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여왕 3 (카루목 장편소설)

돈의 여왕 3 (카루목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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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화 그룹 회장의 딸인 연화는, 그룹을 물려받기 위해 경영자 수업을 받던 중에 사촌 홍진수의 계략에 빠져 죽음을 목전에 두게 된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그 순간, 그녀는 친구 재민이 쓴 로맨스 소설 속 엑스트라 ‘셀리나’의 몸에 빙의 되고 만다.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다시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연화의 앞에 의문의 남자, 카를이 나타난다. 오직 그녀밖에 모르지만 의뭉스럽기 그지없는 그와 연화는 이윽고 긴 여정을 함께하기로 하는데…….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선택한 여자와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볼 수 없는 남자의 차원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
저자

카루목

로맨스소설작가이다.출간작으로는[그결혼제가할게요]등이있다.

목차

17.작센
18.비밀
에필로그
외전

출판사 서평

“저는원래세계로돌아갈거예요.
제가살던곳으로,제가이뤄놓은결실들이기다리는그곳으로.”

그토록찾아헤매던,원래세계로돌아갈방법과
홍연화의삶을되찾을기회를목전에둔찰나.
어린셀리나의몸으로온갖수난을이겨낸그녀는,
그결실의문앞에서주저한다.

“아가씨께서어디로가시든,누구시든상관없습니다.
아가씨가계시는곳에제미래가있을겁니다.”

내딛는걸음마다그녀를붙잡는마음.

“이손,절대놓지않을겁니다.”

마음을묶는누군가의눈빛.

마침내결정을내린그순간,
난생처음그려본미래로인해연화의심장은세차게뛰기시작한다.

손만뻗으면닿을곳에결실을두고도한순간에다른세계에떨어진다면,굉장히막막하고눈앞이깜깜하겠죠.그러나좌절하고있을수만은없어요.그녀에게는할일이많거든요.어린여자아이의몸으로사냥도해야하고능구렁이같은귀족들도상대해야하며최종적으로는본래의세계로돌아가야하니까요.그런데세상바쁜그녀곁에그가나타나요.날때부터가진게많았지만그무엇도욕심내지않았던그가요.그리고그녀를제미래로삼기로한그남자앞에선우리의주인공에겐다른종류의의지가필요하죠.생을유지하기위한의지가아닌,사랑의시작을향한의지같은게요./편집자Y

인생의가장중요한순간에목숨이위험해져서다른세계책속의세상으로떨어진여주는그곳이친구가집필하고있는소설속의세상임을알게됩니다.그리고소설속에서가장존재감없는금방죽고없어지는단역에자신이빙의된것을알게된여주는순응하기보다자신이가지고있는것을모두활용하여살아남는것을목표로그리고다시자신의모든것을이루어낸곳인세상으로돌아가기위한여정을시작합니다.사람이살아가는것에돈이라는것이어떤것일까요?위치라는것은무엇일까요?이작품은세상의모든것들이그저운명대로따라간다면결코이루어낼수없는것임을알려주는것같은이야기입니다./편집자C

[책속으로이어서]
1.원래세계로돌아갈수있는방법을찾는다.
2.찾는즉시주저하지않는다.

예상은했지만,글씨가미안할정도로빈약한항목이다.그래도생각을이끌어내는데엔도움이되었다.
골몰히생각한끝에행선지한곳을짚을수있었다.
“카로틴제국.수도.모르트린.”
소설속에서인구밀집도가가장높은곳이며,발전된문화와지식이있는데다.그곳이라면방안을구할수있을지도모른다.
“그러니힘내자.”
이곳에서기운없이시간을소모하는건사절이었다.그럴시간에지금할수있는일을하는게낫다.연화는품안에손을집어넣었다.그러고는돌진하는짐승을향해단검을치켜들었다.
샤먼은셀리나를버리면서소지품압수같은짓은안했다.덕분에연화는가진것이많았다.
단검에,수통에,돈으로바꿀수있는보석들까지.황무지에서벗어난다면살아남기좋은조건이다.
달려오던짐승은단검을맞고쿠엑소리를내며엎어졌다.날래게움직인것과달리,쉬이일어서진않았다.연화는잠깐동안짐승을쳐다봤다.
머리를보면곰인데,몸체는여우같다.잡종인가?혼종인가?잘모르겠지만실제곰보다는몸체가작았다.덕분에셀리나의몸으로도사냥할수있었다.
“끼요오오오!”
기괴한울음소리끝에짐승은죽었다.연화는짐승을쳐다보다제배를감쌌다.
그러고보니오늘아무것도먹지못했다.고되게움직인데다,코앞에먹을수있는것이보이자허기가일었다.
연화는위험상황에대비한서바이벌훈련도받았다.다행히고기손질하는법정도는알고있었다.정형술자만큼전문적이진않았지만,간단히는가능했다.
“저녁밥…….”
연화는꼴딱침을삼켰다.카턴상단에서는주로썩은밀빵을먹었다.그곳에서벗어나자마자고기라.어쩐지셀리나로서의인생이그리나쁘지는않을것같다는생각이들었다.

