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의 탄생 : 하늘에서 찾은 입자로 원자핵의 비밀을 풀다

강력의 탄생 : 하늘에서 찾은 입자로 원자핵의 비밀을 풀다

$20.00
Description
우주에서 가장 강한 힘, 강력을 찾아서
원자핵에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붙들어 매는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력, 원자력 발전의 놀라운 에너지의 근원이 밝혀진다
원자핵의 비밀을 찾아 나선
20세기 물리학의 경이로운 장면들
19세기 말 우라늄이라는 돌멩이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광선은 20세기를 원자의 세기로 만들었다. 원자핵을 찾아내고, 원자핵의 구조를 밝혀내고, 더 나아가 우주에서 가장 강한 힘, 강력을 찾아내는 놀랍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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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방사선이었고, 핵심은 중성자였다. 전자가 발견되고 원자핵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원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었다. 1932년에 중성자가 발견되자 커다란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는 어떻게 그 좁은 핵 안에 함께 있을 수 있을까? 이제껏 알려진 중력이나 전자기력으로는 이 사실을 설명할 수 없었다. 핵 안의 입자들을 묶어 놓으려면 중력이나 전자기력보다 훨씬 강한 힘이 필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핵자를 묶어주는 핵력을 찾아 나섰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했다. 중력보다 세고 전자기력보다 강한 그 힘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힘이었다. 강력은 완전히 새로운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 냈고, 외계에서 쏟아지는 우주선에서 그 힘을 입증할 입자를 찾아내면서 그 실체를 인정받았다. 방사선에서 시작된 강력의 여정이 1947년 파이온의 발견으로 일단락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강력은 자신의 강한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강력은 원자폭탄과 원자력 발전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에게 두려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신비의 존재가 되었다.
원자의 세계를 지배하는 강력의 탄생 과정에는 수많은 과학자의 끈질긴 노력과 놀라운 통찰이 함께 했다. 수학적 대칭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밀어붙여 양자역학을 완성한 폴 디랙, 존재하지 않는 입자를 가정해 핵자들 사이의 힘을 예측한 유카와 히데키, 이온을 만들어내는 방사선의 특성을 이용해 측정 장치를 만들고 획기적인 실험을 설계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한스 가이거와 찰스 윌슨, 패트릭 블래킷과 브루노 로시, 그리고 마침내 파이온을 찾아내 강력을 실증한 세실 파월까지. 이론과 실험의 다양한 영역에서 ‘강력의 탄생’을 만들어낸 과학자들의 놀라운 역사가 이 책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

김현철

저자:김현철
인하대학교물리학과교수.인하대물리학과에서학부와석사학위를마치고독일본대학에서핵자들사이의상호작용을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1998년에부산대에교수로부임했고,2008년부터는인하대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연구하고있다.
원래시인이되고싶었지만,어쩌다시작한물리학이시만큼이나매력적이라는걸깨닫고는평생을물리학을하기로마음먹었다.독일의보훔대학,미국의코네티컷대학,일본의오사카대학과이화학연구소,원자력연구센터의고등과학연구소등에서연구했고,양성자의구조,펜타쿼크처럼별난강입자,무거운쿼크가들어있는강입자,강입자의토모그래피와생성과정,비섭동양자색역학의응용에관해180여편의논문을썼다.『강력의탄생TheBirthofNuclearForce』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1장여정의시작
4대에걸친물리학자집안/엑스선의발견/불온한원자/방사선의발견/마리아스크워도프스카/피에르퀴리와의만남/한발늦게발견한토륨/폴로늄의발견/라듐의발견/노벨상을받다/피에르의죽음/두번째노벨상

2장원자속으로
캐번디시연구소/맥길로간러더퍼드/프레더릭소디/맨체스터대학으로/한스가이거와알파입자/원자핵의발견/원자속으로들어가는길

3장물리학자,하늘을보다
공기는전기를띠고있다/테오도르불프와알베르트고켈/프란츠엑스너와빈라듐연구소/빅토르헤스/1912년8월7일/베르너콜회르스터의검증/밀리컨이인정한우주선/잊혀진물리학자,도메니코파치니/밀리컨과플레처

