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연인 (황현정 장편소설)

달빛연인 (황현정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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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황현정의 장편소설『달빛연인』. 왕의 사랑하는 손녀인 혜강. 남장을 즐겨 하며 오라비와 함께 집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날, 오라비와 친척 집에 다녀오던 길에 함께 불량배를 혼내주며 한 선비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궁에서 불꽃놀이가 열리고, 그것을 보기 위해 또 남장을 하고 몰래 숨었던 혜강은 그때 만난 그 선비, 은후와 다시 맞닥뜨린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인연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계속 이어지게 되는데….
저자

황현정

목차

1.인연은인연인가보다_007
2.기녀만골라살해하다니_043
3.화약의비기를사수하라_107
4.감히주상전하의매사냥에_166
5.맺힌한을풀길은놈의복수를막는것_203
6.불안한나날속에애틋함은더해지고_227
7.그것이끝이아니었다_326
8.그후그들은_383

출판사 서평

“그대,이름이무어요?”
“제이름은…….”

왕의사랑하는손녀인혜강.남장을즐겨하며오라비와함께집밖으로돌아다니는것을좋아한다.어느날,오라비와친척집에다녀오던길에함께불량배를혼내주며한선비와인연을맺게된다.그리고얼마후궁에서화희(불꽃놀이)가열리고,그것을보기위해또남장을하고몰래숨었던혜강은그때만난그선비,은후와다시맞닥뜨린다.날이어두워얼굴이보이지않은것이다행.그리고세번째만남은살인사건을수사하기위하여기생의복장을하고있을때였다.세번의만남에서세개의다른이름을댄혜강.그셋이한사람인줄은꿈에도모르는은후는모처럼마음이맞는벗,그리고자꾸시선이가는여인을만나게되었다생각하는데…….그리고두사람의인연은우연처럼,운명처럼계속이어지게된다.

첫번째만남은주막에서애먼처자를희롱하는잡배를혼내주면서였다.
“이름이무어요?”
“혜강이라합니다.”
두번째만남은궐안,길을잃은그와공복차림으로마주치게되었다.
“이름이무어요?”
“제이름은이진서라합니다.”
세번째만남은달빛이내리는어느밤,살인범을쫓던중이었다.
“이름이무어요?”
“청월각애란이라하옵니다.”
세번의만남,세개의다른이름.그중둘은벗이되고싶은이고하나는마음에들어온여인이라.
평생다른길로새본적없는바른생활청년은후!남장을즐겨하는사고뭉치혜강과윤재남매를만나면서부터그의인생은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흘러가는데…….

출판사리뷰and만든이코멘트

여인이문밖을나다니는것이쉽지않던때에혜강은딸을아끼는부모님의묵인과동생을위하는오라버니의보살핌아래자유를누린다.여인으로서몸을사려야할일에도선뜻나서기를주저하지않고,그러던중운명의짝도만난다.그녀를찾아헤매는그와원치않은상황에서자꾸만맞닥뜨리게되는그로인해곤혹스러워하는그녀!하지만마음은이미그에게기울고있다./편집자L

여러이름으로은후를만난혜강은여리지만당찬여인이다.해결할수없는난제에도움을주기위해여인의몸으로뛰어드는데!그로인해반복되는인연의실!그것은그들의운명이었다./편집자C

말괄량이남장규수혜강과바른청년은후,여동생바보윤재와믿음직한무관승규까지.어느인물하나허투루그리지않은작가의애정이돋보인다.책을읽다보면저사고뭉치사인방과어울려매사냥을즐기고싶은마음이절로든다.달빛아래서술래잡기하듯애간장타는혜강과은후의애틋한로맨스또한즐겁다./편집자G

