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상호문화주의에대한비판담론
연극적상호문화주의는퍼포먼스의순간에일어나는둘이상의문화적전통간의만남이며,서구의여러나라뿐만아니라수백년전으로거슬러올라가는상호문화적공연전통을갖고있는아시아의중국,일본,한국,인도등에서도역시극명하게드러난다.
이렇게다양한상호문화주의의모습들이존재함에도,서구에서의상호문화적공연대부분은비서구권의공연양식이나기술적요소를원래의사회적맥락,역사,신념체계에서유리시켜도입했다.결국초기의상호문화주의는상대의문화를타자화하고이국적인것으로취급하거나순전히형식적이고미학적인속성으로만들어,해당문화를생산한사회에대한존중없이형식만취함으로써서구식민주의에직접적으로관여했다.
다른한편,식민화하거나주권을빼앗긴문화권에서는서구의문화양식에자신들의문화를융합시킴으로써“서구사회에서가치가있어보이는것이무엇인지,달리말해서양에의한국가지배로부터의독립투쟁에서쓸만한것이무엇인지발견하려는”시도로상호문화주의를이용했다.
브레히트와유물론
이후세대에엄청난영향을미친브레히트의작업은극장의정치적잠재력을통해세상을변화시키는데에목적을두었다.그는아리스토텔레스적모델처럼공감과카타르시스에의존하지않고,배우가자신이재현하는감정에빠지지않는중국연극에서관객이사회적이고역사적인영역에집중하도록만들모델을찾아냈다.그영향력은서구에국한되지않았는데,1980년대이후에는중국의주요연극예술가들이브레히트를재수입하고재해석하는작업에참여해왔다.1985년베이징인민예술극장에서공연된가오의〈야인WildMan〉은배우,가수,음악가수십명으로구성된출연진을통해급속한산업화의생태학적영향을변증법적으로다루었는데,이공연은현대서구연극에서브레히트기법만을흡수했을뿐만아니라브레히트의정치적목적또한되살림으로써브레히트를효과적으로재창조하고재전유한사례로꼽힌다.
아르토와보편주의자들
아르토는평생에걸쳐발리극장에관한이론을정리했으며,발리이외의다른문화들도탐색했다.아르토는다른문화가지닌타자성자체에관심이있었고,아르토가상상한‘동양’의극장은존재하지않았음에도불구하고유럽/남성예술가들에게는실재로여겨졌다.아르토는극장에서의실제작업보다는삶,우주의비밀스러운힘들,가장심연에있는자아의초월적충동을건드릴전염병과같은‘잔혹극’에대한사상으로더알려져있는데,그는‘동양극장’의테크닉에수반되는숙달된정밀함과제스처가갖는어휘의정확한의미화과정을인식하지는못하면서도자연주의를배제하고원시적제의의강렬함과광기에근접했다는점에서‘동양극장’을높이평가했다.원시적인것,언어와문화를선행하는어떤것,본질적으로인간적인것에대한믿음이아르토를그로토프스키,바르바,브룩과같은예술가들과각기다른방식으로연결하고이들의상호문화주의를설명해준다.
탈식민화하는무대
상호문화적공연은서구세계에서20세기에이르러서의식적으로실천이이루어졌고,1970년대,1980년대에와서야서구학계에서이론화하기시작했다.1990년대가되자서구적이고통합적인방식의상호문화주의이론과실천은아래로부터불만의소리들과새로운종류의상호문화적공연과연구에대한요구를지속적으로받았다.관객들을지리문화적자리에서이탈시키고,국가문화들간의차이뿐만아니라내부의차이를고려하고,차이의경험을생산하기위한상호문화적공연들이계속되었다.유럽제국주의하에자행된집단학살의역사와지속적인불평등을바로잡기시작한탈식민주의프로젝트에새로운공연들이동참했으며,이들은각각동서의이분법을교란하고,개입의원칙을미학적인원칙에서정치적인원칙으로전환하기위해노력했다.
러스텀바루차는독일극작가프란츠크사버크로츠의여성일인극〈리퀘스트콘서트TheRequestConcert〉를인도무대에올리면서,인도의사회적관계들과물리적현실속에서살아가는인도여인을통해글로벌한연극적·정치적위계안에서가치가차등하게매겨진문화들간의평등한교류라는난제를풀어낼방법을고민했다.또한제도권극장내에서남성이쓴유럽의텍스트와남성공동연출들에대비되는인도인여배우를내세움으로써젠더문제를다루었다.