4장안개상자
고독한물리학자/안개상자/안개상자와자기장/발터보테/동시방법/우주선의위도효과/브루노로시/우주선의동서효과

5장디랙의바다
조용한물리학자/카피차클럽/양자역학의탄생/디랙방정식/디랙의바다/첫번째예언

6장기적의해
스코벨친이찾아낸궤적/칼데이비드앤더슨/양전자를발견하다/패트릭블래킷/주세페오키알리니/쌍생성의발견/진공의참모습

7장중성자의발견
제임스채드윅/러더퍼드를만나다/베타선의이상한에너지분포/제1차세계대전/원자량과원자번호/중성자의발견/핵물리학의시작/거인의죽음

8장강력을찾아서
일본물리학의시작/나가오카한타로/니시나요시오/코펜하겐정신/클라인-니시나공식/일본으로돌아온니시나/니시나선생/위기의에너지보존법칙/파울리,중성미자를제안하다/페르미의베타붕괴이론/강력을찾아서

9장강력의탄생
양자장론,고전물리학과영원한결별/게이지이론과양자전기역학/교토사람유카와히데키/하이젠베르크의원자핵모형/에토레마요라나/강력을향한발걸음/새로운입자가필요하다/강력의탄생

10장혼돈을헤치고
전자보다무겁지만양성자보다가벼운/새로운입자메조트론/반갑지않은새로운입자/메조트론은유카와입자인가/유카와의메존/독일물리학의몰락/전쟁과물리학자/메조트론의붕괴/망명객로시/비아파니스페르나의아이들/세명의이탈리아인이찍은마침표

11장예언의적중
마리에타블라우/새로운검출기,감광유제/나치에막힌연구의꿈/세실파월/향상된감광유제/새로운발견의전조/파이온의발견/셸터아일랜드학회/두개의메존/완벽한증거/전하가없는파이온/뮤온과파이온

나가며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도대체강력이뭘까
쇠구슬여러개를손에꼭쥐었다한번펴보자.구슬이손에서뿔뿔이흩어질것이다.이런경험도한번쯤있을것이다.아이들장난감이고장나이리저리만지다보면어느순간쇠구슬이우르르떨어질때가있다.베어링안에있던쇠구슬이빠져나온것이다.기름이발려있어서인지끈적끈적한구슬몇개는덕지덕지뭉쳐있기도하다.물티슈로잘닦아내면그제야서로떨어져데구르르굴러간다.쇠구슬이자석이아니다보니기름만닦아내면그냥유리구슬이랑똑같다.그래서인지한데모아놓을수가없다.
중학생이면누구나원자론을배운다.지금도원자의한가운데에핵이있고,주위를전자가돌고있는보어모형을자주접한다.조금더나가면,원자핵은양성자와중성자로이루어져있는데,양성자는양의전하를,중성자는전기를띠고있지않다는내용을배운다.사실이제와생각해보면,그대목을배울때양성자와중성자가어떻게붙어있을수있는지궁금해야했다.아니,자석으로만든쇠구슬도아니고,어떻게전기를띠지않은구슬이서로붙어있을수있는거지?하지만많은사람들이크게이상하다여기지않았고,핵은양성자와중성자로되어있다는'사실'을한치의의심도없이외우고또외웠다.
아마학생들이뭔가이상하다느낀것은그로부터한참지나서였을것이다.중력을배우고전자기력도배우고나니,아니핵안의양성자와중성자를묶어놓는것은도대체뭐지,양성자와양성자는같은전기를띠니까서로밀칠것이고,양성자와중성자는전기가없으니서로붙을수가없을텐데,도대체뭐가이들을묶어놓는거지?자전거베어링구슬의끈적이는기름같은것이라도들어있는걸까?그렇다면실제이힘의근원은뭘까?
19세기말방사선의발견은인간에게새로운세계를열어주었다.그전에는누구도알지못하던극미의세계에는우주의본질이담겨있었다.뢴트겐이찾아낸엑스선,베크렐과퀴리가찾아낸방사선은원자의세계로들어가는길을열어주었다.이제사람들에게방사선이라는도구가주어졌다.사람들은마음껏상상의나래를펼쳐기발한실험과독특한발상으로눈에보이지않는원자의세계를구축해나갔다.양자역학이토대를만들고양성자와중성자가발견되면서이제관심의폭이원자핵까지넓어졌다.

