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명랑한 교실 :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는 아이들의 특별한 수업 이야기

이토록 명랑한 교실 :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는 아이들의 특별한 수업 이야기

$15.00
Description
일반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맡아 장애 아동들을 가르치는 7년 차 특수교사의 교단 에세이. 열정만 활활 불타올랐던 초임 특수교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첫 수업이 망하면서 시작되는 진짜 수업 이야기, 내내 유쾌하지만 문득 눈물이 툭 터지게 하는 특수학급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무엇보다 투명 인간처럼 존재했던 아이들이 “명랑하고 고유하고 사연 많은 존재들”로 우리 앞에 생생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장애 학생들과 수업하면 소통이 어려워서 재미없고 힘들겠다.” 특수교사라고 하면 열에 한둘은 꼭 이런 말을 한다. 저자는 반사적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어요.”라고 답한다. 오히려 장애 아이들이 또래보다 더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기를 표현한다. 선생님이 큰 소리로 웃으면 아이들도 웃는다. 생긋 웃으며 다가와 한참을 안고, 어깨에 기대거나 얼굴을 쓰다듬으며 선생님께 애정을 표현한다. 분노와 짜증으로 흥분한 아이를 가라앉힌 후 ‘마음이 아프지?’ 하고 말해주면 조용히 선생님의 손을 잡아 자기 눈물을 닦는다. 선생님이 울 땐 “턴태미 타라해.(선생님 사랑해)” 하고 먼저 위로를 건넬 줄도 안다.
이 책은 장애 아동들의 삶을 온 힘을 다해 지원하는 특수교육 대상자 보호자들이나 예비 특수교사들에게 특수학급 생활에 대한 더없이 귀중한 정보를 준다. 비장애 학생 학부모들에겐 자녀의 같은 반 친구 이야기이며, 아직 통합학급(특수교육 대상자가 소속되어 있는 일반 학급) 경험이 없는 교사들에겐 장애 학생에 대한 이해를 높일 기회를 주기도 한다. 편견은 깨지기 전까지 더 강하게 다져질 뿐이다. 편견을 없애는 데 이 책이 자그마한 역할이라도 한다면, 그 공의 팔 할은 ‘어떤 순간에도 밝고 명랑한 아이들’에게 있을 것이다.
저자

주효림

대학에서유아특수교육과초등특수교육을전공했고,대학원에서아동·청소년상담심리를공부했다.지치고힘든어느날,우연히읽게된그림책한권에마음을빼앗겼다.그날이후그림책을읽고느낀다양한감정을글로쓰며마음근육을단단하게만들고있다.

현재전북함열초등학교에서특수교사로근무하고있다.그림책연구에관심이많아전문적학습공동체〈참쌤스쿨〉과〈SET-UP〉의그림책분과회원으로활동중이다.쓴책으로는《이토록명랑한교실》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우리반에놀러오세요
첫출근
우리반에놀러오세요
망해버린첫수업
기댈언덕
모든것이공부
모른척도사랑의방법
명랑운동회
“민호랑같은반되고싶어요.”

2부 우리가함께웃던시간
훈련의기술
자기결정력
만만한어른
색종이열풍
어린이의눈으로본세상
선생님은내가지킨다

3부 우리가함께운시간
“바다에가고싶어요.”
지켜주지못해미안해
떼를쓸줄모르는아이
친구가필요해
일부러넘어지지는마
유니버설디자인을부탁해

4부 우리가함께자란시간
존중과방임의아주작은차이
우리만의속도로즐겁게
“턴태미타라해.”
내일은사춘기
가르치지않아도아는마음
너를보내며
온라인개학

5부 눈총은사양합니다
눈총은사양합니다
장애가아니라존재가먼저
신바람나는바퀴가되려면
아직터널안이라도괜찮아요
교사와보호자는동지
당신이누리는특권
그냥친구
어른이되면
보육이아니라교육입니다

나오며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1.“투명인간처럼존재하는어린이들이
이토록명랑하고고유하고사연많은존재들로
우리앞에생생하게나타났다!”
초등특수교사와장애아동들이엮어가는따듯한성장이야기

