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환향 (유엽미 장편소설)

수의환향 (유엽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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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라가 짓밟혔다. 왕이 제 백성을 포기했다.
재신들과 대군들 또한 민초들을 외면했다.

뺨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끌려가다 보면, 어제 같은 일을 또 겪지 말란 법이 없었다.
설령 겁탈당하지 않고, 배척과 추위, 굶주림을 이겨내고 청에 도착한들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였다.

“네가 내게 온다 하면 생각을 달리하겠다.”

기연은 손을 내민 오랑캐를 올려다보았다. 고향 땅을 짓밟은, 사람도 능히 잡아먹을 성싶은 눈빛을 해 보이던 오랑캐.

오랑캐, 남자.

저 손을 잡아야 할까? 잡아도 될까?
고민, 결심, 번복이 되풀이되는 동안 새벽어둠이 옅어졌다.
이윽고 붉은 해가 타오르며 동이 텄을 때, 두 사람의 살결이 스쳤다.
저자

유엽미

로맨스소설작가.주요출간작으로<적의>,<가시꽃의악야>가있다.

목차

1.혼돈속으로
2.포로의길
3.심양
4.아바하이
5.세자빈
6.역관
7.방문객
8.봉성
9.탈취
10.채생인
11.화촉
외전
연표
참고서

출판사 서평

조선오백년역사중안아픈기억이있겠냐마는,병자호란은그중에서도특히나더뼈아픈치욕이지않을까.나라에힘이없어청나라로끌려간조선백성이몇이며그중몇이나다시이땅으로돌아왔을까.병자호란의역사적사실을얘기하자면그어떤말로도미화할수없겠지만이것은그난리속에서도사랑이있었을것이라이야기하고있을뿐이다.소설은소설로만.이것은무수히많은조선포로들중한명의생존기가아니다.그저살고자하였던,사람답게,사람으로서사랑하고,사랑받고싶었던,그리하여끝내는자신이있을곳을손에넣은한조선여인의인생이다./편집자L

무슨일이있어도굳건히나를바라봐준단한사람에게는,국적과나이를불문하고서라도눈길과마음이머물기마련이죠.‘이보다최악인상황이있을까?’싶을만큼괴로운나날을보내던기연과,과거의상처를홀로가슴에안은채그녀의곁을고요히맴돌기시작한룽거.두남녀는서로의상처를보듬고,여러악조건들을이겨내며서서히앞을향해나아가요.모든과정을함께한뒤책을덮고나면,당신의마음속에서도고백을향한용기한줄기가피어날거예요.그어떤어려움도당신의커다란마음앞에서는별게아니게된다는사실을,금세깨닫게될테니까요./편집자Y

[뒷카피]
1636년음력12월,
병자호란이발발했다.

눈발을헤치고압록강을건넌청군은
거침없이진격해조선안주에도착한지단하루만에
연이어개성을짓밟는다.

송악산산기슭에사는아비를보러갔다내려온
개성인삼장수의첩기연은,
눈깜짝할새청군에게붙잡힌다.

사과,배따위과일인양너무도쉬이낚아채진그녀는
자신을향해씩웃는누런이의오랑캐를보며직감한다.

이미충분히끔찍한삶이더한나락으로떨어지리란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