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쿼크 : 강력의 본질, 양자색역학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세 개의 쿼크 : 강력의 본질, 양자색역학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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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 개의 쿼크로 밝혀낸 우주의 근본 힘과 기본 입자
머리가 다섯인 천재와 빛의 속도로 입자를 충돌시키는 가속기
이들이 빚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
원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가 아니었다. 양성자와 중성자마저 기본 입자가 아니었다. 양성자 안에는 전하를 띤 ‘무언가’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그 무언가에 ‘쿼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쿼크의 성질과 본성을 밝히는 여정이다.
물리학은 퀴즈가 아니었다. 물리학은 질문과 답을 동시에 찾는 과정이었다. 우리가 항상 물었던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니었다. 기본 입자는 여럿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원소를 한 장의 주기율표에 넣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기본 입자를 표준 모형이라는 하나의 표에 담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네 개의 근본 힘으로 설명했다. 마치 체스의 규칙은 A4 반 장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체스가 펼칠 수 있는 게임의 수는 무궁무진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세 개의 쿼크”로, 우주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쿼크는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에게 노벨상을 안겼다. 쿼크라는 입자를 상정해 수없이 발견되던 낯선 입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머리 겔만은 쿼크의 아버지라고 부를 만하다. 쿼크가 양성자와 중성자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밝혀낸 데이비드 그로스와 프랭크 윌첵, 데이비드 폴리처는 ‘점근적 자유성(asymptotic freedom)’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쿼크와 힘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다.
양성자는 쿼크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는 쿼크를 볼 수 없다. 쿼크 가둠 혹은 색가둠(color confinement)에 의해 쿼크는 양성자 바깥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쿼크는 색전하에 의해 힘을 받는다. 전기력에 플러스와 마이너스라는 두 개의 전하가 있다면, 양자색역학에는 빨강, 초록, 파랑이라는 세 개의 전하가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를 비롯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세 개의 쿼크로 이루어진 이유다. 이렇게 양성자가 다른 근본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가속기 실험으로 밝혀낸 제롬 프리드먼과 헨리 켄들, 리처드 테일러도 당연히 노벨상을 받았다.

저자

김현철

저자:김현철
인하대학교물리학과교수.인하대물리학과에서학부와석사학위를마치고독일본대학에서핵자들사이의상호작용을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1998년에부산대에교수로부임했고,2008년부터는인하대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연구하고있다.
원래시인이되고싶었지만,어쩌다시작한물리학이시만큼이나매력적이라는걸깨닫고는평생을물리학을하기로마음먹었다.독일의보훔대학,미국의코네티컷대학,일본의오사카대학과이화학연구소,원자력연구센터의고등과학연구소등에서연구했고,양성자의구조,펜타쿼크처럼별난강입자,무거운쿼크가들어있는강입자,강입자의토모그래피와생성과정,비섭동양자색역학의응용에관해200여편의논문을썼다.
물리학자들의이야기는언제들어도흥미진진했다.그들은화가나시인이아니었지만,그들의말과행동을하나씩이어붙이자,그이야기가내게는한편의소설이었다.차가운수식과딱딱한개념이가득한논문뒤에녹아있던그들의땀과흥분,기대와좌절,안타까움과억울함,욕망과시기,질투와모함을너무도생생하게느낄수있었다.《강력의탄생》과《세개의쿼크》는바로그이야기를담았다.

목차

0장프롤로그

트리스탄과이졸데의전설/진정한아토모스

1장낯선입자들

두명의영국인/낯선입자의발견/계속발견되는새로운입자들
입자물리학의탄생/가속기의출현/혼돈의시작

2장가속기의시대

어니스트로런스/롤프비데뢰/사이클로트론
(박스)가속기로무엇을할것인가
싱크로사이클로트론/선형가속기/예산확보를위한치열한경쟁
유럽입자물리연구소/교류기울기싱크로트론/거대과학의문을열다

3장머리가다섯달린괴물

물리학을시작하다/빅터바이스코프/첫논문/시카고생활

4장암흑속에서

아브라함파이스/이론물리학을배운다는것/나치치하의유대인/아이소스핀대칭성
고등과학원세미나/홀짝이론과동반생성/기묘도/반목이싹트다

5장왼손잡이신

페르미의베타붕괴이론과약력/타우-세타퍼즐/거울대칭성
두명의중국인/거울대칭성을깬다면/깨어진약력의거울
보편적페르미이론/V-A이론/강력과약력의완성을향하여

