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스토리아 1

라 스토리아 1

$17.00
Description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핀 가련한 꽃들의 비망록 : 『라 스토리아』
이탈리아에서 수백만 부 팔린 국민 소설!
엘사 모란테의 대표작 『라 스토리아: LA STORIA』는 그녀가 세계 2차대전 시기 소설가이자 유대인 남편 알베르토 모라비와 로마 남부 산지의 외딴 농촌 마을에서 1년간 숨어 지낸 경험을 한 후 30년이 지나 쓰여진 작품이다. 은신 기간 동안 그녀는 전쟁의 전면적인 영향력을 목격한다. 그리고 권력, 부,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 주도하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역사’가 그저 삶을 연명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쓰고자 결심한다.

이 강력하고 오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은 여성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화자의 입을 통해 펼쳐진다. 주인공은 남편이 사망한 후, 전쟁을 놀이쯤으로 여기는 무모한 10대 아들 니노를 키우며 살아가는 교사 이다 라문도다. 그녀의 어머니는 유대인이었는데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인종 정책을 피해 팔레스타인으로 탈출하려다 익사한다. 이다는 어머니의 소심한 성격과 편집증, 간질 발작이라는 질병을 물려받는다.
1941년, 이다는 북아프리카로 가던 젊은 독일군인에게 자신의 집에서 강간을 당하고 임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목적이 되는 아들 우셉페를 낳는다. 큰아들 니노는 집을 떠나 저항군에 합류하고 가끔 어머니와 이복 동생을 보기 위해 집에 들른다.
1943년 초, 이다와 우셉페가 식료품을 사러 외출한 동안 그들의 아파트가 폭격을 당하여 모자는 살 곳을 잃는다. 그들은 유대인 게토에서 살며 육체적, 정서적 굶주림을 겪는다. 1944년 말, 나치가 퇴각하고 미군이 도래하며 인물들의 고통은 전쟁의 물리적 위험에서 전후의 정서적 트라우마로 옮겨간다. 이다의 편집증과 생존자로서의 죄책감은 더욱 강해지고 니노는 새 정부에 폭력적으로 저항하다 결국 살해당한다.
1947년, 이다의 편집증은 더욱 극심해져 교사로서의 직업을 유지하기도 위태로워진다. 어린 아들 우셉페는 외가의 유전병인 간질 발작을 겪는데, 이다는 자신의 정신적 불안 때문에 아들을 제대로 치료해 주지 못한다. 학교 수업을 받기도 어려워진 상황에 이르자 우셉페는 죽은 이복형 니노의 강아지 벨라와 함께 로마 외곽의 숲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우셉페는 기숙 학교에서 가출한 13살 소년과 전쟁 트라우마를 심각하게 겪는 퇴역 군인 다비데를 만나 친해진다.
모르핀에 중독된 참혹한 다비데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우셉페는 강변에서 한 무리의 아이들과 싸움을 하게 되고 치명적인 간질 발작을 겪는다. 강아지 벨라가 이다를 데리고 우셉페를 구해 오지만 우셉페는 다음 날 사망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이를 보기 위해 집으로 달려가면서 이다는 인간의 역사와 정부는 언제나 사람들을 멋대로 좌우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

엘사모란테

ElsaMorante
엘사모란테는1912년8월18일로마에서태어났다.그녀는1930년에어린이잡지에글을쓰기시작했고,1935년에첫소설을발표했다.1943년파시스트정권의탄압으로모란테와그녀의남편은이탈리아남부로이주해야했다.1951년여름,엘사모란테는『안달루시아의숄』을쓰기시작했고,1953년에출간되었다.1957년에는『아서의섬』을출간했다.1974년에는가장큰성공작인소설『라스토리아』를출간했다.1980년그녀는넘어져다리를골절했고,1981년12월에는스위스의한요양소에서요양했으나침상에머물러야했다.1985년11월,로마의한병원에서심장마비로세상을떠났다.그녀의유해는제2차세계대전때남편알베르토모라비아와함께은신했던,인생에서가장행복했던시절의장소인프로치다섬의바다에뿌려졌다.

출판사 서평

1.서론:‘역사’라는거대한괴물에맞선엘사모란테의선언
이탈리아현대문학의거장엘사모란테가1974년발표한『라스토리아』는출간즉시이탈리아사회에거대한파문을일으켰다.이소설은단순히제2차세계대전의참상을기록한전쟁소설이아니다.모란테는대문자로시작하는공식적인‘역사(History)’가어떻게소문자로시작하는수많은개인의‘삶(story)’을유린하고압살하는지를처절하게증명했다.작가는서문에서이책을‘전세계의문맹자들’에게바친다고선언했다.이는역사의주체로대접받지못하고소외되었던이들,즉권력의서사에서배제된이름없는민초들을향한뜨거운헌사였다.이에세이는모란테가붓으로써내려간이거대한비극의지형도를따라가며,왜오늘날우리가다시금이고전의첫장을펼쳐야하는지를논하고자한다.

