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조각사 15

달빛 조각사 15

$21.27
Description
2007년 첫선을 보인 이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대한민국 장르문학계에 강렬한 족적을 남긴 걸작 《달빛 조각사》가 출간 15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장정의 양장본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웹상에서 연재된 총 1,450회의 이야기를 스물네 권의 단행본으로 구성하여 묶은 이 시리즈는 매달 20일 한 권씩 출간될 예정이며, 그 열세 번째 권인 이 책에는 연재 879회차부터 939회차까지가 담겨 있다.
저자

남희성

저자:남희성
《달빛조각사》는인터넷사이트연재를시작한이후,가장짧은기간에각종순위베스트에등극할만큼독자들의폭발적인호응을이끌어냈다.
먹고살기위해게임을업으로삼아야했던주인공의파란만장한게임생활기는,천편일률적이었던게임소설의틀을벗어나NPC와유저의조화를이루어내는데성공했다.
거기에작가의트레이드마크라고할수있는간결하고명쾌한묘사와흠잡을데없이완벽한구성으로세공된작품은마치하나의보석처럼빛나독자들의눈을즐겁게할것이다.
《어둠의군주》,《하이마》,《태양왕》

목차


알려지게된조각술최후의비기퀘스트…7
최고의제물…30
가장강한전사…52
어둠과공포,전염병…83
반호크의위용…106
영원한동료자하브…130
북부로가는파이톤…158
엠비뉴의대군…187
들모레요새의불행…236
대활약의예고…260
나쁜용사의출현…286
폭풍의눈…309
위드의최후…339
엠비뉴의권능…364
종착점…385
역사의흔적…419
팔로스제국력…446
하벤제국의침공…468
흩어진부하들…497
하늘로오르는탑의인부…519
집주인의눈빛…545
북부사람들…567
대제왕위드의유언…591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위드는이번퀘스트를마치고나면성공을하든실패를하든당분간푹쉬고싶었다.
“다잊어버리고지난번처럼어디남해안같은곳에가서쉬다오는거야.한일주일정도…….”지친몸과마음을회복시켜주는꿀맛같은휴가를원했다.
“음,근데남해안이바가지요금은심하지않더라도비쌌는데.멀어서교통비도많이나오고.”휴가에대한현실적인고뇌가이어졌다.
“그냥〈로열로드〉내에서휴가를보낼까.요즘에는그러는사람도많다고하니그것도꽤괜찮겠군.바닷가에서낚시를해서꽁치나구워먹어야지.그러고보니일주일은좀너무긴것같기도하고…다른경쟁자들에비해서레벨이나스탯이뒤처진걸복구하려면한…사흘정도?”
위드는고개를저었다.사막의대제왕그리고중앙대륙을휘젓고다닐정도의군대를거느리고있으며자기자신의무력도엄청나다.그러나원래의몸과시간대로돌아가게되면레벨도400대에,헤르메스길드에쫓겨다니는신세였다.바드레이를만나면또당할수도있지않겠는가.
“사흘도길어.으음,일요일하루정도는푹쉬어줘야…아냐.밀린집안일을하고나서저녁에모라타에서아무생각없이따뜻한햇볕이나받으면서시간을보내야지.”
그리고3분후결심했다.
“열심히사냥하고,보상좋은퀘스트로뭐가있나알아봐야지.전쟁의시대에서오랜시간을보냈으니앞으론더열심히살아야돼!”
---pp.45~46

“혜,혜연아,너술못마시는거아니었니?”
“술요?없어서못먹죠.마시려면비싸고돈아깝잖아요.”
연속세잔의폭탄주가그녀의입속으로들어갔다.
“안주도먹으면서마셔.”
“술맛떨어져서안돼요.”
엄격하게술을마시는이혜연이었다.
(……)
“그럼요.어릴때는조금놀았거든요.”
“하하,껌좀씹고다녔어?”
“아니요.친구들이랑면도날씹을때많이마시고다녔죠.”
이혜연은오랜만에술을마시니기분이좋아져서말수가많아졌다.
“어릴때는원래철이없고그렇잖아요.밤새도록마시고패싸움하고,지나가는애들삥도뜯고욕도하고.”
“위험하게놀았구나.무슨사고같은건안일어났고?”
“별다른건없어요.친구중에1명이오토바이타다가식물인간된정도?아,참!걔얼마전에깨어났다고연락도왔는데공부하느라바빠서못갔어요.전화라도해봐야되는데.”
“…….”
“그렇게놀다가오빠한테걸렸어요.”
“오빠가화많이냈겠구나?”
“네.처음으로다리가부러져봤어요.그때3달간꼼짝없이방바닥에만누워있으면서생각했죠.다음에걸리면진짜사지가다부러지겠구나.오빠한테안걸릴자신은없고…그래서그후로어쩔수없이정신차리게됐어요.”
탈선하는청소년이던이혜연을바로잡은건오빠의과감한폭력이었다.
---pp.128~129

