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 (북한과 제3세계 관계사)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 (북한과 제3세계 관계사)

$27.00
Description
북한은 닫혀 있는 국가가 아니라,
20세기 후반의 세계사에서
‘자기 공간’을 만들었던 지구적 행위자였다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북한 현대사를 폐쇄적이고 기이한 체제, 혹은 냉전의 낡은 잔재로만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글로벌 냉전과 제3세계의 역동적 네트워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어간 북한의 대외관계사를 다룬 첫 책이다. 북한을 제3세계라는 ‘거울’ 속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다. 벤자민 영(미 페이엣빌주립대 교수)이 보여주는 북한은 냉전기 탈식민 세계에서 자주, 반식민주의, 혁명, 발전, 폭력의 언어를 매개로 적극적으로 세계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었으며, 제3세계로부터 닮고 싶은‘발전 모델’이자 동경 받던 국가로 재배치된다. 또한 북한을 소련, 중국이라는 강대국 관계 속에 갇힌 수동적 행위자로 보지 않고 제3세계와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자주와 반식민주의라는 북한의 국가 정체성을 구축한 행위자로 복원한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아프리카 해방운동을 지원했고, 반제국주의 게릴라 전사들을 훈련시키며, 여러 발전도상국에서 각종 상징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북한 국영 매체는 이런 제3세계에 대한 활동을 보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세계관을 형성했으며, 평양의 대로에서 가자지구의 거리와 쿠바 해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통일된 반제국주의 전선을 상상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 책은 북한의 발전 모델이 탈식민화 과정에 있던 세계에 어떻게 호소력을 발휘했는지부터 모범적인 국가에서 1980년대 이후 무모한 테러 국가로 변모하는 과정까지를 미국에서 한국, 중국과 제3세계 국가의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오늘날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발전도상국에서 선진국이라는 위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약육강식의 시대, 혹독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할지 그 난제 앞에서 이 책이 처음으로 탐구한 한때‘작은 나라’ 북한의 역사는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저자

벤자민영

BenjaminR.Young
조지워싱턴대역사학과에서「게릴라국제주의:북한의제3세계관계,1957-1989」로2018년에박사학위를받았다.2018-19년CSIS차세대한국학연구자펠로우십을받았다.이후버지니아커먼웰스대,랜드연구소를거쳐지금은페이엣빌주립대교수로국가정보학을가르치고있다.연구관심사는동아시아학,냉전국제사,국제관계학,안보학등이다.

목차

한국어판서문ㆍ7

서언ㆍ13

제1장명성쌓기1956~1967
제3세계상상하기ㆍ42
반둥에서평양까지ㆍ46
쿠바라는동맹ㆍ59
베트남전쟁ㆍ72

제2장국경을넘어선김일성주의1968-1971
비국가행위자지원ㆍ99
신문ㆍ105
사진전시회와영화상영회ㆍ114
‘사회주의낙원’여행ㆍ120
친선협회ㆍ127

제3장김일성의‘조선우선’정책1972-1979
해외로나간북한의건설사와노동자들ㆍ141
주체의세계화ㆍ146
이집트에서제국주의와싸우고자이르를돕다ㆍ156
비동맹운동에가입하다ㆍ164

제4장김정일의세계와혁명적폭력1980-1983
제3세계의집단체조ㆍ184
랑군테러ㆍ200
북한과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ㆍ
|작은섬나라외교ㆍ214

제5장모든수단을동원하여살아남기1984-1989
북한,제5여단,공산주의에티오피아ㆍ230
북한의우간다군사지원ㆍ236
왕과혁명가ㆍ246
소련제국주의를바라보는북한의입장ㆍ250
비동맹운동의효용성감소와서울올림픽의당혹감ㆍ253

결어ㆍ269

참고문헌ㆍ276
미주ㆍ293
감사의말ㆍ351
옮긴이의말ㆍ354
찾아보기ㆍ365

출판사 서평

옮긴이의말
이책에나오듯이,베트남,쿠바,북한의사례는같은지평에서탐구되어야할것이다.한국사회에서는베트남,쿠바가지나치게낭만화되어있는것과비교하여북한은지나치게악마화되어있다.이와같은시선이모두다오리엔탈리즘일수있다는사실을외국인인저자의접근방식을통해배웠다.진실은그사이언저리에있다는점에유념하면서독자들이책을읽어가면좋겠다._옥창준(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


