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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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귀자

1955년전북전주에서태어났고원광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했다.1978년에『다시시작하는아침』으로[문학사상]신인상을수상하면서문단에등장한후,창작집『귀머거리새』와『원미동사람들』을출간,“단편문학의정수를보여주고있다”는비평가들의찬사를받았다.1990년대들어서양귀자는장편소설에주력했다.한때출판계에퍼져있던‘양귀자3년주기설’이말해주듯『희망』『나는소망한다내게금지...

목차

1.나성여관_7
2.길위의친구들_55
3.기도·빵·석양_117
4.고통의우물_187
5.40세의노트_243
6.장마_311
7.철새들도집을짓는다_365
8.복수_421
9.잘가라밤이여_475
10.눈꽃_535

작가의말_578
작품해설_여관에서집으로,집에서마을로/김훈_583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성여관에좋은점이있다면뒷문이있다는사실이다.손님들이야앞문으로들어왔다가앞문으로나가지만우리식구들은뒷문으로잘다녔다.특히누나와나는절대로뒷문만을이용하였다.

-찌르레기아저씨의어디가괜찮은지묻는다면사실할말도없다.어디가어떻다고딱부러지게대답할수있을만큼그에대해잘알지도못했다.그냥,아무이유도댈수없지만그냥내마음에어긋나지않고역겹지않으면정답다.그렇지만나는나의이‘그냥’에한해서는대단한자부심을가지고있다.여태까지살면서특별하고거창한사람이나물건이흡족하게제몫을다하는것을나는본적이없다.그런것을쫓아다니다간시간만헝클어놓기딱알맞다.나는그런것을믿지않는다.나는그냥나의‘그냥’을믿는다.

-이거야말로누나의눈이어떻게잘못되지않고서는있을수없는일이었다.누나는이런사람이아니었다.세상의아름다움,그것이빚어내는색깔,멋진것에는즉각감응하던그경이로운감수성은대체다어디로사라져버렸단말인가.나는너무나분해서고기를씹어대며울었다.눈으로는눈물을씹고,입으로는고기를씹었고,가슴으로는늙은남자를짓씹어댔다.너무많은것들을씹어대느라식사를마쳤을때는기운이하나도없을지경이었다.

-그가말했었다.의분(義憤)이많은땅에평화가있다.나는붉은피와그을음으로더럽혀진그의얼굴을보며자신에게되물었다.피투성이가되도록우리는왜싸우는가.

-누나는꼭올것이다.나는그것을믿었다.다른사람은모른다.누나와형,그리고내가나성여관에품고있는사랑을.그것은때로누추했고더러는끔찍했으나그보다더많이오밀조밀했고아늑했었다.우리들의사랑속에담긴분노와증오와슬픔없이어찌이처럼질긴애정의끈을묶어낼수있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