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심장 (진주현 장편소설)

겨울의 심장 (진주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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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의 모든 강박증에 건네는 끈질기고 애정 어린 시선
데뷔작 『커피 먹는 염소』로 “여성의 마음을 이토록 낱낱이 드러내준 작가는 이제껏 없었다”라는 찬사를 받은 진주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작가는 전작의 화두였던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에 이어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끈질기게 탐구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한순간에 뒤흔들고 망가뜨리는 뇌관은 바로 ‘강박증’이다. 그들의 내면에서 눈처럼 소리 없이 차곡차곡 쌓인 불안감은 지극히 사소한 계기를 불씨 삼아 스스로를 단죄하는 강박증으로 폭발해 버린다. 누군가는 피부가 괴사될 정도의 손 씻기로, 누군가는 멈추지 못하는 숫자 세기로, 또 누군가는 문단속 확인과 저장 강박으로……. 뿌리 깊은 불안감과 죄의식을 씻어내기 위한 이 반복적 행동은 실은 그들이 세상에 타전하는, 한없이 여리고 더없이 절박한 구조신호에 다름 아니다.
작가 진주현은 세상의 모든 강박증은 그것을 가진 사람들의 숫자와 동일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지극히 사적이며 개별적인 아픔을 쉽게 외면하지 말고, 조금 더 끈질긴 시선을 가져보자고 권유한다. 우리의 작은 시선이 저 차갑고 쓸쓸한 겨울 안에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고, 누군가의 생을 구할 수도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저자

진주현

저자진주현
소설가이자작사가.
하루도빠짐없이소설원고와노랫말을쓴다.
첫장편소설『커피먹는염소』를출간했고
가수김바다의「깨진거울」,「흐름」,「따뜻한」을작사했다.
작가로서그녀의삶은
에밀리디킨슨과슬픔을공유하는친구가되기를소망하지만
동시에‘함께’손을잡고세상밖으로산책하기를희망한다.
그래서그녀는감히소망한다.
소설이라는‘감정보고서’의작업이앞으로도계속되기를.
온힘을다해만든노랫말이누군가에게‘적절한온기’가되기를.

목차

악마적인
N
겨울의심장
S
84일,#그
84일,#그녀
84일간의연인
검은벌레들
악몽
사막
남겨진자들
망가진신경
세상의모든강박증에평온을
강박증의입장
A

미뤄진자백
엉킨거짓말
InSANe
Home
발동혹은가열
살기(殺氣)와살기(Survival)
마리아주
인간적인
adieU

작가의말_존재의다른이름,페르소나

출판사 서평

“당신에게도마음이라는것이있습니까”

『겨울의심장』은작가특유의세밀하고중층적인심리묘사가빛을발하는가운데,주인공과주변인물들이품은이야기가밀도있게그려지고풍성하게펼쳐지며읽는재미를더한다.특히이번작품에서는의식의흐름을실시간으로구술하는듯한속도감있는문장이독자들을사로잡는다.
호기심강하고숫자세기강박을가진대학생J와어렵다못해가학적인수준의강의로악명높은젊은예술미학교수N은84일간의열병같은사랑에빠진다.그러나N의내밀한상처가담긴판도라의상자를건드리면서그들의짧은사랑은갑작스레막을내린다.J는마지막순간에결코해서는안될,사랑하는이의가장아픈상처를찌르는말을내뱉은후“이별이야말로우리가지옥에대해알아야할모든것이다”라는에밀리디킨슨의말을온몸으로겪어내고,죄의식으로난독증에시달리며그저겨울처럼얼어붙은채로살아간다.그러다N의어머니가남긴쪽지를단서로‘예민하고잔인하며아름다웠던연인’N에게숨겨진상처의기원을찾아가게된다.
소설속인물들이강박증이라는악마에게사로잡히는계기는저마다다양하다.그들이상처와상실과죄의식에침잠하는순간,그들의맑은영혼이그것들에사로잡히는순간,저항할수없는강박증이찾아온다.N은어린시절거짓말을들킨후오염-청결강박으로끝없이손을씻어대고,N의어머니는아들을데리고나온후가져갈것없는살림에도문단속에집착하며,J는무의식적으로글자와숫자를반복적으로해체하고조합한다.주변인물들도예술,알코올,가족등크고작은중독과집착,혹은상실을경험한이들로‘무언가에지독하게미쳐본인간들의표본’이다.그리고반대편에는이들을그렇게몰아간,즉사람의외로움을이용하고다른이의죄의식을집요하게건드리는악마적인물들이등장한다.작가는주인공의입을빌려그들에게소리쳐묻는다.“당신에게도마음이라는것이있습니까”라고.

존재의다른이름,페르소나

이책의원래제목은‘페르소나’이다.페르소나는그리스어원으로‘가면’을뜻하며,영화나연극에서는감독이나작가의자화상혹은분신이라는의미로쓰인다.소설속에서페르소나는N이J를부르는특별한애칭이자,N의아버지가남긴‘출간되지않은,출간을원하지않던,집을떠나고,집을그리워하고,집을잃은존재들을위해써내고말았던행복과비통의보고서이며생의백과사전’의제목이기도하다.
소설속인물들처럼우리도삶의많은순간을가면의페르소나로살아가곤한다.버려져도상처받지않은것처럼,경쟁에서떨어져도아무렇지않은것처럼,여리고따뜻한심장을감추기위해차갑고쓸쓸한갑옷을입는다.그러나사람들을강박증으로몰아넣는것은가면의페르소나이지만,그것을치유하는것또한주인공의페르소나다.그래서작가는비록가면의페르소나를연기하며살아갈지라도‘우리는모두누군가의주인공이었고,미지의주인공이며,또혼자로도얼마든지주인공’이라고말한다.그리고은밀한협박을건넨다.우리는인간이고,우리는좋은것에쓰이기위해태어났으며,우리의작은시선이누군가의생을구할수도있다는믿음을잃지말자고.즉우리가인간임을잊지말자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