위드가말살의검을들고등장한것은그때였다.들모레요새의내성으로연결되는통로에서천천히걸어나왔다.
쿵!쿵!쿵!
걸음을내디딜때마다돌로된바닥이울리면서묵직한소리가났다.군사요새인만큼통로를넓게만들지않았다.그래서아주꽉찬느낌을주었다.사실상그냥공중으로뛰어서오면더빨리올수있었지만남들싸움에서두를필요는없다.그리고이렇게해야괜히멋있어보이지않겠는가.은은한겉멋이야말로포기할수없는남자의자존심!
“어엇.”
전쟁터를앞두고긴장하고있던병사들이위드를보며경악했다.엄청난체구에,전투를위해태어난것처럼각진근육으로위압감이넘치는몸매,가공할화력을뿜어내는말살의검.지옥의문이열리고먹구름이몰려와서날이어두움에도불구하고환한머리!
“저대머리거인은뭐지?”
“…….”
사막의대제로서머리가벗겨진채로활약을하다보니익숙해져서그만머리카락을만들지않았다.우람한육체에잘생긴얼굴,그렇지만머리카락이없어서오히려더야성미가넘쳐흘렀다.진정한,나쁘고못되고사악하고고집강한남성다운느낌이랄까!
---pp.287~288

“이정도면내죽음을맞이하기에도괜찮은무대로군.쓸쓸하지는않겠어.”
위드는담담하게죽음을받아들이기로했다.
(……)
“가장기억에남는죽음이되겠군.”
위드는땅에드러누워서하늘을보았다.기왕죽는것,유성의낙하를지켜보면서멋지게죽고싶다는기분이었다.하늘은온통붉게물들고,크고작은수십개의유성들이긴꼬리를드러내며지상을향하여떨어지고있다.이런장관은어디서도구경하기힘들것이다.위드의머리위에축축하고벌름거리는무언가의콧구멍이닿았다.
푸흥!
조금은참기힘든퀴퀴한냄새.
“쌍봉아,저리가.”
푸흐흐흥!
“쌍봉아,냄새난다니까.넌어째서그렇게씻겨도계속냄새가…….쌍봉이가왜여기있지?”
위드가벌떡몸을일으켜보니정말로거짓말처럼쌍봉낙타가주둥이를오물거리면서서있는것이아닌가.절망으로가득하던눈이다시희망으로불타올랐다.
---pp.352~353

도처에일어나는스켈레톤,듀라한,데스나이트등의하급언데드들.그들은부서져도계속일어나면서광신도들의이동을가로막았다.위드는이제체계화된계획을세웠다.지금까지만하더라도전황에맞춰서급박하게임기응변식으로대응을한면이많았다.
“토리도.”
“왜부르는가.”
“저기너먼저가봐.”
모툴스가있는지역은신성불가침의영역!침입자들은생명력을잃어버리고,모툴스를지키는보호병들은매우강해진다.그런곳에는당연히토리도부터던져봐야하는법!전투력에있어서는막내이지만뱀파이어로드의특성에의해서생명력은가장많았다.
“싫다.”
“왜?”
“위험해보인다.꼭내가가야하는것인가?”
“너의선택권을존중해주지.나한테맞아죽을래,저기가서죽을래?”
“으음,저기가서죽는게더나을것같다.”
---pp.424~425

“으음,안돼.여기서끝낼수는없어.”
위드는지금의명성도지키고모험도방송국에계속중계하기위해서퀘스트는가능하면성공시키고싶었다.천문학적인광고수입!모험과사냥으로얻은아이템을팔아서버는돈도있지만방송국들이안겨주는숫자개수는다른출연료에비할바가아니다.눈먼돈이따로있겠는가.위드도부유하고넉넉한생활에익숙해지다보니배고프던과거는이제떠올리고싶지않았다.최근버는돈이많다보니호의호식,사치가몸에배어버린것이다.
“더이상과거의내가아니야.돈도써본사람이쓸줄안다고,지출도많이커져버렸어.”
밥한숟가락뜰때마다햄을나눠먹지도않고한조각씩통째로먹으니이제는누가봐도중산층이었다.머리를감을때에도보일러를틀어서따뜻한물을쓰고시장에서제철과일까지사다먹으니,사치스럽다는비판을들어도할말이없는상황이었던것이다.
---pp.505~506

“예상대로하벤제국에는안되는군.”
유병준은텔레비전을통해서〈로열로드〉의방송을봤다.인공지능의스크린으로모든화면들을볼수가있었지만,방송국해설자들이나시청자들의생각도궁금했던것이다.
―북부가계속패배하고있는데요,하벤제국군은역시무적이라고불러도될정도로막강합니다.
―무신바드레이와그의친위대는전쟁에아직나서지도않았는데요,과연하벤제국이중앙대륙을통일할만했다고보입니다.
―연합군과의전쟁에서도이런전력을다꺼내놓지는않았는데요.하벤제국의역량의끝은도대체어디일까요?
―이가늠하기어려운위기,과연전쟁의신위드가돌아오게되면극복할수있을지궁금합니다.
―위드의퀘스트도곧중요한분기점에다다르게될텐데,하벤제국과북부군의전쟁까지,시청자들이한눈팔사이가없이계속대형사건이벌어지게되겠군요.
―위드라면모험의달인이라고할수있죠.그의업적은대부분전쟁보다는모험으로일구어낸것입니다.뭐,불사의군단과싸우기도하였지만그것은퀘스트내에서이루어진것이니까요.그런데정작이중요한시기에도모험에빠져있다니,국왕으로서의정체성은있는건지모르겠습니다.아,어쩌면이미자신의왕국을포기했을수도있죠.지금이상황을보면현명한판단이라고여길수도있겠네요.
---pp.618~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