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 피는 꽃 3 (로토스 장편소설)

악에 피는 꽃 3 (로토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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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행한 삶을 끝내기 위해 자살을 선택했지만,
죽지 못한 채 죽기 전 읽었던 소설에 빙의되었다.

“황위는 원치 않아. 오로지 원하는 건 황가의 멸문뿐.”

죽을 수 없다면 나를 이렇게 만든 모두에게 복수해 주겠어.
벤지안스는 단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움직일 뿐이었다.
복수를 위해 사람들의 기억을 바꾸고 그들을 이용하며 목표에 차곡차곡 다가간다.

하지만 맹목적인 디르케온의 사랑은 서서히 그녀의 마음을 녹이게 되고,
벤지안스는 그의 마음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기 시작하는데…….
저자

로토스

저자로토스

떠오르는이야기를열심히쓰고있습니다.
열심히쓴글을재미있게읽어주셨으면좋겠습니다.

출간예정작
내남친구하러갑니다.

목차

2부
2.피어나는꽃봉오리⑵
3.만개한꽃
외전

출판사 서평

[편집자코멘트]

현실에서의삶이최악인상황에서우연히접한책에서자신과비슷한처지의아이를만났다.비록단역이자조연이었지만그아이만은행복해지기를바랐다.하지만결국제물로바쳐져허무하게죽어버리는순간진정한저주받은아이는책의주인공이아닌그아이라고생각하게되었다.하여자신의삶역시희망이없다고죽음을결심한순간,책속의바로그아이로빙의되었다.이제나의선택은그아이의몸으로그아이를그렇게만든모든것들에게복수하는것.그러면서필연적으로얽히는남주.과연그들은그모든역경을이뤄내고이루어질수있는것일까?과연저주받은아이라는굴레에서벗어날수있는것인가?이런생각들로작품을보다보면인간관계의인과를다시금생각해보게된다./편집자C

평생을불행하게살아저주받았다고여긴사람이있다.끝이라생각했던곳에서다시시작된삶.이번만은,너만큼은.불행하지않은끝을맞게해주겠다고결심하지만새로운삶역시만만치않다.소중한이를지키기위해,손에피를묻히는것도마다하지않겠다고다짐했다.소중한이를지키기위해,내목숨쯤은버릴수있다고생각했다.‘저주받은아이’가아니라이세계의주인공이되기위한여정을함께하길바란다./편집자L

어떤짓을하든,어떤마음을먹고어떤길을가며어떤말을내뱉든나를사랑해주는사람이곁에있다는건살면서한번있을까말까한행운일지도몰라요.그런행운이정말일어난다면,다른모든걸다잃어도세상을가진기분이겠죠.어느날눈을떠보니소설속인물의몸에들어와있던,처절한상황에홀로내던져진이작품의여자주인공도마지막에가서는그런생각을했을것만같기도해요.대부분의사람들은,지난한복수의과정뒤에쓸쓸함이나허탈함만남을거라고들생각하지만,사실그게아닐수도있어요.하나가끝나면다른하나가찾아오는것처럼,생을유지해야하는여러이유들은,그런불가항력적인사랑처럼계속당신을찾아들거예요./편집자Y

[책속으로추가]