***

연화는마차자국을따라걸었다.카턴상단이남기고간흔적이었다.연화는황무지를나가는길을모르지만,카턴상단은알고있을터였다.연화는마차자국을길잡이로잡고걸었다.
그러나마차자국은영원하지않았다.황무지를배회한지사흘쯤되었을까,온종일내린비는마차자국을완전히지워버렸다.별수없었다.연화는이쪽이겠거니싶은방향을짚어무작정걸었고,그러다사람을만났다.
“……!”
처음에는황야에버려진시체인줄알았다.가만히누워미동도않고있었기에.하지만분명꿈틀거렸고,반응이있었다.이틀만에처음으로보게된사람을외면할순없었다.연화는조심스럽게다가갔다.
남자옆에꽂힌검을경계하듯바라보면서남자앞으로고개를숙였다.가까이가서야얕게오르내리는가슴께가보였다.
틀림없이,남자는살아있었다.
건드릴까.말을걸어볼까.아니면그냥갈까.
고민할필요는없었다.연화가건드리기전남자가번뜩눈을떴으니까.그는몸을반쯤일으키고서연화를응시했다.말은하지않았다.혹시말을하지못할정도로힘든가싶어서수통을건넸다.남자는군말없이물을받아먹었고,그다음으로내민고기도먹었다.과연셀리나보다신장이크다싶었더니그녀가이틀먹을수있는식량이단번에사라졌다.
하지만아깝지않았다.황무지엔짐승이많았고,멀지않은곳에강이있었다.물이나고기둘다바로구할수있었다.그러기위해몸을많이움직이긴해야했지만.
어쨌든당장저녁에먹을식량이없어졌기에구해야했다.연화는남자를살짝쳐다봤다.그는자고있었다.황무지에서무슨일을겪었는지모르지만심한불안증세를보였고,식사를마치자마자잠에들었는데곧바로악몽을꾸는듯했다.저런상태의남자에게같이사냥을가자고말할수는없었다.연화는품안의단검을확인한뒤돌아섰다.

연화는잠든남자를두고멀리가고싶지않았다.하지만그날따라사냥감이잘보이지않아서어쩔수없었다.황무지를좀헤맨끝에이름모를짐승하나를사냥할수있었다.셀리나키만한짐승이라제압하는데에도,끌고오는데에도시간이좀걸렸다.
남자가있는곳으로돌아왔을때는해가진뒤였다.연화는감으로대충걸었다.어느정도거리가가까워졌을때는피워놓았던모닥불로위치를잡을수있었다.
고기를모닥불위에던지듯내려놓았다.이마에맺힌땀을쓱닦다가남자와눈이마주쳤다.크게뜨인눈이셀리나를온전히담았다.혹시기다렸나.연화는하하웃었다.
“깨어있었…….”
“떠난줄알았습니다.”
남자가연화를끌어안았다.멀리서지켜보고있을때는몰랐는데,끌어안겨보니잔근육이잘잡혀있는몸이었다.이렇게건장한남자가애처럼매달리다니.연화는우습기도하고,안타깝기도했다.이남자의상태를알려주는것같아서.
“전이황량한땅에사람을버려두고갈정도로나쁜사람이아니에요.”
그무슨카턴상단같은짓을.
장난스레덧붙였지만남자는반응이없었다.연화가불편하다는듯몸을비척거리자,그제야남자는팔에힘을뺐다.두어발물러서자,남자가연화의팔을잡는다.다급한손길.연화는킥킥웃었다.
“많이무서웠나보네요.”
무서운악몽을꾸고일어난어린애같다는뜻이었는데.남자는쉬이손을놓아주지않는다.장난스레넘어갈수는없나보다.연화는어깨를으쓱였다.짧은시간겪었지만남자가어떤상태인지는잘알았다.작은소리만들어도소스라치게놀라면서뒤를돌아보고,연화와조금만거리가떨어져도기겁하면서후다닥달려온다.전형적인불안증세.뭔가의후유증때문에생긴것이겠지.이남자를어떻게달래야할지는알고있었다.
연화는남자의손등위를토닥였다.사실은등을두드려주고싶었지만,그의키가커서거기까지는손이닿지않았다.
“알았어요.안떠나요.”
그러자거짓말처럼손이떨어졌다.연화는피식웃곤단검을꺼내자리를잡았다.
좀늦은저녁을먹을시간이었다.

