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의 딸 2 (목영 장편소설)

귀족의 딸 2 (목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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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목영 장편소설 『귀족의 딸』 제2권. 드디어 제국에 다다른 라이라. 하지만 복수를 향한 길은 멀기만 하다. 제 복수를 위해 고든을 돕기로 한 라이라는 한편으론 그를 향한 제 마음을 깨닫고 괴로워한다. 복수를 위해서는 그 마음을 절대 드러내 보여서는 안 되기에 그녀는 눈 딱 감고 그것을 외면하기로 한다. 마침내 복수의 길에 한 발짝 들어선 라이라는 이제 자신의 미래를 위해 큰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과연 그녀가 택한 길은 그녀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일 것인가.
저자

목영

저자 목영木榮은 겨울에 태어나 따듯한 것이 좋은 여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목표.

출간작
무섭소, 부인

목차

12장. 제국의 땅 _7
13장. 계획 _43
14장. 라이라의 정치 _85
15장. 신분 상승 _127
16장. 대면 _165
17장. 수면 아래 _203
18장. 달시의 모략 _237
19장. 반격 _263
20장. 핏빛 복수 _295
21장. 복수의 완성 _327
22장. 예행연습 _357
23장. 욕망 _385
24장. 그들의 이야기 _411
에필로그 _433
작가 후기

출판사 서평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짓밟힌 소녀는 복수를 꿈꾼다.


루슬란 왕국 산골 작은 영지를 다스리는 자작의 딸 라이라. 어느 날, 그녀가 왕자비 후보 중 한 사람이 되었다며 중앙 귀족이 그녀를 데리러 온다. 온 영지민과 아버지의 배웅을 받으며 왕자비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난 라이라. 하지만 그것은 모두 거짓이었다.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국의 왕세자와 귀족에게 속은 라이라는 숨겨진 왕자, 체이셔의 노리개가 되어버린다. 체이셔의 손 아래에서 놀아나던 라이라는 기회를 틈타 그를 공격하고 도망을 치고, 겨우 도착한 고향 땅에서 반역 누명을 쓴 아버지의 처형 장면을 목격한다. 체이셔가 제국으로 갈 거란 것을 알기에 그녀는 복수를 위해 역시 왕국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제국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해적의 습격을 당하고,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첫 만남은 말 그대로 최악! 복수를 꿈꾸는 귀족 아가씨와 비밀을 숨긴 해적 두목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권.
드디어 제국에 다다른 라이라. 하지만 복수를 향한 길은 멀기만 하다. 제 복수를 위해 고든을 돕기로 한 라이라는 한편으론 그를 향한 제 마음을 깨닫고 괴로워한다. 복수를 위해서는 그 마음을 절대 드러내 보여서는 안 되기에 그녀는 눈 딱 감고 그것을 외면하기로 한다.
마침내 복수의 길에 한 발짝 들어선 라이라는 이제 자신의 미래를 위해 큰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과연 그녀가 택한 길은 그녀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일 것인가.

※편집자 코멘트

"그건 영광이다! 귀족의 딸로 태어나 나라에 도움이 되었다면 가문의 영광이 아니더냐!" 라는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귀족 때문에 인생이 얽힌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 (편집자 C)

열일곱 소녀 라이라는 고귀한 귀족이면서, 아니 오히려 귀족이라는 이유로 나라를 위하여 무참히 짓밟힌다. 보통의 귀족 영애였다면 좌절하고 울기만 하였을지 모르지만 라이라는 주인공답게 무너지지 않고 복수를 꿈꾸며 미래를 개척하려 나선다. 그녀는 살기 위하여 도망쳤고 복수를 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결국 성공하였다. / (편집자 L)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남장을 하고 메르첼 대제국으로 향하는 루슬란 왕국의 귀족 영애 라이라와 메르첼 황자라는 비밀을 숨기고 황위 탈환을 노리는 웃는 해적, 고든의 웅장한 해적 로맨스! 저마다의 개성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해적 일당의 캐릭터는 보너스. / (편집자 G)

