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몽식이 (몰도비아 장편소설)

내 사랑 몽식이 (몰도비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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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꿈과 희망을 가진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몽중인! 어느 날 눈앞에 몽중인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몽중인, 다짜고짜 함께 살겠다며 달라붙는데! 등단의 꿈을 꾸며 글쓰기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는 윤희. 어느 날, 날개 달린 요정 같은 이상한 생명체를 마주한다. 헛것을 본 거라 치부하고 모르는 체 지나가는데 그 후로 반년. 그 이상한 생명체와 다시 만나게 된다! 윤희가 자신을 알아본다는 것을 눈치챈 그것, 라플라카는 그녀를 쫓아오고, 둘은 그렇게 함께 살게 되는데. 라플라카를 볼 수 있는 사람은 꿈이 있는 사람뿐. 라플라카에 의지하던 윤희는 삶이 점점 힘들어짐에 따라 조금씩 그를 보지 못하게 되는 때가 늘어간다. 그에 라플라카는 슬퍼하면서도 윤희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데.
저자

몰도비아

저자 몰도비아는 로맨스도 읽고 싶고 판타지도 읽고 싶은 자급자족형 글러.

출간작
비현 / 파트너냐, 도시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여행자 / 열녀 홍길동전 / 사랑방손님

목차

놀라 달아날 헐(?), 헐!
실력과 인맥 사이
몽식이
귀인
돈이 웬수
문송합니다
선택
이별
에필로그.
외전. 소현

출판사 서평

“반가워. 잘 부탁해.”
라플라카가 손을 내밀었다. 얼결에 따라 악수를 하면서 윤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뭘 잘 부탁해?”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그러니까 뭘……?”
“나, 이제부터 여기서 살 거야.”
천진하게 대답하는 라플라카는 참으로 기뻐 보였다.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은 볼 수 없는 라플라카와 꿈을 좇는 윤희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그저 라플라카를 가사도우미 정도로 생각했던 윤희와 그저 자신을 볼 수만 있다면 누구여도 상관없었던 라플라카. 둘은 어느덧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 치여 점점 꿈을 잃어가는 윤희.
라플라카는 윤희의 눈앞에서 자꾸만 깜빡깜빡 사라져 가고…….

** 출판사 리뷰 and 만든 이 코멘트

현실에 치이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이 이야기는 등단이라는 꿈 하나만을 위하여 노력하던 여자가 꿈과 행복을 아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몽중인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한다. 처음엔 꿈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은 녹록지가 않고. 그래서 점점 그 꿈과 희망을 잃어가는 여자와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몽중인. 과연 나는 꿈과 희망을 아직 갖고 있는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사는 게 생각하지 못했던 꿈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였다. / 편집자L

현실 세계에는 있을 수 없는 남자, 하지만 꿈과 행복한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인다! 그런 남자를 만나 겪는 가진 건 꿈밖에 없는 여자의 성장기. 과연 그들은 꿈과 사랑 둘 다 얻을 수 있을 것인가? / 편집자C

각박한 현실에 꿈을 잃고 사는 사람들. 그 안에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여자가 있다. 그리고 꿈을 잃지 않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요정 라플라카! 이 둘의 동화 같은 사랑이야기에 마음이 설?다. / 편집자K

