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의 인문학 - 미안하고 불안하지만 끊을 수 없는 고기의 매력이 만든 역사

고기의 인문학 - 미안하고 불안하지만 끊을 수 없는 고기의 매력이 만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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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민족은 어떤 고기를, 어떻게 먹어왔을까?
한식의 중심 밥을 다룬 《밥의 인문학》, 한국인의 생명줄 나물을 다룬 《채소의 인문학》의 저자 호서대 정혜경 교수가 고기를 통해 본 한국인의 역사 『고기의 인문학』. 유례없이 풍요롭게 고기를 즐길 수 있게 된 지금, 우리는 과연 고기를 잘 먹고 있을까? 저자는 공장식 축산의 폐해와 환경 파괴를 극복할 고기문화의 미래가 우리 조상들이 고기를 먹어온 방식 속에 있다고 이야기하며 선사 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고기 역사를 살펴본다.

소, 돼지, 닭에 집중된 육식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해왔다. 쇠고기를 먹기 위해 인간이 먹을 곡물을 사료로 쓰고, 공장식 밀집 사육으로 돼지와 닭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비윤리적 동물 학대는 심각하다. 저자는 식량 보장, 환경 보전, 동물복지를 위한 대안이 식용 육류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희소한 육류 자원을 조금이라도 잘 활용하려고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조상들은 꿩과 메추라기, 토끼와 사슴 등 다양한 고기를 사육해서, 또 사냥해서 먹었고,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수많은 조리법을 발달시켰는데, 저자는 살코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해산물 및 채소를 위주로 하되 고기를 포인트로 음식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야말로 미래 대안 육식이 될 것이라 주장한다.
저자

정혜경

저자:정혜경
이화여자대학교식품영양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이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호서대학교식품영양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한국식생활문화학회회장과대한가정학회회장을역임했다.대학에서서구영양학을공부했지만,한식요리를배우면서한국음식문화의역사그리고과학성에매료되었다.30년이상학생들과함께호흡하면서한국의밥과장,전통주문화에관한연구와고조리서연구,종가음식연구등을해왔다.이밖에도한식을과학화하기위한노력으로김치품질측정기,기능성솔잎맛김,한방맥주,닭발을이용한전약제조등의제품특허를받기도했다.
1996년《서울의음식문화》(공저)를시작으로《한국인에게밥은무엇인가》(공저),《한국음식오디세이》,《천년한식견문록》,《한국인에게막걸리는무엇인가》(공저),《한국인에게장은무엇인가》(공저),《정혜경교수가들려주는우리음식이야기》,《금산인삼백주청양구기자주》(공저),《옛그림속술의맛과멋》,《조선왕실의밥상》을썼다.2015년《밥의인문학》,2017년《채소의인문학》을낸데이어이번에《고기의인문학》을펴낸다.
허락된다면앞으로도한식공부를평생의업으로삼고요리하면서자유의맛을느끼는느린삶을살고싶다.

목차

책을내며?5
들어가며한국인에게고기란무엇인가?15

1부고기를밝힌한국인

1장.간추린고기역사1:선사시대에서고려까지?20
신석기인들은야생육류를먹었다?20
부족국가시대,가축을사육하다?26
삼국시대,고기음식의시대?28
고려,불교숭상과육식의쇠퇴?32
2장.간추린고기역사2:조선시대에서현대까지?39
조선시대의쇠고기,금하고탐하다?39
조선인의눈에비친외국의고기문화,외국인의눈에비친조선의고기문화?52
일제강점기의고기사정?57
3장.그림과문학속고기풍경?65
풍속화속고기구이장면?65
판소리다섯마당에드러난고기문화?78