*책속으로추가
“필요한책이있으시면서책방에서사면될일을굳이큰집까지가서원재오라버니의것을빌리는것은무엇입니까?”
“모르는소리.본시공부못하는인사들이책장에가득꽂아놓고책자랑하는것이다.이것들은몇번만읽어보면되는데굳이사서무에쓰겠느냐.이렇게돌려보면되는것을.”
“이게다세자저하께서주신목록에있는것들입니까?”
혜강의입에서세자저하라는말이나오자윤재가땅이꺼져라한숨을내쉬었다.
“책읽기에둘째가라면서러운분이주신것인데오죽이나꼼꼼하겠느냐.이것들을읽지않으면바로알아채실것이고다독,정독,숙독이다되시는분이니적당히읽는것으로는읽었다말씀올리기도송구하고……에휴,내당분간궐근처에는얼씬도하지않으련다.”
코가석자는빠진윤재의표정에혜강이코웃음을쳤다.
“글쎄요.곧있을화희때입궐하지않으시려면아버지어머니부터설득하셔야할것입니다.”
“어이쿠.산넘어산이라더니.”
“어쨌든국밥한그릇으로때우시면안됩니다.”
연신부엌쪽을쳐다보는그녀를달래려는듯윤재가달짝지근한목소리로속삭였다.
“내그럴줄알고네가아주좋아할만한책을빌려왔느니라.명나라에서들여온것인데백모님께서도적극권해주신것이다.”
“그게무슨책입니까?어서보여주셔요.”
그렇잖아도총기가득한눈이더욱초롱초롱해지자봇짐에서책한권을꺼내든윤재가보여줄듯말듯뜸을들였다.
“귀한책이다.”
“그러니그것이무엇입니까?”
“그이름도유명한‘고.금.열.녀.전’이다.”
윤재가손바닥으로가렸던제목을한글자씩보여주며또박또박읽어내려갔다.
“예?너무하십니다.저는무술서인줄알았습니다.”
“어허,모르는소리.”
답답하다는듯그가자신의무릎을‘탁’소리나게치며말을이었다.
“이책을네방서안에떡하니펼쳐놓으면설령어머니께서급작스럽게들어오신다하더라도책을읽고있었던듯위장하기에용이할뿐더러,무술서나병서가아닌열녀전임을보신다면더욱흡족해하실것이니이것이어찌효가아니라하겠느냐?”
“오호,그렇군요.역시오라버니십니다.”
윤재의비상하게돌아가는머리에감탄을연발하는혜강이었다.열녀전보다무술서에관심이많은남장여인이나이를부추기는오라비,아무래도평범한남매는아닌듯싶었다.
잠시뒤,열살이채되어보이지않는사내아이가국밥이놓인상을들고이들에게다가왔다.진지하기이를데없는표정과달리걸음은위태위태하였으니그렇잖아도가득담긴국물이이리쏟아지고저리흐르고,바라보는혜강의표정이움찔움찔했다.
“장하구나.이름이무엇이니?”
“진복입니다.”
씩씩하게대답하던아이는혜강의얼굴을보자입을다물지못했다.달밝은밤이면옷을잃어버린선녀가하늘에오르지못하고인간세계에남는다더니그것이참말이었나보다.그렇지않고서야사람이어찌이리도곱단말인가.
“고우십니다.”
홀린듯말을하고는아이가황급히주막뒤로사라지자혜강이미간에잔뜩주름을잡았다.
“제가남장한것을어떻게눈치챘을까요?오라버니라한것을들었나?”
‘쯧쯧,너같은미색이바지를걸친다고온전한사내로보이기를바라는게애초에잘못이다.’
혀를차보이고는아무말없이국밥을먹기시작하는윤재였다.
머리를맞댄채쑥덕이던형제가허겁지겁국밥을들이켜기시작하자은후가갓아래로조용히미소지었다.도타워보이는형제의모습에식사가끝난지이미오래였지만선뜻길을나서지못하고있었던것이다.
고개를돌려산위에걸린해를확인한그는상에밥값을셈하고는일어섰다.어두워지기전에북촌집에도착하려면걸음을부지런히해야할것이다.
“어이,꽤귀엽게생겼는데.몇살이신가?”
그의귀에난잡한소리가들려온것은주막문을막나설때였다.그렇잖아도사내넷이서계집아이를흘낏거리는모양이영마음에차지않더니만끝내는갈길바쁜사람을멈춰세우고야만것이다.
“열,열다섯이어요.”
“열다섯이라.좋은나이로고.”
“이런,이런.추운날씨에물일을하면손이많이상할터인데.아니그런가?”
“아무렴.내처자가어여뻐서하는말인데말이지,우리가밥도주고따뜻한곳에서편안히쉴수있는곳을아는데따라가련가?”
저희끼리키득거리더니만계집의손을덥석잡는다.
“에구머니나,왜이러셔요.이것놓으셔요.”
당황한계집이형제중남장을한혜강을흘낏하고는거의울상이됐다.
“어허,어여뻐서그러는데어째앙탈인가.”
사내들의희롱이지나치다싶은순간부엌에서뛰어나온주모가이들을말리며비위를맞췄다.
“점잖아보이는분들이왜들이러시오.저아이는잠시일도와주러온아이니딴생각일랑하지도마시오.넌냉큼이것싸들고진복이하고집으로가거라.”
