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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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 리터러시를 이야기 할 때
힘의 과시가 아니라 이해를 위한 다리로,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역량으로, 읽기와 쓰기뿐 아니라 듣기와 보기의 가능성까지! 문화연구자 엄기호와 응용언어학자 김성우가 함께 나눈 좋은 삶을 가꾸는 리터러시『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지식검색을 하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며 유튜브 채팅 기능으로 소통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리터러시의 정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세대에 따라, 성에 따라, 서로에게 ‘난독증이냐’며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단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는 낌새만 보여도 ‘꼰대’가 ‘가르치려 든다’고 경계한다. 리터러시가 혐오를 정당화하는 무기가 아니라 성찰의 도구가 될 수는 없을까?

젊은 세대의 읽기 능력이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최근 몇 년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읽기 영역에서 한국 학생들의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거나 ‘문해가 매우 취약한 수준’의 비율(38%)이 OECD 국가 중 하위권(2018년 조사)이라는 수치가 제시된다. “우리 아이가 책은 안 읽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 “학생들이 교과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경험도 근거가 된다. 과연 젊은 세대의 문해력 수준이 떨어진 것일까? 이것을 문해력의 위기라 할 수 있을까?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는 삶이 말에 스며드는 방식에 천착해온 문화연구자 엄기호와 말이 삶을 빚어내는 모습을 탐색해온 응용언어학자 김성우가 문해력/리터러시에 대해 나눈 이야기이다. 지금 리터러시의 상황을 ‘위기’로 부르는 평가가 정당한지,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인간의 몸과 사고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리터러시를 경쟁의 도구가 아닌 공공의 인프라로 만들어갈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기록이다.
저자

김성우,엄기호

성찰과소통,연대의교육을꿈꾸는응용언어학자로사회문화이론과인지언어학,비판리터러시의관점에서언어교육을이해하고실천합니다.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에서제2언어쓰기이론,테크놀로지를활용한언어교육,학술영작문등을가르쳤고,지금은서울대학교영어교육과에서영어교수법,영어교육공학,사회언어학등을주제로학생들과함께배우며성장하고있습니다.

《현대영어교육학연구의지평》,《한글,문해...

목차

시작하며
지금여기에서‘삶을위한리터러시’를이야기해야하는이유/김성우8

Literacy1
리터러시,위기인가변동인가14
문해력?리터러시?/위기인가,변동인가/문자로는시험공부,세상보기는영상으로/리터러시를정의하는권력/이모티콘과느낌표가내용보다중요하다/리터러시를보는또다른렌즈/다른사람의난독증을문제삼는것/리터러시는스펙트럼이다/리터러시가바벨탑이아니라다리가되려면

Literacy2
읽기는여전히유효한가74
읽기는혁명이었다/문자는역사를어떻게바꾸었나/개인의탄생과읽기/글이영상보다자유로운이유/읽기/쓰기로만가능한것과그대가/우리는읽기/쓰기를제대로가르친적이없었다/‘시험을위한읽기’에서‘읽기를돕는시험’으로/리터러시의불평등,민주주의의위기/사유역량은읽기의특권인가/텍스트의아우라와진입장벽/리터러시는사회의역량

Literacy3
읽기에서보기로,미디어와몸140
다른매체가다른신체를구축한다/세줄요약과읽기의호흡/보기가만들어내는몸/검색하면다나온다?/리터러시가다룸의역량이되려면/앎이삶을방해하는역설/리터러시는어떻게윤리적주체를세울수있는가/개운하지않아도,담아두고숙성시키기

Literacy4
리터러시,어떻게다리를놓을것인가190
학교,평가,리터러시/공정성에갇힌평가,시험기술만익히는수업/평가의공정성에서배움의공공성으로/미디어를변환해보는이유/과학지식과내러티브,두가지앎사이의변환/삶을두껍게읽어내는리터러시