2부한국인의상용고기이야기

4장.삼겹살의나라,한국의돼지고기?94
언제부터돼지고기를먹었을까?95
세계인과돼지고기?100
돼지고기는어떻게먹었나?104
5장.한국인의질긴사랑,쇠고기?115
소는언제부터사육되었을까?116
쇠고기,뇌물에서놀이까지?120
고기요리에알맞은소부위와그이름?124
6장.치맥과삼계탕의나라,닭고기의역사와문화?129
닭의기원을찾아서?130
예나지금이나가장많이먹는고기?134
현대인이즐기는닭고기요리들?139
7장.서민들의단백질공급원,개고기?146
개고기식용의역사?147
개고기는보양식이었다?152
개화기,개고기식용에놀란외국인들?156
8장.한국인이즐긴다양한고기들?159
우리도양을사육하고먹었다?160
납일에먹는시절식,사슴고기편육과참새고기?167
제주도에서주로먹은말고기?170
수궁가의토끼간,토끼고기?173
음식보다는약,거위와오리?175
이름도많은염소?178
조선의중요한식재료,꿩과메추라기?181
조선시대에는곰발바닥을먹었다?186

3부다양한고기조리의세계

9장.이토록다양한고기조리법?190
고기는역시구이:맥적,설야멱적,너비아니,방자구이그리고불고기?190
국물민족의고깃국:곰탕,설렁탕,해장국,육개장?203
삶는고기요리:편육,족편,순대?212
끓이면서즐기는전골?218
조리고,찌고,볶고:장조림,장똑똑이,쇠고기지짐,볶이?222
의례음식의꽃:적과전?229
생으로즐기는고기요리,육회와갑회?235
그밖의다양한고기음식들?240
10장.고조리서를통해본육류조리법의세계?254
500년대의고기조리법을알수있는《제민요술》?255
조선고조리서의교과서,《거가필용》?257
《음식디미방》의고기요리들?260
《규합총서》의고기요리들?263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조선요리법》속고기음식?266
11장.세계인의고기조리법?271

4부고기의과학,맛있게그리고건강하게

12장.고기맛의비밀?278
고기는왜맛있을까??278
부위별로맛있게조리하는법이다르다?284
닭고기를제대로즐기려면?292
13장.고기와건강?295
고기를먹으면건강이나빠질까?295
아직고기를충분히섭취하지못하는한국인이많다?300
육류섭취와생활습관병?304

5부고기문화의미래

14장.육식이환경을망친다?310
15장.공장식축산의진실과동물복지축산?313
16장.지속가능한고기문화의미래?319

나가며고기와함께한여정을끝내며?326
참고문헌?330

출판사 서평

고기를통해본한국인의역사
반구대암각화에서돼지팔러시장에나가는농민들까지

주식인밥조차넉넉히먹은지얼마되지않는우리민족은,고기에대한이갈증을어떻게해소해왔을까?저자는선사시대부터일제강점기까지의고기역사를살펴본다.
울산대곡리의반구대암각화는이땅에살았던선사인들의무엇을염원했는지를보여준다.고래와사슴등바다와육지의동물그림과사냥하는장면들이묘사된이암각화는선사인들이바다와육지의동물을사냥해먹었음을보여준다.바위표면을일일이쪼며동물의그림을그렸던선사인들의의지는아마도생존에대한열망이었을것이다.부족국가시대에오면동물을사육하게되었다.《삼국지》‘부여전’에나오는마가馬加,우가牛加,저가猪加,구가狗加,견사犬使라는벼슬이름은당시주요하게사육된동물이무엇인지알려준다.말,소,돼지,개는고기와가죽,기름,그리고노동과이동의편의까지인간에게제공하는귀한자산이라공동체차원에서관리되었으리라.
삼국시대가되자계급이분화되었다.고구려의안악3호분벽화에는외양간과마구간뿐아니라고기를보관하는저장고도그려져있다.여러고기를갈고리에꿰어걸어놓은이저장고는,귀족이란고기를넉넉히먹을수있는계급이었음을알려준다.
고려와조선은각기다른이유로소의도축을금지했다.불교국가였던고려에서는살생과육식을금지하기위한우금령이여러차례반포되었다.송나라사신서긍은《고려도경》에서고려인들의고기다루는기술이형편없다고묘사했다.그러다고려말기원나라의영향으로육식이널리확산되었다.유교국가조선이우금령을계속반포한까닭은육식을금지하기위해서가아니라농경을장려하기위해서였다.고려말기부터고기맛을알게된백성들을제어하지않으면농사지을소가사라지리라우려한탓이다.조선후기에가축은매매의대상이되었다.집에서고이기른닭과돼지,개를팔러시장에나온민초들의모습을김준근의그림을통해확인할수있다.

