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웃음과 눈물로 우리를 위로한 노래의 역사)

트로트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웃음과 눈물로 우리를 위로한 노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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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트로트에 편견을 지니고 있던 학자의 편견 탈출기다!
트로트는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 트로트라는 용어는 합당한 것일까? 트로트는 어떤 역사적 변천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을까? 과거 트로트와 현재 트로트의 같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오늘날 대중음악사에서 트로트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차마 트로트를 좋아한다 말하지 못했던 이들, 거세게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에 어리둥절한 이들, 아직도 트로트를 부르는 게 불쾌한 이들에게 내미는 꼼꼼한 대답.

2020년 한 해, 대한민국은 ‘트로트’에 푹 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 열풍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그 시발은 한 방송사의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이었지만 이 바람은 이제 거의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점령했다. 가히 광풍이라 할 만한 트로트의 인기에 어리둥절한 사람도 많고, 그 바람에 몸을 맡기고 즐기는 이도 많다. 어느 쪽이든 궁금하긴 하다. 왜 갑자기 트로트의 바람이 불게 되었는지, 한때 촌스럽고 천박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트로트의 어떤 면에 사람들이 푹 빠지게 되었는지.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트로트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웃음과 눈물로 우리를 위로한 노래의 역사》에서, 노래에 빠져 노래를 연구하며 직접 노래하기도 하는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장유정 교수가 바로 이런 의문에 대답한다.
저자

장유정

노래에미쳐노래에사는(대중)음악사학자다.가수가되고싶었으나부족한끼와재능이발목을잡더니만운명은음악역사를연구하는길로이끌었다.2004년에서울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일제강점기한국대중가요연구-유성기음반자료를중심으로」라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2009년에「유재하론-사랑,그슬프고도아름다운이야기」라는평론으로인천문화재단주최‘플랫폼문화비평상’음악부문상을수상했다.2017년부터본격적으로강연과라이브공연을결합한‘렉처콘서트(LectureConcert)’를하며노래하고싶은원(願)과한(恨)을풀고있다.그사이근대가요를기록하고기억하는작업을하여《장유정이부르는모던조선:1930년대재즈송》(2013년)과《경성야행(京城夜行)》(2020년)이라는두장의정규음반도발매했다.
천성이자유로운영혼이라어딘가에매이는것을싫어하나마음이맞고흥이오르는자리에가면힘이솟는다.새로운것에도전하고자기자신을넘어서고영적으로성장하는일에관심이있다.학문과지식을넘나들며새로운앎을모색하는노마드(nomade)의삶을추구한다.지금까지『오빠는풍각쟁이야:대중가요로본근대의풍경』(민음in,2006)을위시하여25권정도의책(공저포함)을냈고,80여편의소논문을썼다.대중음악,여성,생태등을화두로하여지속적으로공부하고강연하며노래하는방법을모색중이다.현재단국대학교자유교양대학교수다.

목차

들어가며여기,지금,다시트로트10

1부트로트는왜천대받게되었나

1장트로트,트롯,뽕짝

2장트로트를둘러싼세개의논쟁
-그대를누구보다도사랑합니다:〈동백아가씨〉의인기
-1960년대왜색가요시비의경과
-어느대학교수의고백:1990년대‘이미자’시비

3장트로트의뿌리를찾아서
-엔카와‘만들어진’전통
-식민지앙금과양가감정
-트로트는한국의대중음악

4장선민의식에얼룩진트로트의인상

2부사회변화와함께한트로트의변모

5장광복이전의트로트:트로트의출현과대중의호응
-초기일본대중가요의번안곡
-〈황성의적〉과조선유행가
-〈목포의눈물〉과소극적저항

6장광복이후에서1950년대까지:전쟁의상처와재건의희망을노래한트로트
-트로트는전쟁의상처를딛고
-이국성을드러낸노래들의출현
-군예대와진중가요

7장1960년대의트로트:향토적정서와도시적정서의공존
-향토적정서를드러낸트로트
-마도로스노래의전성시대
-트로트는실화를싣고
-도시의정서를노래한배호
-남진과나훈아의대결구도