6장입자들의민주주의

캘리포니아충성맹세/서쪽에서불어오는자유의바람/거품상자/루이스앨버레즈
공명입자/계속발견되는공명입자/제프리추/입자들의민주주의/사카타쇼이치
강력과입자들의민주주의/신발끈이론/초끈이론/새로운물리학을기다리며

7장세개의쿼크

대칭성/팔정도를향하여/팔정도/유발네만/겔만과네만의만남/분수전하
세개의쿼크/츠바이크와에이스/입자들의성질보고서/쿼크와배타원리

8장조용한물리학자

겸손한천재/양자전기역학의재규격화/난부의첫논문/초전도체와강력
자발적대칭성깨짐과강력/난부-골드스톤입자/쿼크의색깔

9장양성자속으로

양성자의자기모멘트/행운의물리학자/새로운섬광계수기/전자선형가속기
양성자의구조/프로젝트M/심층비탄성충돌/제임스비요르켄/비요르켄스케일링
파인먼의등장/쪽입자모형

10장통일로가는길

쥴리언슈윙거/셸던글래쇼와중성벡터입자/파키스탄의별/스티븐와인버그
수풀속뱀을해치운여섯사람/실험의약진/와인버그의렙톤모형

11장돌파구

양-밀스이론/집요한펠트만/헤라라트엇호프트/재규격화된양-밀스이론
게이지장의조절과재규격화/이휘소와전자기약론/중성흐름의발견/쿼크와약력

12장양자색역학

쪽입자의정체/물리학의사상가/진공이란무엇인가/쿼크의밀고당기기
점근적자유성과쿼크가둠/하랄트프리치/쿼크와색깔,그리고글루온
쿼크갇힘과강력의진공/양자색역학의탄생

13장11월혁명

R의위기/네번째쿼크/GIM메커니즘/영원한맞수/혁명의전조
11월혁명/맵시쿼크의발견/강력의근본이론,양자색역학

14장절반의성공

빌리발트옌츠케와독일전자싱크로트론연구소/쿼크제트의생성
새로운전자링가속기PETRA/글루온제트의발견/아직은절반의성공
에필로그

참고한책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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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개의쿼크로밝혀낸우주의근본힘과기본입자
머리가다섯인천재와빛의속도로입자를충돌시키는가속기
이들이빚어내는박진감넘치는과학자들의이야기

원자는‘더이상쪼갤수없는’입자가아니었다.양성자와중성자마저기본입자가아니었다.양성자안에는전하를띤‘무언가’가있었다.이이야기는그무언가에‘쿼크’라는이름을지어주고,쿼크의성질과본성을밝히는여정이다.

물리학은퀴즈가아니었다.물리학은질문과답을동시에찾는과정이었다.우리가항상물었던“세상은무엇으로이루어져있나”라는질문에대한답은하나가아니었다.기본입자는여럿이었다.이세상의모든원소를한장의주기율표에넣을수있는것처럼,우리는이세상의모든기본입자를표준모형이라는하나의표에담았다.그리고그들사이의상호작용을네개의근본힘으로설명했다.마치체스의규칙은A4반장에담을수있을정도로간단하지만,체스가펼칠수있는게임의수는무궁무진한것처럼말이다.이렇게우리는“세개의쿼크”로,우주의질문에답을할수있게되었다.

쿼크는그과정에서여러사람에게노벨상을안겼다.쿼크라는입자를상정해수없이발견되던낯선입자들을일목요연하게정리한머리겔만은쿼크의아버지라고부를만하다.쿼크가양성자와중성자안에서어떻게상호작용하는지밝혀낸데이비드그로스와프랭크윌첵,데이비드폴리처는‘점근적자유성(asymptoticfreedom)’이라는개념을도입해쿼크와힘에관한새로운시각을열어주었다.

양성자는쿼크로이루어져있지만,우리는쿼크를볼수없다.쿼크가둠혹은색가둠(colorconfinement)에의해쿼크는양성자바깥으로나갈수없기때문이다.쿼크는색전하에의해힘을받는다.전기력에플러스와마이너스라는두개의전하가있다면,양자색역학에는빨강,초록,파랑이라는세개의전하가있다.양성자와중성자를비롯한물질을구성하는입자가세개의쿼크로이루어진이유다.이렇게양성자가다른근본입자로구성되어있다는것을가속기실험으로밝혀낸제롬프리드먼과헨리켄들,리처드테일러도당연히노벨상을받았다.