이책은일반초등학교에서특수학급을맡아장애아동또는장애를겪을확률이높은아동들을가르치는7년차특수교사의교단에세이다.열정만활활불타올랐던초임특수교사가야심차게준비한첫수업이망하면서시작되는진짜수업이야기,내내유쾌하지만문득눈물이툭터지게하는특수학급이야기가감동적으로그려진다.무엇보다투명인간처럼존재했던아이들이“명랑하고고유하고사연많은존재들”로우리앞에생생하게그모습을드러낸다.
저자가그린특수학급풍경에는‘장애’보다‘아이들’이먼저보인다.아이들은오히려비장애학생들보다선생님을어려움없이대하고,계산이라곤1도없이백퍼센트순수하게누군가를사랑하고,한치의의심없이기뻐하고행복해한다.함께놀려고하지않는친구들과도어울리고싶어하고,특수학급학생인걸들키고싶어하지않는‘마음’은여느아이들과똑같다.눈물콧물흘리던꼬꼬마가수염이거뭇거뭇해지면서선생님과잡은손을놓으려하고,입술에새빨간틴트를바르며멋을내는사춘기소년,소녀로성장한다.
“장애학생들과수업하면소통이어려워서재미없고힘들겠다.”특수교사라고하면열에한둘은꼭이런말을한다.저자는반사적으로“충분히소통할수있어요.”라고답한다.자기를표현할땐또래보다솔직하고담백하다.선생님이큰소리로웃으면아이들도웃는다.생긋웃으며다가와한참을안고,어깨에기대거나얼굴을쓰다듬으며선생님께애정을표현한다.분노와짜증으로흥분한아이를가라앉힌후‘마음이아프지?’하고말해주면조용히선생님의손을잡아자기눈물을닦는다.선생님이울땐“턴태미타라해.(선생님사랑해)”하고먼저위로를건넬줄도안다.(*<턴태미타라해>)
이책은장애아동들의삶을온힘을다해지원하는특수교육대상자보호자들이나예비특수교사들에게특수학급생활에대한더없이귀중한정보를준다.비장애학생학부모들에겐자녀의같은반친구이야기며,아직통합학급(특수교육대상자가소속되어있는일반학급)경험이없는교사들에겐장애학생에대한이해를높일기회를주기도한다.편견은깨지기전까지더강하게다져질뿐이다.편견을없애는데이책이자그마한역할이라도한다면,그공의팔할은‘어떤순간에도밝고명랑한아이들’에게있을것이다.


2.“보육이아니라교육입니다”
특수교육과발달장애인에대한오해와편견을걷다

이책은특수교사가교육현장에서어떻게분투하고있는지그면면을상세히전달해특수교육에대한선입견과오해를걷어낸다.특수학급에서는학생이성인이되어학교울타리를벗어나기전까지가르쳐야할것이차고도넘친다.‘기차표보고자리찾는방법’,‘공중화장실가는방법’부터,‘친구사귀는법’,‘공감하며말하기’까지일상생활을영위하는데필요한거의모든것이수업주제가된다.새로습득한기술을다른장소,다른조건,다른사람에게적용하거나유지하는법을반복적으로가르치는‘일반화’교육도매우중요하다.
5부<보육이아니라교육입니다>에는특수교육대상자보호자,학교관계자조차특수교육을‘보육’으로여기거나특수교사의전문성을인정하지않는현장상황이드러난다.“선생님,저는우리아이가행복하게살다가면좋겠어요.그러니까공부는시키지말아주세요.”“선생님,특수학급에서는도대체어떻게수업해요?수업이돼요?”“주선생,애들공부시키려고하지말고그냥안전하게잘데리고만있어.”특수교육대상자의인지발달특성상다양한교구를활용해수업한다.학생들의수업참여도를높이려고동영상이나동요를넣은ppt를준비할때도있고블록이나자석을활용할때도있다.그런데그모습을보고이렇게내뱉기도한다.“특수교사는좋겠다.수업준비안해도되고,수업을대충해도애들이모르잖아.그냥잘데리고놀면되니얼마나좋아.”
특수교육을보육이라고여긴다면,그기저에는아이들스스로아무것도할수없다는생각이깔려있다.저자는장애학생들의성장을가로막는것은어른의불안이라고말한다.장애인의자립과삶의질향상에서‘자기결정력’이중요하다.아이들에게성공할기회도,실패할기회도줘야한다.학생이뭔가를하지않겠다고할때무조건받아들이고원하는대로하게둔다면그것은‘존중이아니라방임’이다.물론비장애학생보다시간이더걸린다.그러나기회와시간이충분히주어지거나방법이바뀌면아이들도할수있다는것을이책이보여준다.보육이아니라교육이필요한이유일것이다.


