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렴하는 오후 햇살

토렴하는 오후 햇살

$15.00
저자

김미란

-호초하(草河)
-이화여자대학교사범대학졸업
-중국연변대학교대학원졸업(석사/비교문학전공)

-2013년『생활문학』시인등단,2025년『한국수필』수필가등단
-저서:시집『햇비』,『토렴하는오후햇살』외공저
-교육부장관상,『생활문학』작품상
-한국문인협회,국제PEN한국본부,이화동창문인회,한국수필가협회,한국수필작가회,여성문학인회회원,생활문학회편집주간

-(전)중국연변한국국제학교(KISY)교사
-(전)중국연변과학기술대학(YUST)교수
-(전)백석대학교한국어강사
-(현)법무부KIIP한국어강사

목차

시인의말|5

1부|
시인의말|5
15_생존의띠
16_원본의상실(2)
18_돈을받지않고부르던나의노래
20_오늘의꼴라쥬
22_서랍속에서
23_재야의고수
24_토렴하는오후햇살
25_습관의반칙
26_희의상실
28_동미(1)
29_확신의민낯
30_밤고구마
31_다그대로여
32_동미(2)
33_냄새
34_겨울밑양지

2부|
37_봄바람의귀엣말
38_가자미식해食醯
40_사랑이
42_성급한일반화의오류
44_조망수용능력의지각
46_어미(2)
47_우유자습서
48_먹고싶다
49_그대이름은‘장미’
50_담장
51_수의壽衣
52_별똥별처럼
53_가슴애피
54_아직도부스러기가

3부|
57_슈톨렌한조각
58_미제레레
60_그때그곳에그렇게
61_물맷돌다섯개
62_에셀나무
63_마음의단면
64_연두색낮잠
65_드릴말씀
66_내좋으신농부는
67_영혼으로긋는줄
68_낳고,낳고,낳고
69_굴헝에서
70_감사의목록
71_주문主文
72_부고訃告
73_구부러진열쇠
74_총량의법칙

4부|
77_유월의세레나데
78_베네치아종이가게
80_옥시국시
82_세계화의골목
83_8월,어느아침의소묘
84_시월의결
86_아린오지랖
88_카이막
89_담Dam시장
90_마르가리타
92_돌
94_무궁화삼천리
95_남겨진휘파람
96_오겠구나!

5부|
99_파란그리움
100_집으로갑니다
101_노매드의발걸음으로
102_배추흰나비셈법
103_모래땅의반전
104_브란덴부르크협주곡5번1악장
106_아름다운이야기
107_바싹마른수세미
108_애플케이크
109_삶의얼개
110_내가좋아하는향香
111_혀의심지
112_아이러니

6부|
117_알라딘램프
118_탈진처방전
119_심폐소생술
120_집안의‘기쁨이’
122_마가리
124_뚜런᛫뚜슈
125_뚱딴지의한바탕
126_모르게흐르는강물처럼
128_압화押花
130_감자캐는아이들

해설|이혜선(시인,문학박사,전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장)
132_약자에대한관심과연대의식

출판사 서평

해설_이혜선(시인,문학박사,전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장)


1.이방인의식의틈새메우기

김미란시인은중국연변에서20여년을지내다가귀국한지7년이되어국내에서도활발하게활동하고있는시인이다.
시인은독실한기독교신앙인이다.타고난천성에신앙심이더하여긍정적이고감사하는시선으로세상의두두물물頭頭物物을바라보는마음가짐이따뜻하다.그의시에는타자他者에게도움이되고자하는측은지심과약자에대한관심,연대의식과더불어자신을다스리는자성自省의시선이다양하게표출되고있다.
김미란시인은오랜외국생활을하고고국으로돌아온후에,그동안빈자리였던고국에서의생활에익숙해지기위해서어려움이많았을것이다.남의나라땅연변에서지낼때는그곳의생활에적응하기위해애쓰다가,돌아온고국에서다시적응하기위해서는남모를많은노력이필요한동시에두고떠나온그땅과사람들에대한그리움또한컸을것이다.

