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미니 에디션 더 쏙) (고명재 시집)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미니 에디션 더 쏙) (고명재 시집)

$9.90
Description
난다시편 열번째 권
고명재 시집,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 출간


왜 꽃은 자신을 찢는 방식으로 향기로운지
늙은 소는 벼 스치는 소리를 어떻게 듣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거기에서도
새순 보듯 내 얼굴 보고 싶은지
고명재 시인의 신작 시집이 출간된다. 난다에서 펴내는 난다시편의 열번째 책이다.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이라는 제목이다.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2022년 첫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을 통해 문단 안팎의 집중과 독자들의 후한 사랑을 두루 받았던 그가 근 4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그사이 그는 어떤 시간을 통과한 것일까. 그사이 그에게 어떤 사유가 끼얹어졌던 것일까. 한층 깊어지고 한층 맑아졌다면 시인에게 이보다 더한 과찬은 없는 것일까. 총 5부로 나뉘어 담긴 57편의 시마다 각기 다른 무게를 가진 종소리가 들린다. 때론 범종이기도 하고 때론 학교 종이기도 하며 때론 풍경이기도 하고 때론 소의 목에 매달린 방울이기도 하다. 소리가 난다는 건 리듬이 살아 있다는 얘기일진대 보다 넓어지고 보다 유연해진 그의 시적 보폭 속에 스며든 바람이 예사롭지만은 않다는 감히, 자부다. “좋은 유과는 입에 넣자마자 한복 스치는 소리가 난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쉽게 말하자면 시를 읽는 우리로 하여금 자꾸만 궁금해지게 만드는 시들이다. 잡히지 않는 바람, 보이지 않는 바람, 그저 느낌으로 알게 하는 바람, 시를 닮은 그 바람 냄새를 흩뿌려 우리를 절로 어린이로 만드는 시들이다. “유도 선수가 상대를 당길 때 그의 가족들은 무엇을 함께 쥐고 있는지” 묻는 데서 우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시들이다. “갓 나온 떡을 식칼로 썰 때 날에 붙은 떡의 찰기는 어느 정도인지” 묻는 데서 우리 입맛을 다지게 하는 시들이다. “우거지를 한 움큼 쥐고 쿡쿡 자를 때 당신 코에서 어떤 들판이 펼쳐졌는지” 묻는 데서 우리를 함께 자연이 되게 하는 시들이다. 사람의 귀함을 고백할 줄 알고 사랑의 어려움을 토로할 줄 아는 솔직함 가운데 이번 시집 역시 그가 추구하는 최고의 미덕, 그 ‘순’을 향하는 그의 광합성이 여전히 반갑다. 다른 것이 섞이지 아니한 그 끝에 시를 올려놓고 오늘도 그는 달려가는 기쁨을 아는 어린이다. 이 시집을 만나기 전 어떤 힌트를 원한다면 ‘허기’라 하겠다. 솜씨 좋은 시인의 엄마가 반찬가게를 하다 곧 밥집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어릴 적부터 손맛 좋음을 당연하게 알고 큰 이가 부리는 음식에 대한 묘미는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한 시여서 당장에 호떡 파는 포장마차만 보더라도 저거 나 아는데, 하며 반가워 호들갑을 떨게 되는 마음이다. “우리의 ‘우’는 뒤집어보면 호떡 같다”고 했던가. “샅바처럼 솥을 쥐던 여름”의 안팎으로 뜨거운 생과 사의 기억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적극 권해주고 싶은 시집이다.

사실 저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요.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

순한 당신이

저를 배려해서 숨을 얕게 쉬었다는 거.

