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앤 킹

퀸 앤 킹

$13.00
Description
난다시편 여섯번째 권
곽은영 시집, 『퀸 앤 킹』 출간!
너는 도달할 수 없는 곳에 나는 있지
미끄덩거리는 거울 속에 있는 나를 어떻게 죽이겠다는 거지?
거대한 몰락
이런 말을 중얼거리면 세계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해 올해 등단 이십 주년을 맞은 곽은영 시인의 신작 시집 『퀸 앤 킹』이 난다시편 여섯번째 권으로 출간된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검은 고양이 흰 개』 『불한당들의 모험』 『관목들』에 이은 그의 네번째 시집으로, 시 45편을 3부로 나누어 실었으며 시인 곽은영의 편지와 대표작 「불한당들의 모험 56(The Adventures of the Scoundrels 56)」을 소제(Soje)의 번역으로 영문 수록했다. 등단하고 얼마 되지 않아 78편의 이야기로 출발한 「불한당들의 모험」 연작은 초반부·중반부·후반부로 나뉘어 전개되었고, 『퀸 앤 킹』은 그 후반부이자 연작의 마무리를 담고 있다. 쌓여가는 서사와 이어지는 시선을 통해 존재하는 ‘무엇’이 좋아서 이 여정을 시작한 그는 “운명의 항해키를 돌려 거침없이 험한 항로를 택한 것도 나의 손/매번 슬프기만 한 항로를 택한 것도 나의 손”(「불한당들의 모험 12」, 『불한당들의 모험』*이하 연작시는 번호만 표기)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번 시집 『퀸 앤 킹』은 항해를 시작했던 초심자 ‘The Fool’이 ‘Queen과 King’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해면이 자라고 바람이 잠든 바다”에서 태어난 시인, “배를 폭풍우 치는 바다와 바람에 맡”겨야 하는 두려움 속에서 항해를 다시 이어가기 위해 돛을 완전히 걷어 올렸다. “세계를 이해할 수 없는데 거대한 서사는 써진다. 야릇한 일이지. 그대는 이 도시에서 묘지부터 판다.”(「사건과 지평선」)

죽음은 주어진 절대적 선물
사랑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묻는 날카로운 거울
“운명의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는 광대”에게 묻는다. 저기 슬프게 쓰러져 있는 사내는 “바보였는가 광인이었는가”, 그리고 “멀쩡한 것들이 시름시름” 앓고 “불쌍한 사랑이 오물처럼 범람”할 세상(「성스러운 왕관」), 천년을 지어도 불완전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결핍을 연결하고 더 깊이 칼을 꽂으며 맹렬하게 타”오르라고(「사건과 지평선」) 말한다. 그 세계에서는 가슴은 냉랭하나 “낭만적 결론은 재가 되”고 “겨울비는 뜨거운 여름을 끌어”온다. 그렇게 다시 출발한 세상에서 마주한 것들. 딱 한 번 마주친 눈길에서 서로를 읽을 수 있다고 오판했으나 “정확한 오판”(「애도의 방법」)이었고 “어차피 거절과 결핍은 생의 기본값”(「63」)이기에 “그렇게 구멍이 나 있어도 나는 네가 좋”다는 것. “사랑에 빠진 이들은 이 사랑이 특별한 것임을 믿는다/사랑에서 빠져나올 때 그때 왜 그랬을까 묻는다”(「사랑은 모두 제각각이고」)고, “너를 몰랐기 때문에/나를 몰랐기 때문에/용기가 있었기 때문에/아픔을 겪어야 했기 때문에/그러나 가장 행복할 때 끝났기 때문에/여전히 아름답기 때문에”(「첫사랑」) “그립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립다는 말 한마디가 저 그림자에 묶였다”는 진술 뒤에는 “침묵의 기원을 배우게” 했고 “붙잡는 대신 스스로 떠오를 수 있게 했던/사랑의 농도”(「그림자」)가 담겨 있다. 그래서 마침내 “온통 사랑을 배우기 위해 태어난 사내”에게 말한다. “뒤를 돌아봐야만 해/노래를 멈추지 마”(「72」). “사랑이 때때로 떠남을 허락한다는 것을 이해했”(「74」)기에 “넝쿨이 또르르 매달”린 창가에서 아직 오지 않은 “신성한 시간”을 기다리며 “기다려줘요/곧 만나러 갈게요”(「청포도」)라는 인사를 남기며.

이것은 너를 애도하는 노래이며 나를 희롱하는 노래
“늙은 한숨 속에서 너의 일기를 대신” 적으며「불한당들의 모험」과는 다른 세계선을 지닌 시의 모음이자 또다른 연작, ‘3부 굳이 불러야 한다면 애별리고’가 시작된다. “너는 구결 하나 남기지 않았”고 “너와 나의 피가 담긴 마지막 해독은 너의 묘비에 뿌렸”다. “종사의 길”을 갔던 ‘너’의 마지막을 배웅한 뒤 “바람의 수런거림을 들으며”(「애도의 방법」)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생을 마칠 때까지 악행만 해야 하는 “악인의 사명”(「악인의 사명」)을 흘려보내고, “마지막 글자가 사라지기 전에” (「심마동」) 최후로 자신을 말하고 영원히 침묵해버린 사람들을 지나친다. 무너져내림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말하는 소년을 만나 “몹시 차가운 것이 가장 뜨거운 것을 만들어내는 이치”(「새출발」) 안에서, “폐허에 동화되는 새소리 그리고 공간 속으로 스며드는 풀의 흔들림”(「삼 년 후 진설」)을 느끼며 시인의 “더할 나위 없는 겨울”이 펼쳐진다.

