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약혼자 (송명순 장편소설)

언니의 약혼자 (송명순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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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송명순 장편소설『언니의 약혼자』.부모님의 이혼, 무관심한 아버지, 쌍둥이 언니의 배신으로 가족 따위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다영. 어머니 쪽으로 가 사는 아영이 저 대신에 어머니의 인형이 되었음을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어느 날, 아영이 할 말이 있다며 다영을 찾아가는 길에 자동차 사고로 죽고, 다영은 그녀의 장례식장에서 네가 아영이를 죽였다며 원망하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말리는 그 남자, 상우를 만난다. 그리고 일 년 후, 다시 나타난 어머니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는데…….
저자

송명순

저자송명순은
로망띠끄에서‘꽃등에’란이름으로가끔출몰해연재하며살고있음.
현재로맨스가면을쓴추리스릴러인‘파트너’를연재하고있고,
다음작품도비슷한스타일로구상중.

출간작

종이책
아토,태양,마지막약속,현무의게임,청룡의사랑,주작의인연등등

전자책
도베르만과고양이,강아지길들이기,사이킥미스테리등등

목차

프롤로그/제1장/제2장/제3장
제4장/제5장/제6장/제7장/제8장
제9장/마지막장/에필로그/작가후기

출판사 서평

죽은쌍둥이언니의약혼자.아니,약혼자가될뻔했던예비약혼자.
도대체무슨꿍꿍이인지그는다영에게막무가내로접근하고,
꽁꽁닫아걸었던다영의마음의빗장이열리기시작한다.

부모님의이혼,무관심한아버지,쌍둥이언니의배신으로가족따위의미없다고생각하는다영.어머니쪽으로가사는아영이저대신에어머니의인형이되었음을알면서도대수롭지않게여긴다.어느날,아영이할말이있다며다영을찾아가는길에자동차사고로죽고,다영은그녀의장례식장에서네가아영이를죽였다며원망하는어머니와어머니를말리는그남자,상우를만난다.그리고일년후,다시나타난어머니는청천벽력같은소리를하는데…….

출판사리뷰and만든이코멘트

부부간의대화,자매간의대화,가족간의대화가얼마나중요한것인지이전에는미처생각지못했었다.가족이니까,말하지않아도다들알거라고,말하지않아도다들이해할거라고,말하지않아도우린화목하다고믿었던아이는부모에게서,쌍둥이언니에게서배신당하고버림받았다고믿고마음의문을닫는다.그리고스스로의안으로만침잠하다가그문을열누군가가나타났을때,상처를딛고이겨내기위해그문밖으로걸어나온다./편집자L

어릴적부모의이혼으로헤어졌던쌍둥이아영과다영,어느날다영을찾아오겠다고하던아영이교통사고로죽게되고감추어두었던가족들의비밀이하나씩드러나게된다.이작품을보면소통이라는것이얼마나중요한것인지를알수있게된다./편집자C

가족과멀어져홀로외롭게살아온다영앞에오로지그녀편인남자가나타났다.물론그사람이언니의전약혼자,라는사실이흠이긴하지만.늦은밤편의점행에기꺼이동반해주는남자,드라마명대사못지않은“너나줘.”고백으로사람마음을심쿵하게하는다정남에어느새얼음장같던마음이녹는다.찬바람부는가을,휑한마음을따뜻하게위로해줄힐링로맨스!/편집자G

