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학살 1923~2024

지진과 학살 1923~2024

$27.00
Description
100년 전의 죽창이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을 뿐, 혐오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
무너진 땅 위에서 반복되는 비극의 연대기: 『지진과 학살 1923~2024』
1. 100년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불길한 평행이론
1923년 9월 1일, 관동 대지진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땅이 무너지고 불길이 도시를 삼킨 혼돈 속에서, 자연재해보다 더 잔혹한 ‘인재’가 시작되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라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는 광기가 되어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비극을 ‘과거의 박물관’에 안치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서늘한 경고를 던진다. 1923년의 학살은 끝나지 않았으며, 2024년 현재에도 여전히 변주되며 반복되고 있다고.

2. 혐오의 뿌리를 추적하는 집요한 기록
야스다 고이치는 차별과 혐오 문제를 평생의 업으로 삼아온 저널리스트다. 그는 이 책에서 관동 대지진 당시의 학살 현장을 꼼꼼히 재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당시의 유언비어가 어떻게 국가 권력과 자경단에 의해 조직적으로 확산되었는지, 그리고 그 구조가 현대 일본 사회의 ‘넷 우익’과 ‘헤이트스피치’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작가는 묻는다. 재난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왜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하는가. 이 책은 그 잔인한 본능과 사회적 장치에 대한 정밀한 해부학 보고서다.

3. 부인과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
최근 일본 사회 일각에서는 관동 대지진 당시의 학살 사실을 축소하거나 부인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기록을 지우고 목격자를 부정하는 세력 앞에서 야스다 고이치는 사료와 현장의 증언을 내민다. 그는 학살이 벌어졌던 강변과 거리, 이름 없는 무덤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묻혀있던 목소리를 길어 올린다. 작가에게 기록이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행위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역사 왜곡에 맞서 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4. ‘지진‘보다 무서운 ‘학살’의 논리
책은 제목에서 보여주듯 1923년에서 2024년까지를 하나의 선으로 잇는다. 지진은 자연 현상이지만, 그 위에서 벌어지는 학살은 사회적 병리 현상이다. 저자는 동일본 대지진이나 구마모토 지진 당시 SNS를 통해 번져나갔던 외국인 혐오 루머들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100년 전 죽창을 들었던 손이 지금은 스마트폰을 쥐고 있을 뿐, 혐오의 논리는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이 책은 우리가 재난 대비 훈련만큼이나 시급하게 갖춰야 할 것이 ‘인권과 연대의 안전망‘임을 역설한다.

5. 예술과 문학이 남긴 진실의 파편
야스다 고이치는 역사학자의 건조한 시각에 머물지 않고, 당시를 기록했던 문학가들과 예술가들의 시선을 빌려온다. 학살을 목격하고 괴로워했던 지식인들, 침묵을 강요당했던 생존자들의 고백은 이 에세이 같은 저작에 깊은 서정성과 비극적 미학을 더한다. 독자는 이 다채로운 기록들을 통해 단순한 지식을 넘어,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윤리적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6. 우리는 다시 ‘함께’ 살 수 있는가
이 책의 끝은 절망이 아닌 질문으로 향한다. 혐오가 들끓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인간성을 지킬 것인가. 저자는 과거의 비극을 직시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학살의 역사를 정직하게 기록하고 기억하는 행위 자체가, 미래의 또 다른 학살을 막는 유일한 방파제가 되기 때문이다. 야스다 고이치는 차별받는 소수자들의 곁에 서서, 다수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7. 오늘,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지진과 학살 1923~2024』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혐오가 정치적 도구가 되고, 가짜 뉴스가 진실을 압도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재난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재난이 또다시 학살로 이어지게 할 것인지, 아니면 서로를 보듬는 연대의 시간이 되게 할 것인지는 지금 우리가 이 기록을 어떻게 읽느냐에 달려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다. 무너진 땅 위에서 다시는 피를 흘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다짐이자, 인간다운 삶을 향한 가장 뜨거운 권유다.
저자

야스다고이치

야스다고이치安田浩一
논픽션라이터.주간지기자를거쳐2001년부터프리랜서로사회,노동,차별문제를중심으로취재,집필활동을하고있다.2024년『지진과학살,1923-2024』로제78회마이니치출판문화상특별상수상.2015년「르포:외국인‘예속’노동자」로제46회오야소이치논픽션상(잡지부문)수상.2012년『거리로나온넷우익ネットと愛国』으로제34회고단샤논픽션상수상.저서로『‘우익’의전후사』『르포:차별과빈곤의외국인노동자』『헤이트스피치』『단지와이민団地と移民』『왜시민은거리에앉는걸까なぜ市民は「座り込む」のか』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10
머리말…12

