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오키나와

레트로 오키나와

$14.00
Description
오키나와의 역사와 함께 살아온 노포 8곳,
이 낡고 오래되고 운치 있는 식당들에서 오키나와 역사와 음식을 맛봅니다

1912년에 세워진 백 년 식당 ‘나하야’에서부터
1972년에 문을 연 ‘오크 레스토랑’까지

‘오키나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에메랄드빛 바다, 줄지어 선 야자수,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는 아름다운 풍경, 해변에 누워 느긋이 쉬거나 투명한 바닷속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좋은 ‘동양의 하와이’. 그렇지만 《레트로 오키나와》에서 탐방하는 건 오키나와를 둘러싼 바다가 아닙니다. 문을 연 지 짧게는 40여 년, 길게는 100여 년이 넘은 ‘오래된 식당’들입니다. 비록 오래되고 낡아서 촌스러울지는 몰라도 오랜 세월이 자연스럽게 더한 멋이 있는 식당들, 오키나와의 역사와 함께 살아온 식당들, 무엇보다 오랜 세월 현지인들로부터 사랑받아온 맛있는 식당들입니다.
저자

남원상

중학생시절이어령교수의《축소지향의일본인》을읽고감명받았던걸보면어릴때부터일본에관심이정말많았다.어찌나감명받았던지일본문화에대한책을내겠다는인생목표까지세웠는데,그걸이루기위해EBS강의를들으면서일본어를독학했고,대학에들어가서는한일연합동아리에들었다.스물한살에처음일본에가없는돈을탈탈털어다니느라노숙을하거나야간열차에서잠을청하기도했지만굶고다니지는않았다.다행히그런여행을계속하지는않았고,2002년한일월드컵때는한스포츠신문사에리포터겸통역으로채용되어(회사돈으로)일본방방곡곡을누비고다녔다.이후에는동아일보취재기자로일하면서네이버의일본문화전문기자로칼럼을연재하는등꾸준히‘일본이야기’를썼다.기자생활을접고나서는몇몇회사에서기업에디터로밥벌이를하다가지금은UCI코리아소장으로서일본도시들의여행및문화콘텐츠를연구하고있다.
첫책으로일본오미야게과자를다룬《프라하의도쿄바나나》(2018)를냈고,두번째책으로《레트로오키나와》를내놓는다.

목차

가자,오키나와로!

1장백년노포
소키소바와찬푸루
나하야
신잔소바
기시모토식당
백년식당의장사철학

2장A사인
스테이크와타코
잭스스테이크하우스
찰리타코스
A&W

3장72년생
아와모리와드라이브인
우리즌
오크레스토랑

부록
그밖의먹거리
오키나와에서구경한것들

오키나와를떠나면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오키나와,일본에속해있으면서도일본이아닌

오키나와는아름다운휴양지로알려져있지만,단지휴양지로만받아들이기에는여러모로흥미로운지역입니다.일본에속해있으면서도지도상으로는타이완에훨씬가까운곳,수천년간독립적인국가로존재했다가17세기에일본에정복된곳,고유한언어를가졌고일찍이중국과교류하며독자적인문화를쌓아올린곳,근대에이르러서는27년간미국의지배아래에있었다가1972년에야일본에반환된곳,일본전체면적의0.6%에불과한작은섬이지만주일미군기지의75%이상이몰려있는곳.낯설지않지요?한국이그러했듯이,오키나와는오랜세월중국,일본,미국등여러나라에휘둘리며파란만장한역사를경험한곳입니다.
우리는이미알고있습니다.어느나라든,어느지역이든,식문화·식생활은지리학적위치와기후뿐만아니라정치적조건의영향을많이받게마련이라는것을요.한국음식에서중국과일본의영향을빼놓고말하기어렵듯,오키나와음식에서중국과일본,미국의영향을따로떼어놓고말하기는힘든일입니다.우리가‘일본음식’하면흔히떠올리는것들,이를테면스시,라멘,우동,아기자기하고달달한과자,섬세하고정갈하게차려지는상차림같은것들은물론오키나와에서도찾아볼수있습니다.하지만그사정이조금다릅니다.오키나와에이런‘일식’이본격적으로들어온것은불과40여년전,즉오키나와가미국에서일본으로반환된이후입니다.오키나와는분명일본에속한섬이면서도전통적인일식보다는오히려중국이나동남아,혹은미국을연상케하는음식들을흔히접할수있는곳입니다.얽히고설켰던역사만큼이나이것저것뒤섞인오키나와음식들은언뜻다문화·다국적음식처럼보이기도하고,거꾸로무국적음식처럼보이기도합니다.바로그렇기때문에《레트로오키나와》는단지오래된식당들만이아니라그들식당이문을열고지금까지살아남은맥락,즉정치적특수성속에서탄생한오키나와식문화에대한탐방기입니다.

오키나와,작은섬파란만장한역사

《레트로오키나와》는크게세장으로구성되어있습니다.1장은‘백년노포’,2장은‘A사인’,3장은‘72년생’인데,이름만보면아리송하지요?각장에붙은제목은오키나와식문화사를구분짓는세가지키워드입니다.이키워드에따라각장에서오키나와역사를먼저설명하고,그에해당하는음식들을식당두세군데에서맛보는식이지요.어떤음식들을다룰지궁금하시지요?