어떤고기를,어떻게먹었나
질긴쇠고기사랑에서지금은먹지않게된야생동물고기까지

삼엄한우금령을비집고조선사람들은여러고기음식을해먹었다.귀한쇠고기를굽고삶고끓였다.살코기뿐아니라위와간,골같은내장도지져먹고데쳐먹었다.뼈와피(선지)조차버리지않고국으로끓이고순대로삶았고,우족과껍질의콜라겐으로족편,전약같은기발하면서도아름다운보양식도만들었다.이쇠고기편애는일제가정책적으로돼지고기사육을권장할때까지계속되었고,돼지사육의기술이발달해양념하지않고구워먹을수있게된1970년대후반에는삼겹살구이가‘국민외식’으로등극했다.그러나뭐니뭐니해도한국인의소울푸드는프라이드치킨이다.백숙과삼계탕으로끓이던한국인의닭요리는어느새단순히밀가루옷을입혀튀긴것으로,나아가간장양념이나고추장양념을입은한국식치킨으로발전해전세계인의사랑을받고있다.
그런데이처럼소,돼지,닭에집중된육식은여러가지문제를야기해왔다.쇠고기를먹기위해인간이먹을곡물을사료로쓰고(미국의경우생산되는곡물의60%가사료),공장식밀집사육으로돼지와닭을키우면서발생하는비윤리적동물학대는심각하다.밀집사육이원인이되는동물전염병으로인해먹거리안전성역시의심스럽다.
우리조상들은좀더다양한고기를먹었다.꿩과메추라기,토끼와사슴등을사냥해,혹은사육해먹었다.식량보장,환경보전,동물복지를위한대안이식용육류의종류를다양화하는것은아니겠지만,희소한육류자원을조금이라도잘활용하려고했던조상들의지혜를되살릴필요는있다.이는조리법에서더욱두드러지는데,저자는살코기자체를즐기는것이아니라해산물및채소를위주로하되고기를포인트로음식의맛을살리는조리법이야말로미래대안육식이될것이라주장한다.

고기,피할수없다면‘제대로’즐겨라
아직은고기가필요한이들이많다

이처럼풍요롭게된육식으로인해인간은새로운걱정거리를얻었다.비만,당뇨병,각종심혈관계질환등현대인의만성질환의주범으로고기가지목되고있다.건강을위해서는고기를먹지말아야한다는건강법도일각의사람들사이에서확산되었다.그러나저자는한국인의평균적인육류섭취수준은아직걱정할정도는아니며,또한여러성인병의원인은고기의지방보다는간식으로무심코섭취하는탄수화물(당)일수있음을여러연구결과를통해보여준다.
저자는성장기어린이,임산부,각종질환을앓고있거나회복중에있는환자,노인은질좋은단백질,즉고기의섭취가반드시필요하다고강조한다.고기단백질의충분한섭취는여전히생활수준과밀접하게관련되어있다.성장기어린이에게는체중1kg당단백질요구량이성인의2배다.저소득층어린이에게서나타나는단백질섭취부족문제를해결하기위해사회적인대책이필요한이유다.

인간의건강을위해서도,동물복지를위해서도,지구환경의보전을위해서도,중요한것은‘적당히’와‘제대로’일것이다.저자가굳이조상들의고기조리법을살펴본이유도,옛그림을통해가축을가족으로대했던당시의태도를살펴본것도,결국고기를‘잘’즐기는방법을찾기위해서가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