하늘에서찾은입자
사과가땅으로떨어지면중력이작용해서라고말한다.지구와태양이서로멀어지지않고돌고있는것도중력때문이라고한다.자석과자석을서로갖다대면달라붙거나밀쳐낸다.음극에서나온전자가나와양극으로달려가며전기가흐른다는것도알고있다.전자기력이다.그런데중력이나전자기력은도대체어떻게작용하는걸까?그냥멀리떨어져있어도물체간에서로힘을주고받는걸까?중간에힘을전달하는뭔가가있어야하는건아닐까?우리는힘의크기가얼마이고,어느방향으로움직인다는것은수많은계산을통해정말많이배웠지만,실제힘이어떻게작용하는지,혹은힘이무엇인지에대해서는질문을하지않았다.
이책에서는핵의기본입자들을묶어주는강력에는힘을전달하는입자가있다는이야기를들려준다.유카와히데키는핵자사이의힘을설명하기위해1935년에가상의입자를도입했고,그후십여년동안수많은과학자들의부단한실험과연구끝에하늘에서쏟아지는방사선에서이입자가발견되면서강력은그실체를인정받게되었다.
하늘에서쏟아지는방사선에는우주선(cosmicrays)이라는이름이붙어있다.19세기말에우라늄이섞인암석에서방사선이발견되자,대기에존재하는방사선은모두지표의암석이나토양에서유래했다고생각했다.그런데이상한현상이하나둘관측되기시작했다.하늘로올라가도대기중의방사선양이크게줄지않았던것이다.지표에서방사선이나온다면하늘로높이올라갈수록방사선이급격하게줄어야하는데그렇지가않았던것이다.지각외다른어딘가에서방사선이나온다는생각이퍼져갔다.과연어디에서오는걸까?여러사람이기구를타고하늘로수킬로미터를올라가측정을거듭했다.결국수년간의실험끝에대기권바깥에서방사선이쏟아져들어온다는가설말고는다른방법으로대기중의방사선을설명할수없게되자,외계에서오는방사선의존재를인정할수밖에없었고,여기에우주선이라는이름이붙게되었다.우주선은입자가속기가본격적으로활동하기전까지원자핵의구조와입자의비밀을알려주는주요한수단이었다.강력의탄생을알린파이온도바로이우주선에서발견된다.

