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자유 (슬로푸드 운동은 미식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

음식과 자유 (슬로푸드 운동은 미식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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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해방을 위한 미식, 해방의 표지로서 음식
‘미식美食’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좋은 음식. 혹은 그런 음식을 먹음.
사람들이 미식에 대해 갖는 이미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식도락가들이나 즐기는 취미, 고급 레스토랑에서 누리는 호사, 혹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가 음식을 먹는 행위. 이 중 어떤 것도 ‘해방’이나 ‘자유’라는 단어와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음식과 자유 - 슬로푸드 운동은 미식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의 저자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는 다름 아닌 미식을 통해 자유가, 해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오늘날 ‘좋은 음식’은 흔히 유기농으로 재배되거나 천연 산물을 이용해 만든 음식, 아니면 전통적인 음식이라고 여겨지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다’는 것이 단순히 값비싼 식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천연 산물을 이용해 만든 음식이, 그 식재료를 얻는 과정으로 말미암아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면 어떨까? 아니면 전통적인 음식인데 그 식재료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 전통이 보전될 수 없는 방식으로 생산된다면 어떨까? 그것을 좋은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좋은’ 음식의 정의를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음식들 너머로, 슈퍼마켓 너머로, 식탁 너머로 말이다.
저자

카를로페트리니

CarloPetrini
전세계150개국에10만명의회원을보유한국제운동단체‘슬로푸드’를설립한인물이자,‘테라마드레’,‘살로네델구스토’등슬로푸드활동을주도하고있는카를로페트리니는1980년대중반로마에맥도날드매장이들어서는것을반대하는데앞장선일로유명해졌다.과거에공산주의운동에적극참여했으나현재는이탈리아중도좌파사회민주주의정당인민주당당원이다.2004년에는지속가능한먹거리체계를뒷받침할새로운미식가와먹거리혁신자를양성하기위해미식과학대학을설립했다.그해에《타임》은그를‘올해의영웅’중한명으로선정했고,유엔은그를‘지구의전사’라고불렀다.2016년5월,유엔은그를‘FAO기아퇴치유럽특별대사’로임명했다.지은책으로《슬로푸드SlowFood》,《슬로푸드제국SlowFoodNation》(한국에는《슬로푸드,맛있는혁명》으로소개되었다),《슬로푸드혁명SlowFoodRevolution》등이있다.

목차

추천사음식이자유의도구가되려면|김종덕

서문

1부|해방된미식
1장.태초에와인이있었다/2장.시골탐방/3장.밀라노골로사/4장.생태미식/5장.좋고깨끗하고공정한/6장.아주마음에들어!/7장.깨끗한와인/8장.노예/9장.미식과학대학(UNISG)/10장.정말과학이군!/11장.다음은?

2부|다양성의해방
1장.선교사를찾아서/2장.우리는자유시장에서자유롭지않다/3장.쓰레기경제/4장.카드패뒤섞기/5장.1만가지음식을실은방주/6장.새로운다양성,새로운생물다양성/7장.세이치즈!/8장.다섯번째바퀴?/9장.토착원주민/10장.도구

3부|자유로운네트워크
1장.탁심광장/2장.이스탄불에서시애틀까지/3장.자유로운네트워크를구성하는1만개의접속점/4장.사례:붉은바탕에초록별/5장.뉴올리언스의타종식에서디트로이트의크롭몹까지/6장.살로네델구스토-테라마드레2012년행사날밤/7장.유럽의공동농업정책/8장.자유로운,정말자유로운

4부|해방을위한미식
1장.해방에관하여/2장.새로운패러다임의전형,페루/3장.다시브라질로/4장.멕시코와옥수수/5장.콜롬비아,땅의중요성/6장.대서양을가로지르는새로운해방에대한전망/7장.우간다,미래를바라보는관점/8장.천개의아프리카농장/9장.다함께기아와영양실조에맞서자/10장.음식은자유다

옮긴이의말음식이너희를자유롭게하리라

출판사 서평

미식은더이상소수식도락가의전유물이나
모든방송채널에서흘러나오는음식관련프로그램,
호사스러운취미를의미하는것이아니다.
그것은해방의표어다.


