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쓴 소설들 (페스트에서 코로나19까지, 문학이 그려낸 감염과 치유의 과학 | 반양장)

미생물로 쓴 소설들 (페스트에서 코로나19까지, 문학이 그려낸 감염과 치유의 과학 | 반양장)

$22.00
Description
사라진 줄 알았던 감염병, 소설 속에서 되살아나다

과학자의 눈으로 다시 읽는 카뮈와 마르케스, 김동인과 정유정
소설이 경고하고 과학이 증명하는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
"바이러스 이름 없이도 이렇게 정확하다니!"
교과서보다 생생하고, 논문보다 깊은 감정
문학에서 발견한 감염병의 기록, 그리고 미래를 향한 통찰

카뮈의 《페스트》, 토마스 만의 《마의 산》,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그리고 팬데믹 시대의 수많은 소설들까지. 인간의 삶과 죽음을 그려온 문학은 언제나 질병을 등장시켰다. 그러나 그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 기생충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품을 움직이는 중요한 주체였다.
《미생물로 쓴 소설들》은 미생물학자가 문학 속 감염병을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페스트, 결핵, 콜레라, 매독, 성홍열, 장티푸스, 말라리아, 인플루엔자, 광견병, 에이즈, 코로나19 등 총 14가지 감염병을 다루며, 소설에 나타난 증상과 서사, 사회적 의미가 실제 과학적 사실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탐구한다.
소설이 묘사한 질병은 교과서보다 생생하고, 논문보다 인간적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감염병이 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적 차별, 연대, 혐오, 사랑의 방식까지 바꾸어온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감염병 X’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미래의 질병을 준비하게 하는 경고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저자

고관수

서울대학교미생물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에서미생물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는성균관대학교의과대학미생물학교실에서항생제내성세균을연구하며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철학,문학,예술과함께과학이현대인의필수교양이자소양이라고생각한다.과학자와교양인이서로멀지않은거리에있어야하고,또그럴수있다고믿는다.과감히알려고하는노력이서로의거리를줄일수있다고생각한다.세균을비롯한미생물에대한학생들과일반인의이해를높이기위해최근몇권의책을썼고,앞으로도계속써나갈계획이다.지금까지세상에내보낸책으로는《세균과사람》,《세상을바꾼항생제를만든사람들》,《세균에서생명을보다》,《역사가묻고미생물이답하다》가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 그속에선아무차별도없었다
-페스트Yersiniapestis
2. 몇해전부터잠복해있던병이마침내격발하고
-결핵Mycobacteriumtuberculosis
3. 의술은아무소용없어,살을썩게만드는병이지
-한센병Mycobacteriumleprae
4. 찡그린표정,푸르뎅뎅한살,우유빛배설물
-콜레라Vibriocholerae
5. 그녀의팔에안겨천국의기쁨을맛보았지만
-매독Treponemapallidum
6. 그렇게봄은떠나갔다
-성홍열Streptococcuspyogenes
7. 머릿속에는연기가뿌옇게차있었다
-발진티푸스Rickettsiaprowazekii
8. 열로몸이활활타오르고있었다
-장티푸스SalmonellaTyphi
9. 뜨거울정도로펄펄끓었다,새벽이면체온이급격히떨어졌고
-말라리아Plasmodiumfalciparum
10. 살갗은청보라빛을띠며점차시커매지고
-스페인독감Influenzavirus
11. 반쯤벌어진입밖으로검붉은혀를절반정도내밀고
-광견병Lyssavirusrabies
12. 마비를일으키는병때문에
-소아마비Poliovirus
13. 이병은서서히삶에서버림받는겁니다
-에이즈HIV
14. 마스크로코와입을다틀어막아야하는시대
-코로나19SARS-CoV-2
나가는글을대신하여-막상위험이닥칠때는어떤경고도없는법
-감염병X
참고한책과글
감사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문학과과학의만남
“과학자가문학속미생물을추적하다”
소설은인간의생로병사를기록하는장르다.그리고인간의역사에서빼놓을수없는사건이바로감염병이다.《미생물로쓴소설들》은과학자이자미생물학자인저자가소설속에서의외의주인공-세균,바이러스,기생충-을추적한책이다.문학속감염병은단순한장치가아니라인간드라마의핵심동력으로작동해왔다.카뮈가《페스트》에서전염병의확산과정을사실적으로묘사했듯이,많은작가들이의학지식에버금갈만큼정밀한관찰을바탕으로소설을썼다.저자는이를과학자의시선으로다시읽으며,소설과과학이어떻게교차하고보완하는지보여준다.