***

남자가제대로정신을차린건닷새가더흘러서였다.그는연화가어디를가든따라왔다.제입으로말하길이제회복이다되어서그렇다고했지만,연화는그것이완전히가시지않은불안증세의흔적임을알고있었다.하지만적도아닌사람의약점을찌르는건몰상식한짓이기에,연화는모른척했다.
사실남자가움직여주는쪽이편했다.남자는유용한인력이었다.연화가무엇이든한마리를잡을때,그는두어마리를잡았다.키가커서나뭇가지도잘꺾어왔고,고기손질하는법도가르쳐주자곧잘했다.
그가없으면연화쪽이되레아쉬울판이었다.그런데이이상한관계를유지하려고손을내민건이남자쪽이었다.
“따르고싶습니다.”
“황무지까지말이죠?뭐어,황무지가좀위험하긴하죠.”
“아니요.새주인으로서따르겠다는겁니다.”
남자의결연한눈동자가빛을발했다.
연화는그를이해할수없었다.저와이남자의관계는불과이틀전에생성됐다.그전에만난적은없었다.그러니까이남자는만난지이틀된아이에게제몸을바치겠다고이리너덜너덜하게구는것이다.
다행히연화에겐이남자를거절할수있는구실이있었다.같이있던이틀동안,남자는자신의정보를내주었다.
“당신에겐주군이있었다면서요.”
“주군께선제가죽길바라셨습니다.주군께돌아가봤자……환영받지못할겁니다.”
남자가씁쓸함을감추며고개를숙였다.
까만머리칼이남자의고갯짓을따라아래로내려왔다.새카만것이자르르윤기가흘렀다.
‘남자머리털도이렇게예쁠수있다니.’
연화는무심코손을뻗었다가흠칫했다.지금이런걸만질때가아니었다.그녀는퍼뜩손을내리면서정색했다.그러고는아무렇지않은척샐쭉한목소리를냈다.
“저도갈곳이있는건아닌데요.”
“상관없습니다.”
남자가시선을들어파란눈을맞춰왔다.
“뭔가착각하시는것같은데.”
연화는손가락을입가에대고빙긋웃었다.
“전누군가의모심을받을만큼지체높은몸이아니에요.”
“상인의여식이란말은몇번이고하셨지요.”
“이제그것도아니죠.버림받았으니까.”
“사생아가어디한둘입니까.개의치않습니다.”
어떤말로도이남자는넘어가지않았다.그는확고했다.
푸우.
연화는길게한숨을쉬었다.대관절왜이사달이난건지모르겠다.
“애초에왜나따위를모시겠다는건지…….”
“저는갈곳이없습니다.”
남자의눈이축가라앉았다.악몽을꾸고난뒤일어난남자의눈같았다.연화는괜히마른침을삼켰다.
“그래서해야할일도,하고싶은일도없습니다.”
그건정신을차린지얼마되지않아서가아닐까.연화는목끝까지올라오려는말을삼켰다.사실남자가함께가는걸막을이유가없었다.이렇게유용한일꾼이또어디있다고.
“알아서해요.”
“감사합니다.”
남자는약간은들뜬목소리로대답했다.
허락이아니라또다른방식의무시인건데도좋다고헤벌쭉한다.연화는이해할수없었다.뭐가그렇게좋은걸까.심지어무보수일꾼으로데리고다닌다는사실을모르는것도아닐텐데.
“기사의맹세라는건원래먹을걸준자들에게감사의표시로바치는건가요?그정도로쉽고가벼운가요?”
“주군은부하의의식주를책임질의무가있습니다.그러니틀린말은아닙니다.”
“어머나.그럼사람완전잘못보셨는데요.이제전흔한육포하나가지지못한몸이되어서요.”
연화는히죽웃으며돌아섰다.포인트로어깨도살짝으쓱여줬다.사실아닌게아니라,정말로먹을게없었다.그의식사량은엄청나서,연화가일주일동안먹으리라생각했던식량이이틀만에떨어진것은물론사냥하는족족다먹어치웠다.
고기를얻으려면사냥을해야하고,식수를얻으려면물을떠야한다.그들은아무것도하지않았기에아무것도가지지못했다.‘일하지않은자먹지도말라’는법칙은너무나도잔인한방식으로적용되었다.
하루살이사냥꾼의인생이이렇겠지.비참하고힘들지만버틸수있었다.연화는원래혼자가익숙한사람이고,혼자서못해낸일은없었다.
“좌우지간,저는당신의지킴같은건필요없으니까…….”
“어제.”
연화가서너걸음옮기자,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