제1장·‘묻힌역사’를파헤치다:도쿄야히로…21

1.도쿄스카이트리아래에서…24
주택에끼어있는추도비/‘반준’이본지옥도/내무부통달「조선인식별자료에
관한건」/생사를가른‘15엔50전’발음/자경단무기로사용된쇠갈고리/나라
시노기병연대가요쓰기‘진군’/학살을부추기는신호/비상시에터져나온차
별과편견/정부는알면서도학살을묵인

2.유해발굴을이끈어느교사의발걸음…47
초등교사의호소로시작된아라카와강변유해발굴/조선인은스스로개척한
강에서죽었다/죽음을향해가는순간을상상하다/「유해를발굴하고위령하
는모임」발족/이자리에서사람이죽임을당하고묻혔다/학살후경찰에빼
앗겼던시신/증거인멸명령/구사일생조인승의증언/몸구석구석에밴학살
의기억/시굴에접수된항의소리/추도비완성/‘실천하는사람’기누타유키에
3.서민주택가에사는자이니치의노래…73
“나를죽이지않는사람을늘리기위해”/재해때마다떠도는헛소문/우토로지
구방화범의새로운‘범행예고’/미성년자를향한증오의화살/대규모방재훈
련과‘삼국인발언’/시라히게바시다리에서의학살/‘일본인과조선인이싸운
날’/이정미에게있어아리랑/‘자이니치’가사는고향으로돌아가기
제2장·학살을묻으려는사람들:도쿄요코아미초공원,신주쿠…95

1.도립요코아미초공원에서의충돌…98
처참하기그지없는육군피복창터/센다코레야의기억/고이케도지사추도문
송부중지/추도문송부중지의배경/“당신같은반일은이해할수없다”/도쿄
도가헤이트행위로인정한「위령제」/지역을무시한마을명칭의‘정치적이
용’/차별행위를용인하는행정

2.봉쇄된표현:〈In-Mates〉상영중지사건…115
죽은자가되어항의하기/상영중지로몰아가기위한궤변/“아무것도드릴말
씀이없습니다”/‘진짜집찾아가기’/조선인의신세타령/터널속에서어둠을
보다/“나는존재자체가금기”/가와사키한인타운의시작/‘자이니치2.5세’
FUNI의원풍경/100년전과무엇이달라졌는가/학살부정파를일축한스기나
미구청장/학살을‘없던일’로만드는사회속에서

제3장·알려지지않은‘군민공동’학살:지바후나바시,나라시노,야치요…143

1.‘영광의역사’에서지워진기록…146
해군무선전신소후나바시송신소/지진다음날에는준비되어있던루머전문/
유언비어에놀아난후나바시송신소장/자경단원의증언/자경단원은‘증거불
충분’으로불기소/처참한기억은남는다/자경단원사이에서의‘논쟁’/조선인
의‘무고’를확신했던경찰관/천추불멸의‘원한’

2.중학생이쏜특종:군에의한‘조선인불하’사실…165
자경단으로부터조선인을지킨현지주민/군에의해불하된조선인/어르신의
증언을파헤치다/후나바시소학교‘폭탄소동’/나라시노기병연대출동/조선
인이등장하지않는‘군향’이야기/수용소에서조금씩조선인들이사라져간다

3.지진78년후발굴된유골…185
은밀히진행되어온시아귀공양/15년이걸린유해발굴설득/유골6구발굴/“
오늘날의일본과일본인을탓하고싶지는않다”/학살범재판이열린요릿집/
자경단원대부분은집행유예

제4장·복합차별이부른‘후쿠다무라사건’의비극:지바노다…197
사건해명의단초가된한통의전화/생소한방언때문에조선인으로의심/행
상단고향에서만구전되어온비극/새로운증언자/피해자는항상방치된채/
지역전체가범인가족을지원/13살이었던생존자는가족에게도사건에대해
말하지않았다/60년이상지나말해진것/세상의눈총에‘당하다’/차별을부추
겨온국가에대한분노/덧씌어진‘불령’이미지/자경단이시체를끌고간길/후
쿠다무라출신인사의첫사죄/‘복합차별’의결과/금기이니더욱/요시다형사
와의‘재회’/게미가와사건의전말/“‘일본인’이아니기때문에죽임을당했다”

제5장·폭주하는집단심리:사이타마요리이,오미야,진보하라,혼조,군마후지오
카…239

1.군중에게살해당한엿장수청년…242
조선엿의외의유래/동네에서인기많던엿장수청년구학영/루머정보는당
국이‘보증’/자경단은‘죽일’생각으로모여있었다/자경단과경찰관의대치/
군중을선동한남자의기막힌변명/한국에서도역사의풍화는진행된다

2.학살선동의정체…256
이우물물로쇠갈고리와낫을갈았다/살해연루자경단원전원이집행유예/지
역에있어목구멍에박힌가시/할아버지수첩에기록되어있던일/판결은살인
죄가아니라상해치사죄/국가가범죄를유발하고그사실을매장/자경단원들
의약간의망설임과당혹감

