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내려올 때 올라갔다

남들이 내려올 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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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문재

저자:이문재
1982년동인지『시운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내젖은구두벗어해에게보여줄때』『산책시편』『마음의오지』『제국호텔』『지금여기가맨앞』『혼자의넓이』『꿈을꾸게하는꿈이있다』등이있다.김달진문학상,소월시문학상,지훈문학상,노작문학상,정지용문학상등을수상했다.『시사저널』기자,『문학동네』편집위원,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등을역임했다.현재『녹색평론』편집자문위원,‘60+기후행동’운영위원,‘오대산지구시민작가포럼’대표를맡으면서‘나를위한글쓰기’촉진활동을펼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4

2011년?이음식이어디서오셨는가
식탁에앉으면세상이보인다12
민주주의는장소다15
식량에도민주주의가필요하다18
군식구와상상력21
작품,작업,작가25

2012년?오지않은봄이가고있다
텃밭이진짜강의실이다30
관계의재발견,이야기의탄생34
‘붉은악마’와녹색정치38
민주주의는‘마음’이다41
두시간동안의‘충격’44
붓이얼마나더있어야하나48
누가단골집을빼앗아가나51
선진국은농업국가다55
우리는시가더필요하다59
잉크가마르는시간62

2013년?우리는‘나’를빼앗겼다
우리는‘무의식’이다66
고향땅위에서서69
‘꾸러미’오는날72
내가나를쓰는시간75
화려한커피숍,쓸쓸한1인가구79
‘방사능괴담’과‘광우병괴담’82
대재난을응시하라85
차라리아버지가행복했다89
돈,돈,돈……100%돈93

2014년?우리는원래호모센티멘털리스였고
좋은이야기가좋은미래다98
농민을공무원급으로102
도로명주소와기억상실증106
세번째는마지막이다109
가해자가없는사회113
관광객과여행자117
머리맡을되찾자121
그룬트비와『삶을위한학교』125
누가‘감정’을무시하는가129
도시는누가만드는가133
예술은무엇을더할수있는가137

2015년?내얼굴은나를향하지못한다
‘노인을위한나라’는어디에있는가142
독거청년과‘무중력사회’146
아주낯선낯익은이야기150
자기를소개하는시간154
‘몇번환자’와‘자가격리’158
‘두마리늑대’와대학의미래162
손안대고신고벗으니……166
‘노후화기술’이라는신기술170
누가‘허슬러’가아닌가174
‘혼밥’과시의마음178

2016년?행복의반대말은불행이아니고‘의미없음’이라고
때론뒷걸음질로걸어야하는이유184
낯설고불편한여행이추방당했다188
‘두번째생일’이없다면192
‘나중에오지못한사람들’에게도196
살고싶은집,살고싶은마을200
‘워크숍’에대해얼마나아십니까204
사람과사람사이에법만있다면208
분노한다음날이더중요하다212
누가호스피스이고,누가산파인가216
‘어서오라,2017.준비됐다’220

2017년?손으로생각하기
다니엘블레이크와‘물고기잡는법’226
장미가촛불을꺼버린것인가230
길보다길이만든사람이더많다234
누가운전석에앉아있는가238
매미소리에관한명상242
교육3.0,학습혁명,교학상장246
개포주공1단지,나무1만그루250
남들이내려올때올라갔다254
흔들의자모임,캠프오마바,공론조사258
‘멋진사람’과함께하는송구영신262
손이손을잡을때기적이일어난다266

2018년?늙어감도앞으로나아가는것이다
내몸에게말걸기272
이듬해서울서만나기로했는데276
일상속에서‘일상탈출’하기280
남북정상회담과주례사285
‘주여,때가왔습니다’289
아파트문은누가여는것인가293
우리도더좋은일을하자297
어제보다조금더301

2019년?‘시를쓰게만드는시를쓰는’
찻잎을깨우듯이306
‘흙밥’먹는청춘과레바논소년310
‘빨간’지구와‘파란’마음314
잘쓴시간,다디단시간318
무엇을물려줄것인가322
‘배려탁구’326
콩국수한그릇,스님의한말씀330
읽지말고이젠쓰세요334
그레타툰베리와‘대마심기’338
‘세번째개인’과새로운장소342
국립대도서관에서1박2일346
김장에관한한생각350
화내지않고화내는법354

2020년?모든사람은예술가로태어난다
‘이먼나라를알으십니까’360
또다른기도,버킷리스트364
‘방역주체’에서‘전환주체’로368
“위기를낭비하는것은범죄다”372
심청이아빠에게한말376
장기적이고포괄적이며심층적인가380

