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의 구슬 2 (정오찬 장편소설)

여미의 구슬 2 (정오찬 장편소설)

$12.25
Description
환상의 땅 환국, 상업과 유흥의 도시 개락, 짐승 도깨비들이 사는 치우, 고시조가 전해져 내려오는 하부동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인간과 도깨비의 여행.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도깨비와 인간의 진짜 이야기 『여미의 구슬』 제2권. 도깨비와 인간이 대립하며 살아가는 땅 환국, 환국 최고의 도깨비 사냥꾼 서신율은 우연히 갓 태어난 도깨비 여미와 만나게 된다. 도깨비를 보는 즉시 사냥해야 하지만, 신율은 순수한 여미에게 끌리는 마음을 주체 못하고 그녀를 보호하기로 결심하는데…….
저자

정오찬

저자정오찬은최선을다해글을쓰고있습니다.
출간작
프로작로맨스
그녀는구세주
악마,카미유
백조아가씨
멜팅하트의영주님
여미의구슬

출간예정작
당신이나빠요
악한여왕

목차

6.제사
7.꿈의독
8.낭아의파수꾼
9.재림
10.세상의끝에서
외전.이후무무주
작가후기

출판사 서평

도깨비와인간.
긴시간동안대립해오던그들은
함께할수있을까?

도깨비와인간이대립하며살아가는땅환국,
환국최고의도깨비사냥꾼서신율은우연히갓태어난도깨비여미와만나게된다.
도깨비를보는즉시사냥해야하지만,신율은순수한여미에게끌리는마음을주체못하고그녀를보호하기로결심하는데…….
환상의땅환국,상업과유흥의도시개락,짐승도깨비들이사는치우,고시조가전해져내려오는하부동을가로지르며펼쳐지는인간과도깨비의여행.그리고그들의이야기를통해드러나는도깨비와인간의진짜이야기.

떠돌아다니는도깨비풀에서태어난도깨비여미.

불완전한존재로사람의손길에서깨어났다.
유일하게믿고의지할수있는존재인그는
인간이자도깨비사냥꾼이었다.
자유로운몸이라떠나버리면그뿐인데,
알수없는끌림으로그를떠날수없었다.

도깨비와인간은함께할수없는존재.
간신히신율과함께할방법을알아내지만,
그방법이란것이너무도터무니가없는데…….

과연그들은서로의마음을확인하고영원히함께할수있을까?

[편집자코멘트]
도깨비와도깨비사냥꾼이라는이어질수없는관계로만났다.놓아버리면되는데왜놓을수없는것인가,훌쩍떠나버리면되는데왜떠날수없는것인가로시작된둘의인연,먼과거의인연이이둘을떨어질수없게만들었다.과거의은원을원만히해결할수있는것인가.여미와신율이펼치는로맨틱한세계를함께들여다보시길바라겠습니다!/편집자C

도깨비와인간이공존하는세계.하지만서로대립하기만하는그들은서로땅을차지하기위하여서로를죽고죽인다.그리고인간의가장정점에서있는자와도깨비중가장연약한이가만남으로인해도깨비와인간의관계는변화가시작된다.너와나는틀려,에서너와나는달라,로이어지기까지긴시간이필요하다.서로의다름을이해하고,그럼에도함께있고자하는마음이있기에비로소도깨비와인간의세상은아름다운빛을맞이하게된다./편집자L

