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 1 (검자 신무협 판타지 소설)

목탁 1 (검자 신무협 판타지 소설)

$9.04
Description
검자 신무협 판타지 소설 『목탁』 제1권. 밀무역을 하려다 해적으로 전업한 건달 이삼사는 수군의 추적을 피하려다 풍랑을 만난다. 풍랑으로 표류하던 그가 도착한 곳은 망망대해 한가운데 있는 절해고도. 다행히 한 노인을 만나 생존엔 성공하지만……. 그 노인에게 붙잡혀 목탁이란 새로운 이름과 함께 강제로 제자로 거듭나게 된다.
저자

검자

저자 검자는 오랫동안 그림 작가 황재모와 오수라는 필명으로 만화 작업을 했습니다.
〈아이큐 점프〉에 『천재들의 합창』을, 〈일요신문〉에『블랙 커플』 등을 연재했으며, 90년대 고행석 작가의 불청객 시리즈 스토리를 30 타이틀 정도 썼습니다.
즐겁고 유쾌한 무협 소설을 써보고 싶어서 강호에 발을 디뎌봅니다.

목차

第一章 해적과 노인
第二章 인자무적(仁者無敵)
第三章 반쪽 제자
第四章 고도 탈출
第五章 왈량도의 보물
第六章 죄는 미워도
第七章 해적왕
第八章 목 대협 추모시
第九章 마룡대첩
第十章 하늘에 뜻을 세 번 묻다
第十一章 전서구를 날려라

출판사 서평

해적으로 바다를 누비던 청년,
절해고도에 표류해… 절대고수를 만나다!

“목탁은 중생을 구제하는 좋은 이름일세.”

더 이상 조무래기 해적은 없다!
거칠지만 다정하고,
가슴속 뜨거운 것을 품은
목탁의 호호탕탕 강호행에
무림이 요동친다!

※줄거리

밀무역을 하려다 해적으로 전업한 건달 이삼사는 수군의 추적을 피하려다 풍랑을 만난다.
풍랑으로 표류하던 그가 도착한 곳은 망망대해 한가운데 있는 절해고도!
다행히 한 노인을 만나 생존엔 성공하지만…….
그 노인에게 붙잡혀 목탁이란 새로운 이름과 함께 강제로 제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 노인의 정체는, 천하에서 손꼽히던 절대고수 진도삼!
유쾌하게 티격태격하며 무공을 배우던 어느 날, 진도삼은 유언을 남기고 등선하고 목탁은 사부의 안배를 따라 섬을 떠나게 된다.

섬을 떠나자마자 해적과 수군과의 전쟁에 휘말리고, 강호의 비사에 연관되게 된다. 그 무수한 위험을 놀라운 무공과 잔머리로 사건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해결하는 목탁!
절대고수 진도삼의 유지를 잇는 그에게 강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본문 속으로

第一章 해적과 노인

절해고도(絶海孤島)!
위로는 하늘, 사방은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뿐인 외로운 섬.
흰 수염이 긴 노인이 해안 절벽의 반석 위에서 좌정한 채로 입적하였다.
그 앞에는 삭아서 너덜거리는 넝마를 걸친 청년이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는데, 언뜻 우는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기괴한 웃음을 흘리는 것이었다.
“크크크크…….”
웃음소리는 분명했지만 눈가에는 물기가 맺혀 있다.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기묘한 모습이다.
“이 우라질 노털아! 날 혼자 두고 뒈지면 어쩌란 거야?”
그랬다. 청년은 지금 절해고도에 홀로 남겨진 공포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청년은 노인의 죽음 앞에서 허탈한 나머지 애도하는 대신 욕을 쏟아냈다.
“썅! 극락왕생 대신 지옥 일주나 해라!”
누군가 그 모습을 보았다면 비통한 청년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긴 오가는 배 한 척 없는 절해고도이다.
지난 3년간 미우나 고우나 말을 주고받던 상대가 사라진 것이다.