**책속으로 추가

매장 문이 열리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애가 들어왔다. 제법 진하게 화장을 했지만 앳된 티를 완전히 벗어내지 못한 그녀는 윤희를 향해 연신 굽실거리곤 후다닥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윤희는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윤희가 퇴근 준비를 마치고 매장을 나섰을 때는 이미 오후 4시가 가까웠다. 가벼운 반팔 셔츠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야구 모자를 눌러쓴 윤희는 에코백을 휙휙 흔들어대며 육교를 건넜다.
매장에서 집까지 아침 출근 코스로는 오 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그러나 윤희는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시사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퇴근 후엔 늘 운동 삼아 한 시간가량 공원을 거닐곤 했으니 오늘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일이었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려 가며 빠른 걸음으로 걷던 윤희의 눈에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수다를 떠는 아기 엄마들이 보였다. 각자 자신의 곁에 유모차를 한 대씩 세워두고 수다 삼매경이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연신 까르르 터지는 웃음이 경쾌해 자꾸만 시선이 갔다. 그리고 보았다. 윤희는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것’이 유모차 앞에서 작은 날개를 팔락이며 둥실 떠 있었다.
‘그것’이 에벨레레레 기묘한 소리를 내며 오두방정을 떨었다. 그 행동에 맞춰 유모차 안 갓난쟁이가 까르르 발버둥을 치며 웃었다. 아기의 웃음소리에 신이 났는지 ‘그것’은 아기의 유모차 난간에 사뿐히 내려앉아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쪽저쪽 손가락으로 하늘을 찔러대는 폼이 어디선가 본 듯했다. 한참이나 쳐다본 끝에 윤희는 요즘 티비만 틀면 나온다는 걸그룹의 춤인 것을 알았다. 다만 ‘그것’이 추는 모양이 하도 우스꽝스러워 금방 알아보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것은 녀석의 노림수 같았다. 원래대로라면 섹시해야 할, 하지만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그 춤을 보고 아기는 또 한 번 발버둥을 쳐대며 요란하게 웃었다.
이번엔 변명거리도 없었다. 잠도 잘 잤다. 얼마 전 마감이었던 공모전에 응모한 후 스스로에게 한 달간의 휴식기를 하사했다. 때문에 당장은 헛것을 볼 만한 그 어떤 핑계도 없었다. 그래서 윤희는 아주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대체 저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사람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등에는 커다란 한 쌍의 날개를 달고 있었다. 잠자리의 날개처럼 투명했지만 모양은 나비의 날개처럼 널찍했다. 입고 있는 옷도 금방 나무에서 따낸 나뭇잎처럼 선명한 초록색이었다.
윤희는 대번에 팅커벨을 떠올렸다. 피터팬에 나오는 그 팅커벨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성별이 남자라는 거였다. 그걸 깨닫기 무섭게 윤희는 얼굴을 붉혔다. 작은 천 쪼가리 하나를 빼면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은 남자였다. 비록 그 크기가 작았지만 만약 진짜 사람 크기였다면 제법 건장했을 탄탄한 근육을 가진 남자.
남자 팅커벨은 춤을 추다가 속칭 ‘삘’을 받은 듯 행동이 점점 과장되기 시작했다. 아이는 자지러질 듯 웃으며 발버둥을 넘어 숫제 몸부림을 쳐 댔다.
“반응이 좋으니 내가 더 재밌는 걸 보여줄까?”
팅커벨이 말했다. 윤희는 깜짝 놀랐다. 말도 할 줄 알다니……. 말을 마친 팅커벨이 앙증맞은 팔을 휘둘렀다. 포로롱 작은 소리와 더불어 손끝에서 빛 가루가 흩뿌려졌다. 그 빛 가루들이 은하수처럼 한 줄로 길게 늘어지더니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유모차를 휘감았다. 그러자 유모차는 덜컹덜컹 흔들렸다. 바퀴를 따라 데구르르 굴러가는 게 아니라 양옆으로 덜컹덜컹 크게 흔들린 것이다. 아기는 이번에도 자지러지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 엄마는 달랐다.
한참 수다를 떨던 엄마는 덜컹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는 사색이 됐다. 유모차는 아무도 건들고 있지 않건만 뒤뚱거리는 것처럼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유모차가 살아 있는 짐승이 된 것 같았다. 벤치에 앉아 있던 두 여자의 얼굴이 해쓱해졌다. 한참을 그렇게 정지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앉아 있던 두 여자는 뒤이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벌떡 일어나 각자의 유모차를 끌고 반대 방향으로 멀어졌다. 덜컹거리던 유모차의 임자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처럼 태연해 보였다. 창백한 안색이 아니었다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봐도 될 법한 행동거지였다.
