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 러브 (뚜이 장편소설)

밀키 러브 (뚜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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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뚜이 장편소설 『밀키 러브』. 우유 배달을 하던 애다의 눈에 들어온, 현관문 앞에 널브러진 남자. 그대로 두면 얼어 죽을 것 같아 흔들어 깨웠더니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무슨 이런 남자가 다 있어? 이봐요. 당신 내가 고소할 거야!” 부모님의 기일이라 형과 함께 술을 마시고 만취해 쓰러진 남자, 안지후. 비몽사몽한 그는 눈앞에 있는 우유 배달원에게 제대로 꽂혀 버렸다. “저 들고양이를 어떻게 길들이지? 우연이 세 번이면 이건 인연인 거야. 벌써 두 번째니까 다음에 만나면 내 손에 잡힌다. 너.” 서툴지만 우윳빛처럼 순수한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저자

뚜이

저자 뚜이는 처녀자리 A형의 소심한 피를 가지고 태어난 여자.
시간만 나면 순정만화를 읽지만, 그림 솜씨가 없어 글을 쓰고 있음.
멍 때리며 가끔 이상한 상상을 하다가 소재가 떠오르면 또 글을 씀.

출간 작품 : 윗집남자와 아랫집여자, 밀키러브, 태양은 별이다, 사돈 남 말 하시네, 블루로즈, 악마의 너구리, 이런 남자 없습니다. 바닐라아이스, 착한여자 콤플렉스, 나쁜남자 콤플렉스, 애증의 온도, 인절미와 겉절이, 씁쓸함보다는 달콤함, 하이힐을 신은 저승사자


작가 블로그
뚜이 월드 : http://smj2852.blog.me/

목차

프롤로그
1. 밀키, 그녀
2. 얽혀 버린 시선
3. 끝난 게 아니야
에필로그
작가 후기

출판사 서평

“빙고! 드디어 만났네?”
“뭐가요?”
“내 생명의 은인.”
“지랄.”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입술에 베이비 키스를 하고는,
다시 한 번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다.

대충 묶은 긴 머리, 노란 패딩 조끼에 하얀 피부.
자신을 경계하는 눈빛과 키스하기 딱 좋은 붉은 입술……,
마치 도도한 고양이 같다.
키우고 싶네.

술 취한 주정뱅이와의 최악의 첫 만남. 다시는 보지 말자며 그렇게 끝인 줄 알았는데 인연은 어디에서 어떻게 엮일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호기심이라 생각했던 마음이 점점 깊어지고,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해질 때 시련은 찾아오는 법. 서로를 믿어서, 서로를 믿지 못해서, 안타까운 인연은 엇갈리지만 운명으로 묶여 있음을 알기에 두렵지는 않다. 슬프고 힘들었던 과거를 이겨내고 새로운 인연 앞에서 용기를 내기 위해 앞으로 한 발 내디디는 연인의 순수한 이야기. / 편집자L

첫사랑에 아픔이 있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아픔을 준 그 사람들이 각자의 연인들이었다. 우연히 만날 수 없던 인연인데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은 어떻게 완성될까? / 편집자C

가장 귀하게 여겨져야 하는 ‘마음’이 제일 하대받곤 하는, 예외가 끝없이 존재하는 거대한 사건 같은 세상에 사는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동화 속 이야기를 멀리 밀어놓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높은 구두를 신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춤을 추다가 자주 발목을 삐끗하곤 하는 거예요. 그럼에도 계속 그런 동화 같은 꿈을 꾸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에게만 열리는 길이 있다고 믿어보기로 해요. 설령 그 동화가, 우유 배달하는 공주와 그녀에게 기습 키스하는 왕자가 주인공인 이야기여도. 자, 조금 낯설겠지만 이제 우린 조용히 그 길로 발을 내디디면 돼요. 여기에 준비되어 있어요. 따뜻한 햇살 아래 벚꽃 무늬 파라솔과 이 책, 그리고 당신을 위한 우유 한 잔이요. / 편집자Y

