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뿌리 (유대-기독교 문명이라는 기만적 허상의 해부)

만들어진 뿌리 (유대-기독교 문명이라는 기만적 허상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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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구는 왜 ‘유대-기독교’라는 가짜 족보에 집착하는가?

튀니지 카르타고 출신의 유대인이자 ‘지중해의 양심’으로 불리는 역사학자 소피 베시의 명료한 해부와 통렬한 비판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서구 문명의 어두운 설계도!

“유대-기독교라는 말은 한 번도 명확하게 정의된 적 없으나 어느 용도에나 편리하게 가져다 붙이는 용어다. 수십 년간 진실을 은폐하고 소유하며 타자를 배제하는 도구로 쓰인 이 편리한 용어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당분간 위세를 떨칠 것이다. 이는 얼마든지 가능한 화해의 길을 방해하고 오늘날의 갈등을 치유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려는 이데올로기적 가공물에 불과하다. 이러한 허상을 깨부수지 않는 한, 우리는 편견 없이 역사의 모든 진실을 읽어낼 수 없다.” (본문 중에서)
저자

소피베시

역사학자이자‘지중해의양심’으로불리는비판적지식인.파리1대학교(판테온-소르본)에서‘북반구-남반구관계와발전의경제학’을가르쳤다.초기에는경제적불균형과식량안보문제에집중했으나,점차역사학과문화비평으로지평을넓혀서구문명의위선적보편성과탈식민주의담론을정교하게다듬어왔다.
또한국제인권연맹FIDH부사무총장을역임하며이론적비판을넘어실재하는인권문제와여성권익을위해투쟁해왔다.이는그의글이탁상공론에머물지않고실제삶에발을붙이게된중요한배경이다.유네스코UNESCO를비롯한여러국제기구의자문가로도활동하면서발전도상국들의사회정책수립에참여했다.
1947년튀니지카르타고의유대인가문에서태어난그의배경은,서구가전유한‘유대-기독교’라는개념속에매장된‘유대-아랍’의기억을복원하고,오늘날의이스라엘인(신히브리인)과역사적유대인사이의돌이킬수없는결별을포착해내는날카로운통찰의원천이되었다.
2000년에펴낸『서구와타자들,우월주의의역사L’Occidentetlesautres,histoired’unesuprematie』로세계적인명성을얻은그는전문학술활동외에도파리에서발행되는아프리카전문시사주간지『죈느아프리크JeuneAfrique』(젊은아프리카)의편집국장을지내는등비판적저널리즘을통해대중의정신자세를일깨우는데앞장서고있다.

목차

서문

거대한교체
망각의공장
배제체계
편리한거짓말
뿌리찾기인가?

옮긴이의말
저자의주요저작목록

출판사 서평

◆‘유대-기독교’라는용어는서구가죄책감을덜기위해설계한정치적가공물이다

또다시불거진‘유대-기독교vs이슬람’이라는‘기획된충돌’이중동을집어삼키고있다(이번‘중동전쟁’은1948년이스라엘건국이후무려다섯번째다).현패권국인미국이이스라엘과강력한전략적동맹을유지하며개입함에따라전세계적긴장이고조되는상황이다.이러한시기에나온소피베시의신간『만들어진뿌리』는작년에프랑스에서출간된후매우큰반향을불러일으켰으며,중동전쟁으로더욱폭발적인호응을얻고있다.
‘지중해의양심’으로불리는비판적지식인소피베시는이책에서‘유대-기독교’라는용어가어떻게서구의오래된반유대주의와홀로코스트라는죄책감에서벗어나기위한기제이자이슬람을배척하는강력한무기로기능해왔는지를명료하게보여준다.그는서구사회가스스로를정의할때항상언급하는‘유대-기독교’라는용어가사실수천년된전통이아니라1980년대전후에일상화된현대의정치적산물임을폭로한다.그리고그기제의핵심이바로‘은폐·전유·배제’임을역사적사실로증명한다.서구가자신들의반유대주의역사는가리고(은폐),유대교의역사적위상을가로채며(전유),이슬람을철저히타자화(배제)한다는구조적분석이대단히탁월한이책은서구문명의근간을뒤흔드는밀도높은역사비평서다.
1962년아이히만재판이후서구는유대인대학살에대한공동의책임과죄책감을공식화하기시작했다.소피베시는이과정에서과거의반유대주의가정치적도구인‘친유대주의’로대체되었으나,이는유대교를여전히예외적존재로규정한다는점에서홀로코스트로적나라하게드러난광기의뒤집힌형상에가깝다고일갈한다.서구는이스라엘을‘영원한희생자’이자‘확정적무죄상태’로둠으로써자신들이과거에저지른죄를씻어내려한다는것이다.
서구지성계의상징인정치철학자한나아렌트는전체주의를비판하고유대인의정체성을깊이고민한인물이지만,소피베시는이책을통해아렌트조차극복하지못했던‘서구중심적사고의한계’와‘식민주의에대한무관심’을날카롭게파헤친다.‘유대-기독교’라는가짜연대아래이스라엘이자행하는반인권적·식민주의적행태는여전히끝나지않은미·이스라엘-이란전쟁처럼서구문명을지키기위한‘구원적폭력’으로둔갑해버렸다.

