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위로보다는 나란히 걷고 싶다 (살아내기가 어디 쉬우랴)

어설픈 위로보다는 나란히 걷고 싶다 (살아내기가 어디 쉬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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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앞으로 나아가는 삶도 있지만
팽이처럼 제자리를 곧게 도는 삶도 있다.
그렇다고 삶이 정지된 것은 아니니까,
삶은 그저 아름답다.

스스로 자생하기 위한 글쓰기, 시로 치유하다
인생이란 길을 걸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결코 답을 알 수 없는 삶을 향한 질문들이 있다. 밤새워 뒤척이게 하는 소소한 고민들, 타인에게 부끄러울 속을 내보이는 푸념들, 머릿속을 간지럽히는 어제의 결정들. 문득 ‘지금 잘살고 있는가’하는 어수선한 마음 때문에 우리는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때론 잠 못 들기도 한다.
『어설픈 위로보다는 나란히 걷고 싶다』는 불쑥불쑥 나를 어지럽히는 질문들에 대한 시인의 답이다. 작가 조혜숙은 담담하지만 어렵지 않게, 때로는 명징하게 훈수를 둔다. 수없는 질문들로 가득한 그 길 역시 그녀가 고독하게 걸어왔기 때문.

어느 날 느닷없이 병이 찾아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의 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를 잠식해 정신까지 매몰시켰다. 살기 위해 무언가 매달릴 것이 간절했다. 마음에 쌓인 것이 깊어질수록 토해내듯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 근육을 단련시켰다. 아침이면 연필을 깎으며 모난 마음을 다듬고, 지우개로 못난 마음을 지워가기 시작했다. 시를 쓰며 울었고, 웃었고 때론 잊었던 꿈을 꾸기도 했다. 시는 과거의 타인을 용서하고 지금의 자신과 타협할 수 있게 했으며 점점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법을 배우게 했다. 시 쓰는 동안 철저하게 고독했지만 완전하게 혼자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우리에게 전하는 ‘자생(自生)’의 힘이 있다.

나이가 든다고 다 아는 건 아님을 나이가 들고야 알게 되었다

쉽게 읽히는 글이 좋은 것처럼, 삶도 쉽게 이해하면 된다
시인은 ‘산다는 건 각자의 계절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한다. 살아있는 한 그 계절을 항해하듯 살아내야 하는 게 우리의 몫이므로 진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로 걷는 것, 때론 정지인 듯 보여도 제자리에서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걸으며 살다 보면 삶은 여전히 살만하고 살만하다고 은유한다. 시인은 우리가 쉽게 절망하거나 슬퍼할까 곳곳에 따뜻한 위로의 말을 심어두었다.
그래서일까. 매일 아침 시가 올라오는 시인의 블로그 글방에는 문지방이 닳도록 소란스럽다. 그녀의 시를 사랑하는 이웃들은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함께 시를 읽으며 웃기도 하고 눈물을 감추기도 한다. 먼 길을 돌아 거울 앞에선 국화꽃을 닮은 언니처럼, 틀린 곳 찾아 쓱쓱 지워주는 선생님처럼,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는 선배처럼, 그녀의 시는 편안하고 듬직하고 포근해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준다.
누구에게나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다면 고개를 들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시로 성큼 들어와 봐도 좋을 것이다. 발걸음 딛는 곳마다 꽤 오랫동안 그녀가 배려 깊게 심어놓은 글꽃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고, 나만 외로운 게 아니고,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만으로 깊은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타인의 어설픈 위로보다는 그녀와 나란히 함께 오래 걷고 싶어지는 이유다. 머물러 있기 좋은 방, 오늘도 그녀의 글방이 여전히 소란스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

조혜숙

걷기를좋아한다.
그리고남들보다꽤잘걷는다.
잿빛풍성한머릿결과웃는얼굴이좋은사람이다.

잔소리하며늙어가지않기위해글을쓰기로했다.
생각이깊어지고하고싶은말이많아질수록
더많이걷고,오래글을썼다.

이야기할머니가되고싶은꿈이생겼다.
그래서아이들에게하고싶은말을시로쓰고있다.
블로그에‘글꽃’이란필명으로사진을찍고글을연재하고있다.

작가채널
블로그blog.naver.com/cdcd12cdcd

목차

프롤로그_‘앤’을사랑한아이

제1장기억을걷다
다르게흐르는시간
거기에도답은없다
엄마,그이름에대하여
이렇게물어주세요
하회탈이숨기려한건
얽히고설켜살아가는
나란히걷는기억
봄날은간다
어떤일은쉽게가자
아줌마는정말꿈이없었을까
나이육십인아재들은말이야
그냥그대로곱다
꿈,독을품듯

제2장어설픈위로보다는
그땐몰랐고이제야아는것
어떻게나이들것인가
그런기대는말기를
어설픈위로보다는밥이답이다
살아보면살만하다
이제는물러나지켜볼때
살면서몇번인가
말이많아서
아픈말이지만맞는말이야
단한번으로그렇게돌아서진않는다
다름에대하여
편견을내려놓으면
어떻게알았을까
시위를당길수있는것만으로
나는걷는다

제3장다른길도있다
어떻게하든괜찮다
너의속도로걸으면돼
너를믿어
영원한네편이되겠다
먼저길을나서보는거야
살아내기가어디쉬운가
가버린청춘을위한건배
완벽한때란없었다
스스로에게집중하기
너의뿌리도사시나무처럼
피식웃고말걸
고집스러운사람은되지말아야지
바다를지나는너에게

제4장문득드는생각
어느날의메모
가난한시인의노래
?집안일에흐르는아름다운선율
?단순해져
바느질을하다가
앞서간차와같은신호에멈췄다
감정적으로독립하기
커피를만들다문득
넘어졌다
밥짓는사람들
바람은고슬고슬
여인네옷벗는소리
못본척해주시죠
몸이자꾸만말을건다

제5장네곁에있고싶다
한여름소나기처럼
바보들이산다
상처많은사람의사랑법
어떤모습으로든네곁에있고싶다
어떤사랑
어느집이나있지
도시락을싸며
오래된인연,언제라도어제인듯
함께있지않아도
낮은낮대로밤은밤대로
이러면어떨까
아름다울수없는이별의기억
사랑의말은아닐지라도
마지막말을삼키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