책속으로추가
아영이는어머니의딸이었다.이혼하면서어머니는아영이를선택했다.그리고선택받지못한다영은아버지와함께남겨졌다.
전혀닮지않은쌍둥이.전혀다른쌍둥이.쌍둥이같지않은쌍둥이.
한명은예쁘고귀여운인형,한명은못난이인형같은쌍둥이였다.그렇게달라도쌍둥이는쌍둥이인데,쌍둥이는한쪽이아프면다른한쪽도아프다던데,우리는아니다.우리는…….
‘넌죽었는데,난어째서이렇게멀쩡한거지?내반쪽이이세상에없는데,난어째서이렇게아무렇지도않은거야?’
쌍둥이중한명이죽었다.그런데다른한명은멀쩡하게살아있다.
어째서야?쌍둥이인데,어째서우리둘은다른운명인거야?
다영은온몸에힘이풀린탓에휘청거렸다.
“괜찮아요?”
단단한팔이다영의어깨를감싸안았다.그리고귓가에부드러운음색의남자목소리가들렸다.
“상우야,다영이데리고나가.어서!”
“가죠.”
“안돼요.안…….”
아영이와떨어지고싶지않았다.아영이혼자무서울텐데,이무서운곳에아영이혼자두고갈수없었다.다영은자신을감싸안은팔을뿌리치려고했다.하지만그럴수가없었다.그손을뿌리칠힘이지금다영에게는없었다.어쩔수없이남자에게이끌려장례식장밖으로나온다영은근처벤치에앉혀졌다.그리고남자는잠깐만기다리는말을한뒤에사라졌다.
“마셔요.”
손에자판기에서갓뽑은커피가들려진건사라졌던남자가몇분후다시돌아왔을때였다.남자는다영의손에커피를쥐어주고는그녀옆에앉았다.
“아영이가쌍둥이동생이야기를참많이했습니다.다영씨이야기할때가장행복해보였을정도니까요.”
부드러운음성이다.다영은고개를돌려남자를보았다.
나이는많아야삼십대초반.객관적으로봐도꽤잘생긴사람이었다.쌍꺼풀은없지만눈은큰편이고,콧날도높고,입술선도뚜렷하다.키도크고,슈트가아주잘어울리는남자였다.
“어째서……일까요?”
“뭐가요?”
“그겁쟁이가왜…….”
“다영씨를만나러위험한용기를냈냐고요?”
“네.”
“할말이있었을겁니다.그때가아니면안될말.그말을하기위해,하아영,그녀석이정혜이모께서쳐놓은울타리밖으로나간겁니다.”
다영은고개를들어옆에있는남자를보았다.
“하나확실한건,다영씨탓이아니라는겁니다.다영씨탓이아니라,더큰용기를못낸아영이본인탓입니다.”
이남자는아영이에대해많은걸알고있는모양이다.쌍둥이인다영자신이모르는부분까지모두.남자는다영의어깨를두어번톡톡두드려준후,일어섰다.
“더있다가들어와요.마음좀가라앉히고.”
남자가다시장례식장안으로들어가고,다영의시선은다시아래로떨어졌다.
초등학교5학년이후함께살지못했던쌍둥이였다.중·고등학교땐,아영이가미웠었다.아니가족모두가미웠다.자신이아니라아영이의손을잡은어머니가미웠고,그때그렇게까지한아영이가원망스러웠다.그래서일부러아영의전화를피했다.물론편지에답장조차하지않았다.
연락하고지낸것이겨우이년이조금넘었을뿐인데…….
그모든것이후회가되어밀려왔다.
“아영아…….”

“누구야?”
장례식장으로돌아가던상우는입구에서한사람을만나자그자리에우뚝멈췄다.
“뭐가?”
“너랑함께있던여자,누군데?”
“아영이동생.”
태인의눈동자가심하게흔들린다.상우는태인이다영을보지못하게몸으로앞을막았다.
“너도다영이원망하는거아니지?”
“아니야.그냥동생이라고하…….”
목이메는지태인은말을끝내지못했다.하긴지금이곳에서가족이외에가장슬플사람은이남자,태인이다.아니어쩌면제일아플지도모른다.앞에나서서마음껏슬퍼하지도못하고,속으로삼켜야만할테니까.
“계속생각했어.왜나한테데려다달라고하지않았을까?나에게데려다달라고했어도됐을텐데,나도몰래동생을만나러가야만했을까?”
“동생과둘이서만하고싶은말이있었을거야.발단이뭐든결론은하나야.다영이는아무잘못이없어.”
“알아.
운전대를잡은건아영이스스로결정한거니까.”
“그럼됐어.그것만기억하면돼.”
상우는힘내라는뜻으로태인의어깨를몇번툭툭치고는장례식장으로돌아가려했다.
“그래도너무무심했잖아.”
하지만떼었던발을앞으로내딛기도전에,태인의입에서원망하듯터져나온말에다시제자리에멈춰섰다.
“언니가어떤마음으로사는지한번은,딱한번은물어볼수있었잖아.하다영이그렇게무관심하지만않았어도……아영이에게는마음터놓고상담할유일한상대가동생이었는데…….”
“원망쏟을번지수를잘못찾았어.다영이는아무것도몰라.지금도다영이는어째서아영이가그렇게급하게자기를찾아왔어야했는지궁금해해.모든걸다알면,과연다영이가무슨생각을할까?사랑하는여자를지키지못한널원망할까,여동생을지키지못한날원망할까?얼마나한심한사람들이면,남자두명이여자한명을지키지못하지?이런결론을내리고오히려우리를원망할거라는생각은왜못해?”
상우는답답한나머지깊게한숨을토해냈다.그리고주위누구도듣지못하게,태인의귀에나지막하게속삭였다.
“과정이뭐든,넌사랑하는여자가혼자모든걸감당하게했고,난오빠로,아영이를친여동생이나다름없다말하면서도,제대로된방패가되지못했어.이게아영이가죽게된원인이야.”
아파하는태인의심장에커다란대못을박았다는건상우도잘알고있었다.하지만이렇게라도녀석을자극하지않으면,이녀석안에있는아픔이모든원망을다영에게쏟을것만같았다.
“다영이가아니라,바로너와내가아영이를죽인거라고.”
이말들이친구의상처를후벼파겠지.하지만상우는친구를위로하는대신다영을감싸는쪽을택했다.지금상우생각은하나였다.아영의죽음으로,아영을사랑하는모든사람이다영을원망하는건막아야한다.다영에게쌍둥이언니의죽음과동시에모든사람의원망까지감당하게해선안된다.
“자기장례식장에서동생이죄인이되는건,아영이뜻이아니야.아영이는알고있었어.좀더빨리동생에게도움을청했어야했다는걸.”
눈물을흘리며고개를떨어뜨리는태인을보며상우는다시깊고무거운한숨을토해냈다.