2.시대적배경:파시즘의몰락과로마의그림자
소설의배경은1941년부터1947년까지의로마와그주변부다.무솔리니의파시즘이광기에사로잡혀이탈리아를파멸로몰아가던시기,로마의뒷골목은굶주림과공포가일상이된공간이었다.모란테는역사교과서가기록하는승전보나패전의전략대신,폭격으로무너진건물잔해속에서빵한조각을구하기위해사투를벌이는여인들과아이들의눈빛에주목했다.작가는매장의시작부분에해당연도의주요역사적사건들을연표형식으로제시한다.하지만이어지는본문에서는그거창한사건들이평범한개인의일상을어떻게산산조각내는지를대비시킴으로써,‘역사’라는존재가지닌폭력성을극대화했다.

3.이다와우셉페:존재자체로비극이된모성(母性)과동심
작품의중심에는유대인혈통을숨긴채살아가는초등학교교사‘이다’와그녀의아들‘우셉페’가있다.이다는독일군병사에게강간당해우셉페를낳게되지만,그고통스러운탄생조차그녀는운명으로받아들인다.이다라는인물은역사의폭력에대항할힘이전혀없는,지극히수동적이고겁많은존재로묘사된다.그러나그녀가보여주는모성은그어떤영웅적투쟁보다숭고하다.
우셉페는이소설의가장눈부신보석이자가장아픈상처다.전쟁이라는참혹한현실속에서도우셉페는순수한영혼을유지하며,개와새와대화하고세상의모든작고아름다운것들에경탄한다.하지만작가는이아이의순수함이역사의거친발길질아래얼마나무기력하게바스러지는지를가감없이보여준다.우셉페의눈을통해바라본전쟁은이해할수없는어른들의광기일뿐이며,그무구한시선은독자에게형용할수없는슬픔을안겨주었다.

4.니노:혁명을꿈꿨으나방황한청춘의초상
이다의큰아들‘니노’는우셉페와는정반대의궤적을그린다.그는파시스트조직에가담했다가다시파르티잔(저항군)이되어산악지대로떠난다.니노는역동적인에너지와남성성을상징하지만,그가쫓는이념과혁명역시결국은또다른형태의‘역사’에불과했다.전쟁이끝난후,갈길을잃고밀수와범죄에휘말려비극적인최후를맞는니노의모습은,전쟁이단순히육체를죽이는것에그치지않고인간의정신적근간을어떻게무너뜨리는지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니노의방황은전후이탈리아청년세대가겪었던집단적상실감을대변하는것이기도했다.

5.동물들의시선:인간문명을향한침묵의고발
『라스토리아』에서개‘블리츠’와‘벨라’는단순한조연이아니다.모란테는이동물들에게고유한인격과감정을부여하여,인간들이벌이는살육의현장을관찰하게한다.특히우셉페를지키는벨라의헌신적인모습은인간들이자행하는배신과증오와극명한대조를이룬다.동물들의시선을통해바라본인간의전쟁은‘이성’의산물이아니라,자연의섭리를거스르는가장비이성적이고기괴한행위로규명된다.모란테는인간보다더인간적인동물들의태도를통해인류문명의오만함을통렬하게비판했다.

6.죽음의미학:필멸의존재들이나누는최후의연대
소설전반에는죽음의그림자가짙게깔려있다.하지만모란테는그죽음을단순히공포의대상으로만그리지않았다.그녀는고통받는이들에게죽음이때로는안식이자구원이될수있음을암시한다.수용소로끌려가는유대인들,굶주림에지쳐쓰러지는노인들,그리고결국세상을떠나는우셉페에이르기까지,작가는그들의죽음을하나하나정성스럽게애도한다.이러한태도는역사가쓰레기처럼버린생명들하나하나가얼마나고유하고소중한것이었는지를일깨워주는문학적의식과도같았다.

7.문체와서술방식:서사시적웅장함과세밀한묘사의조화
엘사모란테의문장은화려하지않으나장엄하다.그녀는신화적인서사시의형식을빌려오면서도,로마하층민들의방언과일상을극히사실적으로묘사했다.이러한서술방식은『라스토리아』에시대를초월하는고전적격조를부여했다.독자는모란테의긴문장속에서전쟁의화약냄새와수용소의악취를맡는동시에,그지옥같은풍경위로흐르는고귀한인간애의선율을듣게된다.작가는감정적과잉을경계하면서도,결정적인순간에터져나오는연민의감정을억제하지않음으로써독자를깊은사유의늪으로이끌었다.

8.결론:2026년,왜다시『라스토리아』인가
반세기가지난지금,지구상에는여전히전쟁의포화가멈추지않고있으며수많은‘이다’와‘우셉페’들이고통받고있다.엘사모란테가고발한‘역사’라는이름의괴물은형태만바꾼채여전히개인의삶을위협한다.『라스토리아』는우리에게묻는다.거대한권력의흐름속에서우리가지켜내야할인간다움은무엇인가.
이소설은슬프지만결코무력하지않다.우셉페가세상모든생명과나누었던짧은교감,이다가아들을지키기위해보여주었던처절한인내,그리고비극속에서도잃지않았던삶의작은기쁨들은역사가결코파괴할수없는‘인간의영혼’을상징한다.『라스토리아』를읽는다는것은,역사의수레바퀴아래짓밟힌모든이름없는존재들과함께울고분노하며,끝내그들의생존을증언하는일이다.이방대한비망록을통해우리는비로소‘진짜역사’란영웅들의연대기가아니라,고통받으면서도끝내사랑하기를포기하지않았던수많은개인의기록임을깨닫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