1장백년노포에서는제목그대로100년째장사하고있는노포들을찾아갑니다.‘나하야’는1912년에,‘신잔소바’는1923년에,‘기시모토식당’은1905년에문을열어무려100년이넘게장사하고있는곳인데요,이세식당어딜가든지‘오키나와소바’를맛볼수있습니다.이름에서부터오키나와음식이라는걸알수있지요?소바라고부르기는하지만메밀이아닌밀가루로만드는이오키나와소바에대해말하려면14~19세기오키나와에존재했던‘류큐왕국’시절로까지거슬러올라가야합니다.1장에서다루는역사가바로류큐왕국시절입니다.류큐왕국은바다를통해중국,동남아등과활발히교류했던터라당시먹었던(지금까지도오키나와식탁에오르는)음식에는일본과는다른향이짙게묻어있습니다.대표적인오키나와음식인‘라후테’가중국의동파육에서영향을받은돼지고기요리인것처럼,또‘찬푸루’가동남아에서영향을받은볶음요리인것처럼말이지요.수백년간육식을금했던일본과달리오키나와에서는돼지고기를즐겨먹었다고합니다.이는오키나와소바가돼지고기와돼지뼈로낸진한육수를쓰고돼지고기를고명으로올리는음식인점에서도확인할수있습니다.

이어2장A사인에서는미군정통치하에서의(1945~1972)오키나와식문화를다룹니다.앞서말했듯이제2차세계대전이후오키나와는미군정의지배를받게됩니다.그런데2차대전당시오키나와는일본에서유일하게지상전이벌어졌던곳이기도합니다.전쟁은엄청난인명피해는물론류큐왕국의유산이고건물이고철도고가릴것없이무자비하게파괴해버렸습니다.일본본토에는100년을우습게뛰어넘는노포가많은데도오키나와에서는찾아보기힘든이유,이책이굳이노포를찾아다닌이유,그리고2장에서스테이크,타코,햄버거등‘오키나와음식’이라고하기에는어딘가어색한음식들을다루는이유가여기에있습니다.
‘A사인’은이시절미군기지바깥의상업시설에대한미군공인영업허가제를가리킵니다.미군정은자국병사들이즐겨찾는식당,술집,성매매업소등을사전검열해일정한기준에부합하는곳에만A사인을부여했습니다.이는패전이후일본에서의위생환경이열악했기때문이기도하지만다분히식민주의적인정책이었고,때문에지금까지도오키나와면적의상당부분을점하고있는미군기지와함께암울한미군정시절을상징하는단어로통합니다.어쨌든전쟁에휩쓸려모든것이황폐해진땅에서구매력이있는‘손님들’은미군병사들뿐이었고먹고살기위해서는그들을상대로미국음식을팔아야했으니까요.그리고이렇게유입된미국음식이오키나와식문화에영향을미쳤으리라는건쉽게짐작할수있는일입니다.이시절을맛보기위해2장에서는1953년에문을연‘잭스스테이크하우스’,1956년에문을연‘찰리타코스’,1963년에문을연‘A&W’를찾아갑니다.

마지막으로3장72년생은1972년이후,즉오키나와가일본에반환된이후의역사와음식을다룹니다.미군정통치를받던1972년이전까지는일본인이라할지라도오키나와에갈때마다여권을제시해야했습니다.그렇지만반환이후여권을제시할필요가없어지면서,또일본본토에서고도경제성장이이루어짐에따라여행·레저산업붐이일어나면서오키나와를찾는일본인수가가파르게늘어납니다.1971년에는20만명수준이었던관광객수가1972년에는44만명,1973년에는무려74만명을기록하기에이릅니다.관광산업에치우친기형적인산업구조때문에신음하는한편으로,외지에서온관광객들이현지주민이나미군보다더많은테이블을점령하면서오키나와식문화는또한번전환점을맞습니다.오키나와전통음식과전통주에대한재조명이관광산업부흥과나란히이루어졌고,이과정에서이전까지는미국산위스키에밀려싸구려술로취급받았던‘아와모리’(오키나와전통주)가되살아나는한편,일본본토외식업계에서인기가높았던음식들이대대적으로유입됩니다.우리가흔히떠올리는‘일식’,즉스시,돈가스,카레라이스,가라아게같은것말이지요.이시절은두식당,1972년에문을연‘우리즌’과‘오크레스토랑’에서맛봅니다.

가자,오키나와로!

이밖에도오키나와지역맥주인오리온맥주에서부터이자카야에서흔히볼수있는우미부도(바다포도)나모즈쿠같은해초음식들,오키나와에가는사람이라면누구나방문하는추라우미수족관,고우리섬등오키나와에서먹고본것들을부록에알차게실었습니다.

오키나와에가시나요?오키나와사람들은느긋하기로는둘째가라면서러울정도라하니,이책에서소개된식당에들어가주문한음식이나올때까지몇장읽어보시는건어떨까요.오래살아남은식당들이니음식이야당연히맛있을테고,음식에얽힌역사이야기를알면더맛있게느껴질테고,무엇보다도옛흔적이속속들이남은식당에정감을느끼신다면,분명히이식당들을좋아하게되실거예요.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