공작의질문에날카롭게소리쳐대답하는유모의목소리가떨리는것이느껴졌다.떨리는목소리에서어느정도의두려움도느낄수있었다.두려워?공작이?왜?그에대한답은금방얻을수있었다.
유모는지금껏우리를알아볼수도있는높은사람들의눈을피해시골깊은곳에서살아왔다.그래,가령눈앞의공작같은.새된목소리로소리를지른유모는제가생각하기에도의심스러웠던모양인지다시목소리를낮췄다.
“아,아니에요.아이가백치라서그럽니다.이제보내주세요.저희는빨리집에가야해요.”
“아니에요!아침마다어머니가저를마구잡이로때려요.저녁에는아버지가매일마다저를강간하러방에들어와요!제발이거놔주세요.살려주세요!”
나는유모의손을뿌리치듯팔을휘저으며우연인것처럼그녀의로브를뒤로잡아당겼다.그에로브안에숨겨놨던유모의얼굴이나타났다.당황스러운표정.그리고곧이어떠오르는공포에질린얼굴.황궁에있을적제일호의를갖고황녀를찾아주었던것은공작이었다.
지금도황녀를찾아이변방의작은시내까지달려온공작이유모를못알아볼까?그것도성인이된이후의유모를?절대아니지.유모의눈과공작의눈이마주쳤다.잠시기억이라도더듬는듯인상을찌푸리던공작의눈이커졌다.
“세니아백작부인,당신이어째서여기에…….”
네년의본명이그거였구나.공작의한마디에유모는바로등을돌려달아났다.아니,절대그렇게는안되지.나는유모의팔을낚아챘다.내힘에유모가눈을크게뜨고나를쳐다봤다.나는눈까지가리고있던로브를살짝올려유모와눈을마주쳤다.
드디어,이이능을쓸때가왔다.이능력을어디에쓸까그렇게고민했는데드디어적절한상황을찾았다.타인의기억을볼수있는이능을타고난황족중강한이들은하나를더할수있었다.타인의기억을개조하는것.하지만한사람에단한번만사용이가능하기에뒤로미루고미뤘다.적재적소에사용하기위해.그리고지금이바로그때였다.나는유모의눈을응시한채간절히바라며생각했다.
자,기억해봐.눈앞의공작이네아들을죽였어.네아홉살난아들,휜을죽였어.아주잔인하게.기억나지않아?유모의눈이혼란에빠진다.하지만그것도순간.다시눈을마주쳐읽어낸유모의기억에서그녀의아들은공작의손에죽어가고있었다.사지가찢긴채로.유모의눈에광기가일렁였다.
유모를잡고있던손을풀어줬다.주변을둘러봤다.이소란을듣고경비병들마저이쪽으로향하고있었다.내손에서풀려자유가된유모가공작을향해달려들었다.정말찰나였다.사냥개가달려든다면저정도일까싶을정도의사나움이었다.유모가공작의목을세게쥐었다.
“죽여버릴거야.죽여버릴거야,디르케온세그다드!네가문을갈가리찢고한점살도남기지않은채짐승의먹이로줄것이야!”
유모는제정신이아니었다.당연하지.제딸처럼생각하던황녀마저물건취급할만큼그리도바라던아들의복수인데.지금눈앞에그대상이버젓이있는데.주변에는공작의호위도없는데.이성을잃지않고버틸수있을리가.
멀리서이쪽을주시하던경비원들이달려왔다.공작이유모의팔을떼어냈다.공작의얼굴에도당황한기색이역력했다.
“부인,무슨일인지는모르겠지만우선진정하고…….”
“닥쳐!내아들의원수.위선자.공작가의수치!”
분노에휩싸여주위가보이지않는모양이었다.악귀같은그녀의모습에공작의미간도찌푸려지기시작했다.
“더이상하면귀족모독죄로체포됩니다.무엇보다당신은지금…….”
반역자의신세지.그것도도망간반역자.공작으로서도지금상황이이해가안될것이다.그가나를데리고궁을빠져나가는유모를도와준것을유모가모를수도있었다.하지만이렇게척을지고원수취급할사이는아니었다.
“아니,체포되기전에먼저내가네숨통을끊어놓을거야!”
유모가바락바락악을썼다.그모습에기쁨의박수라도치고싶었다.지척의경비원들마저다듣고있는상태.귀족모독죄라는것이있는모양인데공작이제신분을밝히자마자유모는연행될것이다.경비원들이이소란속에들어와유모를떼어내고는그나마제정신을유지하고있는공작에게말을걸었다.
“치안경비대입니다.신분확인부탁드립니다.”
공작은여전히악을쓰고있는유모에게잠시시선을멈췄다가망가진옷매무새를가다듬었다.품에서견장을하나꺼내보여주며대답했다.
“디르케온세그다드.세그다드공작가의차남이다.불미스러운꼴을보여줘유감이군.”
깔끔한대답에경비원들은허리를숙여예를취했다.
“시,시,시,실례했습니다.이변방에대귀족님이오시는경우가드물어서.예를갖추지못한것송구스럽습니다!”
“아니,괜찮네.그보다…….”
다시한번공작의시선이유모에게향했다.유모는여전히저를잡고있는경비원의팔을빼내려애쓰며악을쓰고있었다.제정신이아닌모습에공작이인상을찌푸리고는말을이었다.
“우선,저부인부터처리를해야할것같은데.”
그러고는내게로잠시시선을돌렸다.그의표정을보아하니아직내정체를알아채지못한모양이었다.당연했다.나는로브를뒤집어쓴어떤소녀일뿐이었으니.하지만또다시한번바라본그의얼굴에는나의존재자체에대한의심이담겨있었다.나는다시한번소리쳤다.