[책속으로추가]
“도깨비……풀이로군요.”
이무기의피에젖은소매안쪽에도깨비풀하나가꽉매달려있었다.민들레꽃씨정도되는작은크기에갈색지지대를가지고있고,끝에는발처럼보이는세갈래갈퀴가보였다.숨만훅불어도날아갈작은갈퀴로신율의소매안쪽에달랑붙었다.
“도깨비와싸우는중도깨비풀이붙다니,재미난우연이구나.”
신율은이무기의소굴로들어가는도중도깨비바늘꽃을지나친기억이났다.기괴한식물들틈에노랗게피어있는것이어여뻐잠시시선을주는틈에소매에매달린모양이었다.분명이무기와의싸움으로주변이엉망이될만큼격렬하게움직였는데,용케도떨어지지않았다.
“이탈산에서나온것입니다.아무래도불길하니버리는것이어떻습니까?”
도겸이신율의눈치를살피며말했다.신율은고개를저었다.
“내가여섯살이되던해부터도깨비사냥만이십년을해왔다.이런평범한도깨비풀이이탈도깨비일리가없다.”
이탈도깨비들은기이한외형을가진걸로유명하다.그들은식물도깨비에도,동물도깨비에도속하지않는돌연변이도깨비들이었다.신율이잡은것처럼이무기나사악한두억시니등,이탈산에는괴수형태의도깨비가살았다.
신율은도깨비풀이뭉그러지지않도록살짝손에올렸다.도깨비풀을만지자따뜻하고발랄한기운이전해져왔다.마치갓태어난아기가단풍잎같은작은손으로신율의엄지를잡고꼬물대는느낌이었다.
“게다가매우작아이대로내버리기불쌍하지않느냐.”
도겸이당황한얼굴로신율을올려다보았다.
“자개장식함을가져와라.”
도겸이은색선학무늬사이로오색빛을내뿜는고아한함을가져왔다.신율은붉은천으로마감된자개함안에도깨비풀을넣으며걱정스러워했다.
“물과흙이없어본가에가는중시드는것은아닌지염려되는구나.”
“괜찮습니다.이것은꽃이나잎이아니라씨앗이니잘버틸겁니다.”
“그렇다면다행이다.”
신율이웃었다.깨끗하고눈부신미소였다.도겸은놀랐다.십칠년이넘는긴세월주인을섬겨왔지만신율이무언가를가엾이여기는것은처음보았다.
서씨가문의삼남이자대륙최고의무사인신율은다정한생김새와달리얼음처럼차가운속을가진사내였다.아장아장걷던시절에도결코동물이나식물,하다못해집안연못에서키우는잉어에도관심을준적이없었다.그걸알지못하고달려든많은여인들이피눈물을삼키며아픔을맛보았다.
이상한끌림이었다.움직이지도못하고그저소매에붙어있는게전부인작은풀인데신율은알수없는어여쁨과가엾음을느꼈다.
마치도깨비풀이살아있는소녀라도되는것처럼말이다.
신율은스스로가도깨비풀을보고느끼는감정이이상하다는걸자각했다.그러나큰일이라고는생각지않았다.그는육년전에약관이지났고,오히려여태까지애착가는대상이없었다는것이신기한일이었다.신율은이무기도깨비와의혈전을치르고자신이약간감정적이된거라생각했다.
“한낱식물이지만이것도인연이니내너를본가로가져가심어주겠다.”
신율은이탈산가까이에있는마을로일행을이끌었다.마을이매우작았지만,그럭저럭신율의식솔들이머물만큼은되었다.
신율이가져온커다란이무기도깨비시체를본마을사람들이경외감에가득차그가가는길에엎드려절했다.
마을주술사의도움을받아이무기시체를구슬로바꾸는동안신율은마을에서가장큰기와집에서하룻밤머물기로했다.이무기사냥으로지친식솔들이하룻밤쉬고나면내일바로수도에있는본가로출발할예정이다.
신율은오랜만에들떴다.아무도잡지못했다는이무기를잡아서가아니었다.작은자개함속에있는도깨비풀을본가마당에심을생각을하니기분이좋아졌다.자개함은다른귀한짐들과함께가장안쪽방에두었다.
밤사이자개함이떨어지기라도할까가장안쪽에밀어넣고세번이나확인한후에야발걸음을돌릴수있었다.
‘감정이이리도뒤흔들릴만큼이무기사냥이큰일이었나.’
스스로도이상하긴이상하다생각하며신율은잠을청했다.

