜웃지않을까

2부.누가‘정상’이고,누가‘표준’인가
-남자의사와여자의사는무엇이다를까
-아픔에도성별이있을까
-동성애는정신질환이아니다
-나는병신이다,병든몸이다
-흉터,호기심,시선의폭력
-과학이삶을억압하는순간

3부.믿음과과학,그사이
-골상학은유사과학일까,나쁜과학일까
-강자가되고싶은욕망,약자를박멸하는수단
-낳지않을권리,골라낳을권리
-정신질환자는통제의대상인가
-정신질환은사회가만든다

4부.의료,개인과사회의각축장
-감염병환자의사생활은어디까지보호해야하는가
-나도모르게내몸이의학연구재료로쓰인다면
-폐쇄적보건의료정책이만든내부고발자
-직업병,사회가책임져야할개인의건강
-감염병,혐오와배제의역학
-피한방울로다된다는의료마케팅

마치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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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20년은코로나19의해였습니다.의료인을비롯해모든국민이고통을감내하며방역에최선을다했습니다.그러던어느날,많은사람들이의료인들의말과행동에놀랐습니다.또한의료인은사람들의반응과정서에당혹했습니다.둘사이에는깊은골이있었습니다.갈등은봉합됐지만,흉터는남았습니다.왜이런일이일어났을까요?서로간에많은이야기가오갔지만,소통은되지않았습니다.의사들의엘리트의식때문이었을까요?정부의독단적의료정책이문제였을까요?이책에서는현대의학이라는지식체계의형성과정과실천현장의본질적특징에서그원인을찾아봅니다.
의료를둘러싼갈등은많은사람과사회전체에흉터를남겼습니다.88올림픽두달전수은중독으로사망한17살의문송면과,발전소에서일하다재해로숨진김용균은직장에서생긴아픔과상처에사회와의학은어떤책임을져야하는지묻습니다.코로나19를비롯한감염병은예방과치료가한층더필요하다는인식을일깨웠지만,개인의사생활과사회적통제의경계선을어디에그어야할지고민하게만들었습니다.우리에게는이런상처와흉터로얼룩진의료관련이야기가많이있습니다.임신중절과여상의자기결정권을둘러싼논쟁,정신질환자의살해사건과탈원화(de?institutionalization)문제,의학연구와헬스케어산업에활용되는개인의의료정보활용범위,그리고언제나나오는의사와환자간의소통부재와오해와같은것들입니다.성소수자와장애인은개인의문제일까요,사회의문제일까요,아니면의학의문제일까요?
우리는이런갈등앞에서생각합니다.어떻게할것인가?머릿속답은어렵지않을수있습니다.온갖주의,주장,윤리가정치적올바름이무엇인지말해줍니다.하지만실제나의문제가되면절대옳은답도없고,모두를만족시키는간단한답은더욱없습니다.첨예하게물리는이해관계와권력대립은언제나선택을망설이게합니다.우리는이책에서지난시절이런갈등상황에놓였던여러인물을살펴봅니다.시대와나라는다르지만,그들이당면했던상황은지금과크게다르지않습니다.하나의옳은답은없습니다.그들은각자자신의자리에서행동했습니다.지나고나서보니,그들은우리가따라야할길을먼저가기도했고,우리가피해야할길을알려주기도했고,우리가조심해야할장애물을보여주기도했습니다.
나와내가족이아플때의학은우리의몸과마음을치료해줍니다.현대의학은많은길을걸어와수많은아픔을치료했지만,미처챙기지못한,현대의학이놓치고있는흉터만남은아픔과상처에대한이야기가이책에담겨있습니다.

의사는왜소통에실패하는가
“우리는의사집단이사회와소통에실패하는장면을자주봅니다.그것은의사집단이지니는어떤특수성에서기인하는것일텐데,권위적전문가집단이지니는내적한계때문이라고말하는것은지나친일반화입니다.법률가집단이나교수집단또한비슷한권위를가진전문가집단이고이들또한여러비난을받을지언정,이들이사회와소통에실패하는일을자주보긴쉽지않으니까요.그래서저는독특한‘의사-과학자’의주체화과정에서그이유를찾아봐야한다고생각합니다.
과학을통해의술이존립할수있는근거를스스로마련한의사-과학자집단은다른집단과소통할필요를느끼지않습니다.자신이찾은근거와자료는내부적으로반박될수있을지언정,외부에서들어오는비판은별다른영향을미치지못하며미쳐서도안된다고생각합니다.바깥의소리는허튼소리일뿐입니다.자신을명료하게드러낼필요나다른집단을설득하려고하는자세는부차적인요소일뿐입니다.진실을다루는과학자는말투나태도같은겉모습에휘둘리면안된다는경구도함께떠올리면서요.이런언급자체가완전히틀린것은아닐겁니다.하지만의사집단에서이런말과자세는이상한방식으로작용하고있는것같습니다.”
의사들이소통에빈번하게실패하는원인은여러곳에서찾을수있습니다.어떤이들은현대적의미의의과대학을탄생시킨‘플렉스너보고서에서찾기도합니다.의학적권위주의와독점을낳았다고볼수있어,소통부재와단절의원인중하나로꼽기도합니다.하지만그와동시에의학의표준화를통해지식과경험의신속하고체계적인전달을제도적으로이뤄냈다는업적은결코간과할수없습니다.이렇게의학의소통실패에는여러원인이있을수있습니다.‘돈을더벌어서’혹은‘손해가나서’라는경제적판단이모든것을좌우하는것은아닙니다.물론경제적이익여부는핵심적인판단의기준이분명하지만,우리일상만돌아봐도모든걸그잣대로평가하지않는다는걸바로알수있으니까요.
의학의속성에는,그리고의사가만들어지는과정에는,이런소통부재를설명할수있는많은요소들이숨어있습니다.이책에서는다양한인물과사례를통해이들을생생하게설명합니다.‘의사는왜웃지않을까’,‘의사는남의아픔을정말잘느낄까’,‘의사의실력은누가평가할까’와같은물음에는현대의학이만들어낸의사의주요특성과그과정에서놓치게된다양한‘관계와소통’의빈칸에대한답변이담겨있습니다.