출판사 서평

이배추는누가키웠을까,
이고등어는누가잡았을까,
이쇠고기는어디서왔을까

그의93편의산문중가장먼저소개되는글은우리가매일이용할수밖에없는그곳,「식탁에앉으면세상이보인다」이다.식탁에앉은아이들은저마다젓가락잡는법도,앉은자세도다다르다.다양한사람이모이는곳,남녀노소를막론하고사람이가장자주앉는자리가식탁이다.“누구나하루에두세번은앉는식탁.하지만식탁은어디에도없는것같았다.”식탁은어디에있는가.식탁에무엇이오르고,식탁에는누가앉는가.시인이어렸던때그에게주방은부엌이었으며식탁은밥상이었다.때론훈육시간이되기도했지만,밥상에앉은저마다가주인공이되어하루의이야기를나누는장소였다.장소는공간과다르다.인문지리학에따르면,공간을인간화하고사회화한곳이장소다.그러니그에게,우리에게식탁은이야기가만들어지고이야기가전승되는장소였던셈이다.장소는인간과사회,인간과지구의관계가형성되는곳이다.장소에대한예민한감수성이곧타자를인정하고배려하는능력이며,장소가없으면감수성도없을것이라,장소가없으면타자의고통을이해할수없다고시인은생각한다.
그러나개수대가싱크대로,밥상이식탁으로바뀌는한세대사이,그는모든것이달라졌다고말한다.시인의가족이땀흘려가꾼식재료로만들었기에원산지를궁금해할필요가없었을과거와달리,요즘의식탁풍경은사뭇다르다.식탁에앉아다양한나라에서출발했을식재료들을살펴보면우리식탁에오르는이음식들이에너지고갈,기후변화,토양및해양오염등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음을알게된다.유난히입이짧은막내아들에게사찰의공양게송을응용해이배추는누가키웠을까,이고등어는누가잡았을까,이쇠고기는어디서왔을까하고물으면아이는식탁에지구전체가올라오고있으며,들과산과바다에서시작해우리식탁에이르는모든과정에산업문명시스템이개입돼있음을느끼게된다.이는기업형화학농이나과거의산업문명을비판하려는것이아니다.그의의도는단순하다.“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으며서로에게영향을끼치는존재라는,그리하여우리는결코혼자살아갈수없다는엄연한사실을일깨워주고싶었다.”먹지않고살아갈수없는우리.너무도중요한음식의U턴지점인‘식탁’에서시인은식탁이더이상일과일사이에있는경유지에불과하지않기를,다시금우리의이야기가빚어지는삶의자리가되기를바라본다.“우리가밥한술을들면서햇빛과땅과비와바람과바다를떠올릴수있다면,우리에게는아직희망이있는것이다.”

그래서우리는시가필요하다
내안에,우리사이에시가많아져야한다

고대중국인들은보이되,잘보이지않는코를자기자신이라여겼고그렇게우리의‘코’는스스로자自자의기원이되었다.(「아주낯선낯익은이야기」)그러나우리가아무리노력해도눈으로코에초점을맞출수없듯우리는자신안의‘수많은나’를장악하기어렵다.이야기가빚어지는‘식탁’이사라진세대(「식탁에앉으면세상이보인다」),‘식량문제’를배제하는사회(「식량에도민주주의가필요하다」),가해자와피해자가대면하지않는현실(「가해자가없는사회」)등우리는우리자신을바라보고,그안에서이야기를만들어내고,그것으로부터더나은세상을만들어낼기회를잃고있다.
시인은민주주의를바라보면서도투표장에서만실감가능한민주주의를바라지는않는다.그가바라는민주주의는과연무엇일까.승패를가르는스포츠경기와선거는분명히다름에도어째서정치가어느새스포츠화된것인지시인은묻는다.(「‘붉은악마’와녹색정치」)그가사는아파트동대표후보공약에는사람이없고경제논리만존재했다.시인이후보라면어떤공약을내세웠을까?“주말마다벼룩시장을열겠습니다,텃밭을만들겠습니다,경로당에서옛날얘기듣는밤행사를갖겠습니다……”(「민주주의는‘마음’이다」)그러다보면서로마음을열고인사를나누고,이야기가단절되었던‘아파트’에서도마을을위한창의적인이야기가샘솟을것이라시인은믿는다.티비프로그램속할머니는죽어가는소에대한보상은필요없으니‘죽어가는사람을살려내는심정’으로도우라고말한다.시인은할머니가백석못지않은시인이라고믿는다.시는감수성이고,우리가감수성을회복하지않는한,이무지막지한돈의논리에서벗어나기란거의불가능에가까울테니.“그래서우리는시가필요하다.내안에,우리사이에시가많아져야한다.”(「우리는시가더필요하다」)


좋은삶이란과연무엇인가,내삶이바람직하지않다면그근본원인은무엇인가.이같은질문을부여잡고삶과사회,정치와국가를돌아본다.문제는이야기다.이웃과더불어자기(들)이야기를만들어내는능력이창의성이다.이같은창의성이공포와분노,무기력을건강한에너지로승화시킨다.자기이야기를하는것이자기정치,즉삶의정치의출발점이다.도시곳곳에서이야기를만들어내자.연극,노래,춤,책읽기,글쓰기,걷기등어느것이든좋다.이야기를하고,이야기를나누면서좋은이야기를빚어내자.좋은이야기가좋은미래다.
_「좋은이야기가좋은미래다」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