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쓰게 된 계기
시 또한 인생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많았던 만큼 제 삶도 파란만장했습니다. 농업을 시작으로 영업사원, 서점, 가구점, 제조업, 부동산, 건물관리, 고물상, 포장마차까지 열다섯 번이 넘는 직업을 거치며 밑바닥 삶부터 중산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도전 속에서 7전 8기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고, 종교적 방황과 삶에 대한 고민 끝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는 제게 삶을 견디게 한 힘이자 또 다른 희망이었습니다.
■ 작품이 담고 있는 핵심 이야기
이번 시집에는 제가 살아온 인생의 철학과 삶의 흔적을 담고자 했습니다. 특히 홍제동 사람들의 이야기와 고향을 떠나 살아온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시로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 속에 진정한 삶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집은 그 질문에 대한 저만의 답을 담은 기록입니다.
■ 작품 속 주요 이미지와 오브제
제 시의 바탕에는 어린 시절의 가난했던 기억과 시골 풍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뚜막, 싸릿문, 부엌 같은 익숙한 풍경들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또한 제가 살고 있는 홍제동 마을 사람들과 인왕산의 풍경, 홍제천을 따라 살아가는 새들의 모습은 늘 제 시의 친구이자 오브제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일상의 작은 풍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시로 옮기고자 노력합니다.
■ 제목에 담긴 의미
『바람 같은 인생』은 인생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는 제목입니다. 바람은 머물지 않고 흘러가지만, 때로는 새로운 생명을 싹틔우고 꽃을 피우게 합니다. 저에게 바람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시적 영감이며 삶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시인은 바람에 실려 온 기억과 감정을 시로 피워내고, 그 시는 다시 열매를 맺어 독자에게 다가갑니다. 『바람 같은 인생』은 그렇게 살아온 시간과 문학의 여정을 담고 있는 시집입니다.
■ 시의 예술성
여든을 넘긴 지금, 제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은 글을 쓰는 일입니다. 글을 쓰는 시간에는 가족과 친구, 지나온 세월이 모두 함께합니다. 특히 이번 일곱 번째 시집에서는 시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며 또 다른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시가 노래가 되고 무대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지나온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문학이 가진 예술적 확장성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
이제 나이가 있어 마음만큼 창작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시를 쓰고 싶습니다. 현재 일곱 번째 시집을 출간했지만, 건강이 허락한다면 열 번째 시집까지 출간하는 것이 작은 소원입니다. 남은 생애 동안 더욱 진솔하고 깊이 있는 작품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저자 인사말
고향을 떠난 지 어느덧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시간은 많은 것을 데려갔지만 그리움만은 아직도 제 가슴 한편에 머물러 있습니다. 봄이 오면 부모 형제와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이 하나둘 떠오르고, 그 기억들은 다시 시가 되어 저를 찾아옵니다. 일곱 번째 시집 『바람 같은 인생』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써 내려간 삶의 기록입니다. 사랑과 그리움, 실패와 희망,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삶의 의지를 한 권의 책에 담고자 했습니다. 시를 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고요한 사색 속에서, 때로는 삶과 치열하게 부딪히며 한 줄 한 줄을 완성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의 시집도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집은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따뜻한 조언과 격려로 보듬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씀을 소중히 새겨 앞으로의 작품 속에 담아내겠습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향해 마음을 내어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시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위로와 공감으로 머물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이겠습니다. 늘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6년 6월 시인 · 배우 윤광식 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