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윤선도 : 정원으로 서남해안을 경영하다

디벨로퍼 윤선도 : 정원으로 서남해안을 경영하다

$20.00
Description
탁월한 공간 감각으로 장소의 가치를 발견하고
지역을 변화시킨 윤선도를 만나다
전통 정원에서 떠오른 질문들
경제적인 이유로 시행됐던 인클로저법 덕분에 영국의 풍경식 정원이 만들어진 것처럼, 세속적인 욕심을 떠나 청빈한 공간으로 알려진 우리의 옛 정원에도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동안 사상과 자연관, 도교와 풍수를 근거로 해석했던 윤선도의 정원을 사회제도와 경제정책, 지역개발과 연결해 짚어본다.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중심지로서 정원을 다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시대 지역개발의 현장
조선 시대의 토지제도 및 생활방식은 오늘날과 큰 차이가 있다. 조선 초기 산림천택(山林川澤)의 사적인 소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가 16세기부터 지배층의 사유화가 시작되면서 완화되었다. 해남 윤씨 가문의 토지 확장은 주로 토지의 매입과 간척지 개간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해남 일대에 넓은 경작지를 소유하게 되었다. 윤선도는 지리와 해양, 자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문의 경작지를 간척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에 원림들을 조성하였다.

혁신적인 경영자 윤선도의 발견
윤선도의 경영은 성공적이었다. 특히 공간에 대한 감각이 누구보다 뛰어났던 윤선도가 장소의 가치를 발견하고 연결하며 확장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지금의 디벨로퍼가 제안하는 개발의 과정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윤선도는 간척사업을 통해 토지를 확충하고 농경지를 확장했다. 그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어장과 염분을 사유화하고 바닷길을 관리하면서 특산물 유통으로 지역 경제를 움직였다. 그러나 단순히 경제적 지배력만을 키워나가지는 않았다. 간척지 일부를 생활고에 시달렸던 주민에게 돌려주면서 지금도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오늘날 유능한 디벨로퍼처럼 치밀하고 탁월한 계획으로 이 모든 일을 이끌어간 윤선도의 사상과 감각을 입체적으로 다룰 이유가 이제 충분해졌다.

저자

이태겸

저자:이태겸
우리나라옛정원의문화경관적해석을주제로조경학박사학위를받았습니다.한국섬진흥원연구위원으로재직중이며,특별한이야기가숨어있는지역사회와문화유산이가득한섬을찾아다니며연구와활동을하고있습니다.관련된연구로는「조선조토지제도와인식을통해본고산윤선도원림조영배경연구」,「문화경관으로서의섬문화유산해석을위한시론적연구」등이있습니다.2020년부터「한국조경신문」에‘조경시대’칼럼을연재하고있고,공저로『새로운미래,담대한여정(2021)』,『회복력과전환(2022)』이있습니다.

목차

시작하는글
윤선도의정원에서떠오른질문들

첫번째발견윤선도와보길도
윤선도는누구인가
보길도와윤선도의만남
윤선도정원에관한해석과오해

두번째발견정책과개발사이
조선시대국토정책
양반의경제활동
윤선도,정책을꿰뚫다

세번째발견정원에숨겨진의미
복원된보길도
다시읽는부용동정원
정원에서발견한윤선도의꿈
자연에서부를발견하다

네번째발견정원으로경영을시작하다
해상경영의출발점
실천된이상향,윤선도의창조적경영

맺는글
디벨로퍼윤선도를만나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추천사

신우철(완도군수)

공간은실제적인공간뿐만아니라심리적인공간,미래지향적인공간등의복합적인의미를내포하고있으며,역사는바라보는사람의관점에따라새로운가치를낳기도한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흔한공간·역사안내서가아닌윤선도원림의과거,현재,미래에대해새롭게고찰해볼수있게했으며고산윤선도의삶의가치도엿볼수있게했다.

특히원림을이상향의공간인무릉도원을넘어서사회공동체터전으로인식하고지리적장점을활용한간척등을통해공간적가치를확장시키려했다는점이실로놀라웠다.작가이며조경가로알려진윤선도의공간에대한감각,경영마인드는높이평가받아마땅하다.

오동호(한국섬진흥원원장)

윤선도전문가중한사람인저자는정원과간척지,산업과물류,개발과관리같은경제적으로연관된키워드를쫓았다.자연애호가로서윤선도를보는시각에서벗어나개발자윤선도가보는시각으로접근한것이다.윤선도가장소의가치를발견하고연결하며확장시키는일련의과정은현시대의디벨로퍼가제안하는개발과정과오버랩된다.이러한관점에서바라본윤선도정원의기능은낭만적인생활공간이자놀이공간을넘어,서남해안을경영하는범주로까지확장된다.