3.군마로가는이송길에…269
영화를누렸던제지회사의잔재/자경단에습격당한T형트럭/군마현경계근
처소나무가로수로/“조선인은모두죽임을당했다”/트럭은어디로향하고있
었나/‘조선인가짜순경’으로의심받아/단말마의외침/학살에참여한‘보통사
람들’/‘죄는술에있고사람에있지않다’는궤변/위령비를건립한신문기자/
사건자료는어디로사라졌나/‘엄숙한반성’은지성에서살아있는가

4.간나가와강건너그곳에서…292
「군마의숲」조선인노동자추도비철거/건립10년만에일어난‘이변’/역사부
정운동,인종차별운동과연계/‘평온’을어지럽히고있는것은누구인가/추도
비건립의일등공신이노우에데루오/2평짜리오두막을거점으로기지반대투
쟁/후지오카사건:지금도마찬가지인루머확산의메커니즘/경찰서에들이닥
친폭도/“남자의자존심으로물러설수는없고”/“사건은아직해결되지않았
다”/비석뒷면에는죽은조선인의이름이/잠자는아이를깨우지말란의견도/
하기와라사쿠타로의분노

제6장·항구도시에숨겨진학살의기억:가나가와요코하마…317
잿더미로변한우아한거리/“선인은보면다때려죽이라”/다리난간에매달린
시체/아이들작문에쓰인광경/관제헤이트크라임에대한공포/연쇄적인증오
와차별/해안으로밀려온대량의인골/편견으로가득찬교과서부교재/잇단
역사부정움직임/군보고서에쓰인‘빨치산’이라는단어/경찰이학살사건에
서수행한역할/“하룻밤에전멸하는참상”/없던일이되어버린가해사실/소
문은어떻게퍼졌는가/약탈을반복하고있던것은일본인이었다/참극의기점
이된헤이라쿠언덕/“거의전시상태와같다”/‘호기’로회자되는살해/언덕을
다오르기전에살해된사람들/사법성조사를뒤집는공문서/정부는학살사실
을알고있었다/죽임을당한사실을비석에새기다/조선인이쓰루미경찰서장
에게보낸감사장/‘이용’당한오카와쓰네키치일화

제7장·학살을둘러싼다양한풍경:니가타쓰난마치,오사카히라카타,한국,도쿄가
메이도,후쿠시마니시고무라…387

1.지진전년에일어난‘나카쓰가와사건’…390
도망간노동자에가해진‘죽음의제재’/명백했던언론통제/일상적인풍경이
었던현장에서의학대/조선인은표적이되었다/학살에이르는‘50년전쟁’/만
들어진조선인‘폭도’상/일본사회에각인된의식

2.지진후오사카에도루머가돌았다…407
쓰루하시마을을휩쓴레이시스트집단/헤이트스피치를외치는여중생/일본인
은달라졌는가/차별하는자가근거로하는우월감/자연재해를이용한악질적
인증오시위/“화약고를조선인이덮친다”/「오사카시내에도선인출몰빈발」/
천지에이변이생기면폭도의심/‘황민화정책’의도구

3.학살희생자유가족을찾아한국에…422
‘책임’을다해야할사람은누구인가/할아버지는후지오카사건의피해자였다/
남겨져간다는생각/그마을
은조인승의고향이었다/유골이없는유족의슬
픔/“참을수없이분하다”

4.‘왕시티엔사건’과‘주의자사냥’…436
사카사이바시다리아래에서/한병사가남긴일기에서/관민일체의중국인배
척에저항/대량학살도관민일체로/죽이는쪽과죽임을당하는쪽사이에가
로놓인것/왕시티엔살해로끓어오른중국여론/지급되지않은위자료/학살
의사상은그후에도계속되었다/전쟁과차별은불가분의관계/‘네ー상’이란
도대체누구인가/신좌익에게제기된‘화청투고발’/남갈노동협회와교일공제
회/지진을이용한‘주의자사냥’/“경시청당국으로서참으로면목없는바입니
다”/“남갈혼을영원히기념한다”/발굴된오스기사카에사인감정서/아마카
스는2년반만에석방/“오스기사카에,노에와같이,개와같이학살”

5.진재에마키를둘러싸고…476
나카야마경마장에서/심상소학교학생이그린연필화/70년간수장고에서잠
들어있던‘기억’/비로소자리를찾은‘학살그림’/인터넷경매에나온학살을
그린두루마리그림/기록하겠다는명확한의지/후쿠시마마을에서도일어났던
학살/‘기코쿠’를둘러싼탐색/건네받은기억의바통

후기…496
주요참고문헌및자료…504
옮긴이의말…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