※책 속으로(발췌)

“타앗!”
강렬한 외침과 함께 라이라의 칼끝이 미끄러져 넘어진 테리의 목을 정확히 겨눴다.
“자, 이제 항복하시지?”
눈부신 태양 빛에 날카로운 칼날이 번뜩였다. 끄덕, 테리의 고갯짓에 라이라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칼을 거둬들였다. 그녀의 황금빛 머리칼이 눈이 부신 듯 테리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가 오른손을 그에게 내밀었다.
“자, 일어나.”
라이라가 힘주어 테리를 일으켜 세웠다.
“이젠 제가 못 당하겠습니다.”
씨익, 치아를 드러낸 테리가 라이라를 내려다보며 기특하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에게서 짙은 장미향이 물씬 뿜어져 나왔다.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서도 꽃향기가 나는 듯했다.
이제 열일곱 살이 되는 라이라가 눈부신 금빛 머리칼과 녹아 흐를 듯 밝은 파란색의 눈을 빛내며 환하게 웃었다.
“이젠 내가 훨씬 낫지? 나한테 스승이라고 불러, 테리.”
몇 년 전만 해도 칼 부리는 법을 알려달라며 조르던 꼬마가 잘난 척하자 테리는 웃음부터 나왔다. 칼자루도 제대로 쥐지 못했던 라이라가 훌쩍 자라 이렇게 저와 대련도 할 수 있을 실력을 갖춘 모습에 뿌듯함도 느껴졌다.
웸블던 가(家)의 유모인 어머니와 기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테리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에게서 훈련받아 이 근방에서는 꽤나 훌륭한 검술가였다. 그의 실력이면 충분히 기사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 명예에 대한 욕심이 없어 테리는 라이라를 가르치고 마을의 소년들을 지도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가씨,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붉게 변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테리가 집에 가기를 권했다. 라이라는 아쉬운 듯 지금껏 수련했던 들판을 둘러보고는 테리와 함께 나란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루슬란 왕국의 초여름은 기분 좋게 선선했다. 햇빛이 내리쬐는 한낮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어스름이 깔릴 때면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말려주곤 했다.
저 멀리 양떼가 매에, 소리 지르며 지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얗고 몽실몽실한 털을 좌우로 흔들며 걷는 모양이 귀여웠다. 푸르른 들판과 그보다 더 짙은 빛을 뿜어내는 숲, 부드럽게 일렁이는 바람, 붉은 노을로 은은하게 물들어가는 하늘. 라이라가 사랑하는 풍경이었다.
“여긴 언제 봐도 아름다워.”
가장 좋아하는 곳, 파르란 언덕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며 라이라가 감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보라색과 붉은색으로 물든 하늘이 살포시 마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는 정다웠고 마을 곳곳에서 풍겨 나오는 구수한 빵 굽는 냄새, 짙은 스튜 냄새에 라이라는 행복했다.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 그린그린을 내려다보며 라이라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아가씨, 라이라 아가씨!”
마을 입구에서부터 허둥지둥 뛰어오며 라이라를 애타게 찾는 목소리에 라이라와 테리는 걸음을 늦추었다.
“유모!”
“어머니!”
라이라의 유모이자 테리의 어머니인 젬마가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며 열심히 라이라의 눈앞까지 달려왔다.
“아이고, 힘들다. 일찍 일찍 다니셔야지, 이게 뭡니까, 아가씨? 그리고 그 옷차림은 또 뭐고요? 테리 이 녀석, 또 네놈이 아가씨를 꾄 게냐?”
모름지기 귀족 아가씨란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고 앙증맞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며, 뭇 남성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라 굳게 믿고 있는 젬마에게 고귀한 라이라 아가씨를 못된 길로 인도하는 아들이야말로 악당 중의 악당이었다.
“꾀긴 누가 꾀요? 저야말로 아가씨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이끌려…….”
“이놈의 자슥, 어디서 감히!”
덩치는 커도 어머니 앞에서는 애일 수밖에 없는지 충분히 피할 수 있음에도 테리는 젬마의 주먹을 고스란히 다 맞았다.
“아유, 젬마, 테리 죽겠어. 도대체 무슨 일이야?”
라이라가 젬마의 두툼한 손길에서 테리를 구해내자 테리는 그녀에게 고마움의 눈빛을 한없이 보냈다. 그러나 라이라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둔 지 오래였다.
“아, 그렇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젬마의 얼굴에 다급함이 떠올랐다.
“아가씨! 큰일 났어요! 어서 저택으로!”