더욱이입체화한윤선도캐릭터와넓어진세계관은소설과드라마,영화의시나리오로손색이없는매력적인소재를제공한다.창작의고통과고증의노력을현저하게줄여줄완성된취재노트가될것이기에창작자들에게놓치지말라고추천한다.정원,섬전문가인저자의시선을따라섬문화유산콘텐츠의차별화된가치를한껏느껴보길바란다.

홍선기(국립목포대학교도서문화연구원교수,(사)한국섬재단이사장)

이책은완도의섬보길도의윤선도생애와역사적공간을재평가하는데중요한학술서적이다.이책은보길도에유배온조선중기,후기의문신이자시조작가,정치인인윤선도의일대기,그러나유배중이지만보길도를중심으로서남해의바다를거대하게경영하고해양중심으로디자인하고자했던‘디벨로퍼(developer)’의면목을다양한자료를통하여상세히기술하고있다.윤선도는유배지였던보길도의바다와연안을간척,해상경영,정원을통해자급자족의섬경영을시도했다.섬과바다경영을위해서는자원의종류,분포,특성을면밀하게검토하고조사하는것이기본이다.

윤선도는섬을일주하고,여러산정상을올라보면서보길도의산림,연안,마을의위치와자원의특성을살폈다.이러한그의노력은보길도의많은유적지에서그의포부를읽을수있다.울창한산림을보호하고자세웠다는낙서재와동천석실,당시귀한소금을생산하기위한물을제공했던세연지,생활용수를공급했던곡수당의연지등은윤선도의세밀한해양과산림분석의산물이라고할수있다.

책속에서

·우리나라‘전통’정원은현실의세속적인욕망에서벗어나고자했던‘이상향’의장소로각인되었다.그이미지는여전히은둔과감상의공간,욕심없고청빈한공간이라는틀안에머물러있다.2p

·보길도는윤선도다.그는오랜시간공들여보길도곳곳에정원을만들고,대규모간척사업을벌이며사유화가금지된산림천택의자원을활용했다.자원이풍부한보길도는그야말로황금어장이아닐수없었다.윤선도가보길도를우연히발견했다는설보다더설득력있는이야기가필요하다.6p

·윤선도는간척사업을통해많은토지를확충하고농경지를확장했다.하지만경제적부가가치는따로있었다.연해지역과섬지역에서얻을수있는어장과염분이었다.당시어장이나염분을사유화하고세를징수하는것은법적제약이있었음에도윤선도는새로운명분을내세워가문의경제력을키워갔다.8p

·윤선도의정원은단순히감상을위한공간이아니다.세연지는소금생산과민물을보유하기위한저수장치로도활용했고,곡수당연지는농업용수와식수원으로활용이가능했다.10p

·세연정은윤선도가가장공들여조성한곳이다.골짜기를따라굽은물길에큰바위들을자연스럽게놓고연못한쪽에는섬을만들어소나무를심었다.마치무릉도원에서산아래를내려다보는것처럼자연의아름다움을가득채우고노래와춤을즐겼다니명예와부,어느것하나부러울게없었을것이다.13p

·비슷한시기에조성된동천석실과낙서재는묘한기운을가지고있다.동천석실에서내려다보면낙서재를중심으로주변상황들이훑어보기수월하다.조금만올려다보면격자봉능선의작은움직임도감지할수있다.반대로낙서재에서바라보는동천석실은명상과사유의대상이다.적당한눈높이에서시선을맞추고바라보면,근심을잊고평온을찾을수있다.18p

·윤씨가문의경작지는해안과도서지역에위치하여육로보다해로를통해관리하기가용이했으므로별서정원은주로해안가또는섬에조성하였다.91p

·풍수적으로는뛰어나지만물이부족해농사짓기에적합하지않았던보길도에는거처와원림을만들고,개간이가능한노화도의갯벌을농지등으로활용하여보길도생활을뒷받침한것이다.즉,노화도는해상활동의교두보,생활및강학공간인부용동의생활지원공간으로개발된것이다.157p

·역사적사실과그의행적을중심으로보길도와해남지역에펼쳐진그의큰그림을상상했다.조경가윤선도가아닌개발자윤선도가보는시각으로하나의아름다운정원이아니라,정원과간척지,산업과물류,개발과관리같은경제적으로연관된키워드를쫓았다.203p

·공간에대한감각이누구보다뛰어났던윤선도가장소의가치를발견하고연결하며확장시키는일련의과정은지금의디벨로퍼가제안하는개발의과정으로도손색이없어보인다.
20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