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도없고올사람도없는데,어떻게하지?
책장을넘기니우산쓴어른들이아이들을데리러오고있습니다.그러나거기우리의주인공을데리러오는어른은없습니다.
“마중올사람없니?같이갈래?”다른아이를데리러온아빠가묻습니다.“아,아뇨...엄마오실거예요!”아이의대답은,거짓말.자존심때문이었을까요?하지만비오는데우산없고올사람도없는현실은변함이없습니다.
나만그런게아니었다!그런데그아이는?
어쩌지도못하고우두커니서있을때,같은처지의아이하나현관으로나옵니다.‘작년에같은반’준호.“홍준호!너도우산없어?”준호는대답대신가방을머리에쓰고심상하게말하지요.“넌안가냐?”그러고는그냥달립니다.
‘비오는데...’잠깐망설였지만,우리의주인공도에라,모르겠다!가방을머리에쓰고달리기시작합니다.‘무심코따라하기’였는지‘엉겁결오기발동’이었는지는모릅니다만,뭐그게중요한가요,아무튼집에가는게중요하지요.
중요한건,어쨌든집에가는거
문방구까지달리고나서준호가말합니다.“다음은편의점까지,경주할래?지는사람이음료수사주기.”돈이없다고말할겨를도없이“준비,땅!”비맞으며달리기는경주놀이가되고둘은앞서거니뒤서거니편의점과분식집을거쳐금세피아노학원에이르는데,“다음엔어디까지뛸거야?”묻는아이의말에준호는“난다왔어.잘가.”역시심상하게말하고는학원으로들어가버립니다.
함께달렸으니혼자서도달릴수있다!
다시우산없는혼자가된우리의주인공,쏟아지는비를바라보다가택한행동은?달려가기!“이까짓거!”빗속을달리는아이에게지나가던친구엄마가묻습니다.“애,우산없니?같이갈래?”“괜찮아요!”이번엔참말.아이는다짐하듯다시한번중얼거립니다.‘이까짓거!’이제비쯤이야겁나지않습니다.우산이있든없든,엄마가데리러오든안오든.아이의마음이성장한것이겠지요?그래서인가봅니다.비쏟아지는세상이온통환한노랑으로물든까닭이.
그리고이어지는뒷면지의마지막장면.역시비오는노란세상을다른사내아이가후드티를올려쓰고달려가고있습니다.
마음이자라는데에필요한것은?
누굴까,이야기를되짚어살펴보니피아노학원앞에우두커니서있던아이!빗속으로뛰어드는주인공을보고,이아이도용기를얻은모양입니다.그러고보면역시성장에필요한것은,늘빈틈없이갖춰진우산이나언제든데리러오는부모는아닌듯합니다.오히려적당한시련과결핍,그리고그것을함께겪으며거울이되어주는친구가필요한것이겠지요.더하여,“같이갈래?”하고권하는어른들의적당한관심이있다면아이들은결국용기를내겠지요.“이까짓것!”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