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읽을 수 없는가 (인문학자들의 문장을 돌아보다)

왜 읽을 수 없는가 (인문학자들의 문장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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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메멘토의 문고 시리즈 ‘나의 독법’은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논쟁적인 주제를 저자의 관점과 시각에서 해석하는 교양 에세이다. ‘나의 독법’ 첫 책 『왜 읽을 수 없는가』는 ‘인문학이 사람들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이유’를 분석한 비평서다.

왜 어떤 글은 읽히고, 어떤 글을 읽히지 않을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글쓴이’인가 ‘못 읽는 독자’인가? 오랫동안 편집자이자 번역가로 일한 저자는 어떤 ‘글’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은 우선 글쓴이에게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안 읽는’ 독자들을 탓하기보다 자신이 쓴 글에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의 문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

지비원

2001년부터고등학교국어과교과서를만들면서편집자생활을시작했다.청소년ㆍ교양ㆍ문학ㆍ인문ㆍ실용등여러분야의책을편집했으며,2013년부터일본어번역가로도활동하고있다.
옮긴책으로『당신의자리에서생각합니다』,『아이디어대전』,『나의페미니즘공부법』,『가뿐하게읽는나쓰메소세키』,『나를위한현대철학사용법』등이있다.
번역,한국어문장의변천,한국어와일본어의관계에대해지속적인관심을갖고공부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왜어떤글은읽을수있고,어떤글은읽을수없는가
 
1장지금우리에게‘쉬운글’이란어떤글인가
-현재우리는어떤글을많이접하는가
-‘대중적인글’의기준점 
-‘대중적인글’은정말로대중적인글인가
-가장기본이되는곳으로되돌아가기 

2장‘인문학’은왜그렇게접근하기어려워보이는가
-책이운동,교양,학술의혼합체였던시대
-그들이생각하는독자가과연‘나’일까
-최근교양서의경향과‘고전’과의여전한간극 
 
3장모두가알지만아무도이야기하지않는그언어 
-근원을알수없는‘우리말’
-일본에서들어온말을대하는이중잣대 
-‘어쩔수없는’역사의한단면에대하여 
-‘귀납’과‘연역’이라는말을만든사람을만나다
-콤플렉스없는세대의일본어를위하여
 
4장만나지못한‘스승들’에게배우다
-스승이되어준입문서들:독자를위한‘자세’가전부다
-우치다다쓰루,『푸코,바르트,레비스트로스,라캉쉽게읽기』 
-노야시게키,『당신의자리에서생각합니다』 
-오사와마사치,『사회학사』 

마치며 
주 

출판사 서평

1.‘인문학은왜그토록접근하기어려워보이는가?’
인문학글쓰기를분석한비평에세이

메멘토의문고시리즈‘나의독법’은인문,사회,예술분야의논쟁적인주제를저자의관점과시각에서해석하는교양에세이다.‘나의독법’첫책『왜읽을수없는가』는‘인문학이사람들에게서점점멀어지는이유’를분석한비평서다.
5초에한번씩빵빵터지게해주는‘텔레비전교양프로그램’으로사람들이몰려간다.왜전문가가조금만재미있게설명한다싶으면시청률이그렇게뛰어오를까?왜‘넓고얕은지식’을표방하는데책이그렇게많이팔릴까?사람들은교양을쌓고싶어하고기왕이면머릿속을채우는게채우지않는것보다백배낫다는사실을잘안다.쉽고얄팍해보이는프로그램이나책이인기를끄는현상은사람들의지식욕을이해하지못하면설명할수없다.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글,웹소설과웹툰댓글을보면무언가를읽고해석하려는욕망도크다는점을확인할수있다.관심분야라면어떻게든전문용어를익히고마음만먹으면이용어를구사해광고성글을쓰기까지한다.그런데‘인문교양서’에나오는‘학술용어’는어렵다며고개를돌린다.
왜어떤글은읽히고,어떤글을읽히지않을까?그책임은누구에게있는가?‘글쓴이’인가‘못읽는독자’인가?오랫동안편집자이자번역가로일한저자는어떤‘글’에대한사회적인책임은우선글쓴이에게있다고말한다.그래서‘안읽는’독자들을탓하기보다자신이쓴글에사회적인책임을져야하는사람들의문장을돌아볼필요가있다고말한다.
저자는지(知)에대한열망이큰일반인들이인문학을어렵게여기는것은전문적이고학술적인문장에접근할방법을찾지못하기때문이라고조심스럽게진단한다.우리사회는독서에대해지극히모순적인태도를취한다.독서는늘긍정적으로여겨졌고사회적으로도권장되지만,중등교육을마칠때까지는입시에필요한만큼을제외하면반드시필요한행위로간주하지않는다.그때문에교과서와문제집만파고들다대학에들어가거나사회에진출한사람들에게독서는여전히매우특별하고특수하며쉽게다가가기어려운체험이다.보통사람들의독서수준이이러한데도전문지식을상당히쌓아야이해할수있는용어나지식이남녀노소누구나접근할수있는매체,특히신문에남발되고교양서를표방한인문서에아무설명없이노출된다.