2026년 여름

고명재

_시인의 말 전문
저자

고명재

2020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했다.시집『우리가키스할때눈을감는건』,산문집『너무보고플땐눈이온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005

1부왜꽃은자신을찢는방식으로향기로운지
뭇국012
표고014
결명015
밥은먹고다니는지018
청둥오리023
핸드드립025
화채026
꽃번지는방법-문진1028
작약031
물장구035
홈통037

2부우리의‘우’는뒤집어보면호떡같다
휴먼시아040
다슬기045
호떡047
나의정은연필050
수미055
나를포기하지않는시가하나쯤있다면058
솥밥-문진2063
졸업식065
시루067
가족070
순072
내가아는한자는모두아름다웠다074

3부당신닮은것들을쓰다내가되었다
동안거082
첫눈-문진3083
국화빵084
호두085
중양절(重陽節)088
희게091
머리맡에꽃을두는마음093
아무리때려도목탁은멍하나들지가않고096
그렇게말하던사람들모두재가되었고-문진4099
감로수101
헌화103
풋106

4부쇠를자꾸새라고읽던
해남112
삼천포116
하와이119
영월123
영도126
경주129
오죽131
화성133
보성135
파주140
항하사(恒河沙)143

5부너무좋아할땐손바닥으로얼굴을감싸요
도서관154
쇠부어만들주-문진5160
샘터162
우산165
단거169
사람을안는방법172
요아래-문진6175
솔방울179
너는새라고하고나는시라고우긴다180
너무좋은시는끝을가리고같이읽자고185
종종191

고명재의편지193
AreYouEatingAllRight-TranslatedbyJackSaebyokJung207

출판사 서평

손에쏙들어오는시의순간
시를읽고간직하는기쁨,시를쥐고스며보는환희

1.
2025년9월5일출판사난다에서시집시리즈를시작합니다.시를모아묶었음에‘시편(詩篇)’이라했거니와시인의‘편지(便紙)’를놓아시집의대미를장식함에시리즈를그렇게총칭하게도되었습니다.난다시편의라인업이어떻게이어질까물으시면한마디로압축할수없는다양한시적경향이라말을아끼게되는조심스러움이있습니다.그러나모든것이시의대상이될수있고또모든말이시의언어로발산될수있기에시인에게그정신과감각에있어다양함과무한함과극대화를맘껏넘겨주자는초심은울타리없는초원의풀처럼애초부터연녹색으로질겼다고감히말씀드리고싶은단호함은있습니다.

2.
난다시편의캐치프레이즈는“시가난다wingedpoems”입니다.날기위해우리가버려야할무거움은무엇일까생각했습니다.날기위해우리가가져야할가벼움은무엇일까생각했습니다.바람처럼꽃처럼날개없이도우리들몸을날수있게하는건시가아닐까생각했습니다.사랑처럼희망처럼날개없이도우리들마음을날수있게하는건시가아닐까생각했습니다.하여온전히시인의목소리만을담아내기위한그릇을빚어보자하였습니다.해설이나발문을통한타인의목소리는다음을기약하자하였습니다.난다는건공중에뜰수있다는무한한가능성의말이니여기우리들시를거기우리들시로그거처를옮김으로언어적경계를넘어볼수있겠다는또하나의재미를꿈꿔보자하였습니다.시집끝에한편의시를왜영어로번역해서넣었는가물으신다면말입니다.시인의시를되도록그와같은숨결로호흡할수있게최적격의번역가를찾았다는부연을왜붙이는가물으신다면말입니다.

3.
난다시편은두가지형태의만듦새로기획했습니다.대중성을담보로한일반시집외에특별한보너스로유연성을더한미니에디션‘더쏙’을동시에선보입니다.“손에쏙들어오는시의순간”이라할더쏙.7.5×11.5cm의작은사이즈에글자크기9포인트를자랑하는더쏙은‘난다’라는말에착안하여디자인한만큼어디서든꺼내아무페이지든펼쳐읽기좋은휴대용시집으로그만의정체성을삼았습니다.단순히작은판형으로줄여만든것이아니라애초에특별한아트북을염두하여수작업을거친것이니소장가치를주기에도충분할것입니다.시를읽고간직하는기쁨,시를쥐고스며보는환희.건강하게지저귀는난다시편의큰새와작은새가언제어디서나힘찬날갯짓으로여러분에게날아들기를바랍니다.

[시가난다WINGEDPOEMS]
001김혜순시집싱크로나이즈드바다아네모네
002황유원시집일요일의예술가
003전욱진시집밤에레몬을하나먹으면
004박유빈시집성질머리하고는
005정일근시집시한편읽을시간
006곽은영시집퀸앤킹
007채길우시집아버지를업고
008문혜진시집무증상환자
009허수경시집만일그대가나보다먼저간다면
010고명재어깨에머리를기대던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