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하기 (소설가 고금란의 세상사는 이야기)

맨땅에 헤딩하기 (소설가 고금란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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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맨땅에 헤딩하듯,
세상 모든 타자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안부와 축원
소설가 고금란이 두 번째 산문집 <맨땅에 헤딩하기>를 펴냈다. 곱고 차분하면서도 한편으론 묵직한 결기와 내공을 느끼게 하는 문장이 가득하다. 산전수전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나이를 먹으면 이런 글이 나오는 걸까. 우리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가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정성스레 꾹꾹 눌러써가며 살아오신 이야기,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기분이다.

우리는 저마다 각박하고 무거운 현실을 짊어진 채 전전긍긍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살던 집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지은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이층 주택이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에 수용된다. 다시 집을 지을 곳을 찾아 도시를 헤매지만 땅을 구할 수 없어 결국 변두리로 밀려나게 된다. 그리고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를 하면서 삶과 인간 존재에 대하여 새로운 성찰을 하게 된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 여유롭고 한적한 공간이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살이의 다양한 면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평생 살아온 도시를 떠나 ‘맨땅에 헤딩하듯’ 시골 생활을 시작한 저자에게 시골은 결코 낭만적인 곳이 아니었다. 남편과 네 탓이니 내 탓이니 싸우기 시작했고 지인들은 이사를 잘못했다거나 집터가 세다며 얼마 버티지 못하고 도시로 돌아갈 거라고 쑥덕거렸다. 저자는 이런 모든 얘기들이 기우였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지만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어느 날 야반도주를 하듯 인도로 떠난 저자는 결국 그 모든 고통들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깨달음을 얻고 다시 시골로 돌아온다.
저자

고금란

부산영도출생.
1994년계간지《문단》겨울호에단편소설『포구사람들』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이듬해농민신문에농촌소설『그들의행진』이당선되었다.
1995년첫창작집『바다표범은왜시추선으로올라갔는가』이후『빛이강하면그늘도깊다』,『저기,사람이지나가네』등의소설집을출간했으며산문집으로는『그대힘겨운가요오늘이』를펴냈다.
2011년『소키우는여자』로16회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했고현재부산소설가협회회장으로있다.

목차

들어가며

책을내면서·5

1부.고등골편지
두껍아두껍아·12
집들이·18
자수정의땅·24
언양장,빈자리하나·30
민물매운탕·36
우물들은어디로갔을까·42
나무를위하여·48
상주들과한판·54
사름하기·60
장닭을키운뜻은·66

2부.내자유의크기
고통다루기1·74
고통다루기2·80
매듭풀기·86
에드윈·92
달아밝은달아·98
쌀밥한그릇·104
배추농사·110
장담그는날·116
뱀이야기·122
오카리나를불다·128

3부.사람,사람들
그때그사람·136
지리산명희씨·142
안동역에서·148
푸른별김미혜·154
막내이모·160
두미도를아시나요·166
당초무늬그릇빚어·172
빈집·178
잃어버린휴대폰·184
알수없는세상·190

4부.어느갠날의기억
흉내내기·198
되로주고말로받다·204
이름값·210
시절인연·216
초록공간·222
네스가되다·228
낮은목소리·234
사라지는것을위하여·240
발자국을보태다·246
노세노세젊어노세·252

출판사 서평

삶은정답없는각자의여정,
굳은살박인이마를쓰다듬고낡아가는몸을안아주며다시일어서기

저자는된장을담그고민물고기를잡아매운탕을끓여먹고닭을키우면서풀숲에낳아놓은달걀을찾아다니는여유를누린다.그리고햅쌀밥한그릇이주는행복을만끽하면서자연을따뜻한시선으로보게된다.
봄이면지인들과어울려화전놀이를하고겨울이면가마솥에끓인동지팥죽을나누며자신에게주어진호사를주변과나눈다.무엇보다가슴에서나오는소리에귀를기울이고그소리에따라살기위하여늘깨어있으려고노력한다.

‘삶은정답이없는각자의여정이다.
어차피태어나는자체가맨땅에헤딩이고
보장된것이하나도없는길을가는일이다.
나는고민이짧고일부터저지르고드는기질이라
현실적으로감당해야하는몫이많았던것같다.
좋게해석하면가슴의소리에따랐다는말이고
계산없이즉흥적으로살았다는뜻이기도하다.
그래도...용케여기까지왔다.
오늘은굳은살박인이마를쓰다듬고
낡아가는몸도한번안아주자.’-<책을내면서>中

[책속으로이어서]

그들부부는아무대가를바라지않고휴대폰을돌려주었겠지만금돼지를발견하는순간잠시갈등했을지도모릅니다.그유혹을떨쳐내고돌려준것은그들이평소에도남의것을탐하지않는마음으로살아왔기때문일것입니다.그러나내가달랑물건만가져오고고마움을표현하지않았다면똑같은현상이일어났을때어떠했을까요.그리고열번쯤그런경험을계속한뒤에도남의물건을바로돌려줄수있을까요.그런의미에서나는어떤식으로든그들에게대가를지불할책임과의무가있었던것입니다.어쨌거나본성에서들리는소리를외면하지않고행동과바로연결할수있는사람들이늘어간다면세상은훨씬살기좋은곳으로바뀔것이라고믿었습니다.-188p

‘논다’라는말은‘놓다’에서나왔으며거기서파생된단어가‘노래하다’와‘놀이하다’라는것도그때알았습니다.노는것도흥이나서노는것이있고얼이빠져서노는것이있는데잘놀때나오는것이노래가되고엉뚱하게하는짓이놀음,즉노름이된다고했습니다.그중에서도한바탕놀아버리자,라는말이마음에들었습니다.신나게놀다보면웬만한걱정들이사라지는경험이종종있었으니까요.그끝으로나는잘노는사람이잘버리게되어있고세상을떠날때도미련없이갈수있을거라고믿게되었습니다.결론적으로논다는것은몰입하는시간이많다는뜻으로재미난일을하다보면감정이나근심이끼어들틈이없다는말이었습니다.재미있는책을읽다보면시간의흐름조차잊어버리고그속에빠져버리는것처럼요.-252p

지금은혼자사는것이익숙해진시대입니다.자의건타의건혼자있는시간은필요하지만사람들과어울리는시간또한중요하다고생각합니다.그래서행복이란다른사람과조화를이루고그들을내삶에초대하는과정에서만들어진다는누군가의말에전적으로공감합니다.삶을살아본사람들은한결같이말합니다.인생의비극은우리가너무일찍늙어버리고너무늦게철이드는데있다고요.하지만늦게라도이런원리를알았으니그게어디냐고,지금부터는여한없이놀아야겠다고마음을다집니다.-25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