* * *

5년 전, 청년은 후배 하나를 꼬드겨 밀무역으로 돈을 벌자고 상선을 탔다.
그런데 무역을 시작하기도 전에 상선이 해적의 습격을 받았다.
처음엔 해적들한테 얻어맞기도 하고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타고난 담력과 눈치, 무력으로 곧 능력을 인정받아 해적선의 우수 인재가 되었다.
물론 되고 싶어 된 건 아니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해적질을 해보니 이거야말로 ‘와따’였다.
밑천 한 푼 안 들이고 노략질로 돈을 버니 투자 대비 수익이 엄청났다.
해적질 2년 만에 중간급 간부 자리를 꿰차게 되자 더 큰 그림이 그려졌다.
자신을 따르는 수하들을 이끌고 해적선 하나 마련해서 독립하면, 말 그대로 자신만의 해상왕국에서 왕처럼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당시 그가 속한 해적단은 주로 산동반도 주변을 출몰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대규모의 해적단 중에는 왜국과 조선은 물론 멀리 해남에서 대식국까지 횡행하는 국제 규모의 해적단도 있었다.
‘어차피 해적 노릇 할 바엔 큰물에서 놀아야지.’
내친김에 해외 원정까지 꿈을 꾸기도 했다.
이국의 풍물과 여자들을 생각하면 어쩐지 가슴이 뿌듯하고 설레기도 하였다.
중간간부가 되던 해, 멀리 대식국에서 항주를 오가던 상선을 노략질한 적이 있는데 그때 본 금발에 푸른 눈의 여자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야아~ 세상엔 인간 종자가 이렇게 다양하구나.’
처음엔 푸른 눈, 금발의 여자가 요괴처럼 느껴져 어쩐지 꺼림칙했으나 살을 맞대 보니 중원의 여인네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고도에서 가장 힘든 건 바로 그네들과의 뜨겁던 순간을 떠올릴 때였다.
그가 독립을 선언하고 탈취한 작은 상선에 푸른 해골 문양의 해적 깃발을 올렸을 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퐈하핫! 푸른 해골 13호가 나가신다!”
그런데 하늘의 도우심 대신 저주가 내렸다.
조정에서 해적들의 노략질을 완전 정리하겠다고 대규모 수군함대를 출병시킨 것이다.
“아, 씨바, 내가 뭣 좀 하려고 하면 꼭 세상이 딴지를 거냐?”
그는 졸지에 현상금 걸린 해적이 되어 노략질은커녕 도망 다니기에 급급하게 됐다.
예전 같으면 아무 어촌에나 정박하여 되는대로 약탈하여도 관군의 반응은 항상 뒷북이었는데, 어촌마다 상비군이 있었고 인가가 몇 안 되는 작은 섬도 비상 연락망이 빠르게 작동되었다.
살고자 도망 다니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가 절해고도에 이른 게 3년 전이다.