Literacy5
삶을위한리터러시교육을향해224
수업의호흡이길어진다면/독서토론으로학교가살아나다/자기삶과닿아있을때글쓰기는어떻게바뀌는가/소통의속도를줄이고리터러시의방향을잡다/성과로부터자유로운토론/자율성을키워주는구조화는어떻게가능할까/리터러시의위기는기쁨의위기/조망,일상,반복,관계,윤리,교차,호흡/좋은삶을위한리터러시

마치며
말걸기에서응답하기로,삶을향한연구방법론으로서의대담/엄기호284

참고문헌294

출판사 서평

리터러시,위기인가변동인가

문해력,혹은문식성이라는번역어가널리쓰이고있지만,뉴스리터러시,미디어리터러시,환경리터러시에서처럼리터러시라는외래어를그대로쓰는빈도도점차높아지고있다.누군가에게는매우친숙한이단어는누군가에게는처음들어보는말이며,이말을자연스럽게꺼내는사람들조차제각기다른개념으로사용한다.이문제적단어,리터러시(literacy)의정의부터먼저살펴보자.
전세계적으로가장널리쓰이는것은유네스코의“다양한맥락과연관된인쇄및필기자료를활용하여정보를찾아내고,이해하고,해석하고,만들어내고,소통하고,계산하는능력”이라는정의다.그러나리터러시의정의는시대에따라그방점이다르게찍혔다.고대에는‘문학에조예가있는학식있는사람’,중세에는‘라틴어를읽을수있는사람’,그리고종교개혁이후에는‘자신의모국어를읽고쓸수있는능력을가진사람’이리터러시를갖춘사람이었다.
그렇다면,리터러시를둘러싼지금의환경은어떨까?초등학생들이숙제를할때책이나백과사전,심지어검색엔진도아닌유튜브를검색한다고한다.책을만지기전에스마트폰이나패드를조작해본디지털네이티브가늘어나고있다.교과서와‘전과’를중심으로기초교육을받은기성세대와는판이하게다른정보환경이도래한것이다.저자들이리터러시의위기라기보다‘변동’이라고주장하는이유다.
그러나리터러시에대한평가는디지털네이티브에게익숙한이미지,동영상이아니라여전히기성세대에게익숙한문자매체에기반해,교과서와선다형시험을통해이뤄진다.이런평가는젊은세대(또한문해력을제대로키울기회가없었던노년세대)에게공정하지않다.‘공부할시간을반밖에주지않고평가한다음에왜이렇게밖에못하냐고비난’하는셈이기때문이다.리터러시를정의하고평가할수있다는것은권력이다.이권력을특정세대,특정계층이독점하고있는것이다.


문자에서이미지로,읽기에서보기로

근대이후리터러시는글을읽고쓰는능력에기반해왔다.문자라는매체와읽기라는행위는사유의길이와스케일,체계성을획기적으로키워주었으며,그를통해‘시민으로서의개인,개인으로서의시민’이탄생했다.저자들은읽기/쓰기행위가가진이런장점의핵심인‘추상성’이라는진입장벽을살펴보아야한다고지적한다.책이나신문등을진득하게읽어내고거기에서의미있는지식을뽑아내는데는기호체계의습득,태도나의지,주의집중등의능력이필요하다.이것은계급적으로분배될가능성이높은자원이다.경제자본?문화자본이풍부한가정의자녀들은다양한미디어를접하며정보습득,학습,엔터테인먼트등을위해좋은콘텐츠를선별해서활용하지만,‘방치된’아이들은웹을떠돌며시간을하염없이보내기일쑤다.
한편,리터러시가무기처럼휘둘러지는경우도자주볼수있다.최근인터넷상의논쟁이나SNS의댓글에서자주등장하는단어가문해력/리터러시다.서로를“이런문해력딸리는것들”“독해도안되는주제에”라는말로조롱한다.리터러시가상대방을조롱하고비판하기위한정치적수사가된것이다.리터러시가있고없음으로혐오또한커진다.“노인네들유튜브그만보고책좀읽어라,신문좀읽어라.”같은말에서드러나듯이,특정집단의지적능력에대한비하를통해혐오를정당화하는무기가되는것이다.저자들은리터러시의위기가있다면이런성찰성의위기라고진단한다.소통의위기,공동체의위기,나아가민주주의의위기다.


