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먹고 싶으면

수박이 먹고 싶으면

$16.50
Description
『수박이 먹고 싶으면』은 우리가 쉽게 사먹는 수박을 얻기 위해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나아가 그것을 제대로 얻기 위해 어떤 마음과 태도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는지를 보여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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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장성

센놈한테약하고약한분한테세게굴면서사람차별하는자들을몹시싫어합니다.이야기로나마그렇게건방떠는녀석을혼내줄수있어서무척즐겁습니다.그림책『민들레는민들레』,『수박이먹고싶으면』,『하늘에』,『겨울,나무』,『나무하나에』,이야기책『세상이생겨난이야기』,『가슴뭉클한옛날이야기』,『어찌하여그리된이야기』,역사책『박물관에서만나는강원도이야기』등을썼습니다.『민들레는민들레』로2015년볼로냐라가치상을받았습니다.

출판사 서평

수박이먹고싶으면무엇을해야할까?
더운여름날,시원한수박이먹고싶으면우리는무엇을해야할까요?맞습니다.수박을사먹으면되지요.그러면,그수박은어떻게생겨난걸까요?
사람들은필요한모든것을저마다제손으로만들어쓰지않습니다.나누어생산하고바꾸어쓰는,‘분업’이라는방법과‘화폐’라는수단이있으니까요.분업과화폐는우리의생활을풍요롭고편리하게해줍니다.하지만한편으로우리가먹고입고쓰는것들을누가어떻게만드는지,거기에얼마나많은수고와정성이들어가는지를잊게만들기도...
수박이먹고싶으면무엇을해야할까?
더운여름날,시원한수박이먹고싶으면우리는무엇을해야할까요?맞습니다.수박을사먹으면되지요.그러면,그수박은어떻게생겨난걸까요?
사람들은필요한모든것을저마다제손으로만들어쓰지않습니다.나누어생산하고바꾸어쓰는,‘분업’이라는방법과‘화폐’라는수단이있으니까요.분업과화폐는우리의생활을풍요롭고편리하게해줍니다.하지만한편으로우리가먹고입고쓰는것들을누가어떻게만드는지,거기에얼마나많은수고와정성이들어가는지를잊게만들기도합니다.그럼으로써삶을지탱하게해주는사물과사람들을귀하고고맙게여기기보다는,그것들과그이들을얻고부리겠다는목표와수단에집착하게하지요.그리하여우리는종종일하는사람과수고하는과정없이,수단만으로모든것을얻을수있다는착각에빠지곤합니다.
이그림책은우리가쉽게사먹는수박을얻기위해누가무슨일을어떻게하는지,나아가그것을제대로얻기위해어떤마음과태도로얼마나많은땀을흘리는지를보여줍니다.
책속의농부는이른봄쟁기질로밭을깨우고도겨울이완전히물러가기를기다렸다가,살구꽃필무렵에야구덩이를파고퇴비와참흙을켜켜이채운뒤까만수박씨서너개를뿌립니다.그러고는날마다촉촉이물을주지요.이윽고서너개싹이나면개중실한놈하나만남기고두세개를솎아냅니다.그리고남은싹이줄기를뻗고꽃을내고열매를맺도록,날마다밭을드나들며고단한노동을감내합니다.뿌리가숨을쉬도록북을돋우고,뻗어가는줄기가움켜쥐라고볏짚을고루깔아주며,줄기가힘을모으게곁순을질러주고,꽃가루받이하는벌나비모여들도록끊임없이나는잡풀과자꾸생겨나는진딧물을농약대신일일이손으로뽑고훑어줍니다.