좋고깨끗하고공정한

여기서,이책의저자카를로페트리니에대해알아볼필요가있다.그는1980년대이탈리아로마에맥도날드가입점하는것을반대하며‘슬로푸드SlowFood’운동을창시한인물이다.슬로푸드운동은,초기에‘패스트푸드’의대명사인맥도날드에반대하는운동을펼쳤기때문에,또‘느린slow’이라는형용사때문에,또어쩌면상징물이달팽이이기때문에,가공되지않은자연그대로의음식혹은조리시간이오래걸리는음식을먹자는캠페인으로오해받곤한다.그렇다면,페트리니는왜“농업을얘기하지않는음식얘기는포르노”(2009년방한당시)라고일갈했을까.
슬로푸드운동의슬로건은‘좋고깨끗하고공정한’이다.미식은좋은식재료로만들어진음식일뿐만아니라문화적차이에주목해야하며,지속가능한환경에관심을기울여야하며,생산과정에서공정함을담보해야한다.다시말해서지구한쪽에서굶어죽는사람들을만들어내는음식,직접적이든간접적이든농촌현장에서일하는사람들을착취해만들어진음식,자연을파괴하면서만들어지는음식,문화적차이를고려하지않고특정한지역음식을무시하거나배제하는식탁등은전부미식이아니다.미식은맛있게먹는것만이아니라식탁위에놓인음식이어떻게만들어졌는지,생산한이들은누구인지,어떻게생산됐는지를고민하는포괄적인개념임을전제할때,미식은해방의표어가될수있다.
즉,슬로푸드는좀더포괄적이고급진적인운동이다.반反패스트푸드에그치는것이아니라다양성(이를테면생물다양성,문화다양성,지역다양성등)과지속가능성을지켜나가는운동이다.단순히조리하고가공하고소비하는데오랜시간이걸리면슬로푸드라고생각한다면,슬로푸드운동에서중요시하는또하나의개념-‘로컬’이무색해져버리고만다.로컬또한단순히어떤지역에서생산한식재료를해당지역에서소비하자는개념이아니다.자본주의가세상을뒤덮고초국적기업이종자며비료,제초제등을일괄적으로공급함에따라각지역에고유한토종종자가사라지고,전지구적으로미각이동일해지며,나아가식량권이사라지는문제를포함한다.

세상을바꾸는미식

어쩌면우리가‘미식’에대해갖고있는선입견때문에,페트리니가터키의반정부시위를언급하거나유럽의공동농업정책을비판하는것이다소의아하게여겨질수있다.아무리좋은음식의정의를확장한다해도,슬로푸드운동이지향하는가치는‘미식’이라는단어에나란히세워두기에너무진지하고무거운것처럼보이기때문이다.마치이의아함을예견하기라도했다는듯이,페트리니는이책에서적지않은부분을‘즐겁게먹는’모습에할애했다(실제로슬로푸드운동에서중요시하는것중하나도즐거움pleasure이다).
이책에서페트리니가그토록연대의네트워크를강조하는까닭은그런즐거움을누군가의희생위에서누릴수는없기때문이다.페트리니가이책에서보여주는것은그저슬로푸드운동의역사가아니다.그는‘좋고깨끗하고공정한’미식을위해그자신과슬로푸드운동이걸어온길을되짚어볼뿐아니라농민과소비자가,선진국과개발도상국이,폭식과기아가어떻게연결되어있는지를보여준다.그리하여연대할수밖에없음을강조한다.

이탈리아소도시브라에서출발해아이티에서끝맺는이슬로푸드여정은음식을먹는행위가무엇보다도인간이할수있는가장자유로운행위여야하며,그런맥락에서미식은해방의표어가될수있음을차근차근설득한다.이여정에함께하기위해반드시슬로푸드회원이되어야하는것은아니다.페트리니의주장을누구보다잘이해하는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김종덕회장의추천사는우리가미식을통한해방에동참하기위해무엇을할수있는지잘알려준다.

“음식이자유의도구가되려면무엇을해야할까?카를로페트리니의지적대로,과시적미식에서해방되어생태미식을추구하고,정체불명의획일화된음식에서벗어나다양한지역음식을복원해야한다.이를위한길은먹방에휘둘리지말고,우리나라농업과음식에보다많은관심을기울이고,공동생산자가되어농민을지원하고,지역의제철식재료로조리해먹는것이다.그렇게할때음식이우리를자유롭게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