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먼저 오는 계절 (박영재 수필집)

몸에 먼저 오는 계절 (박영재 수필집)

$15.00
Description
삶의 속도가 조금 느려진 자리에서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한때는 스쳐 지나가던 풍경이 어느 날 문득 마음을 붙잡고, 오래 묵혀 두었던 기억들이 계절의 냄새를 타고 되살아난다.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붙잡아 이야기로 엮었다. 칠순을 앞둔 작가가, 지나온 세월을 조용히 되짚으며 건져 올린 생의 조각들이다. 화려한 문장은 없어도 진솔하고 과장하지 않은 멋이 들어 있다. 그래서 솔직하고 담백하다.
몸이 먼저 계절을 알아차리는 나이가 되자, 작가는 비로소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기 시작한다. 잦아진 실수 속에서 어르신들의 하소연이 새삼 가슴에 와닿고, 함께 늙어 온 차 한 대에서도 관계의 온기를 발견한다. 사라진 새참을 떠올리며 노동의 품위를 생각하고, 요양보호사로 다시 시작한 작은 일터에서는 두 어머니의 손을 떠올리며 누군가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쥔다. 이런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이 글 속에서 빛을 얻는다.
또한 오래전 풍경들을 되살려낸다. 봄 들녘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캐던 고들빼기, 머리에 이고 병원까지 걸어오던 어머니의 떡 보따리, 치매로 스러져 가던 어머니 곁을 묵묵히 지키던 아버지의 굽은 어깨.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랑의 방식들이, 이제야 비로소 마음에 와닿는다. 보이지 않아 몰랐던 사랑, 표현되지 않아 오해했던 마음들이 글 속에서 조용히 제자리를 찾는다.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하지만, 사랑을 늙게 하지는 못한다.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일은 돌봄이 아니라 동행임을 깨닫고, 제사상 위에 치킨과 믹스커피를 올리며 전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배운다. 노인대학에서 만난 아버지들은 각자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며,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미 떠나간 자신의 아버지를 다시 이해하게 된다. 사람은 결국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일러준다.
이 책은 누구나 겪는 상실과 미안함, 오래 묵힌 그리움, 끝내 배반하지 않는 마음, 그것들을 화려하게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온도로 꺼내어 놓았다. 이 시대의 동행을 주제로 한 책이다.
저자

박영재

등단
2014년『문학세계』수필등단
2015년『국보문학』시등단

활동
한국수필가협회,중랑문인협회,참좋은문학회.선수필작가회,다산작가회회원
『다시,길을걷다』,『참좋은음식3호점』,『빛과바람의통로가되어』,『잠시쉬어가도괜찮아』,『하늘에돛올릴때』등공저
『백세시대신문』기자

수상
중랑문학상우수상(2024)
천주교의정부교구<삶의향기>공모전입상(2021)
방송대문학상입상(2017)

목차

1장곁에남는생명
몸에먼저오는계절
함께달려온시간
배반하지않는마음
사랑은아프다
미안함이사랑이될때
술앞에서헛도는마음
몸은기억한다
잡초아닌잡초

2장마주치는하루
이런묘미
동대문에서만난작은행복
맛보다오래남는것
소리함앞에서
우린특별한이웃
봄소풍
편지가머무는자리
밥에서해방된날―2박3일의기록

3장일하고,말하며,버티는사람들
새참이사라진자리
늦은출근
커피와치킨을놓고
봄이오고있다
마주앉은자리
안전지대는없다
그밤,계엄령
침묵으로남은함성

4장기억이돌아오는곳
고들빼기한접시
머리에이고온떡
아버지의뒷모습
운동장에남은시간
예순,나는다시꿈을적었다
두번째꿈터,종로5가
늦었다고생각할때가가장좋은시작―우쿨렐레1
다시초급반에앉다―우쿨렐레2

5장다시걷는계절
모신다는말
보이는게다가아니었다
끊을수없는것
아버지들이앉아있던자리
노인네제일로귀한선물
허공에적는글
한날한시에
차례상뒤편의시간
어머니가남기고간씨앗
나는예순아홉의엄마를몰랐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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