원자핵의비밀을밝히다
이책에서가장흥미로운부분은중성자의발견으로비롯된핵의구조를유카와가가상의입자를도입해설명하고,세실파월이우주선에서그입자를실제발견해내는과정이다.
원자핵은양성자와중성자로되어있다.가장간단한수소원자의핵은양성자하나뿐이다.여기에양성자하나가더붙어양성자만두개있는원자핵이있을까?아쉽게도자연계에그런원소는없다.양성자가두개있는헬륨의핵에는양성자의수만큼중성자가있어,양성자둘그리고중성자둘,이렇게네개의핵자로핵이이루어져있다.그래서핵자두개로이루어진가장간단한원자핵은양성자하나와중성자하나로이루어진중수소라고할수있다.다시말해,양성자하나와중성자하나로된핵은있지만,양성자두개만으로된핵도없고,중성자두개만으로된핵도없는것이다.일본의유카와는바로양성자와중성자가한데모여있는원자핵의구조를가상의입자를도입해설명해냈다.'중간자'라고도불리는메존을생각해낸것이다.
유카와가핵자간의힘을설명하는메존이론을내놓고얼마지나지않아,미국의칼앤더슨은메조트론이라는입자를우주선에서찾아냈다.메조트론은유카와가제안한메존과질량이비슷했다.메조트론이바로메존이라는생각이생겨나기시작했다.그런데결정적으로,메조트론은유카와가제안한입자보다훨씬수명이길었다.유카와입자는핵과상호작용을하기때문에수명이매우짧아야했는데,그렇지가않았던것이다.핵력을설명하는입자가발견되어무척기뻤지만,환희는곧실망으로바뀌었고,과학자들은또다시혼돈의소용돌이로빠져들었다.하지만이혼돈은곧질서로바뀌었고,'강력의탄생'이라는핵력의첫번째모습을드러낸다.
기존의이론으로설명되지않는현상을자신만의이론으로얘기하고싶은과학자의야망은이렇게새로운과학의발전을이끌었다.자연이보여주는수많은현상중에서실험을통해자신이원하는모습만골라내그안에숨겨진연결고리를꿰뚫어보는것,그것이바로이론을추인하고과학을한단계업그레이드하는과학의또다를기제일것이다.이책의후반부가극적이라면,바로이대목에서드라마를찾을수있을것이다.유카와의새로운이론과우주선을이용한다양한실험들이마치롤러코스터라도탄듯반전에반전을거듭하며결국자연의비밀을한꺼풀벗겨내는놀라운드라마의절정을이책에서생생하게지켜볼수있다.

과학자는어떤사람인가
이책에는수많은과학자가나온다.그들의말과글,실험과논문이이뤄낸발전의궤적이잘드러나있다.흔히들과학자는객관적사실을말한다고한다.근거가확실하고이해관계에따라말이바뀌지않는다는의미일것이다.하지만그들역시사람이다.사실과학자에대한이런평가가나온다는것자체가과학자를위인으로,영웅으로만들어놓았다는반증일지도모른다.아니면우리가객관적이라는과학의특성을과학자에게투사한것이라고봐야할까?
주위를한번둘러보자.우리옆에있는수많은연구원과교수와기술자는모두'과학을하는'사람들이다.그냥이사람들이생각하고말하고행동하는것이바로과학자의활동이다.이런일상의작은생각과활동이모여과학자는과학을하고,법률가는법을만들고,벽돌공은집을짓는다.물론어렵고힘들고아무나할수없는일을해낸사람들을존경하고그들의업적을치하하는것은충분히의미있지만,그사람들을사물의원리를꿰뚫는천재이면서,거기에더해도덕적인성인군자라고생각할필요는없다.이책에나오는과학자들역시마찬가지다.
돈과명예,지위와권력을원하는것은사람들의자연스러운본성이다.분명많은과학자들이합리적으로생각하고행동하지만,그렇지않은사람도분명히있다.예전에도있었고,지금도있고,앞으로도있을것이다.훌륭한과학자지만,돈과명예,권력앞에서는그렇지못했던과학자가있었다.이책에여러차례나오는로버트밀리컨이바로그런사람일수도있을것이다.그는과도한명예욕에사로잡혀제자의학문적성취를가로챘다.기름방울실험으로기본전하량을밝혀낸업적을단독발견으로하고싶은욕심을조절하지못했다.과연우리는그의놀라운업적과그의씻을수없는과오를어떻게받아들여야할까?
이책에서는우리가교과서에서익히들어온유명한과학자들외에탁월한연구를했지만빛을보지못하고아쉽게사라진과학자들을비중있게다룬다.로버트밀리컨보다먼저우주선의기원이외계라는것을실험으로증명했지만,당시이탈리아라는변방의과학자라제대로알려지지않은채묻혀버린도메니코파치니나,우주선의연구수단으로원자핵건판이라는놀라운실험도구를찾아냈지만여성이면서유대인이라는이중의제약속에조국오스트리아를떠나전세계를떠돌아야했던마리에타블라우와같은'잊힌과학자'를집중조명한다.자신들의연구업적을여러이유로인정받을수없었던안타까운사연들역시기립박수를받는스타과학자이면의쓸쓸한모습을돌아보게한다.우리역시이런모습에서자유롭지않은것같아더욱마음에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