하지만이들에게주모의말따위가들어먹힐리만무했으니,추운날씨에계집을끼고질펀하게놀아볼생각에사내들의눈이욕정으로물들어갔다.
“왜,왜들이러십니까?보내주셔요.”
계집의목소리가이제는사시나무처럼떨려나올때,
“우리누이에게손대지마시오!손대지말란말이오!”
주먹을불끈쥔진복이온힘을다해달려들었다.
“아니,이조막대기만한놈이!저리못가!”
떼어내도악착같이달라붙는아이는몸이달아오를대로달아오른사내들을더욱포악하게만들었고급기야는진복의작은몸에인정사정없는발길이쏟아졌다.
“귀찮게,에잇!”
“악!”
“지,진복아!이것놓아주셔요.제발!”
우악스런손에서벗어날길없는계집과고통스럽게땅을구르는어린아이의눈에체념의눈물이하염없이흘러내렸다.
“과히보기좋은광경은아니군.”
“이대로묵과할수없습니다.”
이소란속에밥맛이떨어진건이미오래전인두사람이수저를내려놓고몸을일으키려는순간차디찬목소리가들려왔다.
“그만들하시지.”
이미길을떠났다생각한선비가손에부채를꺼내든채이들을노려보고있었다.
“선비께서는가시던길이나계속가시우.쓸데없이남의일에끼어들었다가는아무리양반이라도다치는수가있으니.”
“너희들이야말로이대로사라지면더이상은문제삼지않을것이다.”
“왜이러십니까?선비님눈에도계집이어여뻐보이는가봅니다.안그런가?”
“암만,선비라고사내가아니것는가?”
“선비님도같이끼워드릴까요?명색이양반인데순서는양보해드립지요.흐흐흐.”
희희낙락저희끼리주고받는난잡한말에은후의눈빛이얼음장처럼차갑게변했다.
“사람같지않은놈들에게사람의도리를말하는것이어불성설이구나.너는동생을데리고뒤로가있거라.”
계집이눈치를보며슬금슬금몸을피하자사내들도웃음을거둬들였다.
“선비님은죽더라도우리원망마시오.”
새파랗게젊은놈이양반이랍시고똥인지된장인지도모르고덤비다니,너오늘잘걸렸다.자고로오지랖넓은놈에게는매가약이라했다.
‘저기생오라비같이빤질빤질하게생긴얼굴을묵사발로만들어주마.’
야비한웃음을지으며주먹을날린이들은그러나,평소에햇빛한번안보고책만읽은듯이곱게생긴선비가그들의주먹과발길질을차분하게피해나가자당황하기시작했다.
“이쥐새끼같은놈.”
눈앞에서사라진선비를찾기위해몸을돌리는순간날아온부채는사내들의목울대를사정없이후려쳤다.
“켁켁……!”
“……살살다뤄주려고했더니만화를자초하는군.”
슬슬약이오르는지거친콧바람을내뿜는사내들에게이번에는선비의날렵한발차기가날아들었다.
“이씨,양반나부랭이다뭐다다필요없어.너오늘내손에죽었어.”
한편이들을지켜보던윤재와혜강은이름모를선비의화려한몸놀림에감탄을금치못하고있었다.
“오.한가락하는선비군.어느마을출신이지?”
“오라버니보다한수위인것같은데요.”
무심코내뱉어버린진심에윤재가발끈했다.
“무슨소리!네가아직나의진면목을보지못한모양인데,……이놈이어딜!”
사내중하나가소매에서칼을꺼내드는순간윤재가바람같이달려들며놈의가슴팍을걷어찼다.
“너뭐야.어,어디서굴러온개뼈다귀같은놈이……!”
보기좋게나동그라졌던놈이쇳소리를섞어가며윤재에게욕을해대자혜강의눈꼬리가가늘어졌다.
“말이곱지않은놈이군.”
윤재까지나섰는데혜강이라고어찌가만히있겠는가.앞에놓인것들을사정없이던져댔다.
“으악,악!”
연이어터지는외마디비명은치고받으며싸우던다른사내들의이목을끌기에충분했으니국밥과반찬을온통뒤집어쓴모습에여기저기서피식거리는소리가들렸다.
“자,자네……그몰골이뭔가?”
“큭큭,가관이로세.”
그렇잖아도국물이흘러들어간탓에눈도따갑고앞도제대로보이지않던놈은주위의웃음거리까지되자약이바짝올랐다.
“이런씨……감히처먹던걸던져?네놈들다죽었어.”
이성이라고는한점남아있지않은눈에은후는긴장하지않을수없었다.아니나다를까,놈의손에들린칼날이번뜩인다싶은순간,그가혜강에게로몸을날렸다.
‘위험!’
그러나,너무서두른탓이던가.달려온힘에그대로넘어진두사람의몸이서로를꼭껴안은채시원하게뒹굴고야말았다.
‘가,가슴이답답해……무슨일?’
혜강은이름모를선비가자신을깔고누운상황을,게다가아랫배를묵직하게눌러오는뜨끈하면서도생소한느낌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