가속기로무엇을할것인가
‘빅사이언스’에는언제나‘빅아이디어’가있었다

원자안에핵과전자가있다는것을발견한어니스트러더퍼드는'탁자위'의과학자였다.그는실험실벤치위에알파선을내놓는방사성물질을갖다놓고실험했다.그가수행한알파입자산란실험기기는책상위에올려놓을정도로작았다.하지만그도알았다.이런작은에너지로는알아낼수있는자연의원리가제한적이라는것을.

돌파구는20세기초반당시물리학의변방이던미국에서나왔다.어니스트로런스가전하를띤입자를가속해속도가빠르고에너지가큰입자빔을뽑아낼수있는사이클로트론을만든것이다.그는사이클로트론의규모를키우고정밀도를높였다.다른여러물리학자와함께일하며점점규모가큰가속기를만들었다.사이클로트론과학은책상위에올려놓는정도를넘어별도의건물을지어야할정도로거대한과학으로성장했다.하지만그는가속기로무엇을할지에대한고민은조금부족했다.가속기라는희대의발명품을만들고,규모를키우고관리하는조직을만드는데만도한사람의역량을넘어갈정도니,그이상을요구하는것도무리는아니었다.작은실패도있었지만,로런스가만든가속기는미국을세계에서가장앞선물리학연구의터전으로만들었다.

유럽에서는프랑스를비롯한여러나라들이모여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을만들고,그곳에서운영할거대한가속기를만들었다.규모를키우는것만큼이나,가속기의목적도분명했고뒷받침할이론도탄탄했다.2010년대초반과학계를뒤흔들었던CERN의힉스입자발견은바로이런전통이이어진것이다.

나치의반유대정책과2차대전이라는참화로전후독일에는남은것이별로없었다.그래도경제발전과함께과학기술의중요성을알았기에폭격으로폐허가된함부르크외곽에빌리발트옌츠케의주도로‘독일전자싱크로트론연구소(DeutschesElektronen-Synchrotron,DESY)룰지었다.그리고바로이곳에서쿼크와글루온제트가처음으로관측되었다.독일의물리학은20세기초반의찬란한영광을빠르게회복했다.CERN의이론물리학자존엘리스가글루온의존재를입증할실험방법을제시했고,DESY에서그실험을성공시키며쿼크와글루온의존재를실증했다.가속기연구소에는거대한기계만큼이나이가속기로무엇을할것인지계획을세울사람이꼭필요하다.이책에나온수많은실험은바로이들의이론과방법을구현한것이다.존엘리스가제안하고DESY가수행한쿼크와글루온제트실험이그러했고,스티븐와인버그가그렇게열렬히주장하고CERN의가가멜검출기가수행한중성흐름실험도그랬고,셸던글래쇼가소리높이고새뮤얼팅과버턴릭터가수행한11월혁명이그랬다.

현재물리학자들의가속기는의료와제약을비롯한여러과학연구에커다란영향을미치고있다.암을치료하고,신약을만들고,생명과학과재료공학에서구조를밝히는데널리사용된다.자연의근본원리를찾는데쓰였던물리학의기본도구가경계를자연스레넘어기술과산업의기반을다지고새로운미래를열어주고있는것이다.

이책에는1940년대말부터개발되어사용된다양한가속기와검출기가나온다.탁자위의가속기까지생각하면거의백년의역사다.당연히떠올릴수밖에없다.우리는어떨까?우리나라에는현재3개의가속기가가동중이다.포항에있는방사광가속기2대와경주에있는1억전자볼트의양성자가속기1대다.대전에건설중인중이온가속기는곧실험을시작한다고한다.그래도덧붙여보면,이책에나온미국의코스모트론이33억전자볼트의양성자빔을내놓은때가1953년이다.

입자들의민주주의vs.양자장이론
시대와호응하는이론,아니면사람과돈을모으는만트라

1960년대중반이되자미국의버클리에반항과자유,민주의바람이거세게불었다.우연이었을까?이즈음물리학에는‘핵민주주의(NuclearDemocracy)’라는이론이전면에등장했다.다른말로‘입자들의민주주의’이론이었다.