완벽해지려는게왜잘못인가-욕망의의학
‘미용’을위한의학은그자리를점점넓혀가고있습니다.성형과미백,몸매교정과웰빙을위한치료는생존과재활을위한의학만큼이나우리에게익숙해졌습니다.앞으로더욱늘어날것이라는예측도자주접할수있습니다.이제는외모를보기좋게하는데머물지않고유전자조작과같은첨단의학을통해생명탄생의과정에인위적으로개입하여우열을가르는차이를만들어내고있습니다.하지만세상에는구별할수있는것과구별해도좋은것이항상같지는않습니다.
우리는남과차이를만들고싶어합니다.연필하나,양말하나까지도독특한것을찾습니다.내면의차이는구분과식별이어려우니,소비와외양을통해손쉽게‘나’를내세웁니다.의학도그중하나입니다.미용을위한의학은이제‘나의모습을바꿔영혼의안식을얻는다’는말까지하고있습니다.좀더나아지려는,아니완벽해지려는사람들의욕망은이제는유전자조작을통해‘디자인된아이’를만들려고합니다.바로우생학의모습입니다.‘나는그런생각을하는사람이아니야’라고선뜻말하지만,우생학적사고가우리에게얼마나깊이,얼마나넓게들어와있는지이책에서는하나하나짚어봅니다.

아픔에도차이가있을까-차별의의학
길을가다장애인을만난아이가빤히쳐다봅니다.그걸알아챈부모가아이의손을끌며말합니다.“그렇게쳐다보면안돼.”나와다른모습을가진사람에대한배려입니다.저자는묻습니다.‘그렇게’는어떻게보는것일까요?
1993년〈뉴욕타임스선데이매거진〉에는한모델의사진이실렸습니다.유명디자이너와멋지고화려한작업을사람이었지만,이번에는의상이주가아니었습니다.흰원피스의윗부분을반으로갈라가슴한쪽을드러내고있었습니다.그곳에는있어야할것이없었습니다.유방암수술의흉터자국만있었습니다.시선은자연스레그곳을향하는데,사진속모델은다른곳을봅니다.사진속시선과보는사람의시선이마주치지않습니다.보는사람이괜히불편합니다.우리가보내는연민과동정의눈길을당당히받지않고,사진속인물은저먼곳을보고있습니다.
저자가말한‘그렇게’는,연민과동정과안타까움과애처로움의시선입니다.또한‘나는멀쩡하다’는,‘그런사람이아니다’라는안도와긍정의마음입니다.우리에게이런마음이깃드는것은어찌보면자연스럽지만,이것이관행과태도를넘어제도와시설로굳어지는것은경계해야하지않을까요?이책은의학과관련된갖가지차별이어떻게주류와근간이되었는지구체적으로보여줍니다.그리고단단한옹이처럼박혀있는뚜렷한의학적차별의사례를통해어떤균열이우리삶에일어나고있는지알아봅니다.

의학의사회적역할은무엇일까
감염병이전세계를휩쓸고있는상황에서의료인의지식과경험,노력과헌신은정말대단했습니다.덕분에많은사람들이목숨을건졌고,일상을이어갈수있었습니다.감염병의기세는여전히대단하지만,절대무심히넘길수있는다양한문제들을여러지점에서드러냈습니다.모든것이불확실한상황에서는분야전문가나정책을수립하고집행하는사람모두신중하게진단하고예측합니다.그과정에서언론은어떤자세를취해야할까요?비난할사람을찾아사람들의정신적피로감을해소할분노방출의대상으로만든것은아닌지,모든것이안개속인상황에서그럴듯한이야기라면어떤것이라도경쟁적으로말한것은아닌지말입니다.
직업병과산업재해는개인의문제이면서동시에사회의문제입니다.그러면의학은단지그사이에있는중간자일뿐일까요?단지개인의부주의,기업의무책임,사회의방관과직무유기가전부일까요?의학은분명더많은역할을할수있었지만,적극적으로나서지않았습니다.무엇을놓쳤고,어떤일을더할수있었을까요?
또한개인의건강은누구의책임일까요?잘못된식습관과무절제한음주흡연,무절제한생활로누군가아프다면,이지점에서사회는어떤역할을해야할까요?사회는세금을올려술과담배의소비를줄이고,전국민건강검진을도입해개인들의건강상태를파악하고,다양한예방의학활동으로구성원의안전을벌입니다.개인들의건강에대한욕구가늘면서헬스케어산업은나날이커집니다.이과정에서노출되는개인의의료정보는어떻게수집하고,관리하고,활용해야할까요?누가무슨병을앓고있는지,어떤신체적특징이있는지모든사람이알게된다면그것만큼위험한일이있을까요?이책은개인이면서동시에사회구성원인사람들의건강을위해의학은어떤입장에서있는지,그리고인공지능과빅데이터를통해광범위하게수집되는개인의의료정보를어떻게관리해야하는지,엄정한연구윤리와의학산업의발전이라는두가지측면에서짚어봅니다.역사속이런다양한인물과사례를통해우리는배워야할것과또피해야할것을동시에확인할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