젬마가 호들갑을 떨어대는 탓에 이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라이라는 옷을 갈아입는다, 머리를 빗는다, 수선을 펴야 했다. 대충 묶었던 황금색 머리칼을 곱게 빗어 얌전하게 늘어뜨리고 새파란 눈과 잘 어울리는 짙은 코발트색의 긴 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젬마는 양손을 맞잡았다.
“아유, 아가씨, 정말 아름다우세요! 역시 아가씨는 칼보다 이렇게 깃털 달린 부채를 쥐고 있을 때가 가장 보기 좋으세요!”
사내아이들처럼 천방지축으로 산과 들로 돌아다니는 라이라의 행동이 내심 못마땅했던 유모는 자신의 손끝에서 벌어진 마법에 입이 찢어져라 웃어댔다.
“자자, 어서 가십시다. 성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분명 뭔가 한소리 할 것처럼 입술을 뾰족이 내민 라이라를 살포시 무시하며 젬마는 그녀의 등을 떠다밀었다. 젬마의 성화로 인해 불평 한마디 내지르지 못한 라이라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아버지이자 그린그린 마을의 성주인 그레이엄 앞에 나서야 했다.
“오, 라이라!”
작은 그린그린 마을의 유일한 귀족이자 성주인 그레이엄 하워드 웸블던이 사랑하는 딸의 등장을 반겼다. 유모에게 풀어내지 못한 화를 아버지에게 풀려 했던 라이라는 자신을 반기는 아버지 옆에 낯선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예의를 차렸다.
“부르셨어요?”
황금빛 머리가 부드러운 포물선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가 촤르륵 펼쳐졌다. 어렸을 적부터 배웠던 귀족들의 인사를 한 라이라는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듯 살풋, 입술에 미소를 그려냈다.
“그래, 어서 오너라. 여기 이분은 수도에서 오신 발름 진 데렉 후작님이시다.”
‘수도?’
라이라의 푸른 눈이 커다래졌다.
‘이 산골 마을에 수도에서 오신 귀족이라.’
라이라는 멋진 콧수염을 가진 이 중년의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호기심 어린 그녀의 눈길을 받아내며 발름이 모자를 벗었다. 그러자 날카로운 눈매가 드러났고 그것은 라이라의 온몸을 순식간에 훑어 내렸다. 그 시선에 라이라는 약간 진저리를 치며 그에게 머리를 숙였다.
“라이라 제랄딘 웸블던입니다.”
“듣던 대로 아름다운 분이시군요,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웸블던 영애. 전 발름 진 데렉 후작이라고 합니다.”
라이라의 손등 위를 발름의 콧수염이 간질였다. 그 낯선 감촉에 라이라는 저도 모르게 손을 빼려 했지만 그의 단단한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당황한 라이라가 그를 올려다보자 발름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손을 놓아줬다.
“아주 멋진 아가씨군요. 왕자님의 신부 후보감으로 손색이 없으십니다.”
라이라는 자신이 들은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눈만 깜빡였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레이엄은 흐뭇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애지중지 키워온 딸이 훌쩍 자라 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상상을 가끔 해보긴 했지만 왕자의 신붓감 후보라니, 마치 꿈만 같았다.
평상시처럼 느긋한 오후 티타임 중, 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 권의 책을 읽고 있던 그에게 전해진 것은 느닷없는 왕명이었다. 바로 딸인 라이라가 왕자의 신붓감 후보가 되었으니 라이라를 수도로 올려 보내라는 내용.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성에서 나온 데렉 후작의 손에서 전해진 전서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