깔깔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팅커벨은 애기 엄마에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허공에서 훌쩍 훌쩍 공중제비를 돌며 깔깔거렸다.
그때까지도 윤희는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해가 안 됐다. 애기 엄마는 왜 아무렇지 않게 그냥 가는 걸까? 저 작은 날개 달린 생물이 보이지 않았단 말인가?
팅커벨이 고개를 돌렸다. 윤희는 흠칫 놀랐다. 팅커벨과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윤희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팅커벨은 똑바로 윤희를 향해 날아왔다. 윤희는 얼른 홱 몸을 돌려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평일에 늘 걷던 산책로가 아닌 집으로 향하는 방향이었다.
“야!”
귓가에서 버럭, 소리가 들려왔다. 목덜미에서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그러나 윤희는 모른척했다.
“야! 너 나랑 눈 마주친 거 봤거든!”
팅커벨은 윤희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았다. 윤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뚜벅뚜벅 집을 향해 열심히 걸을 뿐이었다. 윤희의 시야 안에서 팔락팔락 날갯짓하던 팅커벨이 말했다.
“걷는 거 어색하거든?”
윤희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러나 인정할 수 없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21세기 대한민국에 팅커벨이 존재한다는 걸 믿으란 말인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끝까지 모른 척한다 이거지?”
흐응, 팔짱을 끼고 고심하던 팅커벨이 휙 시야에서 사라졌다.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했지만 윤희는 꿋꿋하게 앞만 보고 걸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집이었다. 겨울엔 웃풍이 세고 여름엔 찜통이 따로 없는 허름한 다세대 빌라의 반지하. 비록 볼품없긴 했으나 나의 집, 마이 홈. 윤희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동시에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발소리였다. 그런데 좀 이상한 발소리였다. 다그닥, 덩치 큰 말이 솜이불 위를 천천히 걷는 것 같은 소리였다. 동시에 등 뒤에서 흥, 하는 뜨거운 바람이 덮쳐 왔다. 전신을 휘감는 열기에 등골이 오싹했다.
걸음을 멈추자 그릉그릉 숨 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엄청난 크기였다. 그에 맞춰 뜨거운 열기가 자꾸만 등에 뿜어졌다. 이것은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 숨을 뿜어낼 때마다 유니폼이 들어 있는 에코백이 펄럭펄럭 태풍이라도 만난 것처럼 움직였다. 얇은 티셔츠도 파라락 거칠게 펄럭였다.
다시 한 번 사람의 것이 아닌 기묘한 발소리가 들렸다. 숨소리도 더욱 가까워졌다. 윤희의 앞으로 길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제 윤희는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화등잔만 한 눈동자가 노란 안광을 뿜어내고 있었다. 커다란 콧구멍에선 연신 흥, 흥, 콧바람이 뿜어졌다. 윤희와 눈이 마주치자 마치 웃는 것처럼 씩 커다란 입이 벌어졌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나란히 줄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호랑이였다. 커다란 호랑이가 윤희의 등 뒤에서 보란 듯이 콧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윤희의 비명이 길게 이어졌다. 호랑이는 터벅터벅 천천히 윤희를 향해 다가왔다. 주춤주춤 뒷걸음치던 윤희는 홱 몸을 돌리더니 냅다 달렸다. 집이 코앞이었다. 넘어질 듯 말 듯 위태롭게 계단으로 뛰어든 윤희는 용케 넘어지지도 않고 내려갔다.
그러나 현관이 문제였다. 부들거리는 손가락은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비번을 틀리자 낯선 경고음이 삑삑삑 울렸다. 윤희는 무시하고 재차 비번을 누르려 했다.
[삼 분 후에 다시 하십시오.]
낭패였다.
“저기…….”
윤희는 꺅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곤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울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울음이 났다. 윤희는 꺼이꺼이 울었다. 남은 생, 길 거라 여겼건만 이렇게 가는구나 싶었다.
“아니, 저기, 장난이었는데…….”
그 말은 윤희의 뇌리에 전달되지 못했다. 윤희는 정말로 죽음을 목전에 두었다 믿고 있었다.
“미안해. 그니까 좀 그만 울어라. 응?”
세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