3.“일방적도움과배려보다존중과이해를”
비장애인과우리사회가귀담아듣고눈여겨보아야할것들

우리사회는여전히장애의무게를고스란히개인과가족에게지게한다.저자는발달장애인국가책임제(하루최대24시간발달장애인을지원하는체계를구축하고발달장애인의소득,노동권,교육권,주거권,문화체육관광향유권등을보장하는제도)가도입되고유니버설디자인(어린이,노인,외국인,장애인등사회적약자가직관적으로해석하고이용할수있는디자인)이널리보급되어야할필요성뿐아니라비장애인과우리사회가귀담아듣고눈여겨보아야할것을차분하고도단호하게이야기한다.학교에서는조금의갈등상황이라도생기면장애학생들을분리하려든다.수업에방해되니특수학급에서데리고있어달라거나특수학교로보내려한다.현장체험학습이라도나가면장애가전염이라도될듯흘끔거리며피해가고,자폐성장애학생이자해행동을해교육하려고하면원하는대로해주고조용히시키라고면박을준다.같은반학부모가장애학생학부모에게학습에방해되니특수학교로전학가라는말을거리낌없이내뱉는다.사회적소수자를대하는우리사회의민낯을대면할때면부끄럽고민망하다는생각이절로든다.
반면장애인을보면무조건돕는행위는어떨까?선의,인권감수성을갖추고‘배려’했다고생각할수도있겠다.그러나저자는‘일방적도움이나배려’보다‘존중과이해’가필요하다고말한다.우리사회는장애인을도움이필요한의존적인존재라여기고비장애인이도와야한다고가르쳤다.그러나장애인도장애인이기전에자기결정권을가진한사람이다.“장애는극복해야할것,약한것이아니라개인의특징”이다.그러니비장애인을도울때처럼“도와드릴까요?”하고먼저의사를묻거나상대방이도움을요청할때도와야한다.
<나가며>에서는비장애인이장애인을대할때지켜야할예절에대해서꼼꼼하게서술한다.시각장애인이안내견과다닐때는안내견이귀엽다고쓰다듬거나간식을주면안된다.안내견의주의가흐트러질수있어서다.청각장애인은어떤의사소통방법을쓰는지살펴야한다.입술모양으로뜻을이해하고소리내어말하는구화로소통하는장애인과대화할때는상대의눈을보며입모양과발음을천천히정확하게해야한다.이때표정도중요하다.자폐성장애학생이현장학습때혹은보호자와밖에있을때도전행동(자신이나타인에게해를가하는행동,사회적으로곤란하다고인식되는행동을말한다.)을한다면,교사나보호자의지도를방해하지말고가던길을가면된다.



<책속에서>

나는‘장애가있다’는말과‘장애를경험한다’는말을함께쓴다.장애자체를성격이나혈액형처럼개인의특성으로받아들이면좋겠다.하지만사회적장벽때문에장애가있는개인은장애를더많이‘경험’하게된다.‘장애가있다’고하면장애가개인의문제가되지만,‘장애를경험한다’고하면장애를사회적인문제로보게한다.-27쪽

특수학급에서는나를졸졸따라다니며껌딱지처럼붙어재잘대지만,특수학급을나서는순간나는반투명인간이된다.급식실에서,운동장에서,소풍간곳에서도아이들은요즘말로‘생깐다’.하지만나에대해신경을아예꺼버리지는않는다.곁눈질로힐끔힐끔내일거수일투족을지켜본다.그러다눈이마주치면얼른눈길을피하고관심없는척한다.-50쪽