해안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눈앞에는 한 노인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반가우이, 소자!”
사방 5리도 안 되는 작은 섬이었다.
있는 거라곤 기암괴석의 절벽과 해안 동굴 하나가 전부였다.
다행이라면 해조류와 물고기가 풍부해서 먹을 게 있다는 것. 불행은 해류가 사나워서 죽을 때까지 사람 사는 세상 구경하긴 어렵다는 것이었다.
세상 구경은 나중 일이고 우선 당장은 배가 고팠다.
꼬르르르르.
뱃속에서 양분을 들여보내라고 아우성을 치며 난리였다.
“뭐, 먹을 것 좀…….”
청년이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애원하는 눈빛으로 노인을 보자 노인은 저 멀리 보이는 해안의 암벽을 가리켰다.
“저 위에 먹을 게 있을 거야.”
암벽은 까마득히 높았고 며칠을 굶은 그로서는 도저히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 암벽이었다.
“노인장께서 보다시피 난 지금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든 몸입니다.”
청년의 말을 들은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먹을 걸 두고도 안 먹겠다면 굶어 죽기로 작정한 모양이군.”
청년은 한숨이 나오고 울화가 치밀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아~ 노인장 눈에는 지금 이 꼴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자 노인이 환하게 웃으며 그를 달랬다.
“웃어. 화내면 만수무강에 안 좋아.”
죽이고 싶었다. 청년이 볼 때 이건 약 올리는 게 분명했다.
이런 곳에서 만수무강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노털, 나 기분 안 좋으니까 내 성질 건드리지 말고 저리 꺼져!”
그랬다. 그는 해적답게 장유유서나 노인 공경 정신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청년은 도덕적 행위를 거두고 본연의 불한당 기질로 승부하기로 했다.
어차피 눈치 봐야 할 사람도 없으니 노인을 제 집 종 부리듯 함부로 대한다 한들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노털,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먹을 걸 가져와!”
그가 싸가지 없이 굴어도 노인은 그를 탓하지 않았다.
“흘흘, 나보고 저 위를 올라가서 가져오란 말인가?”
청년이 보아도 여든이 훌쩍 넘어 보이는 노인이 암벽을 오르는 건 무리였다.
“아, 씨바! 왜 먹을 게 저 꼭대기에 있는 거야? 어디 다른 데 짱박아둔 거 없어?”
청년이 욕을 하자 노인은 만면에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흐흐, 흘흘, 다른 덴 없어. 저 위에만 있어.”
“아, 진짜 돌겠네.”
청년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해안의 암벽을 올려다보았다.
‘올라갈 수 있을까?’
체력이 왕성하면 모를까, 지금으로썬 도저히 무리였다.
그는 노인이라도 수틀리면 주먹질을 마다할 인간이 아니었다.
청년이 눈을 부릅뜨고 노인을 쏘아봤다.
“노털, 저 위에 어떤 먹을 게 있지?”
“물고기나 조개 같은 게 있을 걸세.”
청년은 노인이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했다.
“이 우라질 노털아, 저 꼭대기에 어떻게 물고기나 조개가 있을 수 있어?”
“그거야 자네가 올라가 보면 알 게 아닌가?”
“날 짱구로 알아? 상식적으로 볼 때 말이 안 되잖아!”
“말이 안 되고 의심되면 안 가면 되잖나.”
그렇다. 안 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문제는 먹을 게 없다는 것이다.
바짝 약이 오른 청년은 노인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며 협박했다.
“노털, 내가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을 못 하면 이 주먹맛을 보게 될 거야.”
청년이 그러거나 말거나 노인은 천하태평이었다.
“난 생선을 먹지 사람 주먹은 안 먹는다네. 난 먹을 게 없어도 주먹을 구워 먹을 궁리 같은 건 하지 않네.”
악이 받친 청년이 핏대를 세우며 소릴 질렀다.
“장난치셔? 노털 면상을 내 주먹으로 강타하겠다는 말이야!”
그래도 노인은 뭐가 그리 기분 좋은지 웃음을 흘릴 뿐이다.
“흘흘흘, 소형제 목소리가 좋구만, 노래 한 가락 뽑아보지 않겠나? 강호에서 주유천하하며 놀던 시절이 그립구만.”
이 대목에서 만약 청년에게 기운이 좀 남아 있었다면 주먹을 댓 번은 날렸을 터이다.
“노털, 닥치고, 물고기가 어떻게 암벽 위에 있는지 설명해 봐.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대지 못 하면 노털은 오늘이 제삿날인 줄 아쇼.”
“…….”
노인은 눈을 감고 잠시 뭔가를 생각했다.
“크크, 맞아 뒈지지 않을 이유를 잘 생각해 보쇼.”
청년이 냉소를 흘리며 한 손으로 자신의 주먹을 쓰다듬었다.
“소형제, 내 이름은 도삼(道三)이라고 하네. 진도삼(陳道三).”
광비신수(光飛神首) 진도삼(陳道三)!
만약 강호인이 이 이름을 들었다면 기절초풍하며 즉시 포권의 예를 취하고 말투부터 공손히 다듬었을 것이다.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검신, 검웅, 검귀 등등의 호칭이 붙었다.
신의 수급을 취할 만큼 빠르고 검(劍), 신(身), 진(陣), 삼법의 절대고수 도삼(道三)!
무림맹주인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일경의 사형이기도 한 그는 역대 강호 서열로 따져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어마어마한 고수였다.
그런데 20년 전 그는 홀연히 강호에서 사라졌다.
자취를 감춘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