시집을 마무리하자 얼음 바다를 깨고 솟아오른 “유령선 한 척”(「곽은영의 편지」). 시인에게 다가온 이 유령선은 “밤의 사막 짙은 얼음 바다 검은 숲 잠든 도시 어디든 거리낌없이 전진했으며 공중으로 떠올라 밤하늘을 유유히 가로질렀”다. 유령선이자 깊은 위로가 되어주었던 풍경. 시인은 그 여정이 다른 이들에게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가리라 생각하고 기원한다. 1, 2부와 3부는 끝과 시작이 비슷한 속도로 함께 가지만 교차하지 않으며, 두 세계선을 따르다보면 독특하면서도 상당한 감정의 충돌이 존재한다. “두 권의 시집 같기도, 이란성 쌍생아 같기도” 한 시집, 그러나 “인간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두 세계의 근본적 운동은 서로 비슷”한 곳을 향해 나아간다.


언제 떠날지 불안함을 남긴 채 초라하게 지금을 뽐내고
머지않아 고독하게 죽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야기니까
그것이 이야기니까
_「불한당들의 모험 56」
저자

곽은영

2006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검은고양이흰개』『불한당들의모험』『관목들』이있다.

목차

시인의말005

1부유머는굴러가는데서사는비극의구렁으로
성스러운왕관010
사건과지평선012
불한당들의모험51016
푸른점018
속삭임019
조커020
불한당들의모험55022
불한당들의모험56023
불한당들의모험57026
카르마027
소금028
피의꽃030
천칭자리032
통찰034
불한당들의모험63035
불한당들의모험64036
바람의신전038

2부한개의막대기를들어시작한이야기
허니문040
사랑은모두제각각이고042
불한당들의모험68044
첫사랑045
불한당들의모험70046
불한당들의모험71048
불한당들의모험72050
그림자052
불한당들의모험74054
poeticjustice055
수레바퀴058
거울의노래072
청포도074

3부굳이불러야한다면애별리고
애도의방법076
독080
얼음안개082
가르침084
애별리고086
벗088
국숫집090
마의진지함093
악인의사명094
천남성096
심마동098
삼년후진설100
종장의주인102
알아가기104
새출발106

곽은영의편지109
TheAdventuresoftheScoundrels56-TranslatedbySoje113

출판사 서평

ㆍ난다시편을시작하며

손에쏙들어오는시의순간
시를읽고간직하는기쁨,시를쥐고스며보는환희

1.
2025년9월5일출판사난다에서시집시리즈를시작합니다.시를모아묶었음에‘시편(詩篇)’이라했거니와시인의‘편지(便紙)’를놓아시집의대미를장식함에시리즈를그렇게총칭하게도되었습니다.난다시편의라인업이어떻게이어질까물으시면한마디로압축할수없는다양한시적경향이라말을아끼게되는조심스러움이있습니다.그러나모든것이시의대상이될수있고또모든말이시의언어로발산될수있기에시인에게그정신과감각에있어다양함과무한함과극대화를맘껏넘겨주자는초심은울타리없는초원의풀처럼애초부터연녹색으로질겼다고감히말씀드리고싶은단호함은있습니다.

2.
난다시편의캐치프레이즈는“시가난다wingedpoems”입니다.날기위해우리가버려야할무거움은무엇일까생각했습니다.날기위해우리가가져야할가벼움은무엇일까생각했습니다.바람처럼꽃처럼날개없이도우리들몸을날수있게하는건시가아닐까생각했습니다.사랑처럼희망처럼날개없이도우리들마음을날수있게하는건시가아닐까생각했습니다.하여온전히시인의목소리만을담아내기위한그릇을빚어보자하였습니다.해설이나발문을통한타인의목소리는다음을기약하자하였습니다.난다는건공중에뜰수있다는무한한가능성의말이니여기우리들시를거기우리들시로그거처를옮김으로언어적경계를넘어볼수있겠다는또하나의재미를꿈꿔보자하였습니다.시집끝에한편의시를왜영어로번역해서넣었는가물으신다면말입니다.시인의시를되도록그와같은숨결로호흡할수있게최적격의번역가를찾았다는부연을왜붙이는가물으신다면말입니다.

3.
난다시편은두가지형태의만듦새로기획했습니다.대중성을담보로한일반시집외에특별한보너스로유연성을더한미니에디션‘더쏙’을동시에선보입니다.“손에쏙들어오는시의순간”이라할더쏙.7.5×11.5cm의작은사이즈에글자크기9포인트를자랑하는더쏙은‘난다’라는말에착안하여디자인한만큼어디서든꺼내아무페이지든펼쳐읽기좋은휴대용시집으로그만의정체성을삼았습니다.단순히작은판형으로줄여만든것이아니라애초에특별한아트북을염두하여수작업을거친것이니소장가치를주기에도충분할것입니다.시를읽고간직하는기쁨,시를쥐고스며보는환희.건강하게지저귀는난다시편의큰새와작은새가언제어디서나힘찬날갯짓으로여러분에게날아들기를바랍니다.

[시가난다WINGEDPOEMS]
001김혜순시집싱크로나이즈드바다아네모네
002황유원시집일요일의예술가
003전욱진시집밤에레몬을하나먹으면
004박유빈시집성질머리하고는
005정일근시집시한편읽을시간
006곽은영시집퀸앤킹
007채길우시집아버지를업고(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