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욕 : K-콘텐츠로 한국 욕 새로 보기

NEW 욕 : K-콘텐츠로 한국 욕 새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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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수경

저자 : 홍수경
<터미네이터 2>와 <가위손>을 보고서‘영화에 미래가 있다’고 믿었다. <트윈 픽스>에서 세상의 어둡고 신비로운 이면을, <파고>에서 인생의 모순을, <지구를 지켜라>에서 서민의 삶과 애환을, <화양연화>에서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배웠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를 존경하며, DC와 소니의 영웅 서사를 좋아한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프리미어》와《무비위크》에서 영화 기자로 일했다. 2010년 뉴욕으로 이민 간 후 영화 팟캐스트 운영자, 영화진흥위원회의 (유일한) 북미 주재원으로 지냈다. 영화라는 양분을 밑거름 삼아 인간의 삶과 욕망을 탐험하는 글을 쓰려 한다.

목차

1장 불만감을 드러내는 욕
씨발 금기까지 모조리 씹어 먹어 줄게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좆 죽거나 혹은 망하거나 · 영화 〈아저씨〉
엿 정녕 내게 그것을 줄 테냐 ·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니미 가족은 건드리지 마라 · 영화 〈1987〉
지랄 가지가지 자빠지기 · 영화 〈파묘〉
염병 지랄 단짝 친구 ·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빌어먹을 아주 오래된 엉망진창 ·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
우라질 납득이 안 되네, 납득이 ·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젠장 뜻대로 되는 일이 없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1

2장 모욕감을 주는 욕
개새끼 개는 그토록 사랑하면서 · 드라마 〈오징어 게임〉 1
씹새끼 뒤통수와 민폐에 능한 · 영화 〈마스터〉
호로새끼 자식 불효자는 아무나 하나 · 영화 〈극한직업〉
씨발년·놈 불만감 받고 모욕감 더 · 드라마 〈더 글로리〉 영화 〈신세계〉
미친년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아 · 영화 〈마더〉
쌍년·놈 오로지 저밖에 모르는 · 작고 둥근 과자가 굴러온 길
양아치 건달보다 못한 · 영화 〈낙원의 밤〉
대가리 아가리 사람이 아닌 게지 · 영화 〈기생충〉
꼴통 또라이 어찌 보면 귀여운 · 드라마 〈쌈, 마이웨이〉
뒈져 곱게 죽지 마라 영화 · 〈콘크리트 유토피아〉
닥쳐 그 입 다물라 ·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꺼져 차라리 연기처럼 사라져 · 드라마 〈멜로가 체질〉

3장 혐오감을 표출하는 욕
병신·등신 나 바보 아니라고 · 드라마 〈나의 아저씨〉
걸레 닦아야 깨끗한 걸 · 영화 〈거미집〉
쓰레기 사회 질서 교란종 · 영화 〈헤어질 결심〉
좆밥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개 · 영화 〈엑시트〉
폐급 무쓸모의 쓸모 · 드라마 〈D.P.〉 2
따까리 겉은 꼭대기 속은 밑바닥 ·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찐따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찌질이 꿈과 현실 사이 떠돌이 · 영화 변산
아줌마 응축된 차별의 호명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꼰대 너는 늙어 봤냐 · 드라마 〈송곳〉
충 곤충이 뭘 잘못했길래 · 영화 〈82년생, 김지영〉

출판사 서평

K-콘텐츠로 욕을 새로 보다

바야흐로 노벨문학상이 이상문학상인가, 아카데미 시상식이 청룡영화제인가 싶게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하다. 한국인만 즐겨 보던 영화와 드라마에 세계인이 열광하는, 그야말로 『오디세이』 버금가는 대항해의 시대에 K-콘텐츠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욕을 건져 올렸다.

“뭐라 했느냐, 지금 씨♡이라 하지 않았느냐” 지체 높던 단종은 적나라한 욕에 귀를 의심하고(영화 〈왕과 사는 남자〉),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를 반대하는 사대부에게 “지♨하고 자빠졌네”대놓고 꾸짖는다(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주변인을 열등하게 대하는 상류층 자제는 ‘나이스한 개새◑’라 불리고(드라마 〈더 글로리〉), 얼치기 사기꾼은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경찰을 두고 ‘막연하게 개새◑인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새←’라는 기막힌 평가를 내린다(영화 〈마스터〉).

이처럼 욕은 K-콘텐츠 속 다양한 정서와 굴곡진 서사를 단 몇 글자로 압축하여 발산하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언어다. 전하는 감정의 갈래와 강도에 따라 말맛 또한 달라지는 욕은 갓 잡아 올린 날생선처럼 생생하게 펄떡이는 찰진 우리말이다.

뉴요커의 눈으로 욕을 새로 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십 개의 욕 중 대부분은 영어로‘쉿(Shit)’이나 ‘퍽(Fuck)’등 두 단어 정도로 다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열두 폭 치마처럼 폭넓은 한국 욕의 면모가 다시금 두드러진다.

개새◑’와 엇비슷한 뜻의 ‘선 오브 비치(Son of Bitch)’에서 ‘비치’가 암캐를 뜻한다는 대목에서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정서의 보편성과 욕의 적확성에 감탄하고 만다. 한국은 대가리, 아가리, 주둥이처럼 신체 부위를 낮잡아 이르는 표현이, 미국은 성기와 항문의 비하 표현이 다채롭다는 등의 차이점은 흥미롭기도 하다.

저자는 오래도록 한국에서 영화 기자로 일하고, 뉴욕으로 이주한 후에도 한국 영화와 줄곧 인연을 맺어왔다. 30대까지 보고 듣고 배운 한국 욕과 미국에서 체감한 낯선 영어 욕, 이국에 살며 K-콘텐츠 속에서 다시 마주한 고국의 욕을 두루 비교 분석하며, 여러 각도에서 한국 욕을 깊고 널리 바라본다.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소개하는 풍부한 대중문화 지식과 수많은 작품 중에서 그 욕의 말맛을 제대로 살린 대사를 고르는 언어 감각은 이 책의 특이성과 독보성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