[책 속으로 추가]
집 안의 따뜻한 온기가 지후의 온몸을 감싸주었다. 이제야 술에서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지후는 주방으로 가서 식탁 위에 있는 우유를 손에 쥐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수현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다.
최수현. 형 지성의 친한 친구이자, 그의 매니저를 하고 있는 그는 남자다운 외모에 늘 인상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여리고 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다. 특히나 애교 많은 지후에게는 꼼짝도 못하는 단점 아닌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지후는 자신을 한없이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는 수현을 흘깃 바라보고, 눈치를 살피며 우유를 마셨다.
“너…… 진짜.”
“형! 미안해. 내가 죽을죄를 졌어. 아…… 이놈의 술이 웬수야. 그치? 하하.”
지후는 수현에게 혼이 날까 봐 미리 선수를 치며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지후는 트레이드마크인 귀여운 웃음을 지으며 수현의 화를 풀어보려고 했다.
이래도 안 풀려? 어라? 안 풀리네?
수현의 얼굴이 더 험악하게 일그러지자, 지후는 수현에게 마지막 필살기로 애교를 떨어댔다.
“미안해. 화 풀어라. 응? 잘못했다니까? 응? 형…… 잘못했어요. 네? 아잉.”
지후의 애교에 수현은 어이없는 미소를 지었다. 남자까지 뻑 가게 저리 애교를 떨어대니 화도 못 내고 그저 황당해서 웃음만 났다. 그가 여자로 태어났으면 모든 남자들을 제 손에 쥐고 주물러 댔을 게 분명했다. 여우 같은 놈.
“헤헤. 풀렸네?”
“진짜. 너란 자식은…… 어디서 나한테까지 그런 미소를 보여?”
어떤 사람이든 지후의 애교 어린 미소를 보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광고계와 화보 모델로서는 완벽한 마스크였다. 저런 마스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런웨이에 왜 미련을 못 버리는 건지…… 수현은 그런 지후가 안타까웠다.
“너 하마터면 얼어 죽을 뻔했어. 그 추운 날 왜 집 앞에서 잠들어 있냐?”
“몰라. 나도 기억 안 나.”
지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너 그 여자 아니었으면 오늘 황천길 갔어.”
“여자? 무슨 여자?”
수현의 말에 지후는 마시던 우유를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다. 기억이 날 듯 말 듯했다.
“진짜 기억 안 나? 네가 마시고 있는 그 우유 아가씨가 전화해줘서 망정이지, 안 그랬음 넌 그대로 끝이었어.”
“우유 아가씨?”
지후는 수현이 한 말을 되새기며, 기억을 해내려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나마 몇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저기요…… 이봐요. 여기서 잠들면 얼어 죽어요…….”

후드 티, 노란 패딩 조끼, 긴 머리……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는 기억…… 그리고 입술, 우유 냄새, 아기 냄새…….
“그게 꿈이 아니었단 말이야?”
“꿈? 무슨 꿈?”
넋이 나간 채 중얼거리는 지후를 보고, 수현이 물었다. 지후는 마시던 우유를 한번 바라본 후 소파 옆에 널브러져 있는 정체 모를 빨간 넥워머를 손에 들었다.
“그런데 그건 뭐냐? 너 목에 감고 있던데…… 그런 촌스러운 건 어디서 사는 거야? 요즘 유행하는 거야?”
수현의 말을 무시하고, 지후는 넥워머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보드라운 넥워머를 만지고 있자니 이상하게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잠깐 머릿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기억이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향은 가슴에 남아 묘한 기분을 들게 했다.
이 기분이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떤 놈인지도 모르고 이런 친절함을 베푸는 여자라니.
“형. 무료하던 내 삶이 앞으로 재밌어질 것 같지 않아?”
“뭐라는 거야?”
“그냥.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들어서.”
지후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 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쭉 켜고는 그때까지도 가만히 넥워머만 바라보고 있는 지후에게 말을 건넸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씻기나 해. 11시에 촬영 있다니까. 빨리 가봐야 해.”
지후는 수현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그저 넥워머만 바라보며 의미 모를 미소만 짓고 있었다.