8장1970년대의트로트:록트로트의인기와재즈트로트의등장

9장성인가요로불린1980년대와1990년대의트로트
-트로트메들리의유행
-성인가요로자리잡다
-여성트로트가수들의약진
-일본으로간트로트가수들
-1990년대트로트:트로트4인방의활약

10장2000년대이후의트로트:성인가요에서다시전세대의가요로
-트로트아이돌의등장
-새로운전성기를맞은2020년이후의트로트

3부트로트의세계와미학

11장트로트의미학
-트로트의서정성과서사성
-노랫말에나타나는비극적낭만성과희극적유희성
-다양한음악적갈래와만난트로트:정통트로트에서댄스트로트까지
-A급문화에서B급문화까지아우른트로트
-다양한주제에서비롯한트로트의맛

12장트로트에빠진오팔세대

나오며겨울지나다시트로트

참고문헌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트로트가왜색노래로‘찍힌’사연

1963년,그유명한음악다방세시봉에서는‘성점감상실’이라는걸운영했다.사전예고없이노래를들려주고세시봉에온젊은이들이노래에대한의견과함께별점을매기는것이었다.이때초대된유명가수들도노래의평점을매겼다.이미자의〈동백아가씨〉를들려준날초대가수로온‘봉봉사중창단’은왜색조라는이유로별점을매기는걸거부했고,이사실이『주간한국』에보도되었다.

저자는트로트의뿌리를찾는것에서시작한다.대중가요사에서트로트는몇차례논쟁의중심에있었는데,그것은모두트로트의뿌리와관련된것이었다.바로‘왜색시비’다.최초의트로트논쟁은1964년에발표된이미자의명곡〈동백아가씨〉에서시작됐다.공전의히트를기록한이노래는,이듬해돌연‘방송금지곡’이되었다.
이조치에대해,그간의통념은한일수교를앞둔군사정부가국민들의반대여론을무마하기위해〈동백아가씨〉에‘왜색’이라는딱지를붙였다는것이었다.저자는당시의자료를꼼꼼하게검토하고관련자들을인터뷰하여이는사실이아니라고밝힌다.서양음악전공자,방송국음악담당실무자등이른바‘음악엘리트’들이〈동백아가씨〉의인기를용납할수없었던것이방송금지의원인이라는것이다.이때그음악엘리트들이〈동백아가씨〉를비판한근거가바로‘왜색’이었다.
이때찍힌왜색이라는낙인은1980년대후반노래운동의일환으로대중음악을연구ㆍ평론한이들에의해더욱공고해졌다.트로트는체제순응적인거짓의노래로,일제가자신들의지배를공고히하기위해이식시킨갈래라고주장한것이다.트로트가왜색의노래라는주장에는트로트가일본전통음악인엔카와같은갈래라는믿음이깔려있다.저자는바로이런통념에질문을되돌린다.과연트로트는엔카인가?

엔카는일본의전통음악도,트로트의뿌리도아니다

「미스터트롯」에서정동원이불러화제가된〈희망가〉,즉〈이풍진세상〉은1923년경발매된노래다.익히아는것처럼일본노래의번안곡으로,원곡은〈마시로키후지노네(?白き富士の根)〉또는〈시치리가하마노아이카(七里ケ浜の哀歌)〉라는제목의노래다.1910년일본가마쿠라에서발생한배사고로많은중학생들이희생되었는데,이들을위한애도가로만들어져일본에서대대적으로유행했다.그런데이노래에는또원곡이있다.1888년에미국에서간행된노래집『프랭클린스퀘어송컬렉션(FranklinSquareSongCollection)』에실린찬송가〈WhenWeArriveAtHome〉이다.