잘알려진소설들의재발견
“페스트에서콜레라까지,그리고한국현대문학과세계문학의다양한질병서사”
카뮈의《페스트》는도시전체를봉쇄한집단적공포를기록했고,토마스만의《마의산》은결핵환자들이모여사는요양소를통해질병의잠복과발현,그리고죽음에대한철학적성찰을보여주었다.마르케스의《콜레라시대의사랑》은전염병이사회적차별과연대의문제로번져가는양상을드러냈다.
한국문학속에서도감염병서사는풍부하다.김동인의〈발가락이닮았다〉에서매독환자의아이러니,이청준의《당신들의천국》에서한센병환자의비극,김유정의〈만무방〉의결핵,김정한의《제3병동》의병든육체와사회적억압은모두미생물학적사실과긴밀히맞닿아있다.최근에는정유정의《28》,천선란의《천개의파랑》,편혜영의《재와빨강》,윤고은의《도서관런웨이》가팬데믹과감염이후의사회적상처를새롭게형상화했다.
국외작품으로는필립로스의《네메시스》가소아마비의공포를,제임스맥브라이드의《하늘과땅식료품점》이공동체속질병의상처와치유를,조지손더스와스티븐킹등이죽음·재난·스릴러의틀안에서감염병의위협을재해석했다.이처럼문학속다양한작품들은감염병이단지과거의사건이아니라여전히현재진행형임을환기시킨다.

팬데믹이후시대
“감염병X를준비하는문학적통찰”
코로나19가우리에게남긴가장큰교훈은“소설속재난은더이상별난이야기가아니다”라는사실이다.기계적예측이아닌과거서사를통해미래를가늠하는문학적방식에과학적데이터가더해질때,경고는더욱실감난다.
마르코마라니등(2021)에따르면코로나19수준의팬데믹은매년약2%의확률로발생하며,한사람이일생동안팬데믹을겪을확률은약38%다.EU의HERA(보건위기준비·대응기관)투자,WHO개혁,백신플랫폼다변화,가짜뉴스대응등각국이체계를강화하는것도결국“소설속경고가곧현실”임을확인시킨다.

인간과사회에드러난감염병의힘
“감염병은인간을무너뜨리는재앙이자사회를바꾸는촉매”
감염병은언제나개인의고통을넘어사회적의미를동반한다.《페스트》속도시봉쇄는공포와연대를동시에낳았고,《마의산》의결핵환자들은질병속에서인간존재의근본을성찰했다.한국문학에서도감염병은사회적차별을드러내는장치로활용되었다.김동인의작품에서한센병환자가겪는소외,편혜영소설에등장하는격리와낙인의문제는감염병이단지의학적사건에그치지않음을보여준다.
현대미국문학에서도감염병은공동체와사회정의의문제로다뤄진다.필립로스의《네메시스》는소아마비가한공동체를파괴하는과정을통해,두려움과책임,죄의식의문제를탐구한다.제임스맥브라이드의《하늘과땅식료품점》은차별받는공동체가감염병속에서연대와희망을찾는모습을보여준다.감염병은사회적균열을드러내는동시에새로운관계와변화를촉발하는힘을가진다.

소설속팬데믹은끝난이야기가아니다
“사라진줄알았던감염병,여전히우리곁에있다”
정유정의《28》에서묘사된바이러스재난,천선란의《천개의파랑》속감염병의그림자는단지문학적상상에머물지않는다.실제로우리는소설이상정한재난수위에맞먹는현실을마주하고있다.
소아마비(폴리오)는사라진줄알았지만,여전히야생형폴리오바이러스는파키스탄과아프가니스탄에남아있으며,순환형백신유래폴리오는30개이상의나라에서수백건의집단발생사고가보고되었다.유럽에서는일부지역상수도검사에서순환형바이러스가검출되어계속경계를늦추지않고있는중이다.
페스트(흑사병)역시역사속존재가아니다.전세계적으로연간1000여건의페스트환자가발생하며,특히미국서부에서는매년평균7건이보고되고있다.
매독은과거의질병이아니라,최근더강력하게되살아나고있는감염병이다.미국에서는2018년약115,000건에서2022년207,000건으로80%증가했으며,전세계적으로도청년층에서유병률이꾸준히늘고있다.일본에서는코로나19이후매독이6.3배급증,2022년에는13,258건으로사상최고치를기록했다고한다.

과거의소설,현실에서경고가되다
문학속미생물은더이상추상적장치가아니다.소아마비는거의박멸되었다지만,아직남아있지만보이지않는‘위험한잔재’로존재한다.페스트와매독은사라진병이아닌,사회가일시적으로잠재운병일뿐이다.그리고‘감염병X’는어떤병일지알수없지만,소설속상상은현재의현실보다앞서있을때가많다는사실을이책은일깨워준다.
팬데믹이단지소설이아니라현실이라는것을우리는이미뼈저리게체험했다.문학은우리가놓치기쉬운경고를남기고,과학은그것을수치와시스템으로강화해주었다.이책은과거가아니라미래를준비하게하는문학적·과학적통찰을전하고있다.

교과서보다생생하고,논문보다깊은소설속질병묘사
“과학자의눈으로다시읽는문학”
의학교과서는병리학적사실을정리하지만,소설은환자의고통과사회적분위기,질병이남긴문화적흔적까지포착한다.김유정의단편에서느껴지는결핵환자의피폐한삶,카뮈의《페스트》에서묘사된세균의전파,마르케스의소설속에서드러난사회적혼란은교과서보다생생하고논문보다깊다.
《미생물로쓴소설들》은과학자의눈으로문학을다시읽음으로써,독자들에게과학과예술이서로를비추며인간의조건을설명하는방식을보여준다.이는단순한과학해설서가아니라,과학과인문학이공명하며만들어내는교양서다.팬데믹이후시대에이책은과거의기록이미래를준비하는가장값진자산임을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