**
찰칵. 찰칵.
“오케이. 좋아.”
찰칵. 찰칵.
“이야! 좋다. 역시 안지후. 와우. 이 포즈 좋은데?”
사진작가의 셔터 눌러대는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지후는 카메라 앞에서 냉소적인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부스스한 회색빛 헤어와 잔 근육들이 잘 드러나 보이도록 제작된 블랙 티셔츠와 검은 가죽 스키니 진을 입은 그는 기다란 손가락에는 두 개의 반지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평소의 귀여운 장난기 어린 미소는 사라진 채 시크하고 냉소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 덕분에 더 날카로워진 턱 선은 남성미와 카리스마를 배가시켰다.
“오케이! 여기까지! 수고했어. 안지후 씨!”
“수고하셨습니다.”
지후는 유명한 사진작가인 이현수 작가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지후가 모니터링 하러 이 작가에게 다가가자, 그는 웃으며 지후의 어깨를 쳤다.
“오올. 안지후. 날 선 카리스마가 아주 표독해. 꽃미남 속에 숨겨진 의외의 나쁜 남자! 아주 황홀한 반전인데?”
이 작가의 칭찬에 지후는 괜스레 쑥스러워졌다. 촬영할 때는 모르겠는데 끝나고 나면 민망하기도 하고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 낯설기도 했다.
“선생님이 잘 찍어주셔서 그렇죠. 헤헤.”
“겸손은…… 난 자네랑 일할 때가 제일 신나고 재밌어. 그 얼굴에서 어떤 표정과 제스처가 나올지 아주 기대되거든.”
“칭찬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른 스태프들이 도구를 정리하는 동안, 이 작가와 지후는 모니터링을 하며 찍은 사진들을 검토했다.
“어때?”
“좋은데요?”
“그렇지? 그런데 이 부분 말이야. 이 부분은 크로핑을 해야 할 것 같아.”
“저는 그냥 둬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래? 그럼 두 가지 콘셉트로 편집해 보고 맘에 드는 거로 넘기도록 하자.”
“넵!”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지후는 이 작가에게 인사를 한 후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옷을 갈아입으려 티셔츠를 벗고 있던 그때, 수현이 문을 열고 대기실 안으로 들어왔다.
“깜짝이야! 노크 좀 해라.”
“노크는 무슨. 새삼스럽게. 어때? 속은 괜찮아? 안 피곤해?”
수현이 이온음료를 던져 주자, 지후는 재빨리 그것을 받고는 뚜껑을 땄다. 목이 탔는지 한 번에 쭉 마셔 버렸다.
“시원하다. 형. 지금 완전 속 뒤집힐 것 같아. 몸속에서 장기들이 서로 뒤섞여 전쟁 중이야.”
“쯧쯧.”
“촬영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 처음이야. 그래도 오늘 웃는 사진은 안 찍어서 다행이지만…….”
“그러게 작작 좀 마시지. 그래도 우리 지후 프로네.”
지후는 티셔츠를 얼른 갈아입고는 거만한 표정으로 수현을 바라봤다.
“그럼 당연하지. 이런 슈퍼 대스타랑 일하는 걸 영광으로 여기라고.”
“까분다.”
“헤헤. 오늘 스케줄 끝이지?”
“왜?”
“오늘 일 없으면 그냥 이대로 가서 자려고. 여기선 이 메이크업 못 지우겠어. 피곤해.”
정말 피곤하다. 다시는 술을 먹으면 안지후가 아니다. 부모님 기일에 맞춰 친형인 지성과 술 한잔한 게 평상시의 주량을 넘어섰나 보다.
“그러게 코디랑 메이크업 담당자 뽑자니까? 왜 사서 고생해?”
“형. 내가 무슨 연예인이야? 그런 사람들 줄줄이 달고 다니게? 형 하나 가지고도 벅차다. 코디는 무슨? 어차피 촬영 오면 스태프들이 입으라는 옷 입으면 되고, 메이크업도 스태프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데 뭐 하러? 인력 낭비야. 귀찮아.”
지후는 니트 티 아래에 블랙 스키니 진을 입고 카키색 재킷을 걸쳤다. 역시 모델이라 그런지 대충 걸쳐도 모든 옷을 잘도 소화해 냈다.
“그래도 집에 가서 화장 지우고 자. 트러블 생긴다.”
“알겠습니다. 자, 이 옷은 정중히 스태프분한테 넘겨주세요.”
“이거 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