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영감과 토끼

녹두영감과 토끼

$16.50
Description
이 영감님 얼굴 좀 보세요! 심술인지 장난끼인지...
익살스런 얼굴로 가득 찬 표지를 넘기니,
쿵딱 쿵딱 쿵쿵딱 쿵딱! 풍물소리 화면에 가득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둘레둘레 모였는데,
마당 한가운데 영감 탈이 떡 버텨서 있고
둘레에 토끼 탈들이 들썩이고 있어요.
영감과 토끼들의 이야기가 탈놀이로 펼쳐지려는 모양입니다.
어떤 이야기일까요? 책장을 넘기면, 얼씨구! 놀이가 시작됩니다.
저자

강미애

대학에서디자인공학을전공하고,HILLS에서일러스트레이션을공부했습니다.2013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공동전시를비롯해여러전시에참여하였고,옛이야기를바탕으로쓰고그린그림책『녹두영감과토끼』가인형극으로도만들어져어린이들과꾸준히만나고있습니다.그린책으로『신통방통플러스나머지가있는나눗셈』,『신통방통플러스도형의이동』이있고,나고자란천안에서지금도재미난이야기를머릿속에그리면서하루하루를가꾸어갑니다.

출판사 서평

이영감님얼굴좀보세요!심술인지장난끼인지...
익살스런얼굴로가득찬표지를넘기니,
쿵딱쿵딱쿵쿵딱쿵딱!풍물소리화면에가득합니다.
어른아이할것없이둘레둘레모였는데,
마당한가운데영감탈이떡버텨서있고
둘레에토끼탈들이들썩이고있어요.
영감과토끼들의이야기가탈놀이로펼쳐지려는모양입니다.
어떤이야기일까요?책장을넘기면,얼씨구!놀이가시작됩니다.

영감과토끼들이펼치는티격태격꾀다툼

옛날에한영감이뒷산자락을일구어녹두를잔뜩심었습니다.그런데토끼들이날마다와서녹두를따먹습니다.싹따먹고,잎따먹고,열매따먹고...영감이달려와소리칩니다.“아이고,이놈들!내녹두따먹지마래이~!”토끼들이우르르달아나지만그때뿐.영감이돌아서면또다시몰려와,따먹고또따먹고또따먹고...

영감이꾀를냅니다.온몸구석구석갖가지과일을찡구고는녹두밭가에죽은척벌렁드러눕지요.과연,토끼들이살살와서진짜죽은줄알고떠들어댑니다.“아이고,영감이녹두심어먹여주더니우리더러장사지내달라고여기와서죽었구나!”“음지토끼,양지토끼,자갈치우고질경이뜯어라.불쌍한녹두영감초상치러주자!”
칡넝쿨로염을해서둘러이고영감을묻어주러갑니다.“가는구나가는구나녹두영감가는구나북망산천멀다더니녹두밭이북망일세~”상엿소리도제법구성집니다.바로그때,“요놈들!”영감이벌떡일어나달려드니“아이쿠,영감살아났다!”“상엿소리다취소다!”토끼들우르르달아나지만,처진녀석하나영감손에꼭잡히지요.
“뜨거운맛좀봐라.”영감이토끼를삶으려고부뚜막으로데려가가마솥에집어넣고불을붙이려는데,이런!부싯돌이없네요.‘옆집에서빌려와야겠다.’영감이자리를비운사이,달아났던토끼들이살금살금친구를구하러옵니다.솥뚜껑을들썩들썩막빠져나오려할때,아이쿠!영감이랑딱마주친토끼들.

“알렐레알렐레토끼살려!”녹두영감과토끼들사이에쫓고쫓기는한바탕추격전이벌어집니다.토끼들은마당에쌓아놓은볏가리위로,뒤꼍장독대로,영감네초가집지붕위로옮겨다니며“어무셔,어무셔,”“영감한테얻어맞으면우리는꼴깍죽지.”엄살을떨지만,번번이낭패를보는건영감쪽.영감이휘두른장대에볏가리만흩어지고,내리친항아리에장독들만박살나고,냅다던진부싯돌에초가집만타닥,탁!화르르르르평!펑!불타버립니다.

