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2006년 등단 후 첫 출간된 한지수 작가의 소설집으로 문단에서 호평받은 작품성이 탁월한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었다. 일곱 편의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수작들로, 특유의 빛나는 감성과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공간적 배경이 주변부에 머무르지 않고 먼 나라 낯선 이국의 심층부까지 이르고 있어 서사의 영역이 두루 광범위하다. 화자가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 몸속의 자궁이 되기도 하고 외국에서 이주해 온 동남아 여성이 되기도 한다. 국적과 성별, 사회적인 지위를 아우르는 작가의 시선과 주제의 스펙트럼이 눈부시다. 동시에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고 성실한 자료 조사와 깊이 있는 사유로 등장인물의 내면과 환부의 고통 한가운데를 직시하는 끈질긴 산문정신이 소설 쓰기의 전범을 보여준다. 생명의 기원, 사랑의 고뇌, 인간 관계의 단절, 야만적 폭력에 저항하는 절박한 외침이 담긴 그의 작품들은, 소설가 서영은의 표현대로 삶의 오묘하고도 격정적인 지도로서,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당신에게 내 주소를 다시 말해주어야겠다.
당신이 지금처럼 배꼽에 손목을 대고 아래를 향해
주먹을 쥐어보면, 바로 그 위치에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내가 있다. 횡격막 아래의 골반 안쪽에서 당신과 더불어 39년째 살아왔다.
나는 당신의 자궁이다.
당신에게 내 주소를 다시 말해주어야겠다.
당신이 지금처럼 배꼽에 손목을 대고 아래를 향해
주먹을 쥐어보면, 바로 그 위치에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내가 있다. 횡격막 아래의 골반 안쪽에서 당신과 더불어 39년째 살아왔다.
나는 당신의 자궁이다.
나는, 자정에 결혼했다 - Endles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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