제3세계를무대로한북한대외관계사첫책

『총,게릴라그리고위대한지도자』는항일유격대빨치산파가‘위대한수령’을중심으로결집하여정적들을숙청한1956년부터평양에서세계청년학생축전이열린1989년까지30여년간의북한과제3세계관계사다.연대기를따라내용의흐름을개관하면1956년부터1967년까지인도네시아,쿠바,북베트남과의연대에초점을맞췄고(1장),1960년대말부터1970년대초에걸쳐반군의지원에서신문광고,전시회,영화상영,북한무상여행,친선협회설립에이르는김일성주의의지구적확산과정을검토한다(2장).가장성공적이었던시기인1972년부터1979년까지김일성의‘조선우선’정책을뒷받침하기위해국경을넘은북한인민들과물자의동향을탐색하며(3장),1980년대초,버마랑군테러,무기판매등김정일의등장으로북한의제3세계정책이폭력적으로변한시기를다룬다(4장).마지막으로1980년대말까지북한의대아프리카정책을살핀다(5장).
오늘날‘제3세계’라는용어가부정적인의미를갖는것과는달리,냉전시대에는미국식자유주의와소련식사회주의와는다른대안체제를모색하던탈식민세계의사람들이이단어를자랑스럽게사용했다.이책은제3세계주의를전세계의반제국주의와반식민주의에헌신하는것으로정의하며,북한이제3세계와교섭하며자주와반식민주의라는국가정체성을어떻게형성해왔는지를규명한다.이러한교류는북한의국제적위상을높였을뿐아니라한반도에서자신이진정한주권국가라는내부정당성까지강화하는기능을했다.다시말해이책은북한의제3세계외교를대외정책의주변부가아니라북한체제의자기이해와자기정당화의핵심회로라는것을논증한다.또한냉전자체를미·소강대국중심의대결사로만보는시각을넘어,분단국가의생존전략과정통성경쟁그리고제3세계라는세계질서의주변부에형성된대안적국제정치를볼수있는안목을제공한다.


북한모델의핵심은‘산업화비백인소국’과‘주체’사상

그렇다면북한은어ᄄᅠᇂ게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에이르는제3세계전역에서하나의‘발전모델’로인식되고주목받았을까?저자는그이유로첫째는북한이사회주의제2세계와반식민주의제3세계사이의‘산업화한비백인소국’이었다는것이고둘째는‘주체’라는사상과그언어를든다.냉전시기북한은전쟁이후경제를빠르게회복한,지금보다훨씬잘사는나라였다.1973년『뉴욕타임스』기자해리슨솔즈베리는북한이“엄청난기술및산업적성취”를이루었으며,“1인당기준으로보면일본을제외하고아시아에서가장집중적으로산업화한국가”라말했다.오늘날북한은과거에멈추어있는것으로묘사되지만,당시북한은자주성과사회주의근대성에기반한탈식민발전의선진적사례를대표했다.특히북한과소련과중국이라는공산주의두강대국사이의체급차이는신식민주의를우려하는신생독립국가들에게매우중요했다.작은나라북한이다른나라의사회경제를지배할수없다는이유로제3세계가북한을지지했던것이다.서구식자유주의는물론소련과중국에거리를둔북한의탈식민발전이라는브랜드는식민주의의흔적을지우며자립을촉진했다.이독특한모델로북한은탈식민지화세계내에서명성과지위를얻었다.
또한북한과제3세계를단단히이어준것중하나가바로“주체”사상이었다.주체는국민주권이라는미래지향적목표를내세운일종의제3세계유토피아주의였다.동시에북한의주체가제3세계의사상을담아낸언어로작용했다는대목이다.벤자민영은북한측에서도인정하듯이주체사상이철학적으로정교한사상체계여서가아니라자주·자립·자결이라는매우단순하면서도직관적인언어를통해탈식민국가들의욕망과접속할수있었기때문에제3세계에서호소력을가졌다고본다.민족의자주성을강조하는주체사상의유토피아적동기와이념적단순성때문에주체사상이제3세계사람들에게매력적으로보일수있었고,북한정권에효과적인소프트파워로작용했다는것이다.