화가머리끝까지치민녹두영감,온힘다해달려들어또다시토끼뒷다리를움켜쥐지만,이건또무슨소리?“불쌍한녹두영감,토끼다리어디두고애먼징채를붙잡소?”붙잡힌토끼가외치는소리에,그런가보다하고잡은징채얼른놓고토끼다리잡았는데,아뿔싸!토끼의꾀.다리놓인토끼는멀리달아나버리네요.

화해의춤판으로끝난치열한싸움
‘에라모르겠다.징채잡은김에징이나실컷치자.’엎어진김에잠잔다고,녹두영감풍물패의징을받아들고징을칩니다.징~징~징징지이잉~!그소리에모두들신이나지요.영감도토끼들도구경꾼들도.쿵딱쿵딱쿵쿵딱쿵딱!얼씨구나,놀아보자~!죽을똥살똥달려들던싸움은끝나고,한바탕춤판이벌어집니다.언제싸웠느냐는듯하나로어우러진신명나는춤판입니다.한참을놀고난뒤,벗어놓은탈들위로징소리퍼져가고,그렇게이야기가끝났습니다.그림책도끝이났습니다.

묘한이야기의길고복잡한여운
이그림책은우리민담‘녹두영감(또는팥이영감)설화’를새로이풀어낸작품입니다.민담은보통선악과강약의구분이뚜렷하고선하고약자가악한강자를이기는줄거리를갖지요.그런데녹두영감설화는조금다릅니다.다투는양쪽의강약이비등비등한데다가,누가선하고누가악한지판가름하기도애매합니다.각편에따라서는,흔히선한약자로여겨지는토끼가아주잔혹하게영감을응징하는화소를갖기도하지요.그러고보면이이야기는선과악을떠나생존을위해서로그악스레덤벼드는투쟁기입니다.결말은그다지악해보이지않는녹두영감의처절한패망이지요.민담의공식을깬민담,그래서이묘한이야기는길고복잡한여운을남깁니다.어째서그럴까,사람들의어떤의식이이이야기를지어낸걸까...?
여운의끝을붙잡고생각해봅니다.이것은대단히현실적인이야기로구나,녹두영감이대리하는인간과토끼들이상징하는야생은어쩔수없이끝없는싸움을이어가야하는관계일테니까.생존이라는운명적과제앞에서서로양보할수없는처지일테니까.그러나이것은또한염치있는이야기구나.양보없는싸움에서끝내이기는자는인간이기마련이니,이야기속에서나마져주는것으로미안한마음을담았으니까.그리하여이것은결국한풀이굿이겠구나.쫓겨난것들의한과쫓아낸자의죄스러움을풀어,이냉엄한운명을살아갈힘을다시얻을테니까.

그래서탈놀이굿
이묘하게흥미로운이야기는여러그림책작가들의표현욕구를부추겨왔습니다.그러나흥미롭지만묘한까닭에그표현은쉽지않았지요.현실적으로표현하자니잔혹해지고낭만적으로표현하자니애매해지는경우가허다했으니까요.그래서이책을지은작가는탈놀이라는해법을찾았습니다.인간과야생의치열한싸움과,싸움끝승자의미안함과,쫓겨난패자의한을한꺼번에풀어낼표현형식으로,해학과익살넘치는탈놀이굿만큼제격인것은달리없었을듯도합니다.각각해,달,비,바람,흙을상징하는다섯마리토끼와농민의대표인녹두영감-이탈놀이주연들의실감넘치는표정과,이들이주고받는말들의능청거리는맛이굿판을더욱신명나게합니다.책을펼쳐마음껏즐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