그런데이모든일들은그저몸으로만하는것이아닙니다.땀만큼마음도쏟습니다.씨뿌리고흙덮어줄때는잘자라라잘자라라조용조용읊조려주고,싹을낼적엔날마다물을주며정성을쏟되,끝내는수박싹제가절로난줄알도록무심한듯모른척해주기도합니다.그러다가이윽고떡잎이고개를내밀면아이처럼기뻐해주고,싹을솎아낼땐안타까워하며그런만큼남은싹에더욱정성을쏟아줍니다.그렇다고마냥일만하는건아닙니다.열심히일하다가도너무지치거나더위를먹지않도록가끔원두막에올라시원한미숫가루물도마시고낮잠도한숨잘줄아는것이지요.
그러면서농부는수박이익기를기다립니다.기다리는동안고라니며멧돼지며동네꼬맹이들이설익은몇덩이를축내기도하겠지요.하지만농부는그도자연스런과정이려니생각하고서운해하거나성내지않습니다.조급해하지도않습니다.모든일에는때가있는법이니농부는그때를기다립니다.줄무늬또렷해지고덩굴손마르고꽃자리우묵해지고,통통두드려맑은소리날때가바로그때입니다.그렇게영글대로영근수박이이윽고몸뚱이를뒤척인다싶을때,농부는성큼성큼밭으로들어가그놈을똑따내는것입니다.
이제,수박을맛볼차례지요.농부는손을크게저어사람들을부릅니다.“어이!이리들오소!”수박먹고싶은이는그누구든,엊그제다툰사이도지나가는길손도반가이불러둘러앉힙니다.혼자만먹을라치면그고된나날들이얼마나보람되랴싶은게지요.그마음이수박의마음마저열게합니다.칼도닿기전에쩍!제몸을열어단물이흐르는속살을아낌없이내어주게합니다.땀과정성쏟아낸한시절을고스란히돌려주게합니다.
수박이먹고싶으면,모든사람이농부처럼수박을심고가꾸어야하는것은아닙니다.수박을얻기위해서반드시마음까지쏟아야만하는것도아닙니다.그러나세상에서맡은역할이수박농사인사람이라면반드시때에맞춰수박을길러야겠지요.그리고그역할을제대로하고싶은사람이라면,책속의농부처럼땀흘리고마음쏟으며정성껏일할줄알고,나누어넉넉히보람키울줄알아야할겁니다.그래야나와우리의삶이더풍성해지고더즐거워질테니까요.수박농사아닌다른일로돈을벌어수박을사먹는사람이라도,수박을먹으며그달고시원한붉은속살이어떻게차올랐는지,거기에누가어떤수고와정성을담았는지를생각한다면어떨까요?저마다그리할때우리는서로를더고마워하며더귀한삶을살게되지않을까요?수단이아니라아름다운과정을위해살아가게되지않을까요?
*이그림책은2014년이나라의대통령이연두기자회견에서내뱉은‘통일대박!’이라는말에대한성찰로부터시작되었습니다.힘들고어려운일을마다지않는수고와진실한마음에서우러나는정성어린과정은증발된채한탕의욕망만노골적으로번들거리는‘대박’이라는말도마뜩치않거니와,그말을한사람이통일을이루기위해어떤노력을해왔던가를짚어보니,그림책만드는이는그림책으로써무어라도해야지않겠나하는마음이들었던것입니다.
그로부터3년동안글쓴이와그린이는작게나마실제로두번의수박농사를지어보고,오랜세월수박을재배하고연구해온농부의자문을구해가면서이그림책을지었습니다.이사회에서맡은역할인그림책만드는일을제대로하고싶었기때문이며,이사회가수단이아니라아름다운과정을위해사는세상이되기를바랐기때문입니다.그사이영혼없이통일대박을외치던이는국민의심판을받아권좌에서쫓겨났고,우리사회는일하는사람과수고하는과정을귀히여기는세상을향해조금씩나아가고있습니다.이그림책이독자들과함께미약하나마그길을함께비추는작은촛불이되기를희망합니다.
*《민들레는민들레》로2015볼로냐라가치상(논픽션스페셜멘션)을받은김장성작가와《대추한알》로같은해한국출판문화상을받은유리작가가함께만들었습니다.언어와이미지가유기적으로결합하여한몸을이루는그림책은글쓴이와그린이의소통과협력이매우중요한매체입니다.두사람은《돼지이야기》(2013년작)에이어두번째로호흡을맞추며,마치한작가가쓰고그린듯자연스럽고힘있는작품을만들어냈습니다.또한40여년동안수박농사를지으며전라북도농업기술원의‘명품수박장인’칭호를받은고창수박연구회의신건승회장이내용과그림을꼼꼼히살펴보고내용과표현에대해많은조언을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