2.운동과교양과학술의결합체로서책을
소비하던시대의특성을드러내는지식인들의글쓰기

저자는칼럼을비롯하여인문교양서의대표적인필자로활동한지식인들이특정시대의학술교양을공유한역사를더듬으며그들이써온글의특징을꼼꼼히살핀다.1980,90년대는운동과교양과학술의결합체로서책이소비되던시대다.특히다수의출판사에서시리즈로출간하며1980년대에전성기를누린‘신서’가8,90년대의교양을담당했는데,당시최신인문학지식과교양을담았다고하나요즘기준으로보면학술서에가까웠다.각종매체에칼럼을쓰는필자들은대체로신서의전성기인80년대에대학을다닌사람들이다.이들은마르크스-레닌주의를중심으로한사회과학서적,최신평론집,이매뉴얼월러스틴,프랑스구조주의이론가들의책을새롭게익혀야할교양이라고생각했다.그러니까서구사상을알아야한다는부담감을가졌던세대가인문사회계주요필자로활동하면서그들과비슷한수준의학술교양을갖춘사람들을대상으로글을써왔다는것이다.문제는신서세대는점점나이가들어가고,그런세대가더이상재생산되지않는다는점이다.

“변화하는시대ㆍ사회ㆍ언어와동시대적으로호흡하지못하는완고한상태.‘이정도는알고있겠지’라는안일한전제.배경지식을공유한다고생각한‘우리’를대상으로삼지만정작정체를알수없는‘우리’.공부가직업이아닌사람들에게생소한개념을필자스스로도소화하지못하면서문장안에그대로가져오는글쓰기습관.이것이내가그동안부족하나마여러인문교양서를읽으면서,또는읽으려고애쓰면서생각하게된,‘인문학이사람들에게서점점멀어지는이유’다.”(99쪽)

3.모르는사람을위해아는사람이하는
‘언어내번역’,즉‘바꾸어말하기’의필요성을역설하다

‘언어내번역’,즉‘바꾸어말하기’는한언어를구사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하고있는행위이자할수있는행위다.그런데인문학개념에‘언어내번역’을적용한경우가매우드물다.개념을신줏단지모시듯하기때문이다.
저자는지식인들의문장이달라지지않는원인을분석하기위해일본의근대개념어가조선에폭력적으로수입된역사까지거슬러가고,우리사회에존재하는일본어에대한‘이중잣대’를통찰한다.근대화란몇백년동안사용해온나라의중요한용어들을순식간에없애고새로운용어로그자리를대신한과정이기도했다.이과정이매우급속하고파괴적이었다.저자는그간각분야에서일본어를순화하자는움직임이일어났지만가장강고함을자랑하며고쳐보자는어떤사회적움직임이거의보이지않는분야가바로인문사회계라고일갈한다.
‘언어내번역’은‘언어간번역’만큼어려운일이다.하지만저자는인문학내에서‘모르는사람을위해아는사람이하는번역’의차원에서‘언어내번역’이논의될필요가있음을역설한다.마지막장에서는일반독자와연구자를잇는좋은글의예를제시하면서,‘배우고싶어하는사람들이실제로무슨생각을하고어떻게살아가는지를지식인들이아는것’이변화의첫걸음이라고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