통합학급에가면주로혼자노는들꽃들을보면서어떻게하면장애학생과비장애학생이친구가될수있을까를고민하던때가있다.그런데서로에게좋은친구가되어주는지우와민호를보니,그렇게고민하던지난날이참우습게느껴졌다.아이들에게는누구와도친구가될수있는따뜻한마음이있다.그마음이전달된다면누구와도친구가될수있다.다만‘다름’이라는편견의벽을넘어친구로한걸음더가까워질수있도록교사가마련해주는마중물이중요할것이다.-65쪽

색종이놀이만봐도아이들이저마다잘할수있는것이있다.다만,그방법이다를뿐이다.똑같은물건이라도자기방식대로가지고논다.색종이는여럿이함께놀기에도좋은도구다.칼과총을만들어싸움놀이,부채를접어서가위바위보부채질놀이,비행기를접어멀리날리기놀이,미니카를접어멀리가게하기놀이등등들꽃들이주도적으로놀이를만들어가는모습이놀라웠다.역시아이들에겐모든것이놀이다.-90~91쪽

가끔통합학급선생님한테듣는말이있다.“선생님,○○이는우리교실에서할수있는게아무것도없어요.특수학급에있는편이○○이한테더도움이될것같아요.”사실이런말을들을때마다마음이아프다.정말할수있는게없을까?아니면,할수있는기회와시간을충분하게주지못했을까?물고기에게하늘을날아보라고할수없듯이,비장애학생들과똑같은방식으로뭔가를하게하면장애학생이할수없는것이맞는다.그러나‘이없으면잇몸’이라는말처럼장애학생이할수있는방식으로바꿔주면장애학생도할수있다.-153쪽

스스로채찍질만하면서돌보지않던마음에큰구멍이뚫린것을알아차렸다.어떤사건을통해발견한그구멍으로바람이휭불어들어왔다.그리고그자리에그대로무너져버렸다.나를돌보기는커녕학생들도제대로돌볼수없을만큼큰구멍이었다.수업시간에도갑자기눈물이났고,학생들과놀이를하다가도눈물이났다.그날도어쩔수없는눈물이주룩주룩흐르고있었는데,작은손이내팔을감싸고들어왔다.상민이였다.“턴태미타라해.”(“선생님사랑해.”)이말에나는그대로주저앉아눈물을쏟았다.-164쪽

특수교사,통합학급담임교사와보호자의협력은장애학생교육에서절대적으로중요하다.바퀴에비유하자면,중심축인아이를지지하는튼튼한살대가되어야한다.세살대가저마다제구실을잘하면서똘똘뭉쳐야바퀴가작은돌멩이를피하고큰언덕을거뜬하게넘어갈수있다.어느하나라도제구실을못하면작은돌멩이에도걸려넘어진다.-207~208쪽

내가당연하게누리던것에대해생각해보면좋겠다.나에게는사소하고당연하지만장애인의자리에서보면특권으로여겨지는것말이다.쉽게생각나지않는다면,당신이특권을누리는선량한차별주의자일수있다는증거다.집에서가까운학교에다니는것,고속버스를타고고향에가는것,영화관좌석선택의폭이넓은것,내집에서자유롭게사는것까지다특권일수있다.-227쪽

어떤장애가있든,장애정도가어떻든사회구성원으로서마땅히누려야할것들앞에서좌절하지않는사회면좋겠다.장애인이자기목소리를내며인간답게살면좋겠다.그러기위해장애인과그가족들이더많이사회로나와야한다.그리고이들을불편과불행의시선으로보지않아야한다.이들이언제든사회로나올수있도록더많은기회와시간을줘야한다.사회적제도로그시도들이존중받고보장받아야한다.-238쪽

장애인이라고무조건도와야한다는생각은비장애인의편견이다.장애인으로서는선의로가장한폭력으로느낄수도있다.돕지말란말이아니다.비장애인을도울때처럼“도와드릴까요?”한마디라도건네는존중을기억하면좋겠다.-2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