“이모!”
상우는정혜의손에있는술병을빼앗았다.
“우리상우왔어?”
아직해도다떨어지지않은초저녁이었다.하지만정혜는이미만취상태로몸조차제대로가누지못했다.
“이모왜이러세요?아영이죽은지일년이넘었어요.이제는받아들여야해요.잘아시잖아요!”
정혜와상우의어머니나희는친한친구사이로바로옆집에살기때문에마치한가족인듯가깝게지냈었다.그래서상우와아영은어렸을적부터서로이모,이모부,오빠,동생,이러면서가족처럼지냈었다.그건지금도마찬가지였다.
“자식을먼저보낸부모가어떻게받아들이고살수있겠어?난이제아무희망도없어.기쓰고살아갈이유가없다고.”
“자식둘중한명이죽은거잖아요.나머지한명은생각안하세요?이모까지잘못되면,다영이어떻게해요?다영이혼자아버지장례식치르고,쌍둥이언니장례까지치렀는데,연이어마지막남은가족인이모장례식까지치러야겠어요?”
상우가다영의이름을입에올린순간,정혜는움찔하면서쓰러지려는몸을제대로가누기위해노력했다.
“다영이도엄마가그리울거예요.이모도마찬가지잖아요.”
“다영이걔나못받아들일거야.”
정혜는고개를저었다.
“가족이잖아요.노력하다보면좁혀질거예요.제가찾아가서부탁해볼게요.그러니까술은그만드세요.이모이러고계시면걱정돼서일도제대로안된단말이에요!”
“알았어.알았으니까,잔소리그만해.”
“주무세요.”
상우는정혜를억지로일으켜세워방으로들어가침대에눕혔다.그리고잠이들때까지한참동안침대머리맡을지켰다.
정혜가잠든후,조심스럽게방을나온상우는집이아닌이층아영의방으로올라갔다.그리고책상에앉아사진속아영을들여다보았다.
“모두다엉망진창이야.어디서부터정리를해나가야할지모르겠다.”
숨이막힐것같은느낌에상우는무거운한숨에답답한마음을담아토해냈다.
“그나마다행인건다영이는잘이겨내고있다는거야.”
다영의이름을입에올린상우가갑자기픽웃음을터뜨렸다.
“아영아,내가아는다영이랑네가말하는다영이가차이가너무커서사실믿지않았어.난여리고수줍음많고내성적인아이를기억하는데,넌고집세고,강하고,성격급하고,싸움꾼다영이로설명했으니까.지난일년동안멀리서다영이를지켜봤는데,네말이맞더라?얼마나황당하든지.”
아영이장례식이후상우는가끔다영을찾아갔었다.자신이누군지설명하기위해가만히상황을보던중가구만드는목재를가지고온업자와사납게싸우는다영을몇번이나보게된것이었다.
“하얀레이스달린옷만입던공주님이어쩌다가그렇게터프해지셨는지.”
어깨까지오는머리를대충하나로질끈묶은다영은청바지에어두운빛깔의상의를걸치고긴작업용앞치마를입고있었다.
“그래도반가웠어.예전에그꼬마아가씨얼굴이그대로남아있어서.”
까만눈동자가유독도드라져보이던동그란눈과햇빛과안친할것같은하얀피부는,상우의기억속바로그하다영,아니상우가꼬마아가씨라는별명으로부르던그아이였다.
“네가하려던것,이모와다영이를가족으로만드는그일,내가해야겠지?그런데아영아,나무서워.걔싸우는거보니까,내멱살잡고가볍게던질것같단말이야.”
자기말하고도웃긴지,상우는하하웃음을터뜨렸다.
“하아영,너너무큰일은나한테떠넘겼어.알기는아냐?”
상우는살짝얼굴을찌푸리며손가락으로아영의사진을톡톡두드렸다.
“그래도걱정마.내가잘해낼게.”

숨이턱에차오를때까지러닝머신을뛴상우는의자에털썩앉으며거친숨을몰아쉬었다.
“그래서민정혜사장님이아영이동생이랑널약혼시키려한다고?”
민정혜사장님.동현은정혜를그렇게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