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초국적기업의먹잇감이된보건의료빅데이터
2014년7월,검찰은대한약사회와그산하기관인한국약학정보원을기소했다.약국과병원에서사용하는처방전프로그램업체가환자들이믿고맡긴정보를팔아넘긴이사건의피해자는국민5,000만인구중4,399만명에달한다.2011~2014년문제의프로그램이깔린약국과병원을이용한환자모두가피해자다.검찰이전국약국에처방전프로그램을보급하는약학정보원을압수수색한때가2013년12월,그러나2018년의마지막날까지,형사재판의1심도끝나지않았다.어떤이유에선지아주아주천천히진행되는재판이다.(자세한경과는http://www.etnews.com/20180115000202참조)
이처방전정보를사모아국외로빼돌린다국적빅데이터업체는바로‘아이엠에스헬스’.그시작과발전,명암을종횡으로추적하다보면,우리는건강데이터의위태로운현실,보건의료빅데이터비즈니스의거대한진실을목도하게될것이다.
보건의료데이터라는치명적인무기
2015년,할리우드의배우찰리쉰은자신이HIV양성상태라는것을공개하겠다는협박을받고이를비밀에부치기위해수백만달러를지불했다는사실을밝혔다.이는비교적최근의일이라할수있지만,‘개인의의료정보’가얼마나무서운무기가될수있는지잘보여주는사건의기원을쫓아가보면,지금으로부터몇십년을거슬러올라간다.1971년닉슨은워터게이트의서막이라할수있는‘펜타곤페이퍼’를기자들에게제공한엘스버그에게복수하기위해정신과의사의사무실을침입했던것이다.
“만약성직자와목사,회계사,변호사가그들의신자나의뢰인과나눈비밀대화를적은기록을익명화해서모두팔았다고상상해보자.”저자는묻는다.
“생명보험거부에서타인명의의의료보험부정사용까지,그리고채용거부에서공갈협박까지,이분야보다더큰부정적인결과를초래할만한위험성을안고있는곳은다른어디에서도본적이없다.”(25쪽)
이질문의해법을찾기위해,저자는끈질기게전세계를뒤져무섭지만인정해야할,한편으로는여전히논쟁적인탐사보고를내놓는다.“나는이시스템의숨겨진진화의비밀을풀기위해수백명의업계내부자들을인터뷰하고기업가들과함께그들이환자의생명에끼친영향에대한역사를함께그려내고자했다.나는자신을노출시키는것에격렬하게저항하는업계의내막을드러내기위해북미와유럽,아시아를횡단했다.”(26쪽)
여기에는한국도포함되며,이책10장은대한약사회와한국약학정보원,한국아이엠에스헬스가연계된사건을자세히다루고있다.
개인의의료데이터가상품이되고,돈벌이가되기까지
도대체언제부터사람들은개인의의료기록에관심을갖기시작했고어떻게사고파는상품으로만들수있었을까?
2016년중반건강데이터부문의거대기업간대규모합병을거쳐퀸타일즈아이엠에스홀딩스(QuintilesIMSHoldings)라고이름을바꾸었고,2017년11월6일IQVIA로회사명을다시한번바꾼아이엠에스의기원은1950년대로거슬러올라간다.
겉으로는잘드러나지않는아이엠에스의두주역중한명인아서새클러는1952년도에혁신적인방법으로(처방전을쓰는의사들을대상으로하는)테라마이신홍보를시작하였고,또다른한명인루드비히프롤리히는1954년(1956년이라보는이들도있다)당시전세계의약품산업의중추였던독일에아이엠에스를설립했다.
한편,컴퓨터가상용화되기전인1947년,레이고슬린은논문을준비하면서매사추세츠주에있는여러약국에처방전기록을수집해약의평균가격및가장일반적으로쓰이는성분이무엇인지등
에관한통계치를내면서,약국을통한의료정보수집을시작했다.제약회사들은곧이런판매데이터가자신들에게유용하다는것을감지했고,이것은개인의처방전기록이사고팔리게된계기가되었다.