◆역사의호적에서동방지우기:조작된문명의뿌리

저자는1950~1960년대까지만해도유럽문명이‘그리스-라틴문명’으로교육되었다는점을자신의사례로증언한다.그러나“그리스예술은이집트의첫이주민이아티카나펠로폰네소스의미개한주민과접촉하던시기에이집트예술을굴종적으로모방하며시작되었다”는진실에는눈을감은채유럽은홀로태어났다는자신들의정체성서사를구축하기위해동방과문화적으로연결되는모든흔적을지워버렸다고비판한다.

“유럽은스스로경계를긋고‘유일한문명’으로자리매김하며형성된이래,자신의정체성구축에해가될만한모든요소를망각의구렁텅이로끊임없이내던졌다.설령역사의목을비트는한이있더라도,동방과문화적으로연결되는모든흔적을유럽의호적에서반드시지워야만했다.”(18쪽)

심지어오늘날의그리스조차고대헬레니즘과의연속성만을내세우며오스만제국의자취를부정하고있다.거의반세기동안‘유대-기독교문명’이라는조작된허상이‘그리스-라틴문명’을대체해왔다.현재가자지구에서벌어지는비극을바라보는서구의이중잣대가요즘처럼여실히드러난적도드물다.특히역사적으로보면유대교와기독교보다종교적·문화적으로이슬람과더밀접한접점을가졌음에도,서구는자신들의제국주의와식민지배를정당화하기위해이슬람을철저히배제해왔을뿐아니라‘야만’으로몰아세우는데골몰하고있다.유대인과무슬림이평화롭게공존했던과거의역사는빠르게잊혔으며,이슬람은서구의보편성(자유,인권등)에서내쫓겨‘변치않는타자성’이라는강고한철창속에갇히게되었다.

◆끊어진연대를다시잇기위한역사적나침반

소피베시는단순히서구의정치나종교를비판하는데그치지않는다.그는유대-기독교(서방)라는편리한도구가아랍-이슬람(동방)세계에서도어떻게‘타자를축출하는도구’로역이용되고있는지를함께경고한다.그는유대-기독교담론이현대판‘고르디우스의매듭’이되었다고개탄하면서,모든평화의가능성을가로막는배타적정체성정치의논리를무너뜨리고죽음의배제대신삶과실재의연대를다시회복하자고매우설득력있게호소한다.
오늘날의이스라엘은과거의희생자대변인역할을버리고‘가해자진영’으로급격히이동하며전세계여론의지각변동을일으키고있다.소피베시는이러한현실에대해기존의‘유대인’개념과현재의이스라엘인을분리해야한다는파격적인주장을내놓는다.

“오늘날세계속의유대인들은전체유대인의절반도살지않는국가에무비판적으로동화되어포로가된형국이다.”(85~86쪽)

“이제유대인과이스라엘인사이의돌이킬수없는결별을직시해야한다.신앙인을제외하고는이스라엘인을더는유대인으로보지말아야하지않겠는가.2,000년역사를고의로부정하며고대유대왕국의직계후계자를자처하는그들을‘신히브리인’이라고불러야마땅하다.”(90쪽)

이와관련해번역자주명철명예교수는다음과같은각주로저자의주장에힘을실어준다.

“2024년말에서2025년초,전세계인구약80억명중유대인은0.2퍼센트에도미치지못하는1,570만~1,580만명으로추산된다.이스라엘인구1,000여만명중유대인인구는720만~730만명이다.1948년건국당시약65만명이었으나‘나크바’[대재앙]라는타자박해를통해얻어낸폭력적확장의결과라할수있다.참고로미국의유대인은약630만명으로이스라엘다음으로가장많다.캐나다에40만명,영국에31만명정도가살고있다.”(86쪽)

석유한방울나지않는우리나라같은비산유국입장에서중동전쟁은재앙이나다름없다.그나마1970년대같은‘오일쇼크’가재현되고있지는않지만,전쟁의한복판에있는중동사람들은물론매일요동치는국제유가로전세계인이고통을당하고있다.현재유대-기독교와아랍-이슬람이라는실체없는이분법적도구가서로를축출하고배제하는무기로이용되면서,평화를위한‘연대의고리’가완전히끊어진상태다.이제우리의무의식깊숙이박힌서구중심적시각에서벗어나역사적실체를바탕으로한온전한사관을재정립함으로써나날이격화되는지정학적갈등에현명하게대처해야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