당시까지밝혀진입자는백여개가넘었다.이들중에근본입자가있을까?아니면근본입자는없을까?아니면아직밝혀지지않은근본입자가따로있는것일까?머리겔만이입자들사이의패턴을찾는동안,버클리의제프리추는근본입자란존재하지않고,모든동등한입자들이서로얽혀다른입자를만들어낸다는이론을만들었다.입자들의민주주의이론의시작이었다.‘모든사람은법앞에평등하다’는말처럼,이이론에서는‘모든강입자는평등하다’고주장했다.어떤강입자도다른강입자보다더특별하지않았다.하나의입자는다른강입자에의해설명되고,다른강입자는또다른강입자로그구조를밝힐수있었다.추의이론은하이젠베르트의산란행렬이론의연장이었고,다른말로는신발끈이론이라고불렸다.

정치와과학이얼마나영향을주고받는지알수없다.아마크지않을것이다.그래도이런우연이의미있게다가오는것은우리들마음속에사람이아닌입자들사이에도평등,자유,민주라는말을투사하고싶은욕망을내재하고있기때문은아닐까?그리고과학에이런이름을붙이는것은인간의본성을매개로사람과돈을모으는일종의‘휘슬’은아니었을까?입자들의민주주의는결국얼마지나지않아양자장론에게물리학의영토를내주었다.

이휘소와헤라르트엇호프트,한무영과난부요이치로
낯익은한국이름,그들은과연무엇을했을까

'소문의물리학자'이휘소는우라늄이아닌,펜과종이로연구한이론물리학자였다.우리에게는국가적자존심을되찾아줄과학자로알려져있지만,이휘소(영어이름,BenjaminW.Lee)는프랑스출신의물리학자장진쥐스탱과함께엇호프트의연구를세상에알렸다.게이지이론이현대이론물리학의기둥이되었다는공표와도같은논문이었다.1960년대말이휘소와진쥐스탱이내놓은일련의논문을통해물리학자들은그제야전자기약이론이재규격화되었다는것을알수있었다.1970년대초많은물리학자들이전자기약이론연구에뛰어든데에는이런맥락이있었다.저자는이휘소가1977년마흔두살의나이에교통사고로사망하지않았다면,전자기약이론을재규격화한엇호프트,펠트만과함께1999년에노벨물리학상을공동수상하지않았을까조심스레예측한다.이휘소의실제업적을알고있고그영향력을느낄수있다면안타까움은그만큼더클수밖에없을것이다.

우리에게이휘소보다덜알려진한무영은일제강점기에경성에서태어나미국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그는머리겔만이쿼크모형을발표하자,이이론이놀라운제안이기는하지만,파울리의배타원리를위반한다는커다란약점이있다는것을깨달았다.그리고마침내쿼크모형이배타원리와공존하려면새로운양자수가필요하다는제안을내놓는다.때마침난부요이치로도같은생각을하고있었고,이들은의기를투합해함께논문을발표했다.바로양자색역학의기본이되는색전하의원형이었다.

아마도한국인으로노벨상에가장가까이간과학자를꼽는다면이두사람은결코빠지지않을것이다.우리가요즘축구에서차범근이나박지성,손흥민의이름을접할때의느낌이아닐까싶다.

우젠슝과우사우란
여성과학자의이름은왜한번더말해져야할까

리정다오와양전닝은1950년대에약력에서는거울대칭성이깨져있을수있다는아이디어를떠올렸다.기존의이론으로는당시숱하게뱔견되는낯선입자와새로운현상을설명할수도없었고,현재진행중인연구와도논리적으로맞지않았다.30대의젊은그들은벽을넘었다.‘대칭이깨질수있다’라는허들을넘자길이보였다.생각만으로는부족했다.중국에서건너와어니스트로런스밑에서학위를받은‘드래곤레이디’우젠슝(Chien-ShiungWu,吳健雄)이그생각을실험으로증명했다.‘약력의거울’이깨진것이다.리정다오와양전닝은일년후에노벨상을받았다.우젠슝은받지못했다.이유는분명치않지만,그이름을다시한번말해야할이유는분명한듯하다.

우사우란(SauRanWu,吳秀蘭)은글루온제트를발견한DESY의실험에서,그리고힉스입자를발견한CERN의LHC실험에서큰역할을했다.물론이들실험은혼자할수있는것이아니니,팀원들과함께한것이다.제이-프시입자를찾아낸‘11월혁명’이새뮤얼팅과버턴릭터의경쟁이라고곧잘말하지만,그과정에는거대한가속기연구소와수많은팀원들의땀과노력이배어있는것처럼말이다.이제는여성과학자의이름은두번언급하지않아도될까?그리고연구책임자와팀원의이름은어디까지언급되어야할까?CERN과같은빅사이언스에도,그리고20세기후반21세기초반인현재까지도여성과학자의이름은두번언급되는게맞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