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의 긴 여행

집으로의 긴 여행

$16.70
Description
1998년 첫 소설집 『여름 별장, 그 후』를 발표하며 “독일 문학이 그토록 기다려온 신동”이라는 찬사와 함께 클라이스트 상을 거머쥐었던 작가 유디트 헤르만이 『집으로의 긴 여행(Daheim)』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이 소설은 브레멘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평단과 대중을 동시에 사로잡은 작품이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인생의 절반을 지나온 한 여성이 있다. 딸이 성인이 되어 품을 떠나자마자, 그녀는 오랜 세월 지켜온 결혼 생활과 익숙했던 도시의 아파트를 미련 없이 정리한다. 그리고 거친 바람과 고요한 적막만이 가득한 북독일의 해안가 외딴 마을로 홀연히 이주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작은 선술집에서 일을 시작하고,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한 채 살아가는 이웃들과 느슨하면서도 기묘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주변 인물들 역시 저마다의 결핍과 지울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오직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아릴트, 늘 위태롭게 방황하며 어딘가로 도망치려는 젊은 여성 니케, 그리고 바다의 거친 삶 속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미미까지. 작가는 이 인물들이 해안가라는 척박하고도 강렬한 공간 속에서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의미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긴장감을 살려낸다.

유디트 헤르만은 감정을 과장하거나 서사를 극적으로 포장하는 대신, 서늘할 정도로 건조하고 담담한 어조를 유지한다. 그러나 그 묵묵한 문장들 사이사이에 배치된 거대한 여백은 독자로 하여금 인물들의 숨소리와 내면의 파동을 더 생생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작가의 문장은 잃어버린 과거의 파편들을 현재의 순간 속으로 끊임없이 소환하며 읽는 이의 마음에 깊은 잔상을 남긴다. 소설 속 해안가에 휘몰아치는 모래바람과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대지의 풍경은 고독하면서도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인물들의 내면 상태를 고스란히 시각화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 소설은 과거의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홀로 남겨진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재발명해 나가는 한 인간의 실존적 투쟁에 가깝다. 원제인 ‘다하임(Daheim)’은 독일어로 ‘집에’, ‘고향에’ 혹은 ‘아늑한 안식처’를 뜻하는 단어로, 작가는 인생의 많은 질문을 열린 결말로 남겨둠으로써, 우리 각자가 발을 붙이고 서 있는 삶의 자리가 과연 진정한 의미의 ‘다하임’인지 되묻게 만든다.
저자

유디트헤르만

JudithHermann
1970년서베를린에서태어난유디트헤르만은원래저널리스트가되고싶었다.그녀는독일어와철학을공부했지만학업을중단하고뉴욕으로건너가서저널리스트로훈련받았다.그녀는문학텍스트를쓰기시작했고소설에재능이있다는것을알았다.1998년에는첫단편소설집인〈여름별장,그후:Sommerhaus〉를출판했다.이책은17개언어로번역되어25만부이상판매되는성공을거두었고문학비평가들은새로운세대의새로운언어라고평가했다.2021년에발표한〈집으로의긴여행:Daheim〉은그녀의두번째장편소설로브레멘문학상을수상했다.과거의삶을정리하고독일북부의외딴마을에서새로운인생을시작하는여인에대한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