크리스토퍼밤은나이지리아의요루바족유랑극단과19세기에인도에서나타난영국스타일의상업연극처럼서구연극체계가소개되었을때기존형식들이쇠퇴하면서변형된지배적인형식에토착공연요소의흔적을남기면서생겨난형식/중국의경극,인도의카타칼리,고전적인일본의무극(舞劇)과같이기존의공연전통이서구연극의특징들을수용하면서도구조적으로는견고하게남아생겨난형식/전통적인형식과서구극작술의형식적인특징이어느정도균형을이루면서융합하여생겨난,두문화의특성을온전히간직하면서도본질적으로는새로운형식을제안한다.
비판적상호교차점들
비판적교육학과문화연구에서가지를뻗은비판적다문화주의는교육학적갈래가차이를횡단하는연대와희망과급진적인비판을아우르는데,국가적다문화주의에대한회의적태도,공식적인정책과공공의정서가상호문화적관행의생산과수용을조건짓는방식에대한자각,반인종주의적실천에기반한유토피아적비전이라는부분에서상호문화주의공연의이론과실천에공헌한다.
비판적인종연구는인종이역사적맥락안에서수행된다는예리한인식으로상호문화주의공연의이론과실천에기여한다.또한인종적·문화적정체성과차이가유동적이라는인식,사회적정체성이교차한다는사실,즉한사람이동시에흑인,여성,레즈비언,유대인이라는사회적정체성을가질수있다는사실과더불어서구와비서구를나누는이분법과유사한흑백의이분법적사고가이렇게인정된차이들사이의연대가능성을위협할수있다는문제를깨닫게해준다.
비판적인종연구에서자라난백인성연구는백인성이어디에서연유하는지,어떻게백인성이‘타자들’을보고판단하는평범하고중립적인뒤편에자리하게되었는지,희다는것이인종적구별이라기보다인류전체에대한보편적인기준이되었는지와같은질문들로시작하여,백인성이역사적·법적·문화적으로만들어지고유지되는경향,백인의특권을당연히보편적인것으로여기는상황,백인우월주의의망령등에주목한다.백인성연구는중립적이거나,보이지않거나,표시가되지않거나,‘해명할필요가없는’백인성이란없다는사실을백인극작가,실천가,학자에게상기시키는큰공헌을했다.
수세기전부터지속되던유대인,아프리카인등에대한디아스포라연구는,1991년〈디아스포라〉지가창간되면서정식학문분야로자리잡았다.디아스포라연구는디아스포라적정체성이모국을넘어서수행적이고상호문화적으로구성되는현상을분석할모델,모국문화들의공연형식이디아스포라안에서재전유되고재구성되는모습을이해하는방식,그리고비판적다문화주의연구와더불어새로운세계도시의도시다문화주의환경에서다양한문화들이만나는지점에대한분석을위한모델을제시한다는점에서상호문화주의공연연구에유용하다.
거꾸로상호문화주의공연연구는미국,북반구를비롯한서구문화를디아스포라연구의중심및모든임시체류자들의당연한목적지로여기는,서구중심적버전의‘아시아’를고착시키는상황을거부함으로써디아스포라적정체성을명백히수행해디아스포라연구에영향을미친다.2005년학술지〈모던드라마〉의특별호에실린기사에서는세계전역의아시아계디아스포라공연자들의체험을소개하며,홍콩이라는세계도시로이주하면서확실치않은성공의대가로자신의고향과가족으로부터영원히유리된,중국작은사회주의마을출신오페라가수,인터넷으로만만나는자기가족들을부양하기위해아시아도처의5성급호텔에서미국인기팝송을공연하는필리핀밴드,미국에서자신의디아스포라적정체성들을연기하는이란계배우,할리우드에서‘일반적인아시아인’으로캐스팅되는한국계-일본계-미국인의귀환등을예시로삼는다.
상호문화주의공연생태계
여러가지새로운비판적접근법들은아래로부터의상호문화주의퍼포먼스를분석하는도구를제공함으로써상호문화주의극장이론과실천에기여한다.