많은한국인이트로트는곧엔카라고생각하는데,과연엔카는무엇일까?일본에서‘엔카’는연설을노래로만든‘엔제쓰카(演?歌)’,즉메이지10년대(1877~86)에일본에서자유민권사상을보급하기위한목적으로만든노래였다.일제강점기당시엔카라불리던노래는오늘날우리가엔카라알고있는노래와는다르다.
1920년대초기와1930년대재즈와여타서양음악장르를받아들여일본화한갈래가1960년대이후에‘엔카’로명명된것이다.즉,일본에서서양음악을받아들여일본화하고있을때,한반도에서도서양음악과일본음악을받아들여한국의대중음악이탄생한것이다.그러나한국인이당연히가지고있는반일감정,그리고지식인계층의엘리트의식이일제강점기에형성된트로트라는갈래를우리노래로인정하기어렵게만들었다.

트로트,한국인과함께울고웃다

초창기트로트의음악적인특징은4음과7음이빠진단조5음계(minorpentatonicscale)와2박자로설명된다.그러나한국대중음악최초의히트곡이라할수있는〈황성의적(황성옛터)〉는2박자가아니라우리전통장단과통하는3박자곡이며,5음계는일본의전통음악뿐아니라서양의오래된민요를위시하여동아시아에서두루사용되었다.

일제강점기에태동한트로트는어떻게변화하며지금에이르렀을까?저자는광복이전부터2020년대현재까지,트로트의역사를되짚어본다.
일제강점기에한반도에서‘대중’적으로히트한‘노래’는〈카추샤의노래〉〈이풍진세월(희망가)〉같은일본노래의번안곡이었지만,곧〈황성의적〉〈목포의눈물〉처럼한국인이짓고부른노래가탄생해식민지민중의분노와설움을달래주었다.광복의기쁨도잠시,전쟁과실향으로인한간난신고를달래준것또한트로트로,〈가거라삼팔선〉〈굳세어라금순아〉〈이별의부산정거장〉〈단장의미아리고개〉등이다.
전쟁의참화를딛고재건에힘쓰던1960년대에서는향토적인정서와도시지향적인정서가공존했다.돈을벌기위해서울로향한임을그리는고향여성을이미자가대변했다면,화려한도시의주인공이되고자했던남성은배호가상징했다.그리고1960년대후반에데뷔해1970년대를주름잡았고지금까지건재한남진과나훈아가있다.
1970~80년대한국대중음악계에는포크와록이대유행했는데,트로트역시그영향을받아록트로트가탄생했다.송대관의〈해뜰날〉,조용필의〈돌아와요부산항에〉,최병걸의〈난정말몰랐었네〉,윤수일(과솜사탕)의〈사랑만은않겠어요〉등이다.그런가하면두여성트로트가수가국민트로트도내보였으니심수봉의〈남자는배여자는항구〉와김수희의〈남행열차〉다.1980년대후반에서1990년대까지의가요계에서김연자,주현미로상징되는‘트로트메들리’,그리고현철,송대관,태진아,설운도의‘트로트4인방’을빼놓을수없다.
점점흥겨워지기는했으나,‘성인’이즐기는‘유흥’의노래로한정되던트로트가다시전세대가즐기는노래가된것은장윤정이〈어머나〉를들고나온2000년대들어서다.10대들은아이돌멤버들이부르는트로트를같이불렀고,노년세대는〈내나이가어때서〉라며〈백세인생〉을노래했다.그렇게세력을넓혀가던트로트가‘미스트롯’진송가인과‘미스터트롯7인방’에서폭발했다할것이다.

이쯤되니대한민국모든세대가,멀고가까움이있을뿐트로트의자장안에서삶을보내고있었음을인정할수밖에없다.그런데과연이모든노래들,록트로트라느니재즈트로트라느니댄스트로트라는이름을마구붙일수있는이노래들이과연하나의갈래라고할수있을지에또의문이생긴다.저자는바로이런다양성,변신이가능하다는것이트로트의생명력이라고단언한다.다소유치할수있는트로트의노랫말에우리를달래주는웃음과눈물이함께한다고도덧붙였다.
그리고이렇게말한다.“감정과잉의고갱이를보여주는트로트는,때로누군가가집에서보내는일상을즐거운시간으로만들어줄수있다.트로트를듣고부르며,우리는세대공감과소통을경험하고정서적공동체도회복했다.단지그것이일시적인현상일지라도,지금현재누군가에게그무엇보다위로가되는것은트로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