한국에서와같이,의료정보의상품화를가속화한것은컴퓨터화(전산화)였다.“정부의규제와보험청구업무로인해어마어마한분량의서류작업이필요했는데,전산화는그과정을크게간소화했다.더구나이모든정보를기계에입력하는과정에서다른누군가가돈을주고살만한부산물도생산되었다.목재를자르는과정에서생긴부산물인나뭇조각을파티클보드공장에팔듯이,이제약국을비롯한보건의료부문의여러중개기업들은그들이원래부터생산하던데이터를이용해서돈을벌게되었다.재수가좋은경우에는그부산물을서로다른기업에게여러차례중복해서팔기도했다.”(42쪽)
이제보건의료빅데이터는글로벌기업의재산이되었다.그들은전세계사람의데이터를종횡무진수집하여주무르고있다.“아이엠에스는여전히제약회사및도매업자로부터청구서를수집하고있는데,다만현재는50개이상의국가에서이런활동을하고있다.40개국이상에서의사들이자신의진단과치료내역을기록해서제공한다.또한,10개국이상에서처방정보를입수하고있으며,이외에도여러국가에서의료기관이제출한보험청구서,병원퇴원기록,진단검사결과등을수집하고있는데,여기에는미국의전체보험청구내역의3분의2도포함되어있다.…2014년연간보고서에따르면,이회사는연간550억건이상의의료비지급정보와환자5억명이상의비실명화된기록을수집했다.”(303~304쪽)
보건의료빅데이터는의료발전과건강을위한선택인가?
이제“전자의무기록,처방전,검사,그리고그밖의여러정보원으로부터전례가없을정도의큰규모로개인정보가흘러나오고있다.”(353쪽)
지금까지는보건의료데이터비즈니스에대한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등의초기시도가성공을거두지는못했지만,앞으로4차산업혁명이가속화되면서그흐름은더욱가속화되어그폭포의물줄기는누구도막기힘들테며,어디로향할지가늠하기쉽지않다.
“2008년대통령후보자였던버락오바마는전자건강기록의새로운시대를열겠다고공약했다.그는이듬해에취임한지몇주만에‘경제및임상보건을위한건강정보기술(HITECH)’법안에서명했는데,이법은디지털화된기록의“의미있는사용”을위해의사와병원에수십억달러의교부금을제공하는내용을담고있다.그는5년안에미국의건강정보를컴퓨터화하겠다고말했다.(272쪽)
물론이계획은제대로실행되지못했으나,초기의로런스위드를비롯하여아직도많은이들이보건의료데이터의디지털화에매진하고있다.이를통해난치병치료,만성질환자및위급환자의적절한치료,불필요한비용의감소등에획기적인전기를마련할수있다고믿기때문이다.실제로영국및몇몇북유럽의국가,미국의CMS등에서는보건의료빅데이터를이용하여이러한연구들이이루어지고있는것도사실이다.
하지만여기에꼭필요한‘신뢰’를구축하는일,규제와감독을철저히하는일등은결코쉽지않다.또한무엇보다,아무리고도화된기술로익명화되어있더라도정보보호를장담할수없는것이현실이다.
넷플릭스의시청이력정보를활용해익명의사용자50만명가운데특정인을구분해낸사례(225쪽),“데이터의어느부분이든,아무리작은일부분이라해도식별을가능하게해줍니다.공유할의도로데이터를모으는경우,데이터를안전하게보호하겠다는약속은모두거짓입니다.”라는조지처치‘퍼스널게놈프로젝트’진행자의경고(230쪽),2009년부터2016년상반기사이에500명이상의정보가유출된사건이1,300건이상발생하고정보유출로인해총1억7,000만건이상의환자파일이유출되었고,거의매주새로운유출사건이발생하고있다는미국보건사회복지부의발표(232쪽)등은이를잘보여준다.
“릴레이헬스나아이엠에스같은회사들이국방부와계약할때익명화된환자데이터를2차적으로판매하지않기로합의한것은나름시사하는바가있다.세계에서가장강한군대만이환자의상세정보를끝없이모으고자하는데이터채굴기업의의지를억제할수있다는것이다.군당국의신중함은,특정유형의사람들의집적된정보는그데이터세트에있는그누구의정보도재식별화하려는자가없더라도여전히매우예민한사안이라는사실을보여준다.”(244쪽)
그럼,보건의료데이터관련해서우리가가야할방향은어디인가?저자는‘더높은투명성과더많은동의절차,그리고더많은통제’를강조한다.
“우리의데이터를(설사그것이익명화되었더라도)공공연하게거래하기이전에,판매자들은환자들이사실관계를고지받은상태에서명확하게동의의사를표했는지여부를확인해야만한다.이것은오늘날까지제약회사와약국,데이터채굴자들이세상에알려지는것을막아왔던이야기이다.하지만이것은우리환자들이당연히알아야만하는사실이다.무엇보다,이것은우리의데이터다.”(3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