전세계적으로문화다양성이증가하고있는도심에서는토착민과이민자소수자집단들이지배문화에대해서가아니라서로와관계를맺으며디아스포라적정체성을형성하는공연생태계가발달하고있다.과거공연형식들이주로아프리카계-미국,인도계-아프리칸,중국계-필리핀등혼종성을갖는경향을띄고지배적체제와이분법적이고저항적인관계를맺으며기능했다면,21세기의문화간교차지점들은수평적이고더다양하다.따라서현재에는퍼포먼스연구,비판적다문화주의연구,디아스포라연구,새로운세계시민주의등의복잡함과통찰을참조함으로써,연구대상이지닌다양성앞에서연구자의위치와연구의과정자체가상호문화적퍼포먼스일수밖에없음을인정하고,철저한준비를통해문화적및퍼포먼스적양식을이해하려고시도하는학문적실천모델이필요하다.
토론토에서는활발하고상호의존적인성격의상호문화적공연생태계가출현하여,다양한문화들과공연양식들을아우르며실제로보고듣게되는문화적차이들을반영하기시작했다.필리핀계의카를로스불로산극단(CarlosBulosanTheatre)과같은극단들은특정문화공동체에대한지원과표현을목적으로하며,필리핀과전세계에흩어진필리핀인들에게내재하는문화적차이들을가로질러디아스포라공동체로서함께모이는법을가르친다.아프리-칸시어터앙상블(AfriCanTheatreEnsemble),시어터아키펠라고(TheatreArchipelago),라식아츠(RasikArts)와같은극단들각각아프리카,카리브해지역,남아시아에서나온작품들을주로공연하며,문화보존,보상적성격의향수,새로운사회적주체들의형성사이에서균형을잡으려고한다.
카후츠시어터프로젝트(CahootsTheatreProjects),모던타임즈(ModernTimes),여성주의단체인나이트우드극단(NightwoodTheatre)등은더광범위하며두드러지게상호문화적인작업들을하는데,각극단이매년한두작품씩무대에올리는한편,많은극단들이새로운작품을워크숍을통해개발하고신작개발페스티벌과주변공간에서신작들을선보인다.
재닛시어스의유명한작품〈할렘듀엣HarlemDuet〉은아프리카계캐나다인의관점에서『오셀로』를다시쓴것으로,[……]〈할렘듀엣〉은오셀로의첫번째부인이던흑인여성빌리의이야기를다룸으로써,셰익스피어가그려낸오셀로를극히백인중심의세계에서소외된비극적인물로바꾸어놓는다.이작품은원작의배경을북미의아프리칸디아스포라문화의중심인할렘으로옮겨놓는다.이곳에서소외되고탈중심화하는인물은셰익스피어로,그는『아프리카신화』나『흑인심리학』과같은책들로가득한책장에둘러싸여있고,작품내에서북미흑인역사에서중요한순간들,연설들,이미지들에에워싸인다.이연극이셰익스피어와북미흑인문화가교차하는지점에서벌어진다고한다면,이연극의사건은그러한문화의중심인할렘의마틴루터킹과말콤X대로가만나는문자그대로의교차로에서벌어진다.극의‘듀엣들’은동화주의자인오셀로(“심오한차원에서보면우리는모두같아”)와분리주의자인빌리(“나는같지않아”)사이에서공연되는데,각각앞서언급한위대한아프리카계미국인지도자두사람의서로다른입장을대변한다.
이책은상호문화주의공연의반쪽짜리역사와문제많은담론에대해서술하며,새롭고혼종적이며디아스포라적인주체들이수행적으로형성되는대표적인세계도시에서의상호문화주의공연에대한기대를불러일으키며끝을맺는다.또한상호문화주의연구의역사적·지리적범위를넓히고상호문화주의공연의이론가들이직면한문제들을언급하며,이분야의발달사와1980년대와1990년의‘상호문화주의전쟁들’이후의세계에대한연구를풍성하게하고역사적인불균형을바로잡을수있는최신이론적접근법을소개한다.
그러나저자는현재에도접근성,지원금,그리고자원에서실재하는물질적차이가계속된다는사실을밝히며,이러한차이들이세계도시들의주요무대에서새로이부상하는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