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의 문

통과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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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 김영숙(해월)의 시집 『통과의 눈』이 도서출판 지식나무에서 출간됐다. 등단 이후 십여 년간 써온 시들을 한데 묶은 이번 시집은, 삶이란 결국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라 저마다의 문턱을 끊임없이 지나가는 과정임을 담담히 그려낸다.
시인은 시집 말미에 실은 산문에서 시를 쓰는 일을 "지나온 삶의 흔적을 다시 마주하고 그 안을 통과하는 일"이라 밝힌다. 이 시집이 겨냥하는 것은 완전한 치유나 구원이 아니라 '지나감' 그 자체다.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 새로운 깊이와 무게로 남는 시간들, 그 흔적을 있는 그대로 언어에 옮겨 담았다.
『통과의 눈』은 모두 3부와 시인의 산문으로 구성된다.
1부 「마리오네트, 오로라를 꿈꾸다」는 가족과 여성의 삶을 관통하는 근원적 상처와 근성을 그린다. 어머니와 딸, 넝쿨과 뿌리 같은 이미지를 통해 대물림되는 삶의 무게와 그럼에도 놓지 않는 생명력을 노래한다.
2부 「통과의 눈」은 표제작을 품은 장으로, 일상의 소소한 풍경-국수 한 그릇, 감자만두를 나누는 형제, 저녁의 배경들-속에서 발견하는 위로와 온기를 담았다.
3부 「전생이끼」는 타로카드와 네이털차트 같은 상징 체계를 빌려와 존재의 전생과 인연, 병실에서 마주한 삶과 죽음의 경계까지 사유를 확장한다. 신화적·주술적 이미지와 현실의 통증이 뒤섞이며 독특한 시적 긴장을 만들어낸다.
시집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새, 그림자, 빛과 어둠 같은 심상은 어떤 정해진 상징을 강요하지 않는다. 시인의 말대로 그것들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이며, 존재의 순간마다 마주했던 풍경들"이다. 삶을 설명하거나 해석하기보다 그 안에서 마주한 황홀과 침묵, 흔들림과 견딤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 한 시인의 태도가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저자

김영숙