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조금가능성같고
아침은조금가망성같고
나무는안으로자란다성장은
확장이아니라수렴이다
삼년전복싱체육관에등록한건시인에게6월에가장잘한일.살아가면서잘했다고생각하는일이다.무더위와모기,땀이범람하던여름에,이대로는정말죽겠다싶어서.살아야겠다는발악이었다.특별한일이없으면거의매일체육관에나가서운동했으니꾸준했다고할수있을까.생활을지키려고노력했다고할수있을까.아파도줄넘기뛰자,아파도스텝뛰자.걱정하지말라고,몸이적응하는시간이필요하다고.관장님말씀을듣고선통증을끌어안으며줄을넘고또넘었다.살아보자중얼거리며간신히깨어난소생의달이었다(9일산문).그렇게시인을깨어나게했던여름.그여름이다시차오르고있는데,시인은문득작별편지를미리적고있다는생각이든다.하지,낮이가장길어지는날이니딱한해의절반만큼왔다고말할수있을까.절반이라니,산의정상에올라왔으니이제내려갈채비를해야할까.정상에서등산과하산은잠깐함께머무른다.그순간시인은,온도를잠시나눈다.“일몰은너의뒷모습이군/생각하면서혼자웃는다(…)일출은나의뒷모습이군/생각하면서울기도한다”(「출몰」).낮과밤이길어지고짧아지는게아니고저녁과새벽이색을계속바꾸는거라고,낮과밤의국경에서더오래머물게되는거라고여기며(「손을잡고내려가볼까요」).
비가오고있어서그런지개구리우는소리가득하다(30일산문).그럴때,축축함과고단함,힘들어지면무색해지는마음을함께견뎠다.비오는새벽은아직쌀쌀했고캠핑장에서담요를가져오다가크게넘어졌고아팠는데충격으로종아리사이에낀슬리퍼를보고우리는크게웃었다.비가온뒤로우리는함께처음웃었고그것이계기가되어무색하게내리던마음들을털어놓게되었지(「두고온것들」).“장마를허우적거리다가흠뻑젖은사람이들어온다/나의침묵으로뛰어들었나/오래오래웅덩이가되었나//어쨌거나//계절은계속모였다가흩어지는편이고/장마는계속끝나가는중이다”(「장마」)그런여름,“흘리고온것없어?”시인은혼잣말로많이물었다.주로무언가를흘려두고왔을때,주머니를아무리뒤져도마음이만져지지않을때,글을쓰기시작했던것같다.시를주머니삼아돌아가서놓치고흘리고온마음을주워담아보려고……그동안썼던시의자리에흘리고온미안한마음과귀엽지도반갑지도않은못난후회가가득하다.글썽글썽하다(「자꾸흘리는버릇」).
내가몰고온먼지를쓸다가당신이
괜찮냐고물어주었기때문에
빛이산란하고있었기때문에
당신을떠다니는먼지는어떤빛으로볼수있나
당신의모서리에쌓인먼지를쓸다가
우주든행성이든
우리모양으로접혀서포개져있다가
흩날리기로
빛을받아산란하기로해
_6월14일축시「우리는우리의모양으로접혀서포개져」부분
·‘시의적절’시리즈를소개합니다.
시詩의적절함으로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음식대신제철책한권
열두명의시인이릴레이로써나가는열두권의책.매일한편,매달한권,1년365가지의이야기.난다의‘시의적절’시리즈는2026년에도계속됩니다.전국작은책방에서독자들과만나며,하루한편의글을읽고시를심어온시간이켜켜이쌓여‘시의적절’은어느덧세살을맞았습니다.2026년난다의‘시의적절’시리즈는보다탄탄한양장으로바뀌었습니다.시인들에게여름은어떤뜨거움이고겨울은어떤기꺼움일까요.시인은1월1일을어찌다루고시의12월31일은어떻게다를까요.하루도빠짐없이,맞춤하여틀림없이,매일매일을시로써가는시인들의일상을엿봅니다.
시인들에게저마다꼭이고딱인‘달’을하나씩맡아자유로이시안팎을놀아달라부탁했습니다.하루에한편의글,그러해서달마다서른편이거나서른한편의글이쓰였습니다.무엇보다새로쓴시를책의기둥삼았습니다.더불어시가된생각,시로만난하루,시를향한연서와시와의악전고투로곁을둘렀습니다.요컨대시집이면서산문집이기도합니다.아무려나분명한것하나,시인에게시없는하루는없더라는거지요.
올해시의적절의표지는화가노석미와함께합니다.매일같이뼈대를곧추세우고마음을쓰듯몸을쓰는화가인그의그림은아주솔직하고도담백한어떤일기처럼느껴집니다.매일을사뿐히걸어가는시의적절과결을같이한다고말할수있겠죠.화가노석미의그림은‘사귐’을자아냅니다.서로얼굴을익히고가까이지내는일.자연과사람을,사람과그림을,마침내글과그림을사귀게할그가열두달시의적절을장식합니다.
한편한편당연길지않은분량이니1일부터31일까지,하루에한편씩가벼이읽으면딱이겠다합니다.열두달따라읽으면매일의시가책장가득하겠습니다.한해가시로빼곡하겠습니다.일력을뜯듯다이어리를넘기듯하루씩읽어흐르다보면우리의시계가우리의사계(四季)가되어있을테지요.그러니언제읽어도좋은책,따라읽으면더좋을책!
제철음식만있나,제철책도있지,그런마음으로시작한기획입니다.그이름들보노라면달과시인의궁합참으로적절하다,때(時)와시(詩)의만남참말로적절하다,고개끄덕이시리라믿습니다.1월1일의일기가,5월5일의시가,12월25일의메모가아침이면문두드리고밤이면머리맡지킬예정입니다.그리보면이글들다한통의편지아니려나합니다.매일매일시가보낸편지한통,내용은분명사랑일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