“살려주세요!유모를벗어나야해요!절대안돼요!”
그만이알아들을수있는한마디를내뱉었다.내말에공작의눈이크게떠졌다.당신이라면똑똑하니까무슨말인지알아들었을거야.그는저부인이황녀의유모라는사실을알고있었다.그렇다면제눈앞에서로브를뒤집어쓰고주저앉아유모에게서벗어나야한다고울부짖는소녀가그가찾던황녀,벤지안스라는것도알아챘겠지.
공작의커진눈이다시제감정을찾는다.조금전보다훨씬차분해진어조로경비대에게명령했다.
“저부인을우선연행해가두게.그차후의처리는내가알아서하겠네.그리고오늘있던일은공작가의수치가될수도있으니입조심부탁하네.”
책에서읽었던대로그의언변은논리적이었다.누가듣더라도별다른이상함을느끼지못할이유를대며그들의입을막았다.경비들은남작도백작도아닌대공작가의명령이기에함부로어기지못하리라.
그래,깔끔해.내가원하던흐름이야.그말에경비원들이‘네!’하고대답하고는시선을내게로돌렸다.나는어찌하냐는무언의질문이었다.
“저소녀는내가보살피겠네.우선은그부인부터연행부탁하지.”
“예,여신의축복이함께하시길!”
우렁차게외치며경비대원들이우리에게서멀어졌다.그들이사라지는것을확인하고는공작이나에게다가왔다.팔을잡고일으키려는행동에흠칫나도모르게뒤로몸을빼냈다.정신과치료로그나마나아졌던혐오증상이다시도지는모양이었다.지금까지야어쩔수없이그들의손길을참아냈지만굳이필요하지도않을때용납하고싶지는않았다.아니,내의지와는다르게몸이먼저거부반응을일으켰다.
제손길을피하는내모습에공작이약간의한숨을내쉬었다.제손길을피한것이다른이유라생각하는모양이었다.그가어떻게생각하든지상관이없었다.나는몸을일으켜로브에묻어있는먼지를털어냈다.
그리곤그를바라봤다.드디어만났다.입가에미소가걸렸다.공작이나를빤히바라보는시선이느껴졌다.아까와는달리함부로손을내밀지는않는모습이상당히마음에들었다.
“정식으로인사드리겠습니다.제이름은디르케온세그다드.세그다드공작가의차남입니다.레이디는누구십니까?”
내로브를여기서강제로벗기지않는것만으로도칭찬해주고싶었다.주변에몰려왔던구경꾼들은구경거리가사라지자전부자리를뜬상태였다.우리에게관심갖는사람은이거리에한명도남아있지않았다.나는손을올려로브를살짝만들었다.로브에가려졌던파란눈과백금발이드러났다.나와마주한공작의눈이크게흔들렸다.
그래,만나서정말반가워.이순간을얼마나기다려왔던지.
올곧고바른,부러뜨리면부러지되절대흔들리지는않을남자.그것은그의사랑에도똑같이적용됐다.그가반란을일으킨큰이유중에는2황녀도있었다.황궁에서2황녀의목을옥죄어오는상황을그는견딜수가없었다.그의사랑역시단단하고한곳만바라보는것이었다.
그뿐만이아니었다.그는그가사랑하는사람에게지나치게맹목적이었다.제가인정하고받아들인사람에게는제심장이라도쥐여줄그런남자였다.나는이를이용하기로했다.공작의숲과같은초록의눈을마주했다.그의기억에닿았다.그리고간절히바랐다.
너,디르케온세그다드는나,벤지안스D.마블라소르트를사랑했다.잊지못할정도로지독히도.
공작의눈에잠시의혼란이자리잡는다.기억이편집됐다.그의눈에서구명줄을보았다.나는구명줄을잡았다.그가눈을마주치며말했다.청아한숲에불꽃이일었다.
“계속찾았습니다.황녀전하.”
그의대답에온몸에힘이빠졌다.드디어아군을한명만들었다.인간같지않은마을사람들의손길을피하고유모에게서드디어벗어났다.급격히밀려오는피로감에몸이휘청거렸지만참아냈다.책의서술에의존한채공작의뒤를따랐다.그는나를배신하지는않을것이라는믿음하나였다.
여관까지달하는짧은시간동안우리는침묵했다.그가처음질문을하나던졌지만대답하지않았다.대답할기분도아니었지만대답할기력조차없었다.내가침묵하자공작은입을다물었다.그렇게걸어좀전내가들렀던여관에도착했다.아까보다훨씬정돈되어보이는실내였다.공작은주인장에게지체없이말했다.
“제일크고아늑한방으로.”
주인장은‘방이없는데’라대답하며고개를들었다가공작의얼굴을확인하고는‘잠시만기다려주십쇼’하고는부리나케어딘가로향했다.몇분지나지않아다시도착한주인장의손에는각종생필품과열쇠가들려있었다.
“청소를급하게하느라조금지저분할수도있습니다.이해해주십쇼,헤헤.하오면원래있던방은빼드릴까요?”
주인은굽신굽신머리가바닥에라도닿을듯말했다.공작의신분때문인지공작의실력때문인지뭔지는모르겠지만어쨌든내게는편했다.
“아니,내가쓸게아니라옆의화,아니,이친구가쓸거네.”
그말에고개를돌려나를바라보던주인의눈이크게떠졌다.
“당신은아…….”
‘그래,아까우리봤지.하지만조용히해줘’라는의미에서검지를입술에갖다대자그는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