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한 알

대추 한 알

$12.65
저자

장석주

날마다읽고쓰는사람.시인,에세이스트,인문학저술가.그밖에출판편집자,대학강사,방송진행자,강연활동으로밥벌이를했다.현재아내와반려묘두마리와함께파주에서살고있다.1955년1월8일(음력),충남논산에서출생하였다.나이스무살이던1975년[월간문학]신인상에시가당선하고,스물넷이되던1979년조선일보와동아일보신춘문예에각각시와문학평론이입상하면서등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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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모래한알에서세계를보고/들꽃한점에서천국을보니/네손안의무한을움켜쥐고/순간속의영원을놓치지말라.”
(윌리엄블레이크,[순수를꿈꾸며]부분)
“먼지한톨에우주가담?겨있고/낱낱의먼지가다그러하니/영원이곧순간이요/순간이다름아닌영원이라네.”
(의상,‘법성게’부분)
먼나라의시인은모래한알에서세계를보았고,먼옛날의스님은먼지한톨에서우주를보았습니다.그리고오늘이땅의시인이가을가지끝에달린대추한알을들여다봅니다.시인은무...
“모래한알에서세계를보고/들꽃한점에서천국을보니/네손안의무한을움켜쥐고/순간속의영원을놓치지말라.”
(윌리엄블레이크,[순수를꿈꾸며]부분)
“먼지한톨에우주가담겨있고/낱낱의먼지가다그러하니/영원이곧순간이요/순간이다름아닌영원이라네.”
(의상,‘법성게’부분)
먼나라의시인은모래한알에서세계를보았고,먼옛날의스님은먼지한톨에서우주를보았습니다.그리고오늘이땅의시인이가을가지끝에달린대추한알을들여다봅니다.시인은무엇을보았을까요?
“저게저절로붉어질리는없다./저안에태풍몇개/저안에천둥몇개/저안에벼락몇개//저게저혼자둥글어질리는없다./저안에무서리내리는몇밤/저안에땡볕두어달/저안에초승달몇낱”
(장석주,[대추한알]전문).
어떤이는값을떠올리고,어떤이는건강을생각하며,대부분은그냥입에침이고일대추앞에서,시인은태풍과천둥과벼락의개수를세고,무서리내리고땡볕쏟아지며초승달뜨고진나날들을헤아립니다.
태풍,천둥,벼락,무서리,땡볕,초승달,그것들이불고,울리고,치고,내리고,쏟아지고,빛나던시간들.그것은자연이니곧세계이며우주이어서,먼나라시인과먼옛날스님이모래한알과먼지한톨에서본것과다르지않습니다.그런데이땅의시인은,어떻게해서그것을보게되었는지슬쩍일러줌으로써그세계,그우주를한결구체적으로사뭇달리느끼게해줍니다.
‘저게저절로붉어질리있을까?’‘저게저혼자둥글어질리있을까?’대추가가을이면영글어붉고둥글어진다는당연함에질문을던지는순간,그대추는태풍과천둥벼락,무서리땡볕을견뎌낸놀라운존재가됩니다.비와바람과햇빛달빛,그리고세월의축복을받은귀한존재가됩니다.나아가그모든것과인연을맺은관계속의존재가됩니다.그시련과축복과그것을주고받고견디고품는인연과관계가곧우주의내용이니,얼핏대수롭지않아보이는대추한알속에온우주가있는것이지요.
하물며사람이야더말할나위가있을까요?가족과친구,이웃과동료,그숱한인연속에서나날의시련을함께이겨내고축복을함께받으며,한해또한해를더불어살아내는우리네삶이야말로온우주를품은놀라움이아닐까요?
시인은그러나,그모든것을말하지않습니다.간결한언어의행간에길고긴이야기를감추어놓고,누군가읽어내길기다리지요.화가가그이야기를그림으로그렸습니다.하지만그림또한시와같아서,보여주되모든것을말하진않습니다.그러므로시와그림이만난이그림책은‘겹겹의시’라고할수있겠습니다.눈밝은독자여러분이읽어주길기다리는.
이그림책의글은,2009년가을광화문교보빌딩에‘광화문글판’으로걸렸던시[대추한알]의전문입니다.1998년고은의시[낯선곳]을필두로1년에네번철이바뀔때마다문학작품의감동적인글귀들을선정,게시해오고있는‘광화문글판’은,도심한가운데서오가는사람들의마음을어루만져주기도하고,사색에잠기게도합니다.
장석주시인의[대추한알]또한많은사람들이보고위로를받기도,자긍심을되찾기도했다하지요.이소개글을쓰고있는편집자도그때받은감동을책으로만들어표현하고싶은소망을품어오다가,6년이지난지금드디어!실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