복잡한냉전환경에서제3세계틈새를개척하다

『총,게릴라그리고위대한지도자』는북한과제3세계관계를설명하면서김일성의항일유격대경험,반제국주의정치문화,주체담론,북한의민족해방운동지원,북한의아프리카외교,남한과의경쟁등을서로분리된사례가아니라하나의역사적흐름안에서파악한다.저자의문제의식은북한은스탈린주의가외삽된국가로볼수없으며,1930년대만주의유격전경험을바탕으로자신과비슷한상황에직면한국가나지역을향하여대외정책을펼쳐온국가라는주장에있다.북한은팔레스타인해방기구와나미비아의서남아프리카인민기구등반식민운동에깊이공감했고,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해방운동과반정부세력에물자(건축자재,군사장비,무기탄약)과인력(군사고문,농업전문가,간부,체조선수,예술가,의사,교사,기술자)을무상으로지원하는방식으로자신들의반제국주의적세계관을실천했다.
또다른북한대외정책의특징은소련과중국으로부터자주성을지키려는노력과사회주의세계질서에참여하는것사이의긴장에있었다.『총,게릴라그리고위대한지도자』에서는사회주의권과접촉하여이익도얻고동시에외교정책에서자주와자립도추구하고자한김일성의열망을추적한다.김일성정권이복잡한냉전환경을헤쳐나간방법중하나는,제3세계의틈새시장을개척하고독특한영역에서전문성을확보하는것이었다.여기에는앞서말했듯이집단체조강사를파견하고,외국지도자집무실을짓고,값싼무기를제공하는것이포함되었다.이러한틈새시장에서의활약은,김일성이소련이나중국의단순한괴뢰가아니라,그어느공산주의초강대국도따라올수없는특화된서비스와기술을제공하는자주적인지도자로이름을떨치게만들어주었다.


아프리카,남북한사이의정통성경쟁이벌어진핵심공간

벤자민영이이책에서강조하고있는북한-아프리카관계연구는북한의대외정책이단순한외교기술이나선전활동이아니라반제국주의,반식민주의그리고국제적정당성이얽힌장기적프로젝트임을구체적으로보여주는사례다.그는1960년대중반부터1980년대후반까지아프리카가남북한사이의정통성경쟁이벌어지는핵심공간이었다고본다.그의분석에따르면북한은비단남북한경쟁의측면에서만아프리카에접근한것이아니라아프리카의민족해방자체에관심을두고있었고,이를통해‘북한모델’을아프리카에전수하고싶어했다.군사훈련과재정지원,선전물배포,유학생초청등을통해아프리카의신생독립국들에게접근했고,자신들을탈식민제3세계발전의대안적모델로제시하려했다.저자는이과정에서몇몇아프리카정권이북한의사회주의적근대성,군사화,수령숭배,전위정당중심발전노선을한때본받고싶은모델로발아들였다고썼다.

작은나라의행위성을강조하는최근냉전사흐름과호응

『총,게릴라그리고위대한지도자』는북한대외관계사를한반도내부의문제나강대국관계의부속변수로보지않고,글로벌냉전과탈식민세계의역동성속에위치시키는데성공했다.이책을옮긴옥창준(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은특히작은나라의행위성을강조하는최근냉전사연구의흐름과도잘호응한다고하며“한반도위쪽은단지‘가난하지만사나운이웃’이아니라20세기후반의세계사에서능동적으로움직인역사적행위자였으며,따라서북한을바라보는우리의시각역시냉전지구사의지평속에서다시쓰여야한다.”고강조한다.바로이러한점에서북한대외관계사는북한사를넘어동아시아현대사,더넓게는글로벌냉전사를다시생각하게한다.특히변화한국제정세속에서대미종속을탈피하고다각적인대외관계를통해활로를열어야하는우리에게북한의세계정치경험은중요한창으로주목해볼가치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