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의 정석 2 (윤소다 장편소설)

츤데레의 정석 2 (윤소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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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도 오래하다 보면 질리기 마련!
하물며, 같은 사람만 이십 년도 넘게 짝사랑 해온 나는 어떨까?
드디어 유미에게도 찾아온 짝사랑 권태기!
“백 번 찍어 안 넘어오는 놈은 이제 필요 없어!”
그런데 짝사랑의 끝을 선언하는 순간 그가 달라졌다. 과연 이 연애의 승자는 누구일까?
“츤데레의 끝판왕 신이겸. 이제 그만 튕기고 나한테 와.”
저자

윤소다

저자 윤소다는
출간작
- 결혼하고 연애중
- 연하 남자
- 나의 진심을 너에게
- 뜨겁게, 너를
- 친절한 교수님의 유혹

연재작
- 개 같은 사장님과 여비서 [카카오 페이지]
- 츤데레의 정석 [네이버]

목차

제6장. 사랑을 찾아서
제7장. 이유 있는 이유
제8장. 행복과 불행의 상관관계
제9장. 조우
제10장. 사랑하고 있어
외전. 너라는 기적
작가 후기

출판사 서평

사랑하는 마음을 숨긴 채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했던 이겸.
모든 기억을 까맣게 잊은 채 살아야 했던 유미.

모든 걸 앗아간 그날,
그 사고도 막지 못한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다.

친구와 연인 사이,
그 어디쯤 존재하던 그들의 관계는
숨겨온 진실이 드러나며
마침내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한다.

그들의 첫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편집자 서평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오직 그 신조로 사랑하는 남자를 얻기 위해 직진만 해온 여자가 있다. 하지만 문제의 그 남자는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을 찍어도 흠집 하나 안 날 듯한 철벽남이다. 철벽남을 얻기 위한 직진녀의 고군분투기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이 책은, 그러나 그 이면에 엄청난 반전을 숨기고 있다. 철벽남이 왜 철벽을 치게 되었는지 알게 되는 순간, 직진녀가 감추고 있던 아픔을 드러내는 순간, 당신은 이들의 사랑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 편집자L

첫사랑의 감정과 기억이라는 감정은 과연 유효한가를 말해주는 것 같은 작품이었다. 잊고 싶은 기억에 대한 반발력으로 사랑한 이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계속하여 고백하고 대쉬하는 여자와 그런 여자의 아픔을 알고 밀어 내려고 하였지만 결국 밀어내지 못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과연 기억을 잊은 사람이 더 힘든 것인가, 아님 기억을 하지 못하는 이를 사랑하는 것이 더 힘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끔 하였다. 사랑을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데에 과연 기억이라는 것과 그 기억의 감정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 편집자C

누군가를 쟁취하는 데 있어 가장 결정적인 키포인트 세 가지는 이렇습니다. 첫 번째는, 수십, 수백 번 거절당하고도 다시금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 두 번째는, 그녀를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대신 제 속이 찢어지는 것도 감수할 수 있는 용기! 세 번째는, 상처로 얼룩진 과거가 아무리 앞을 막아서도 서로만 바라보기로 맹세할 수 있는 용기! 결국 용기, 용기, 용기뿐인 거죠. 그리고 여기! 그 세 가지의 용기를 모두 발휘하는 우리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물론 제목처럼 츤데레인 이겸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겠지만, 위와 같은 포인트로 작품을 바라봐도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 편집자Y

[책속으로 추가]

그는 이미 그녀의 가방을 들어준 것만으로 과하게 친절을 베푼 상태였다. 이 정도 차갑게 말했으면 알아들었을 것이라 여긴 이겸은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홱 몸을 돌렸다. 일부러 유미에게 보이려 잔뜩 인상을 구기고 있던 이겸에게 폭탄과 같은 한 마디가 날아들었다.
“업어줘, 이겸아.”
막 몸을 돌리려던 이겸은 그 자리에 멀거니 선 채, 저를 향해 두 팔을 최대한 넓게 벌리고 선 유미의 모습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만 까불어.”
이겸이 아무리 일부러 무서운 표정을 지어 보아도 유미에겐 먹히지 않는 모양이었다.
“너는 친구가 그 큰일을 겪고 다시 등교하는 이 감격스러운 날에, 어쩜 그렇게 험한 말을 입에 담니?”
끝을 모르고 기어오르는 유미를 보며, 이겸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 속도 모르고, 유미는 자칭 최대의 무기라고 자부하는 살인미소를 한껏 입가에 띄웠다. 양쪽 볼에 쏙 하고 보조개가 움푹 패여 우물을 만든다.
“목발 구해다 줘?”
“뭐? 뭘 구해?”
유미의 얼굴을 가득 채운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그게 아니면, 휠체어?”
“내가 환자냐!”
“그래. 잘 아네. 이제 너 환자 아니야. 그러니까, 괜한 꾀병 부리지 말고 제대로 걸어.”
저 할 말만 쏟아낸 이겸이 그대로 큰길가를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유미는 그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볼에 빵빵하게 바람을 집어넣었다.
‘꼭 잘 나가다가 한 번씩 이렇게 빅 엿을 먹인다니까!’
유미는 이겸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제 손바닥 안에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래봐야 결국 제자리걸음일 뿐인데 말이다. 그걸 그가 한시라도 빨리 알아주길 유미는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알았어! 꾀병 안 부릴게. 신이겸! 거기 서!”
예나 지금이나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겸의 빠른 걸음을 쫓아 유미는 허겁지겁 잰걸음으로 그를 뒤따랐다. 그의 뒤를 쪼르르 쫓아가는 유미의 모습이 흡사 주인의 걸음에 맞춰 뛰는 강아지 같아 보였다.