국수틀로뽑아낸
노오란가닥쫄깃하게삶아내잘게썬김치,양파,풋고추,고수고명에양념장도올려
따끈한장탕국부어먹으면어머니의물국수생각에울컥했겠다윤동주,김좌진,홍범도
그리고내할아버지까지나라잃은사람들마주했을고마운끼니
십여년전
중국대학에서근무하던어느오후연변자그마한국숫집에앉아어눌한중국어로주문한옥시국시한그릇따신국물이목구멍을타고내리는데마음이때없이허기지던타향살이에한대접의격려
나의20년두고온곳
다시갈수있다면웃기가윗길이라는국수위에고기듬뿍얹어그땅에심긴어여쁜사람들과흠뻑흠뻑웃으며시끌벅적먹고싶다

-「옥시국시」부분

연변조선족자치주는우리민족과깊은관계가있는간도間島땅이다.일제강점기에일본의마수를피해,가난과굶주림을피해남부여대하여희망을안고찾아간설움의땅이며,빼앗긴나라를되찾기위해선열들이한몸에가해지는위험을무릅쓰고독립운동과무장독립투쟁을하던터전이기도하다.특히봉오동전투와청산리전투에서많은일본군을사살하고큰승리를거두어우리독립군의사기를최고조에이르게한김좌진홍범도장군이활약하던곳이다.그런가하면북간도명동촌은시인윤동주가태어나서독립의식을고취하는교육을받으며,서울의연희전문학교에입학하기전까지살과뼈와영혼을키운곳이다.그래서시인은그시절에망국인의슬픈허기를달래주던옥시국시를보며“윤동주,김좌진,홍범도”에이어“내할아버지”까지소환하여추체험追體驗한다.이어서시인은자신이겪었던“때없이허기지던타향살이”에대한격려로옥시국시를기억한다.“나의20년을두고온곳”연변에다시갈수있다면“그땅에심긴”어여쁜핏줄들을찾아서“흠뻑흠뻑웃으며시끌벅적”옥시국시를먹고싶다고두고온그곳을그리워한다.


-중략-


2.약자에대한관심과사회의식

김미란의시에는신심깊은신앙인답게사회의그늘진곳,약자에대한관심과연대의식측은지심등사회의식이발현된작품이많이있다.

길건너붉은벽돌교회구내식당
빈속아우성에휘청대며들어서면
차례로줄지은익숙한얼굴들
서럽고외로운딱정이가떨어진다
식당문열리면침샘두드리는식욕
나누는사람과받아든사람이
따사로운생존의띠를엮는다
방금끓여낸보리차같은마음들이
식판에담아주는어묵볶음,김치,나물
더운밥에된장국은하루지탱할힘
맛난한끼절반을아껴먹고
남은절반담은검은봉지배낭에넣는다
여전히살만한세상이
든든해진배낭뒤를묵묵히따라걷는다

-「생존의띠」부분

위의시에서는가난한사람,몸이불편한장애인등에대한따뜻한관심과연대의식이모여서“생존의띠”를만들고하루를지탱할힘을얻게해준다.뺨을할퀴는세상의바람속에서도“방금끓여낸보리차같은마음들이”있어서서럽고외로운세상이지만그래도온기흐르는“살만한세상”이되는것이다.

-중략-


3.바람막아주는가족사랑과신앙

시인은세번째데이트에서새빨간장미스물두송이를건네던남자와,부부가되어바람부는세상을건너오면서든든한동반자가된것을고마워한다.“바람맵짜게부는삶의광야에서/서로바람막아주는걸로충분”하다고고마움을표현한다.가족이란어떤상황에서도서로의편이되고서로의바람을막아주는존재이다.비바람이몰아치는광야를건너오자면힘든날,어려운시간이왜없었을까.시인은그어려운시기를지나온삶을「우유자습서」에서그려내면서도감사를잊지않는다.


집었다놨다다시집었다가
손에쥔동전몇개만지작만지작
냉장고에쟁이던딸들좋아하던우유
겨우500밀리한팩선뜻사는게
집한채사는것만큼힘들었다.
그날그날무너지는삶은몹시매웠다
이젠1등급1,000밀리몇팩이라도
냉큼살수있는주머니를찼지만
궁핍으로가슴저리던인생공부
마트계산대에서또렷하게읽힌다
물건사들고나설때마다
철이든감사가깊은데서흘러나온다

-「우유자습서」부분


어린딸들이좋아하던우유를“겨우500밀리한팩선뜻사는게/집한채사는것만큼힘들었다”고고백하는매운삶의시기를지나서“이제는1등급1,000밀리몇팩이라도/냉큼살수있는주머니를찼지만”물건을사들고나설때마다“철이든감사가깊은데서흘러나”오는감사의시간을보낸다.시인의이러한감사하는태도는본래의인성에기인하기도하겠지만,그녀가평생지녀온신앙의힘에의지하는바가큰것으로보인다.

-중략-

김미란시인은이시집에서사회의약자에대한관심과따뜻한연대의식,비어있던고국에서의틈새를메우기위한시인으로서의철저한자각과노력,가족사랑과신앙에대한시세계등을다양하게펼쳐내고있다.앞으로시인은이러한폭넓은시의식을더욱높고깊게확장시켜서,더욱훌륭하고감동적인작품으로한국문학을발전시키고,사회를따뜻하고살만하게만드는데앞장서주시기를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