읽기에서보기로?멀티미디어시대의리터러시

유튜브로대표되는‘짧은동영상’에빠진어린세대의문해력부족을한탄하는시선반대쪽에는읽고쓰는능력이여전히가치가있느냐는의문,이제는동영상촬영과편집까지가르쳐야하느냐는조바심이자리를차지하고있다.이에대해저자들은매체가몸과뇌에어떤영향을끼치는지를먼저고찰해야한다고말한다.셰익스피어의〈로미오와줄리엣〉을책으로읽을때와영화로제작된것을볼때뇌가활성화되는방식이다르다.〈슬램덩크〉를만화책으로볼때와애니메이션으로제작된것을볼때가다르다.이처럼우리뇌는‘같은내용’뿐아니라‘다른매체성’을경험한다.
다른매체성은‘호흡’의문제와연결된다.영상의시대라고는하지만,텍스트를읽는양으로보면이전시기보다훨씬많을지도모른다.그러나그텍스트가탑재된매체와플랫폼은책이아니라모바일이다.기성세대는10~20대가유튜브영상만보고책은읽지않는다고비판하지만,헤드라인만보고판단해버리거나‘세줄요약’만읽고내용을다알았다고생각하는것은40~50대또한마찬가지다.
문자를중심에둔리터러시는상상력의크기와추상성이라는유익을준한편,현실을다루는힘은약화시키는제약도준다.저자들은,그렇기때문에다양한매체를익히고다루면서균형을자븐것,즉멀티리터러시(multi-literacies)가필요하다고말한다.그리고이멀티리터러시에는미래에서오고있는‘보는것’과‘가상적인것’뿐만이아니라과거로부터여전히오고있는것,끊임없이올수밖에없는것인‘말하고듣는것’의리터러시,즉말귀가포함되어야한다고강조한다.그럴때에야리터러시를앎의문제가아니라다룸의문제로생각할수있게되고,다룸을통해타자에대한이해에도달할수있기때문이다.


지금,리터러시에대해이야기해야할때

저자들이나눈이야기는‘삶을위한리터러시’로요약할수있다.말과글,영상의효과와가치를삶이라는맥락안에서탐색하며,탑처럼쌓아올려개인의경쟁력과권력으로귀속되는리터러시가아니라사람들사이의다리를놓고소통의기반이되는리터러시가필요함을강조한다.저자들은그것이가능하려면리터러시가개인의역량이아니라‘사회적역량’이되어야한다고역설한다.이는우리사회의모든이가리터러시를키울수있도록제도적?환경적인프라를갖출뿐아니라각자가자신의삶에서기쁨을느낄수있는리터러시경험이제공되어야한다는의미다.
두저자는이런‘삶을위한리터러시교육’은어떻게가능한지,학생들을가르쳐온자신의사례와일선교육현장의사례등구체적인방법을나누는것으로이야기를마무리한다.읽기/쓰기행위가단지시험대비로그치지않도록수업의호흡을늘리고,독서와토론에비경쟁원리를도입해성과에얽매이지않게해주는것이다.그래야만텍스트와이미지의세계를자유롭게여행할수있고타인의말과생각을굳이반박하지않고의견으로받아들일수있기때문이다.

저자들은지금이바로리터러시의변동과그영향에대해숙고해야할적기라고강조한다.이책은텍스트를중심으로이어진교육의성과와과오를검토하고각자도생의능력이아니라‘좋은삶’에복무하는리터러시에대한논의를여는초대장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