여미는의식을가지기시작한순간부터자신이도깨비라는걸알았다.
도깨비는모두그렇다.도깨비는어디서든태어난다.나무,바위,풀,동물,심지어는인간의꿈이나감정에서도태어난다.무엇이든인간이아닌것에의식이깃들고,아주오랜시간동안의식이성숙하면그것은도깨비로다시태어난다.본체에의식이깃드는순간도깨비들은자아를깨닫고완전한형체를얻어도깨비로태어나길숨죽여기다린다.
여미는도깨비풀에깃든의식이었다.몇백년간의식을쌓아온여미는탄생을코앞에둔상태였다.여미는서서히밝아오는시야를인식하며생각했다.
‘이제나도도깨비로깨어날때가된건가?’
그런데사방이좁았다.답답하고숨이막혔다.여미는몸을이리저리부딪쳐보았다.멋모르고날뛰다가머리를박았다.알수없는푹신한물체에휩싸인여미는한참을고생했다.
기와집에서가장안쪽에있는방,선반위,자개함속에서여미는몸을웅크리고끙끙앓았다.아침까지만해도도깨비산안쪽안전한곳에있었는데지금은감옥같이작고답답한곳에갇혀있었다.중간에서늘하고아늑한비단에탄듯,꿈결같은기분이들어정신을놓고있었더니멋모르고들짐승의털에붙어이동한모양이다.
탄생이얼마남지않았는데이런봉변을당할줄이야.도깨비수장의기운을받지못한도깨비의탄생은인간으로치면난산과같다.밀려오는고통에몸을이리저리뒤집으며여미는고통을참았다.
“아프다,아프단말이다!”
여미는비명을질렀다.작은도깨비풀의비명은상자안을벗어나지못하고사그라들었다.여미는몸의뼈가뒤틀리는고통을겪으며신음을내뱉었다.사방에산재한부적과인간의기운이여미의탄생을방해했다.
“이걸부수어야내가살겠구나!”
여미는자개함에새겨진인간의문자를부수었다.그러자조금심신이편안해졌다.동시에탄생이급격히진행됐다.
달보다진한황금색을띠는신비로운눈이뜨이고아담하고오똑한코와보드라운뺨이드러났다.다리를모으고양팔로어깨를감싼여미의몸은가녀리고말랐지만품위가있었다.
마침내길고풍성한머리카락까지완성되었을때,여미는도깨비로각성했다.여미는답답한상자를박차고나왔다.
“어지럽다.여기는대체어디기에균형을잡기가이리도힘든가?”
상자를나오자마자여미는갈지(之)자로휘청거리며방안을돌아다녔다.중간에한번넘어져장식장을와르르무너뜨렸다.몇분이지나자제법균형을잡으며걸을수있게되었다.
초식동물들은태어나자마자일어서서걷고뛸수있다.포식자로부터달아나기위해서다.도깨비도마찬가지였다.도깨비에게인간들은포식자와같다.도깨비들이인간들의소굴에들어가면감각의혼란을겪으며약해진다.
인간들의소굴한가운데서태어난여미는위험에서벗어나기위해본능적으로자신의능력을모두신체에집중했다.걷기에집중하느라도깨비가부릴수있는도술의많은부분을포기해야했지만지금은이곳을벗어나는게최우선이라어쩔수없었다.
여미가박차고나온상자는무참히부서져상자안에있던붉은천이어지럽게흩어졌고조개장식은조각조각나뒹굴었다.여미는미련없이상자를치우고주위를둘러보았다.
“설마했지만정말로인간소굴이로구나!”
여미가있는곳은커다란기와집의가장안쪽방이었다.조심스레창호지를바른문턱을흔들어보니문도세겹이다.사방이인간들의기운으로가득차있었다.
여미는두려워졌다.인간과도깨비는서로섞일수없다.인간들은집안에들어온도깨비를보면분노해서거칠게쫓아낸다.운이나쁘면이집안사람들이‘도깨비사냥꾼’을부를수도있었다.도깨비사냥꾼이온다면여미는틀림없이죽은목숨이다.도깨비사냥꾼은갓태어난도깨비들에게도거대한공포의대상이었다.
“나가야겠다,어서나가야겠어.”
여미는발을동동구르며초조해하다가문을열고바깥을빼꼼내다보았다.밤인모양인지사위가어둡고아무도없었다.인간들은밤에잠을잔다고했다.‘잠을자느라아무도없는것이로구나’하고생각한여미는안심하고밖으로나왔다.그러나몇발자국도가지못해서얼음처럼굳었다.
“오늘셋째도련님의활약이어마어마하지않았어?”
“말이라고하니.본가로올라가면첫째,둘째도련님은물론가주께서도놀라실거야.”
“셋째도련님은그리강하시면서다정하시기까지하니,내가귀한가문에서태어났다면셋째도련님께시집갈수도있었을텐데.”
“얘,너말고도환국여자들이줄을섰단다.”
이어서꺄르륵거리는인간여자들의웃음소리가들렸다.여자들의웃음소리를들은여미는온몸에소름이쭈뼛돋았다.제가알수없는이야기를떠들고소란스럽게웃는것이마치제존재를다알고있는것같았다.
여미는그림자속에숨어서한걸음한걸음이동했다.겨우겨우기와집을벗어나자너른마당이나왔다.첩첩산중으로마당에는등을밝히고두런두런이야기를나누는남종들이포진해있었다.오늘기쁜일이있었는지남종들은마당중앙에모여왁자하게고기를굽고술을즐겼다.
“이무기도깨비의구슬을얻은건서씨가문에서도이번이처음아닌가?”
“그렇지,역시막내도련님이야.서씨가문에서최고의무술실력을가지고계시지.”
“이번대서씨가문은복이참많구먼.첫째도련님은도깨비수장도때려잡을수있는뛰어난사냥꾼이시고,둘째도련님의주술은신묘하기가환국최고라하고,셋째도련님의무술은따라올자가없으니말이야.”
사냥꾼과주술과무술이라니!세가지다도깨비에겐치명적인것들이다.여미는여종들의웃음소리를들었을때보다더한공포에사로잡혀필사적으로탈출구를찾았다.
뒤를돌아보니뒷마당은텅텅비어있었다.여미는재빨리마루에서뛰어내렸다.밤이슬이맺힌풀이발바닥을간지럽혔다.여미는끙끙거리며돌담을넘었다.손이까져피가조금나왔지만인간들소굴에서탈출한대가라고생각하니하나도아프지않았다.
여미는뿌듯한마음으로고개를들었다.인간들소굴을벗어났으니이제당당하게도깨비산으로가면된다.그러나담을넘은여미의눈에들어온것은담안쪽보다훨씬많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