딱 두 달 만의 등교였다. 학년이 바뀌고 난 다음 거의 바로 사고가 났고, 그 사고로 인해 유미는 그동안 학교에 출석하지 못했다. 분명 사고 전과 같은 학교, 같은 교문, 같은 복도인데 유미에게는 이 모든 게 어쩐지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다.
고작 두 달인데.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닌데 말이다.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에 선 유미는 교실 문턱 앞에서 쉬이 걸음을 떼지 못했다.
교실 미닫이문을 열어놓기만 하고 그 앞에 멀뚱멀뚱 서 있는 유미의 머리 위로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갈 거야, 말 거야? 기다리고 있는 거 안 보여?”
유미는 이 낯선 환경에 ‘신이겸’이 함께라는 사실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양어깨에 나란히 다른 색 가방을 멘 이겸이 팔꿈치로 유미의 등을 앞으로 슥 밀었다.
“어, 어!”
생각에 잠겨 있던 유미는 갑작스러운 이겸의 손길에 떠밀려 저도 모르게 교실로 한 발짝 발을 들여놓았다. 이겸은 스쳐 지나가듯 유미의 표정을 살폈다. 그러고는 수고롭게 둘러메고 온 유미의 가방을 그녀에게 휙 집어 던졌다. 유미는 갑작스레 품으로 날아든 자신의 가방을 받아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교과서는 웬만하면 사물함에 좀 넣고 다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온 게 싫은 건지, 아니면 유미가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게 싫은 건지. 이겸은 유미의 바로 옆에 서서 혼잣말 하듯 투덜거렸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겸은 손을 들어 한 차례 유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유미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겸은 저도 모르게 한 행동인 듯 순간 허공에서 손을 멈칫거렸다. 그러고는 당황한 낯빛으로 어색하게 손을 내렸다.
‘방금 뭐였지?’
유미는 눈을 깜빡이지도 못한 채 고개를 들어 제 옆에 선 이겸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한없이 냉랭하게 굴던 사람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이겸의 손길과 말투는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유미는 차오르는 기대감으로 이겸을 향해 눈을 반짝였다.
“왜? 우리 이겸이 내가 무거운 가방 들고 다니는 게 싫어요? 응? 그랬어요?”
유미는 입술을 한껏 내밀고, ‘그래, 그래, 우쭈쭈’ 하는 표정으로 이겸을 향해 말했다. 만약 손에 가방이 들려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그의 엉덩이를 팡팡 두드려 줬을지도 몰랐다. 눈빛으로 엉덩이를 희롱당한 이겸은 눈꼬리를 올리며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싫어.”
순식간에 이겸의 눈빛이 진지하게 변했다. 갑작스레 달라진 그의 표정에 유미는 또다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겸이 살며시 몸을 낮춰 유미의 귓가에 제 입술을 갖다 대었다. 가까워지는 이겸의 체향에 반응한 유미의 심장이 펄떡거렸다.
“봐도 모르는 거 무겁게 들고 다니면 뭐 해? 몰랐어? 무거운 가방 들고 다니면 키 안 커.”
유미는 이겸에게서 무언가 달콤한 말이 돌아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얼굴도 못생겼는데, 키라도 건지려면 분발해야지. 안 그래?”
비아냥대는 이겸의 목소리에 유미의 미간에 빽빽하게 주름이 잡혔다.
“가방 좀 들어줬다고 유세는!”
유미가 입술을 비쭉거렸다. 아마도 그녀는 이겸의 반응에 실망한 듯 보였다. 이겸이 아직 덜 자란 듯 자신보다 한참은 아래에 있는 유미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한참 더 커야겠다, 너.”
이겸은 제 가슴팍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유미의 머리 위에 손바닥을 대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 걸어갔다.
“키 큰 여자가 좋다고? 취향이 그쪽이었어?”
유미는 이겸의 뒤통수에 대고 날카롭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이겸은 유미의 질문엔 대답도 하지 않고 비웃음을 흘려보냈다.
‘뭔데? 그래서 뭐, 키 큰 여자가 좋다고? 아니면 내가 좋다고? 대답은 해줘야 할 거 아냐.’
유미는 이겸이 키 큰 여자를 좋아한다면 바로 오늘부터 어떻게든 키를 1cm라도 늘일 방법을 찾을 생각이었다. 설사 생물학적 한계에 부딪친다고 하더라도 유미는 그의 취향을 최대한 존중해 주고 싶었다. 이겸은 제게 너무도 완벽한 취향이기에 그 정도 수고로움쯤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유미가 학교에 나오지 않은 사이 자리 배정이 새로 되었다. 유미의 자리는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창가 자리였다. 그 자리가 좋은 이유는 원하던 자리여서라기보단 옆 분단,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 앉은 이겸이 잘 보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유미는 책상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 채 대각선으로 보이는 이겸의 뒤통수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 이겸은 확실히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편이었다.
‘왜 나한테만 그래?’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유미는 이겸이 제게만 불친절한 이유라고 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원래 사랑에 서툰 남자들은 괴롭히는 것이나 심한 말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는 한다. 사춘기 소년은 특히 더 그런 편이라고 했다. 이겸은 툭툭 되는 대로 말을 내뱉으면서도 결국 유미가 원하는 걸 무시하지 않고 다 들어주었다.
유미는 이겸이 제게 마음이 있지 않고서야 이 모든 것들을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확신이 섰다.
‘짜식. 좋으면 좋다고 하지.’
유미는 유리창에 반사된 이겸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는 그려놓은 것처럼 진한 눈썹과 한쪽만 깊게 진 외쌍꺼풀이 매력적이었다. 그 아래로 곧고 길게 뻗은 콧대가 그의 인상을 더욱 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매력은 앵두같이 빨갛고 도톰한 입술이었다. 그걸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